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3월 16일 (목요일)
□ 출연자 : 성우 최수민, 차재완 부부(차태현 부모)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가정은 잘 가꾸어야 하는 꽃밭입니다” - 성우 최수민, 차재완 부부(차태현 부모)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누구나 다 자기 인생은 소설 같다고 말들 하지만, 가족의 이야기를 한 번 꾸민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꾸며보시겠습니까? ‘가족극장’이라고 만든다면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고 그 아이가 자라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고, 우리네 인생이 결국은 역사가 되는 거 같습니다. 이 역사 속에 나는 그리고 우리 가족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가끔씩 되돌아보기도 하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도 되는데요. 오늘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이 시간에 정말 멋지게 가족극장을 만든 부부 모셨습니다. 바로 차재완, 최수민 씨 부부인데요,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차재완 성우(이하 차재완), 최수민 성우(이하 최수민): 안녕하세요.
◇ 김명숙: 네, 반갑습니다. 이렇게 뵙게 돼서 정말 영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의 KBS 대선배님이시기도 하고요, 제가 한창 일할 때. 또 유명한 배우 차태현 씨 부모님이시고요. 또 인기 성우시기도 했었고요.
◆ 최수민: 감사합니다.
◇ 김명숙: 오늘 저희 프로그램 <당신의 전성기, 오늘> 함께 하셨는데, 청취자 여러분께 간단하게 인사 말씀 한 번 하실까요?
◆ 차재완: 안녕하세요. 차태현 아버지 차재완입니다.
◆ 최수민: 안녕하세요. 전 성우이자 차태현 엄마입니다. 하하.
◇ 김명숙: 너무너무 자랑스러워하십니다. 목소리에서도 차태현 내 아들이야,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소개하시는 게 좋으세요? 지금 소개하셨지만, 차태현 씨 부모님이다, 아니면 최고의 인기 성우, 어떤 게 좋으세요?
◆ 차재완: 저는 아들 소개하는 게, 이제 엄마는 져가니까요. 지는 성우고.
◇ 김명숙: 무슨 말씀을요. 아직까지도 둥근 해가 떴습니다 같은데요.
◆ 차재완: 뭐, 내 마음이니까요.
◇ 김명숙: 하하, 역시 부모님은 자식이 제일 으뜸인 거 같아요. 차태현의 아버지로 소개되는 게 좋다고 하셨고요. 우리 어머님은?
◆ 최수민: 제가 성우가 지금 48년째예요. 48년째기 때문에 하나의 저의 인생도 또 성우거든요. 차태현도 저의 인생이고, 전 똑같이 가고 싶습니다.
◇ 김명숙: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우리 아버님은 차태현 씨 아버님이라고 했는데.
◆ 최수민: 아빤 그러실 수 있죠.
◇ 김명숙: 저희가 나중에 이야기 이어가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누겠지만, 우리 아버님도 정말 차태현 씨 아버지 이상으로 정말 훌륭한, 개인적으로 지금도 훌륭한 일을 많이 하시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 최수민: 그러시죠. 제가 팬이에요.
◇ 김명숙: 서로 팬이신가요?
◆ 차재완: 허허, 네.
◇ 김명숙: 두 분이 성우 시절 만나셨죠? 어떻게, 누가 프러포즈를 하신 거예요?
◆ 차재완: 제가 했어요.
◇ 김명숙: 어떻게 하셨어요?
◆ 차재완: 저는 성우생활 하다가 2년 반 만에 군대에 갔거든요. 성우 싫어서. 전 배우 되고 싶었는데 배우는 떨어지고 성우 시험 봐서 됐는데, 2년 반쯤 되니까 군대 영장이 나왔어요. 이참에 성우 그만두겠다, 그러고 군대 갔다가 3년 동안 갔는데 거기서 뽑힌 게 군 연예인, 거기 사회자로 뽑혀서 3년 동안 사회만 보다가 전 제대했습니다.
◇ 김명숙: 제대하고 다시 성우로?
◆ 차재완: 그러고 다시 방송국을 또 오게 됐어요. 싫다고 갔는데, 이건 내 운명인가 보다, 내 직업은 방송으로 정하고요. 여기에 배우자도 있을까? 그 생각이 언뜻 들어서 보니까 지금 제 아내 최수민 씨가 후배로, 저 군대 갈 땐 없었는데 3년 동안에 들어온 사람이.
◇ 김명숙: 그러셨구나. 운명을 만나기 위해서 어쩌면 그렇게 군대에 갔다가 다시 오게 된 거 같아요. 그러고 말씀 들어보니까 차태현 씨가 괜히 배우가 된 게 아니네요. 우리 아버님의 꿈이 배우셨네요. 그 피가 계속 이어져 온 거네요.
◆ 최수민: 네, 맞습니다.
◆ 차재완: 전 65년도에 서라벌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 입학했습니다.
◇ 김명숙: 그러시구나. 우리 어머님은, 어머님이라 불러서 죄송합니다. 성함을 불러드려야죠. 유명한 성우신데요. 최수민 씨, 저는 차태현 씨 어머님이기 때문에 어머님이라고 했는데요. 최수민 성우님, 그래서 꽂힘을 당하신 건가요? 아니면 어떻게 된 건가요?
◆ 최수민: 전 처음엔 좀 당황했죠. 당황해서, 고향도 또 시골이고 군대 갔다 와서 새내기잖아요. 그런데 얼마 안 있다가 이제 좀 그러시더라고요. 아직은 아니다, 그리고 제가 버텼죠. 하하.
◇ 김명숙: 버티다가 결국,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 최수민: 한 6개월 만에 넘어갔죠.
◇ 김명숙: 6개월 만에, 그래서 잘 넘어가신 거 같죠?
◆ 최수민: 네, 잘 넘어갔어요.
◇ 김명숙: 지금 저희가 차태현 씨, 지금 녹화 중이라 해서 바쁘시다 했는데 지금 연결이 됐습니다. 저희가 또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죠. 두 분이 만난 이야기를 들었는데 두 분의 결실, 차태현 씨, 자랑스러운 아드님 전화 연결 한 번 하겠습니다. 여보세요.
◆ 차태현 배우(이하 차태현): 네, 여보세요.
◇ 김명숙: 네. 차태현 씨, 반갑습니다.
◆ 차태현: 네, 안녕하세요. 차태현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명숙: 지금 녹화 중이시라고요. 바쁘신데 통화 연결돼서 저희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지금 부모님께서 방송 출연 중이신데, 저희 YTN 뉴스 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함께 하고 계시는데, 부모님이 이렇게 방송 출연하시니까 어떠세요?
◆ 차태현: 그러니까요. 오늘 아침부터 또 방송 출연하시네요? 하하.
◆ 최수민: 미안, 아들. 하하하.
◇ 김명숙: 오늘은 차태현 씨가 주인공이 아니고 부모님이 주인공이시고 차태현 씨는 조연입니다.
◆ 차태현: 그러니까요. 요즘 부모님 엄청 바쁘세요. 여기저기 많이 나오셔서 가지고.
◆ 최수민: 하하, 아직 아니야.
◆ 차태현: 많이 찾으셔서 저는 참 고맙죠.
◇ 김명숙: 좋으시죠?
◆ 차태현: 그럼요.
◇ 김명숙: 아버지께선 차태현 씨 아버지로 소개되는 게 좋다고 하셨어요.
◆ 차태현: 거짓말이에요.
◆ 차재완, 최수민: 하하하하.
◇ 김명숙: 하하, 그렇습니까?
◆ 차태현: 확신합니다. 100% 거짓말이고요. 저희 아버님은 본인의 이름이 알려지는 걸 굉장히 원하십니다.
◇ 김명숙: 차재완님이십니다.
◆ 차태현: 그럼요, 그럼요. 저도 굉장히 응원하고 있고요. 어머니는 성우시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역할 같은 걸 얘기하면 사람들 반응이 오거든요. 그런데 아버지, 얘기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원래 배우 하시려고 그러고, 굉장히 방송생활 하시고 싶어 하시고 엄청 좋아하세요.
◇ 김명숙: 그 배우의 끼가 고스란히 차태현 씨에게 갔나 봐요.
◆ 차태현: 그럼요. 전 제가 봤을 땐 부모님의 좋은 점만 싹 빼닮은 거 같아요.
◇ 김명숙: 그럼 부모님께 배운 것 중에서 살면서 가장 좋은 것 하나가 있다면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좋은 것만 싹 뽑았다고 하셨는데요.
◆ 차태현: 일단 전 연기라는 걸 처음에 부모님한테 배웠거든요. 처음 배운 거 그걸로 지금까지, 앞으로도 계속 저의 먹고살 길을 아주 정확하게 얘기해주셨기 때문에요. 연기를 지금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라고 절 많이 가르쳐주셔서, 제가 그 덕분에 아직도 굉장히 잘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 김명숙: 그야말로 부모님께서 위대한 스승님이셨네요.
◆ 차태현: 그럼요. 스승님이시죠. 지금도 부모님 뵈면 너무 서로 이렇게 사랑하고 너무 잘 지내시는 게 보여서 저도 사실 많이, 알게 모르게 저도 많이 배우고 있는 거죠. 보고 다. 그리고 특히 부모님께서 저희를 키우셨을 때, 굉장히 친구처럼 대해주셔서 다른 분들한테 굉장히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렇게 키우면 안 된다고, 애들 버릇없어진다고. 저는 근데 제가 그렇게 커서 그런지 몰라도 저도 저희 아이들한테 거의 친구처럼 지내는데, 저는 너무 좋아요.
◇ 김명숙: 부모가 돼보니까 부모의 심정도 이해하시겠고, 부모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잖아요. 차태현 씨도 아버지가 됐는데 우리 부모님께 점수를 준다면 우리 부모님은 몇 점일 거 같고, 또 본인 스스로는 차태현 씨 아이들에게 차태현 씨는 어떤 아버지인 거 같아요?
◆ 차태현: 전 일단 아직까진 아이들이 어려서, 큰애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전 아직까진 친구 같은 아빠가 됐으면 좋겠고요.
저희 부모님은 저한테는 100점이죠. 그럼요, 저희 부모님은 뭐.
◇ 김명숙: 행복하시겠어요, 두 분. 두 분도 행복하고 차태현 씨 또한 행복하신 거 같아요.
◆ 차태현: 그럼요. 저야 뭐. 부모님 이제 건강만 좀 조심하시면, 그리고 이렇게 많이 여러 가지 일들을 하세요. 그런 모습이, 그러다 보니까 아직도 굉장히 바쁘시거든요. 한 가지 단점은 그래서 우리 애들을 잘 못 봐서, 너무 바빠요. 저보다 더 바쁜 거 같아요. 그런데 그 바쁜 모습이 굉장히 좋은 거 같아요.
◇ 김명숙: 우리 차태현 씨가 부모님을 100점 부모님이시라고 정말 자신감 있게 말씀해주셨어요. 그럼 우리 차태현 씨는 아들로는 몇 점짜리 아들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아버님께 여쭤봐야겠어요.
◆ 차재완: 백 점.
◇ 김명숙: 오, 어머님은요?
◆ 최수민: 저도 백 점이요. 너무 고마워요.
◇ 김명숙: 정말 행복한 모습인데요. 저는 부러우면서 정말 질투도 납니다. 배우는 점도 많을 거 같고요. 우리 차태현 씨, 이렇게 바쁘신 가운데 부모님 방송 출연하셨다고 전화 연결까지 해주시고, 정말 감사하고요. 이런 게 효자가 아닌가 싶어요. 아무리 바쁘더라도 부모님을 위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서 다하는 것. 그래서 오늘 이렇게 세 분이 서로 백 점 아들, 백 점 아버지, 백 점 어머니, 이렇게 표현하실 수 있는 거 같습니다. 너무 흐뭇합니다.
◆ 차태현: 네, 고맙습니다.
◇ 김명숙: 저희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최수민: 수고했습니다, 아들.
◆ 차재완: 아들, 고마워.
◆ 차태현: 네, 수고하세요.
◆ 최수민: 응, 열심히 해.
◇ 김명숙: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가족극장 한 편을 제가 오늘 또 보게 된 거 같습니다.
◆ 최수민: 전 너무 감사하네요. 부모가 자식한테서 이렇게 인정받는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요.
◇ 김명숙: 쉽지 않죠. 어려운 일이죠.
◆ 차재완: 점수 처음 받아봤어요. 이런 질문의 진행자가 없었어요.
◇ 김명숙: 그래요? 저희 <당신의 전성기, 오늘> 스태프진들이 대단합니다.
◆ 차재완: 대단하십니다. 제 인생에 백 점짜리를 만들어주셨어요.
◆ 최수민: 그러게 말이에요.
◇ 김명숙: 아까 차태현 씨를 백 점 아들이라고 그러셨잖아요. 다 이유가 없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만, 하나를 꼽는다면요?
◆ 차재완: 그 아이는 하나 할 게 없이 전체적으로, 평균 100점이기 때문에 탓할 게 별로 없어요.
◇ 김명숙: 이렇게 대답을 해주시네요. 어머님도 그러실 거 같아요.
◆ 최수민: 왜냐하면 태현이 같은 경우는 자랄 때부터 순종을 잘했어요. 엄마·아빠 얘기를 잘 들어주고, 또 졸졸 따라주고, 형도 잘 졸졸 따라서 형한테 잘해주고. 태현이는 별로 그렇게 어렵게 키운 적이 없어요.
◇ 김명숙: 저희가 그냥 일반 팬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차태현 씨는 정말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분 같고 사랑을 많이 나눠주는 분 같단 게 표정에서 다 보여요.
◆ 최수민: 그런데 한 가지, 제가 태현이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난 이다음에 너와 같이 살 거야, 했는데 저랑 같이 안 살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그것도 좋더라고요. 그것도 참 좋은 방법이었던 거 같아요.
◆ 차재완: 그것도 전 고마워요. 그 아들이 있으면 제 아내가 자꾸 그 아이와 시간을 많이 가져요. 그럼 나는 외톨이 될 뻔했는데.
◆ 최수민: 그거보단 이제, 살면서, 살아가면서 어떻게 다 좋기만 하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너무 좋은 거 같아요.
◇ 김명숙: 지금 문자 들어와 있는데요. 4931님, ‘저는 수유동에 있는 문동화 큰아버지 조카입니다. 몇 달 전 배한성 아저씨 나오던데, 최수민 성우님 정말 반갑습니다.’ 하셨네요.
◆ 최수민: 어우, 반갑습니다.
◇ 김명숙: 배한성 씨도 지난번에 출연하셨거든요. 그래서 오랜 성우 생활하신 거 굉장히 영광으로 너무너무 좋아하시고요. 지금 대표적인 게 <아차부인 재치부인>.
◆ 최수민: 그렇죠. 어르신들은 <아차부인 재치부인>의 재치부인을 제가 10년 정도 했어요. TBC에서 홈드라마였었고요. KBS로 이관했다가.
◇ 김명숙: 엄청난 인기였죠. 저는 개인적으론 <달려라 하니> 이런 거, <영심이>.
◆ 최수민: <달려라 하니>에선 나예리를 했기 때문에 깍쟁이로 소문났고, <영심이>에선 영심이 주인공이었고. 그리고 이제 제가 남자 역을 많이 했죠. <요리왕 비룡>에서는 비룡 역할, <소년기사 라무>, 많이 했죠.
◇ 김명숙: 이렇게 잘 나가는 아내를 둔 남편의 마음은 어떠십니까?
◆ 차재완: 저는 뭐, 돈 계산할 때 좋죠.
◆ 최수민: 하하하.
◇ 김명숙: 아하하, 이 질문의 답변은 또 저희가 <가족극장> 책에서 봤던 남편의 분위기와는 다른 느낌이에요. 솔직한 답변인 거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 두 분이 사실 오랜 세월 살아오시면서 아이들 키우고 살면서 보면, 일도 하시고 하셨지만. 왜 어려운 과정이 없었겠습니까. 제가 책을 읽어서도 봤는데,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든 세월을 이겨내셨단 말이에요. 우리 애청자분들에게 힘든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내셨는지 그런 것도 알려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요즘에 사실은 중년 부부들이 그런 거로 인해서 사실 힘들어하는 가정이 많이 있잖아요.
◆ 차재완: 그냥 살면 되는데, 사람들은 살면서 계속 딴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엔 모든 것들이 0에서 시작했으니까 오직 목표, 우리가 태어나면 죽음이란 하나의 그쪽을 향하는 것처럼 그렇게 가는 세월 속에서 그때의 행복을 만들어 간 거 같아요. 그러니까 어제는 생각을 않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재밌고, 내일의 희망을 갖고 있으니까 내일이 기다려지고. 저희는 정말 내일을 기다려요. 지난 시간은 별로 생각이 안 나요.
◇ 김명숙: 그런데 우리 아버님께서는 어찌 보면 제 질문에 약간 추상적 답변을 해주셨어요. 제가 어머님께 여쭤볼게요. 왜냐하면, 제가 책을 읽다 보니까 우리 아버님이 사업도 하시고 그래서 힘든 과정이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걸 아내 입장에선 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고 너무 힘드셨을 거 같아요. 그런데 정말 지혜롭게 극복하셨더라고요.
◆ 최수민: 그런데 이제 남편이 얘기했듯이 그냥 지나가는 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이걸 내가 극복이란 단어보단 견뎠다는 게 옳은 거 같아요. 내가 극복을 하려고 하면 너무 많이 힘이 들잖아요. 견디는 건 참는 거기 때문에, 그때그때를 지혜롭게 참을 수 있다면 그것이 계속 나가는 거 같아요. 사실 많이 어려웠죠. 정말 책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정말 저 그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할 정도로 어려울 때가 있었는데.
◇ 김명숙: 대부분의 어렵단 건 경제적 고통이 많이 심할 때죠.
◆ 최수민: 그렇죠. 왜냐하면, 사업을 하다가 사업 실패했기 때문에. 그땐 제가 영화녹음에 굉장히 바쁠 땐데 그 수입이 전부 다 거기에 들어가서 소용돌이 속에 다 들어갔던 거니까요. 한편으로 생각할 땐 수입을 생각하면, 내가 수고하고 벌어들이는 돈 생각하면 못 견디지만, 이걸 이렇게 해서 견딜 수 있다면 그걸 참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참는다는 것은 더 좋은 것을 계속 생각해야 하는 거 같아요. 너무 어려운 것만 생각하면 헤어나올 수가 없어서, 제가 그때도 ‘5억 빚진 사람이 있는데 우리는 3억이니까 2억 벌었다’, 그 얘기가 저희 남편은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는데 그건 제가 살기 위해서 한 얘기였어요. 그건 제가 지혜롭고 잘나서 한 얘기가 아니에요, 절대.
◇ 김명숙: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 최수민: 그게 지나고 보니까 그런데, 왜냐하면 그때는 그걸 견뎌야 하니까. 남편이 자꾸 실망하고 지나간 그것에 자꾸 늪에 빠지려 하니까 그걸 건져내는 방식이 나는 뭔가 위로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거든요.
◇ 김명숙: 역시 아차부인, 재치부인답습니다.
◆ 차재완: 그런데 여기서 기본 하나가 빠졌어요. 저희는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여태 독단으로 해본 일이 없었어요. 전부 토론해요. 아들들, 그 아이들도 클 때까지 지금도 큰일은 가족회의를 해서 하기 때문에 어떤 사업을 해도 그게 내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일단 통과될 때까지의 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합의가 되면 그 길로 가거든요. 그러니까 저쪽 산을 등산해서 올라갔는데 가보니까 거기가 정상이 아니야, 그러니까 그때 당신 말 잘 못 한 거야, 당신 말도, 이 소리를 할 수가 없잖아요. 둘이 같이 참 열심히 갔는데 다른 저쪽을 향해서 우리 실망하지 말자, 그리고 누구든 원망하지 말고 거기로 가자, 해야 하니까 그래서 그때 제 아내는 2억 벌었다 소리가 생각하면서. 거기서 내가 하나 주된 짐은 당신이 파트너가 없어지니까 난 또 그런 원리에서 그렇게 가는 거고요.
◆ 최수민: 그리고 세월이 아깝잖아요. 6년이란 세월이 아깝고 거기에 쏟아놓은 경제가 아깝고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저 양반을 편하게 해줄까, 또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까, 또 내가 편할 수 있을까 하다 보니 위로하게 되더라고요.
◇ 김명숙: 두 분이 함께 쓰신 책 <가족극장>, 제목도 재밌어요. 책도 읽어보니 전 참 좋더라고요. 제가 또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그 책을 읽고 감동받았는데, 거기에 한 구절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가정은 정성 들여 가꾸어야 하는 까다로운 꽃밭”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까다로운 꽃밭, 정성 들여 가꿔야 하는, 이게 참 와 닿았어요. 그렇구나 했는데. 지금 가족회의를 많이 하신다고 하셨는데, 남편이 아내를 대할 때, 그리고 아내가 남편을 대할 때 꼽는 원칙이란 게 있나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부부로 오래 살아가실 수 있는 비법 중에요. 원칙이 아니면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서로에 대한 배려?
◆ 차재완: 저는 인격적으로 항상 대해야죠.
◇ 김명숙: 하나의 개체로서.
◆ 차재완: 아내가 사실 제일 저와 가깝고 아내가 칭찬하면 모든 게 다 끝나니까. 아무리 뭐 해도. 그러니까 그 사람이 고맙고. 어떤 기분에 상처 주는 얘기는 생각하기도 별로 안 하고 싶은 그런 기본이 전 있으니까요.
◆ 최수민: 맞습니다. 제가 TBC 동기생 성우들이 있어요. 양재윤 씨, 유만준 씨, 송두석 씨 등이 있는데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그런데 남편은 저하고 8개월 차이예요. 그런데 남편한테는 ‘해라’를 못하는데 그 친구들한테는 정말 하라고 하고 친구처럼 하는데, 8개월 위인 남편한테는 그게 안 돼요. 내 남편이라서 어려워요. 내 남편이라서 다 해주고 싶고 이 남편 때문에 내가 있단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게 너무 감사해서 그러니까 아까도 얘기했듯 서로 자존심 상할 일이 너무 많잖아요.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내가 이 얘기를 했을 때 저 양반이 상처받지 않나. 그래서 사실은 그런 얘기도 있어요. 봉급을 옛날에 타면 제가 한 달에 수입이 저 양반보다 세 배가 더 많다고 항상 얘기하거든요. 그럼 저는 저 양반이 봉급을 타와서 절 주면 그게 너무 귀한 거예요. 제가 세 곱인데도 그래도 저 양반은 담배 안 피우고 술 안 먹고, 하루 종일 한 달 동안 일한 걸 주는데 그게 너무 귀한 거예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수고 많았습니다, 하고 그걸 받고 그게 그렇게 쓰여요. 그런데 제가 받은 월급, 제가 버는 돈은 생각 안 하고 그 돈이 그렇게 아깝고 너무 좋더라고요.
◇ 김명숙: 그런 마음이 다 그렇게 전해지는 거 같아요.
◆ 최수민: 그렇죠.
◆ 차재완: 여기서 하나 알아두실 건, 저는 성우가 아니고 방송국 직원이었기 때문에, 월급이었으니까. 그러니 성우를 못 따라가죠.
◇ 김명숙: 그렇죠. 또 워낙 인기 성우였기 때문에요.
◆ 최수민: 못 따라가긴 하지만 온전하잖아요. 그게 다 온전한 거니까 너무 귀했죠.
◇ 김명숙: 1207님, ‘일박이일에서 차태현 씨 보면서 참 밝고 건강한 사람이란 생각했어요. 우리 아들도 저렇게 커 주면 좋겠는데 자꾸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가려고 하네요. 어떻게 키워야 할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셨는데요. 제가 이 분이 자식 키우는 방법을 질문하셨지만, 두 분이 쓰신 <가족극장>이란 책을 읽으면서 제가 그 책을 보고 펑펑 울었던 내용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 PD가 제가 얘길 했더니 ‘그게 슬픈 내용이에요?’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한 번 읽어봐, 제가 먼저 읽었거든요. 제가 읽어보고 싶다고 그래서요. 그런데 그게 뭐냐하면 큰 아드님이, 그러니까 형이 동생한테 보낸, 아들만 둘이시잖아요.
◆ 최수민: 유학했을 때.
◇ 김명숙: 네, 유학 시절에 동생한테 보낸 편지 내용인데 제가 그걸 읽으면서 너무 펑펑 울었어요. 뭐냐하면 슬퍼서 운 게 아니고요, 알 수 없는 부모, 자식, 형제, 가족, 이런 전체 개념이 어우러지면서 마음이 먹먹해지면서 그렇게 눈물이 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저만 그랬을까 싶어요. 아마 <가족극장> 책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우리 최수민 씨, 어머님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최수민: 저는 지금 그 얘기만 해도 눈물 나요.
◇ 김명숙: 그러시죠. 저도 지금도 그 내용이 생각나면서 떨리거든요.
◆ 최수민: 너무 그 편지가 심오해서, 또 형제간의 사랑도 알 수 있고, 엄마·아빠에 대한 것도 있고, 아들로서 걱정하는 것도 있고, 장남으로서 가정을 지키려는 것도 있고. 정말 그 편지 때문에 이 책을 썼다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 김명숙: 그 편지가 이 <가족극장>이란 책을 대변하는 내용 같더라고요. 아마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서 굉장히 궁금해하실 거 같은데, 한 번 <가족극장>이란 책을 읽어보시면 왜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서 이 시간에 이런 얘기를 했는지 알 것 같고요. 우리 아버님은 어떠셨어요? 그 편지 읽어보시고요.
◆ 차재완: 저도 지금 읽으면 눈물 나요. 근데 그렇게 살지를 않아요, 형제가. 결혼시켰더니 조금 변경돼서.
◆ 최수민: 변경되는 거보다.
◇ 김명숙: 여기서 감동이 조금 감소되는데요, 하하.
◆ 차재완: 그래서 며느리들 작용이 있나 보다, 저는 지금 기다리고 있어요. 며느리들이 빨리 형제처럼 하나 됐으면.
◆ 최수민: 그런데 큰아이 편지 쓴 주인공이 좀 개구쟁이였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개구쟁이였는데 또 그렇게 그런 편지를 쓰더라고요. 그러면서 걔 결혼생활에서 삶도 개구쟁이 같아요. 12년 아래의, 미국 유학했을 때의 친구 한 명을 데려다가 결혼했는데, 전 그 아들 때문에 지금도 저는 가슴도 많이 아파요.
◇ 김명숙: 그렇지만 행복하신 부분도 많죠.
◆ 최수민: 그럼요. 인생에서 사는 데에 한편으론 그런 일도 있어야 우리가 또 겸손해지죠.
◇ 김명숙: 그렇죠. 우리 아버님께서 며느리 말씀하셨지만, 며느리는 여자잖아요. 그래서 저도 여자지만, 시아버지는 좀 어려워요. 시어머니하고 더 가깝거든요. 어머니하고 되게 친구 같잖아요.
◆ 최수민: 그런데 우리 큰며느리는 아빠가 더, 친하고 더 해요. 아빠가 자상하니까.
◇ 김명숙: 그러시군요. 7448님, ‘차태현 씨는 모든 표정이 푸근하던데 모두 가정의 화목에서 나온 거 같아 좋습니다’ 하셨어요. 지금 문자 사연도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 더 재밌고 감동적인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두 분 어렵게 자리하셨는데 시간이 너무 짧아요. 자세한 내용은 두 분이 쓰신 <가족극장>이라는 책을 보시면 우리 청취자 여러분이 다 공감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시간이 없는 게 아쉽고요.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차재완, 최수민: 네, 감사합니다.
◇ 김명숙: 오늘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최수민, 차재완 씨 부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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