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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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힘빠진 만장일치, 구멍난 대북제재...결국 대화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12 16:45  | 조회 : 3553 
[생생인터뷰] 힘빠진 만장일치, 구멍난 대북제재...결국 대화로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2375호 결의안인데요. 신 대북제재 결의안, 지난달에 이어서 약 한 달 만이고요. 올해 3번째입니다. 역시 북한의 경제 상황을 압박해 경제적, 군사적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경제적 압박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옵니다. 애초 미국 초안보다 후퇴했다는 얘기를 뉴스에서 많이 소개하고 있죠, 원유 정제제품 석유 수입량 제한도 있었고요. 여러 가지 수출 금지 품목, 거래 금지 품목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북한 경제에 대한 압박이 될지, 세계 경제의 영향력은 없을지, 안보적으로 어떤 부분을 생각해보아야 할지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하 홍현익)>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유엔안보리 2375호 결의 통과가 됐습니다. 3번째인데요. 청와대는 높게 평가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 홍현익> 9월 3일 북한이 핵실험 한 것에 대해 예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9일 만에 안보리 제재안이 도출됐는데요. 이는 역대 가장 빠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30여 일 걸리고 2~3달도 걸릴 때도 있었죠.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됐고요. 미국이 러시아나 중국과 별로 상의도 안 하고 자기 안을 내놓았는데, 그래서 잘못하면 북한을 제재하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에 파탄이 나지 않을까, 이 결의안을 두고요. 그런데 만장일치로 통과됐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는 것 같고요. 그러나 말씀하신 것처럼 김정은을 제재 대상에 넣겠다고 했는데 빠지고, 석유 부분에서도 대폭으로 지금 후퇴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서 후퇴했는데 단지 섬유 제품 수출만 전면 금지하는데 이거 하나만 미국의 안대로 받아졌습니다. 그러나 신속하고 만장일치로 됐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 김우성> 그만큼 경제 제재가 대북 압박 수단인데요. 그만큼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 수 있는데요. 자금줄 차단이 핵심이지 않겠습니까. 미사일이든 핵이든 돈이 필요한데요. 앞서 말씀하신 석유제품 수출도 꽤 의미가 있나 보죠. 어떤 것들이 주로 살펴볼 내용인가요?

◆ 홍현익> 금년 세 번째인데요. 6월 3일, 8월 5일, 9월 12일 이렇게 됩니다. 두 달 만에 제재하고 한 달여 만에 또 제재가 이뤄지는데요. 지난 8월 5일 이미 2371호로 가장 주력 수출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세 번째쯤 수출품목인 수산물 전면금지가 됐습니다. 이것으로 북한 수출의 3분의 1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고요. 이번에 섬유 수출이 그간 섬유는 사실 무기와 관련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전략물자가 아니기에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북한이 최근 주력 산업으로 키웠는데, 북한 수출의 상당히 20%가량 올라왔어요. 그런데 이를 전면 중단시켰고요. 그것이 우리 돈으로 8,500억 원 정도 됩니다. 여기에다가 노동자 송출 규제가 또 됐는데요. 노동자도 사실 미국의 초안에는 노동자 임금 전면 지불 중단, 고용 금지, 이렇게 처음에 안이 되었는데, 여기에서 많이 후퇴한 거죠. 신규 고용만. 지금 안보리에서 허가 받는 사람만 신규 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장치가 있습니다. 기존 고용된 사람도 노동자 수와 계약 종료일을 안보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이 사람들 계약이 만료되면 재임용은 안 되는 거로. 그러니까 이 제재가 중장기적으로 진행되면 결국 북한의 수입은 점점 줄어들겠죠. 그런데 시간은 좀 걸릴 것 같습니다만, 두 가지를 합치면, 노동자 규제와 섬유 제품 수출을 합치면 우리 돈으로 1조 1천억 정도인데요. 그러면 앞서 8월 5일 제재와 합쳐서 북한 수출의 3분의 2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한 나라의 수출의 3분의 2가 없어지는 대단한 거죠. 

◇ 김우성> 북한의 경제 규모를 잘 모르면 1조 1천억,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수출의 주력 품목을 꽤 막아두는 상황인데요. 박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 정도면 북한 돈줄을 죄고 북한이 답답해하고 이것을 우리가 뭔가 변화를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수준이 될까요? 

◆ 홍현익> 액면 그대로 보면 북한의 3분의 2 수출이 줄어드니까, 우리나라 3분의 2면 대단하죠. 일단 우리가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북한은 경제 구조 자체가 자력갱생 구조입니다. 수출이 북한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보다 훨씬 낮고요. 그리고 이것이 과연 잘 지켜지겠는가. 왜냐면 북한 수출의 90%가 중국으로 가는데, 그중에 절반 이상은 동북 3성으로 가는데, 동북 3성은 중앙정부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 지방정부로는 음으로 양으로 밀무역이라도 터주는 게 자기들도 이익이니까 중앙정부가 설사 제한하려고 해도 무역이 계속 되고, 차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잘 지켜지면 효과가 있는데 과연 잘 지켜지겠는가, 이게 관건입니다. 

◇ 김우성> 북한의 경제 구조상 수출의 비중, 중국 동북 지방 쪽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것도 효과가 있을까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 중에 있습니다. 유류 부분 관심을 모았지 않습니까.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미흡하지만, 최초의 전면 금지는 아닙니다만, 포함이 됐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홍현익> 사실 이것이 제일 관심이 많은 부분입니다. 원유 수출은 기존의 지난 12개월 치를 잡아서 그 기준 이상은 못 한다고 한도를 정했습니다. 그래서 석유 부문 3개로 나누면 원유, 두 번째로 정제한 석유, 정유 제품의 경우 55%를 줄였어요. 그다음에 원유 관련 콘덴세이트와 액화천연가스, 이 부분은 전면 금지됐습니다. 총체적 의미를 보면 석유 관련 제품의 약 30%가 축소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북한의 수입과 관련된 게 아니라 북한의 군에도 석유가 필요하고 온갖 곳에 다 필요하니까 북한 경제에 어떤 혈액 같은 부분인데요. 여기에서 30%가 축소되는데 예상보다 적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과연 얼마나 압박을 가질까. 그러나 달리 보면 석탄 같은 경우도 쿼터를 정했다가 계속 도발하니까 전면 수출 중단했거든요. 미국으로는 원유 부분 발을 들여놨다, 여기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도발하면 석유도 점점 줄여갈 수 있는 그러한 여지가 생긴 거죠. 

◇ 김우성> 한 번 손을 댔기 때문에 다음번에 더 강력한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여지가 생긴 것, 사실 그간 원유도 많이 비축해뒀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앞서 말씀해주셨지만, 북한이 에너지도 자력갱생하겠다는 말도 나오거든요. 이 부분이 어떻게 보면 압박에 있어서 핵심 키가 될 것 같은데요. 

◆ 홍현익> 북한도 나름대로는 풍력이나 수력발전도 꽤 하고 있고요. 그러한 상황이며 비축분이 중요한데요. 어느 정도 비축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6개월 정도 하고 있을 거라고 보면, 지금 북한의 핵 개발 수준이 완성 거의 직전이기에 이것 때문에 더 이상 도발을 안 한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중장기적으로 계속 도발하면, 추가로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면 아마 타격이 지금부터는 체감이 되지 않을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우성> 사실상 지금 대북제재라고 했을 때 중국, 러시아. 특히 중국을 보고 있습니다. 미국도 역시 중국을 겨냥하거나 의식한 여러 가지 얘기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안보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도 함께 지금 동참해서 만장일치를 끌어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역할을 해줘야겠죠?

◆ 홍현익> 그렇죠. 러시아도 최근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을 많이 늘렸는데요. 특히 러시아는 중국에 수출하면 중국에서 밀무역으로 북한에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푸틴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께서 석유 수출을 자제해달라고 하니까 우린 4만 톤밖에 안 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중국 통해 들어가는 것까지 치면 20만 톤 정도 되지 않을까 보는데요. 어쨌든 문제가 무엇이냐면,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량이 제로로 나옵니다. 왜냐면 무상으로 주는 게 거의 절반 정도, 50만 톤은 무상으로 주고요. 30~50만 톤을 유상으로 주는데, 유상분만 계산에 넣고 무상은 계산에 안 넣거든요. 따라서 제한했다고 하는데 무상은 계속 주면서 유상 부분만 이렇게 얼마 수출했다고 하면 별 의미가 없죠. 지금으로는. 사실 다른 나라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기에 이것을 어떻게 통제하고 관리하느냐, 이것도 굉장히 관건이 되겠습니다. 

◇ 김우성> 유상, 무상 부분에 대해 모르는 분도 계셨을 텐데요. 머리 위에 북한 핵을 이고 있는 우리나라로는 굉장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국가 대 국가, 남북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북한의 공통 공조로 해결법밖에 없을 텐데요. 추가적으로 어떤 해법들, 방향성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 홍현익> 지금 사실 제재만으로는, 제재를 벌써 10여 년 이상 해왔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쭉 분석해보면, 미국이 불량국가라고 하는 이란이나 이런 나라들, 이라크, 다 30여 년 이상 제재하고 1~2년 정열을 들여서 협상해서 타결되거나 아니면 그때에도 또 거절하면 사담 후세인처럼 처형당하고,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10년 강력하게 제재를 시작했는데, 정말 절감하려면 몇 년 더 소요된다고 보는데, 그전에 북한이 핵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커요. 그래서 결국 북핵 문제가 궁극적으로 전쟁을 안 한다면 협상밖에 없죠. 그러면 지금 오늘 아침 조셉 윤 미국 6자회담 대표가 모스크바 가서 러시아 대표와 회담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미국도 제재만 가할 게 아니라 제재는 하되 협상을 통해서 조건 없이 북한과 서로 상호 안보라는 관점에서 단지 어느 한쪽의 안보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상호 안보라는 관점에서 진지하게 토론한다면 이렇게 압박이 실감 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북미 간 대화가 된다면 모종의 타협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주도한 이러한 제재가 제재로만 계속 가면 추가 도발할 것이 상당히 가능성이 커 보이고요. 미국이 조건 없이 대화해 나간다면 대충 이 정도에서 일단은 북한이 타협으로 나올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경제 제재 수단, 경제가 대화의 물꼬를 터는 노크 정도가 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홍현익>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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