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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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살림 "도시락 맛있게 싸는 법" - 요리연구가 이보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14 12:56  | 조회 : 2989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3월 14일 (화요일) 
□ 출연자 : 이보은 생활요리연구소 대표 

우아한 살림 "도시락 맛있게 싸는 법" - 요리연구가 이보은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문을 엽니다. 오늘 <우아한 살림>에선 도시락 싸기 비법이라고 할까요? 도시락에 대해서 우리 이보은 선생님 모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 볼 텐데요. 항상 도시락 하면 예전에 소시지 반찬에 계란말이, 심지어 과일까지 싸 왔던 친구들도 있었어요. 많이 부러워했던 기억도 있고, 또 맛도 좋고 모양도 좋은 도시락을 보면 정말 부러운데, 여러분 오늘 한 번 도시락 싸기 비법, 자세히 배워보시면 어떨까요? 이보은 선생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보은 생활요리연구소 대표(이하 이보은): 안녕하세요, 이보은입니다. 

◇ 김명숙: 날씨가 참 좋아졌죠? 

◆ 이보은: 아유, 봄이에요. 

◇ 김명숙: 봄 하면 나들이 갈 생각, 계획들 많이 세우시잖아요. 봄나들이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고 먹는 거, 빼놓을 수 없잖아요? 도시락 싸가지고 가면 기분도 좋아지는 거 같은데. 도시락이라는 게 사실 역사나 기원이 있는 건가요? 

◆ 이보은: 사실 우리 도시락이 예전에 우리나라가 조선 시대, 고려 시대에 보면 한양에 급제 제도가 있었잖아요. 괴나리봇짐 많이 쌌지요. 사실 괴나리봇짐 안에 길 가다 먹으라고 주먹밥 싸잖아요. 소금 간만 해서. 그게 바로 도시락의 시초는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간단하게 요기하기 위해서 만든 식사가 도시락인데요. 예전에는 도시락에 대한 그릇 같은 게 부족하니까 칡덩굴, 대나뭇잎, 아니면 넓은 나뭇잎 같은 것에다 싸서 그냥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거였는데요. 깨를 조금 넣으면 훨씬 더 고급스럽고요. 그냥 소금만 넣으면 일반적인, 그래서 도시락 같은 경우엔 거기서 점차 발전해서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도시락 많이 싸서 다녔잖아요. 그러면서 이제 우리나라에 완전히 도시락 문화가 정착됐죠. 

◇ 김명숙: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도시락 문화가 변화되면서 도시락통이라고 하나요, 그릇도 많이 달라졌어요. 요즘엔 정말 예쁜 도시락이 많은데 예전엔 양은 도시락이 많았잖아요. 네모난 것. 요즘엔 다양한 도시락도 많은데, 우리 선생님은 도시락에 대한 추억, 어떤 게 떠오르세요? 

◆ 이보은: 사실은 아까도 방송 중에 잠깐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석탄 난로 위에 쌓인 도시락 말씀하셨는데요. 

◇ 김명숙: 그거 밑에 칸 빼서 올려두고 서로 경쟁했었어요. 

◆ 이보은: 도시락 하면 누룽지를 먹는 재미가 또 쏠쏠하니까 대부분 그렇게 하면서 도시락이 또 하나의 추억이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사실 달걀 후라이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 엄마한테 도시락 맨 밑에다가 달걀 후라이를 깔아달라고 했던 기억도 나고요. 예전에는 석탄뿐 아니라 갈탄 도시락이었죠. 그래서 굉장히 뜨끈뜨끈하게 밥을 먹을 수가 있었는데, 그래서 나온 게 바로 비빔밥 해 먹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 김명숙: 도시락 뚜껑 덮어서 막 흔들고 그랬는데. 

◆ 이보은: 그건 조금 더 진화한 거고요. 더 진화하다 보면 저 같은 사람이 꼭 하나씩 있어요. 양푼 가져가고, 반찬을 지정해줘요. 너는 고추장 싸 와, 너는 콩나물 싸 와, 지정해서 가지고 오면 모든 아이들, 친구들의 도시락을 거기다가 담고 밥을 비벼서, 아주 맛있는 비빔밥으로 제가 해서 먹기도 했는데. 

◇ 김명숙: 군침 넘어가요. 오전부터. 학창시절이면 언제, 중학교요? 

◆ 이보은: 초등학교요. 

◇ 김명숙: 그때부터 벌써 뭐가 보이신 거 같아요? 재능이. 

◆ 이보은: 그러게요. 자질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해서 전 사실 지금도 도시락 하면 예전에 먹었던 그 도시락이 가장 맛있었던 도시락이 아닌가 싶어요. 

◇ 김명숙: 요즘엔 그런 도시락에 얽힌 추억이 좀, 추억을 못 느끼는 세대들이. 

◆ 이보은: 조금 아쉽긴 하죠. 

◇ 김명숙: 그렇긴 합니다만,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이 많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가끔씩. 그런데 요즘 정말 학교 급식들이 많아져서 이런 추억들을 쌓기가 힘든데. 7153님,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이모가 가져온 베이컨에 흠뻑 빠져서 도시락으로 싸갔는데 반 애들이 삼겹살 사 왔다고 놀린 기억이 있네요’, 오, 이 당시 베이컨이면. 

◆ 이보은: 맞아요. 저는 OO 햄이 있었죠. 그것도 싸가면 저는 그날 밥을 못 먹었어요. 맨밥 먹었어요. 아이들이 다 뺏어 먹어서. 

◇ 김명숙: 예전에는 소시지도 참 귀했어요, 저희 때는. 

◆ 이보은: 분홍 소시지 달걀 입혀서 싸면 진짜 최고였죠. 

◇ 김명숙: 4443님, ‘1960년대 중학생 시절, 점심 3교시쯤 미리 까먹던 시절, 그땐 일탄 난로가 있어요. 대개 반찬은 찐 계란, 콩자반이 최고였죠.’ 하셨습니다. 60년대에 중학생이셨으면 연세가 좀 있으신 거 같은데 추억이 새록새록 나실 거 같습니다. 지금 사연 하나 들어와 있는데요.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둔 워킹맘입니다. 날씨도 많이 따뜻해졌고 시어머니, 시아버지 모시고 주말에 봄 소풍을 가기로 했어요. 그동안 시댁에서 딸아이를 많이 돌봐주셔서 감사한 데 한 번도 제가 만든 음식을 대접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손수 만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려고요. 김밥이 무난할 것 같긴 한데 도통 예쁘게 모양이 나오질 않습니다. 김밥 이외에 곁들일 피크닉 음식은 무엇이 좋을까요?” 

하셨네요. 

◆ 이보은: 굉장히 마음이 설레시겠어요. 그런데 이럴 땐 어르신들도 있고 아이들도 있다 보니까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그런 도시락이 가장 좋은데요. 요즘 아이들은 사실 김밥이 트렌드하게 많이 발전해서 아이들 먹을만한 돈가스 김밥도 있고 샐러드 김밥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것 말고 어르신들을 위한 나들이니까 어르신들에 맞춰서 제가 한 가지 알려드릴게요. 우엉채를 준비하셔서요, 우엉채를 바짝 졸이세요. 간장에 맛술, 청주를 넣고 졸이시면 우엉이 굉장히 반질반질 윤기가 많이 나는데 마지막에 조청을 넣어서 우엉의 윤기를 조금 더 살려주시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그 우엉을 뜨거운 밥을 넣고 비비세요. 그러면 아무래도 주먹밥 식으로 좀 뭉쳐지겠죠? 

◇ 김명숙: 잘게 썰어야 하나요? 

◆ 이보은: 저 같은 경우엔 보통 2cm 길이로 썰어서 얇게, 아주 채를 썰어요. 그러면 굉장히 잘 뭉쳐지죠. 그걸 가지고 김 위에, 보통 우리가 김밥 김 같은 경우엔 요즘 새롭게 팔기도 하지만 집에 있는 재래 김을 쓰신다고 하면 재래 김을 손으로 좀 비벼서 거친 것을 없앤 다음에 마른 팬에 올려서 살짝 간접적으로 구워주세요. 그래야 김밥이 부서지지 않거든요. 여기에다 참기름을 약간 바르세요. 그럼 김밥이 훨씬 끈기가 생겨요. 그리고 난 다음에 그 위에다 우엉을 했던 밥을 편편하게 깔고 그 위에다 달걀 지단을 김밥의 1/3 정도로 깔아주세요. 그럼 달걀 지단이 좀 납작하면서 깔리겠죠. 거기에다가 요새 냉이가 많이 있는데요. 냉이를 살짝 데쳐서 종종종 잘게 썰어요. 왜냐하면 냉이를 김밥 안에 그냥 길이대로 넣으면 나중에 김밥이 다 위로 올라와요. 그러니까 냉이를 종종 썰어서 참기름, 약간의 고추장, 그리고 깨소금 넣고 버무려서 그걸 위에다 놓고 돌돌돌 말아요. 그러면 아이들도 좋아하는 달걀 있죠, 어르신들도 봄을 느끼며 드실 수 있는 냉이도 있으니까 굉장히 환상적인 궁합이고요. 여기에다 한 가지 더 첨부를 한다면 김밥 말고 그냥 맨주먹밥도 우리 어머님이 좋아하시는데요, 이러면 오이를 돌려 깎기 해서 채를 써세요. 그래서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에 물기를 꽉 짜서 참기름에 한 번 볶아요. 그다음 뜨거운 밥을 버무리면 오이 주먹밥이 만들어지는데 약간 럭비공 모양으로 만들어서 가운데에 달걀 띠만 한 번 둘러드리면 굉장히 맛있는, 색도 조화롭고, 그래서 김밥 그릇 도시락을 딱 펼쳤을 때, ‘아우, 우리 며느리 너무 고생했구나. 너무 고생했겠다. 이거 완전 정성인데?’ 이런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색감별로 좀 준비하시는 게 좋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봄철은 목이 조금 많이 말라요. 찬 바람도 부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작년에 담았던 오미자청이 만약 있으면 오미자차를 따끈하게 준비하시든가 아니면 매실차를 따끈하게 준비해서 같이 포함하시고요. 요새 나가니까 딸기가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딸기를 깨끗하게 씻는데 꼭지를 떼지 말고 그냥 가져가시면 딸기가 쉽게 무르지 않거든요. 그렇게 해서 같이 준비하시면 나들이하면서 너무 외식하면서 돈을 많이 쓰는 것보다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것이 훨씬 며느님의 정성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습니다. 

◇ 김명숙: 듣기만 해도 정말 색감이 느껴져서, 보기에도 좋고. 입에 들어갔을 때 맛도 좋고, 몸에 들어갔을 때 건강에도 좋고. 하하. 이렇게 해서 김밥도 우엉채와 냉이 종종 썬 김밥에 함께 곁들일 오미자차에 그리고 딸기까지.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사연 주신 분처럼 날씨가 따뜻해져서 꽃놀이, 봄 소풍 많이 가실 텐데, 지금 건강 김밥 말씀해주셨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김밥 만들 수 있죠? 집에 있는 손쉬운 재료로요. 

◆ 이보은: 그럼요. 저 같은 경우엔 표고버섯을 좀 말려둔 게 많아요. 표고버섯을 물에 좀 불려서 그것을 완전하게 다져요. 그런데 표고버섯 불릴 때 그 불린 물을 버리지 않고 그 물로 밥물을 잡아요. 그러면 밥에서 은은하게 표고버섯 향이 나거든요. 그걸 가지고 표고버섯을 조리는데 그냥 조리지 마시고요. 아이들 요새 좋아하는 생선 어묵 많잖아요. 생선 어묵도 같이 잘게 다져서 같이 졸여주세요. 그러면 씹는 맛이 고기 씹는 맛이 나거든요. 그걸 가운데에다가 달걀 지단 채썬 것에다가 위에 올려서 김밥을 말면 표고버섯 김밥이 되겠죠. 건강에도 좋고 아이들 편식도 예방할 수 있고, 그래서 아주 일석이조의 효과인데요. 이것뿐 아니라 어머님들 요새 밖에 나가시면 생채소들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김밥 먹는 시간이 내가 김밥을 쌌는데 한 시간 안에 먹을 것이다, 이러면 전 생채소 샐러드 김밥도 권해드리는데요. 오이 넣어도 되고요. 요새 많이 나오는 양배추, 비트 이런 거 같이 채썰어서 아이들 좋아하는 마요네즈에다가 겨자를 조금 넣어주세요. 그러고 나서 같이 버무리는데, ‘우리 집 애들은 매워서 겨자 안 먹는데’ 하시는 분들은 머스타드 약간 넣으셔도 괜찮아요. 이렇게 하는데, 이것만 하면 아이들이 좀 섭섭하겠죠. 그러니까 햄을 살짝 데쳐서 햄도 채썰어서 같이 넣어주세요. 데쳐야지 좀 짠 기운이 빠지거든요. 그리고 난 다음에 김밥을 싸시면 좋은데 그럼 밥에다가 마요네즈를 넣으면 물러서 밥이 좀 질어질 텐데요? 그래서 넣는 게 바로 깻잎이에요. 깻잎을 넣고 싸게 되면 샐러드 안에 있는 수분이 그대로 깻잎으로 감싸지니까 우리가 입 안으로 먹었을 때 굉장히 입 안이 호화로워요. 

◇ 김명숙: 저 오늘 선생님께서 김밥 싸는 속 재료 말씀하시면서 느낀 게, 예전엔 김밥 쌀 때 주로 길게 했어요. 길게 해서 죽 줄지어서 쌌는데 오늘 들어보니까 거의 다지거나 종종 썰어서 싸시네요. 

◆ 이보은: 왜냐하면 요즘은 김밥도 패션이라 밥은 굉장히 얇게 깔고 그 위에 있는 소는 굉장히 두둑하게 해서, 굉장히 입 안에서, 요새 또 탄수화물 조금 먹으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김밥에 탄수화물 없으면 섭섭하잖아요. 그러니까 그걸 조화롭게 하기 위해서 김밥을 약간 트렌드하게 싸시라고 제가 오늘 알려드렸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김밥 하면 모양이 예뻐야 하는 게, 보기에도 좋잖아요. 그런데 잘 싸고서, 싸는 것도 단단하게 마는 것도 힘든데, 열심히 잘 말아놨는데 썰면서 다 흐트러지거든요. 

◆ 이보은: 그래서 김밥 옆구리 터진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김밥 옆구리를 안 터지게 하는 방법이 아까 제가 말씀드렸어요. 참기름으로 살짝 한 번 김밥을 비벼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김명숙: 먼저. 예전에는 보통 다 말고 나서 위에다가 쓱 칠해줬는데.

◆ 이보은: 그렇게 하지 마시고요. 김밥의 김을 굽고 난 뒤에는 약간의 참기름으로 앞뒤를 살짝 발라주시는 게 좋은데, 아주 얇게 발라주셔야 해요, 살짝. 그리고 난 다음엔 가장 김밥을 예쁘게 써는 방법에는 바로 칼에 있는데요. 보통 예전 어머님들은 칼을 달궈서 김밥을 썰면 단면이 잘 잘라진다고 했는데 사실 요새 제가 이렇게 알려드리면 그거 언제 하나요, 아마 이러실 거예요. 김밥을 썰 때마다 약간 물을 묻혀주면 가장 좋은데. 

◇ 김명숙: 칼에다? 

◆ 이보은: 네, 물 묻혀주면 사실 김밥이 금방 상할 수 있어요. 수분감이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칠이에요. 

◇ 김명숙: 참기름? 

◆ 이보은: 네, 참기름을 아주 살짝 도포해서 하시면 굉장히 맛있게 드실 수 있는데, 우리가 보통 날씨가 약간 더워지잖아요? 그럼 참기름 양념한 밥이 아니라 김 초밥 밥이 되거든요. 초대리를 한 밥에다 하게 되니까 참기름을 살짝 칼에 묻혀서 썰어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 김명숙: 예쁘게 써는 팁도 물어봤고요. 문자 계속 들어오네요. 2223님, ‘60년대 빈 도시락 싸가서 옥수수죽 배급받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런 시절이 있었군요. 3500님, ‘60년대 책 보자기에 책과 함께 도시락을 싸서 둘러메고 학교 가면 김칫국물 묻어서 책갈피에 묻어났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저도 이런 경험은 사실 있습니다.

◆ 이보은: 저도 있습니다. 

◇ 김명숙: 유리병 있잖아요. 조그만 유리병, 거기에 김치 볶음 같은 거 해서 싸갔는데도 가방 막 흔들면서 가다 보면, 그때는 또 다 걸어 다녔잖아요. 가다 보면 김칫국물 흘러서 가방에 냄새나고 책 젖고, 신경질 내고, 엄마는 왜 이렇게 뚜껑을 잘못 닫았어, 했던 생각이 나는데요. 우리 엄마가 그렇게 열심히 싸줬던 고마움은 생각 못 하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사연 또 하나 이어 갈까요? 

“고등학생인 아이가 점심은 급식을 먹는데 올해부터 야간에 자율학습을 하면서 저녁 도시락을 싸줘야 하는데요. 어떤 반찬을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하셨어요. 

◆ 이보은: 어머니 고생하시겠어요. 그런데 아이들 또 학교 들어가려면 이런 고생은 또 아무것도 아니죠. 

◇ 김명숙: 그렇죠. 낮에 또 급식 먹고 아침은 아이들이 보통 잘 안 먹고 가고. 저녁때만이라도 엄마가 정성껏 싸주면 좋은데 고민되시겠어요. 

◆ 이보은: 보통 아이들 같은 경우엔 낮의 급식이, 제가 급식자문위원도 하곤 있는데 사실 급식이 아이들 영양, 성장 발달에 살짝 모자라요. 제가 마음 같아서는 집밥같이 조금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거든요. 

◇ 김명숙: 애들이 사실 또 맛이 없다고 투덜거려요. 

◆ 이보은: 그러다 보니까 어머니께서 자율학습에 저녁 도시락을 싸주는 건 가장 좋은 방법인데요. 사실 저녁이니까 공부를 좀 해야 하잖아요. 특히 자율학습 같은 경우엔 혼자 하는 공부라 사실 너무 위에 부담이 많이 되거나 아니면 너무 배가 불러서 졸음이 오거나 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양배추 이런 것들을 숙쌈으로 만들어주시는 게 좋아요. 살짝 한 번 찜기에 쪄서 숙쌈으로 만들면 장운동이 그나마 좋기 때문에 훨씬 더 소화가 잘되거든요. 숙쌈으로 만들면 본인 자신이 싸 먹어도 되지만. 

◇ 김명숙: 아이들이 귀찮아해요. 

◆ 이보은: 어머님이 싸주셔도 괜찮은데요. 김밥처럼 양배추 찢고 난 다음에 그 위에 밥 넣고 그 위에다 표고버섯 불고기를 너무 큼직큼직하게 하지 말고 또 약간 먹기 좋게 살짝 좀 다져주세요. 그런 다음 안에 넣고 약고추장을 조금 한 번 발라요. 그러고 나서 돌돌 싸서 그걸 도시락으로 싸주시면 아이들이 굉장히 목이 메지도 않고 아주 부드러운 양배추 때문에 훨씬 더 소화도 간편하고요. 또 먹기에도 좋고요. 굳이 자율학습하는 아이들이 한 시간 동안 식사 시간을 만들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집어먹기 좋게끔 만들어주시는 것도 좋고요. 또 하나는 그냥 나는 아이에게 집밥을 싸줬으면 좋겠다, 이럴 경우엔 반찬 가짓수를 조금 구분해주시는 게 좋아요. 5대 영양소가 다 들어가면 좋은데요. 멸치, 새우, 그다음 달걀, 이런 건 꼭 넣어주시고요. 버섯 볶음도 꼭 넣어주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요새 많이 나와 있는 해조류가 많은데요. 물미역 무침도 괜찮고 아니면 물미역을 살짝 데쳐서, 다시마와 같이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게끔 하셔도 괜찮고요. 그리고 요즘 메추리알도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요새 메추리알도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메추리알에다가 강낭콩같이 해서 콩조림을 같이 해주셔도 좋습니다. 조금 엄마들이 주의하실 게 뭐냐하면 나이가 더워지다 보면 쉽게 상하는 음식들을 조심해야 하셔야 하는데요. 

◇ 김명숙: 아침에 싸서 보내면 밤에 먹어야 하니까요. 

◆ 이보은: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웬만하면 수분감이 없는 마른반찬 쪽으로 이용하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고요. 그다음엔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등의 양념을 사용해서 너무 달거나 너무 짜지 않게 만드는 게 포인트입니다. 되도록 밥의 양보다 반찬 양이 많은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더 도움이 많이 되고요. 꼭 아이들한테 비타민 섭취 때문에 과일은 잊지 말고 몇 조각 싸주시길 바랍니다. 

◇ 김명숙: 오늘 학생들을 위한, 고등학생 야간자율학습에 싸줄 만 한 도시락에 대해서 정말 유용한 정보, 저도 들으면서 감탄했어요. 왜 난 진작 이렇게 못 해줬을까, 감탄하면서 후회도 했습니다. 우리 아들 갑자기 가여워진 느낌이 드네, 엄마가 너무 못 챙겨줘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지만요. 4722님, ‘고3 때 엄마가 도시락 두 개 싸줬죠. 고생한 어머니를 이젠 볼 수 없어서 그립습니다.’, 또 애잔한 사연을 보내주셨네요. 짠하네요. 2133님, ‘대학교 근처 하숙집을 하셨던 엄마 덕분에 저의 도시락은 늘 인기였어요. 점심시간 친구들과 빙 둘러앉아 먹던 그 시절 그립습니다. 인정 많던 엄마가 오늘 더 보고 싶은 봄날이에요.’, 이렇게 도시락을 떠올리다 보면 자연적으로 엄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네요. 

◆ 이보은: 오늘 어머님들한테 전화 한 통화씩 넣어주시는 게. 

◇ 김명숙: 화이트데이인데 어머님께 한 번 고백해보시기 바랍니다. 바꿔 보시죠. 

◆ 이보은: 고백해보시죠, 한 번. 

◇ 김명숙: 0684님, ‘올해 예순 살인데 김밥 이야기하니까 소풍 생각나네요’ 하셨어요. 어릴 적에 소풍하면 정말 설렜어요, 예전엔. 

◆ 이보은: 김밥에 사이다 하나면 진짜 최고였죠. 

◇ 김명숙: 예전엔 소풍 가는 날이 참 기다려졌는데 요즘엔 하도 갈 데가 많아서 그런지 좀 달라지긴 했습니다. 도시락 얘기 하다 보니까 반찬 얘기 나오고 엄마 얘기 나오고 다양한데, 도시락 반찬 하다 보면 뭐니뭐니해도 또 김치 볶음, 계란말이, 콩조림, 이런 게 많은데 계란말이가 사실 참, 지금도 저는 참 어렵더라고요. 

◆ 이보은: 달걀말이요? 그런데 사실 이게 딱 비율만 알고 계시면 돼요. 

◇ 김명숙: 잠깐만요, 저도 좀 적어야겠어요. 

◆ 이보은: 달걀 하나에 다시마 우린 물 반 개. 그러니까 달걀이 50g이라고 하면 다시마 우린 물은 25g인 거예요. 한 큰술 정도. 그래서 이걸 비율을 넣으시는데요. 만약에 달걀말이를 하는데 달걀이 다섯 개 들어간, 그러면 다시마 우린 물은 2.5개겠죠. 그럼 거기에 청주 2큰술을 꼭 넣어서 같이 한번 잘 저어준 다음에 체에 분명히 한 번 내려주셔야 해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달걀 끈을 우리가 좀 끊어요. 그래야 달걀말이가 잘 말아지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달걀을 딱 깨뜨려봤을 때 그 안에 알끈이라고 있어요. 그걸 드셔도 상관은 없지만 그걸 들어내야 달걀말이가 좀 평평하게 잘 만들어지고요. 다음에 가장 중요한 건 팬의 기술이겠죠. 팬을 잘 달궈야 하는데 처음엔 센 불에 달구세요. 

◇ 김명숙: 기름은요? 

◆ 이보은: 기름은 좀 이따 요. 팬을 처음에 센 불에 달군 다음에 한 30초 정도 달구면 뜨끈뜨끈하잖아요. 그러고 난 다음에 기름을 붓고 종이타올로 한 번 살짝 양옆에까지 다 칠해주세요. 기름이 둥둥 떠 있는 게 아니라 기름은 코팅만 하는 거예요. 그리고 난 다음에 약한 불 자체에서 달걀 물 만들어뒀던 걸 집어넣고 편편하게 아랫면이 익히기 시작하잖아요. 그러면 아예 반을 접고 맨 끝부터 말기 시작해요. 그리고 달걀 물 나머지를 한 번 더 부어요. 그럼 도포가 되겠죠? 그러고 나서 말고 난 다음에는 완전하게 말렸잖아요. 그러면 뒤집어야 하겠죠. 뒤집을 때 살짝 프라이팬을 바깥으로 빼서 프라이팬 바깥 면에 있는 열기가 달걀에 스며지도록 뒤집으세요. 그러고 난 다음에 다독다독 약한 불에서 한참을 뒀다가 꺼내서 한 김 식혀요. 뜸을 들이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썰면 굉장히 맛있는 달걀말이가 모양이 쪽쪽, 일정하게 썰리거든요. 그렇게 해서 하시면 되는데 지금 딱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돼요. 팬 달구기, 달걀 비율, 그리고 중간에 도포하기. 

◇ 김명숙: 여러분도 많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건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어야 할 거 같아요. 

◆ 이보은: 한 10번 정도 하면 선수 되십니다. 

◇ 김명숙: 10번 해봐야겠습니다. 6747님, ‘저는 무말랭이 또는 감자볶음이죠. 내 짝은 새우젓을 싸 와 뚜껑으로 가리고 먹었어요. 그 친구 생각나는데 다신 볼 수 없는 세상으로 갔네요. 참 힘든 세월이었어요.’ 그 시절 많이 생각나시겠습니다. 친구도 생각나시고. 도시락에 얽힌 추억들이 많으신 거 같아요. 도시락 반찬으로 추천하고 싶은 메뉴, 딱 몇 가지만 꼽아주실까요? 

◆ 이보은: 일단 꽈리고추가 들어간 멸치볶음, 그다음에 말린 가지 고추장 볶음, 이런 것들 싸가시면 굉장히 많은 분들한테 도시락 너무 맛있다며 칭찬받으실 거 같습니다. 

◇ 김명숙: 오늘 <우아할 살림> 이보은 요리연구가와 함께 도시락 싸기 비법에 대해서 재밌는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보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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