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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24시간 대기에 눈칫밥, 권역외상센터 열악한 처우 어느정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1-27 09:04  | 조회 : 2736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 출연자 :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前 대한외상학회장)

-'골든 아워' 짧은 시간 내 환자 생명 살려야 하는 곳
-응급실은 일반적으로 아플 때, 외상센터는 심각한 외상 입었을 때
-전국 16개 곳 중 9개 개소, 재정과 인력 손실이 이유
-병원 내 외상센터는 재정 손실 주범 취급, 대우 형편없어
-365일 24시간 대기에 콜하면 10분 내 모여야, 다들 그만 두려 해
-정부 지원금 계속 감소...인건비 줄어 들면서 인력 턱없이 부족
-예산확보보다 수가 5배 인상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100분의 1만이라도 우리를 불쌍히 여겨 달라" 이 말은요. 얼마 전에 귀순 병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한 말입니다. 중증외상센터라는 곳은 각종 사고현장에서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이 몰려오는, 의료계 중에서도 정말 아주 치열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죠. 그런데 위급하고 치열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처우나 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여기서 일하려고 하는 간호사분을 구하기도 힘들다,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인데요. 심지어 내년 예산은 이런 와중에 40여억 원이 삭감됐다고 합니다. 참, 어떻게 이걸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자, 이런 국회 예산 짜는 데에 대해서 저희가 도움을 줘야겠죠? 아마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이걸 잘 모르는 모양인데요. 실제 외상센터 전문의들의 현실이 어떤지, 직접 그래서 들어보겠습니다. 대한외상학회장을 지내신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 전화연결 하겠습니다. 한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이하 한호성): 안녕하세요.

◇ 신율: 중증외상센터, 사실 얼마 전에요. 모 방송에서 얘기가 나왔거든요, 중증외상센터가 왜 필요한지. 응급실하고 다르죠? 그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죠.

◆ 한호성: 아까 서두에 말씀하셨지만, 외상센터는 우리 일반인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추락 사고라든가 자동차 사고라든가, 이런 경우에 경미한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가 있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우리가 ‘골든 아워’라고 하는 빠른 시간 내에 하지 못하면 환자가 생명을 잃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빨리 와서 치료받으면 살아나갈 수가 있죠. 그런 치료를 하는 곳이 바로 외상센터입니다.

◇ 신율: 이게, 교수님. 응급실하고 다른 점 좀 꼽아주시겠어요?

◆ 한호성: 응급실은 우리가 그냥 일반적으로 아플 때 가는 곳입니다, 많이 아플 때. 예를 들어서 배가 아프다든가 열이 많이 난다든지. 아니면 혹시 어떤 병을 앓고 있으면 그 병이 악화됐을 때 가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아프다면, 또 급하다면 대개 응급실에 가게 되죠. 하지만 일반인들은 응급실과 외상센터를 사실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외상센터는 아파서 가는 곳이 아니라 어떤 심각한 외상,

◇ 신율: 다쳐서 가는 데죠, 쉽게 얘기한다면?

◆ 한호성: 그런 거죠. 심각한 외상이죠. 그래서 이것이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그런 상태에 있을 때 가는 곳이 외상센터입니다.

◇ 신율: 그러니까 한마디로 얘기해서 응급실은 내과적 질환 같은 데를 주로 가는 건데, 외과적으로 외상으로 다쳤을 때는 중증외상센터를 가야 된다, 이 말씀이시잖아요. 그렇죠?

◆ 한호성: 네, 그렇게 표현해도 좋고요. 아니면 외상센터는 어떤, 아까 말씀하셨지만, 추락 사고 아니면 자동차 사고라든가 혹은 총상, 혹은 칼로, 흉기로 인한 자상, 그런 심각한 질병일 때 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응급실도, 간단한 그런 수술이라면 응급실을 통해서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 말씀드린 내용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그런 상태일 때 외상센터에 가야 하는 것이죠.

◇ 신율: 그런데 외상센터, 그러니까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빨리 처리해야 하는 분들이 가야 하는 건데, 외상을 통해서. 몇 군데가 있어요? 외상센터가 전국에.

◆ 한호성: 전국에서 사실은 16군데를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물론 지역 문제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9개가 개소되어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이게 지정을 했는데 실제로 운영되는 건 9군데라는 말씀이신데. 이게 지정한다고 끝이 아니라는 얘기네요. 그렇죠?

◆ 한호성: 네. 지정 받을 때는 정부에서 어느 정도 보조금도 주고 지원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실제 정부에서 지원하는 그런 금액도 적고, 또 열어봐야 재정의 손실만 있고. 그러니까 전부 다 열지 않고 계속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겁니다. 물론 준비가, 인력을 우리가 권해도 어렵고. 또 여러 가지, 예를 들어서 경남 같은 경우에는 저희들이 한 군데를 규정하고자 했는데 경남의 아무 병원도 신청하는 병원이 없어서 결국은 현재 경남은 신청한 기관이 없는 상태입니다.

◇ 신율: ‘인력 구하기 어렵다’ 지금 이런 말씀 교수님께서 해주셨는데. 이게 중증센터가 열악하기 때문에 결국 인력 구하기 어려운 거 아닙니까?

◆ 한호성: 네, 그렇습니다. 사실은 말씀드렸듯이 위중한 환자를 살려내는 그런 보람 있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굉장히 열악합니다. 여러 가지 예를 들어서 현재 병원에서는 권역 외상센터를 재정의 손실을 일으키는 그런 주범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병원에서 받는 의사나 혹은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받는 대우가 아주 형편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일할 맛이 안 나는 거죠. 거기다가 또 앞으로 이런 과들, 의상외과 같은 걸 하려고 하는 의사도 줄고, 또 간호사도 이런 대우가 나쁘다는 걸 아니까 잘 안 오려고 하고. 강도 높은 그런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받는 대우가 나쁘니까 점차점차 떠나거나 들어오지 않고 있어서 인력의 부족이 심각합니다.

◇ 신율: 교수님, 외상센터에서 일하시는 의사·간호사분들이 보통 몇 시간 일합니까?

◆ 한호성: 이분들은 교대-교대 근무하게 되는데, 사실은 365일 24시간 콜 하면 바로 10분 내에 다 모여야 합니다. 그러니까 늘 긴장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록 교대는 하지만 만약에 부르면, 예를 들어서 365일 24시간 10분 안에 모여야 된다니까, 예를 들어서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술을 마신다거나 이건 거의 생각도 못하는 거죠.

◇ 신율: 그리고 이게 한 번 수술하면 몇 시간씩 걸리는 수술일 거 아니에요, 대부분이.

◆ 한호성: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수술 환자와 달리, 환자가 너무 중한 상태에서 와서 생명이 위험한 상태기 때문에 수술을 한 번 시작하면 예를 들어서 5시간, 6시간, 10시간씩 가는 건 일반적이죠.

◇ 신율: 거기다가 지금 병원에서 ‘재정 손실의 주범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건, 사실 병원이 우리나라에선 아직 공공영역에 속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리 단체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한호성: 네. 아무래도 병원 행정을 하는 분들은 병원의 경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물론 의사나 간호사는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그냥 환자만 보면 됩니다. 하지만 병원 전체에서 받는 눈치라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충분치 않은 그런 재정이 된다, 계속 권역센터는 하면 할수록 손해다. 이렇다면 병원에서 계속 인력을 뽑아주지도 않고, 또 인력을 대우할 때 늘 소외되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죠.

◇ 신율: 바로 그래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 한호성: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런데 정부는 지금 지원을 거의, 아까도 말씀해주셨습니다만, 굉장히 조금밖에 지원을 안 하는 모양이에요.

◆ 한호성: 네. 현재 정부가 처음에 권역외상센터를 약속했을 때의 지원금의 많은 액수가 줄었고요. 또 요새 이제 계속해서 인력, 인력을 위한 인건비를 의사들에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 의사들이 다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면 요새 새로운 걸 공부하겠다고, 또 배우겠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 신율: 간호사도 마찬가지죠?

◆ 한호성: 간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점점 인건비가 주니까. 또 예를 들어 경남에서는 권역센터 지정이 아무도 안 되니까 자꾸 예산을 삭감하는 거죠.

◇ 신율: 지금 내년에도 40억이 삭감됐다 그러더라고요.

◆ 한호성: 네,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러면 이게 가뜩이나 적은 재정지원이 더 적어지는 거 아니에요.

◆ 한호성: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권역외상센터가 처우가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는데, 들어오지 않으니 인건비가 나가지 않으니 또 그걸 줄이고요. 또 여건은 더 나빠지고, 또 그러면 인건비를 더 줄이고.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신율: 정부에서 지금 이제 국민청원게시판에 청원글이 많이 올라오니까 ‘지원책 마련하겠다, 예산 확보하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지금 뭐가 제일 시급한지 좀 말씀해주시죠.

◆ 한호성: 사실은 여러 가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가 문제입니다. 

◇ 신율: 보험 수가요?

◆ 한호성: 네, 수가 문제입니다. 왜냐면 일반 병원에서는 사실은 수술 환자들이 쭉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규모, 예를 들어 권역외상센터와 똑같은 규모의 병원이라면 수술 환자가 한 달에 수백 명씩 수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권역외상센터는 기능이 보통 병원과 다른 것이죠. 한 명의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수많은 인력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365일 24시간, 정말 10분 내에 다 모일 정도로 다 수많은 인력들이 대기하고, 그런 환자가 오면 아주 중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치료해서 생명을 살려내는 그런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한 달에 수술하는 건수가 스무 건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보통. 그럼 이쪽은 수백 건, 이쪽은 스무 건이면 똑같은 수가를 받아서는 경영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 신율: 그러니까 이쪽의 수가를 좀 높여줘야 되겠군요.

◆ 한호성: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외상학회장으로 있는 동안 정부에 계속해서 수가를 대폭적으로 인상해주지 않으면 권역외상센터는 재정자립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계속해서 저는 정부와 혹은 외상학회를 통해서, 또 의사협회를 통해서 수가는 최소한 현재 수가의 10배는 안 되더라도 5배 이상 올려줘야, 지금 수술하는 환자가 1/10도 안 되기 때문에 겨우 재정자립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해왔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예산확보보다 수가 문제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네요.

◆ 한호성: 그렇습니다. 인건비를 아무리 주고 싶어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외상에 관한 의사를 뽑지 않는 거죠. 왜냐면 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에, 뽑아봐야 손해기 때문에 자꾸 외상에 대한 지원은 끊기고. 그러다 보니 하려는 사람은 없고, 정부에서는 인건비를 주고 있는데 사람은 없고. 이런 상황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거 참 중요한 말씀이신 것 같아요. 일반인들 같은 경우에는 예산만 늘리면 되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일반인들은 그럴 수밖에 없죠. 전문가의 입장에서 수가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이 부분 정부 관계자가 꼭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호성: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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