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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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열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28 11:25  | 조회 : 331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2월 28일(화요일) 
□ 출연자 : 윤주경 독립기념관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오늘 말씀드린 대로 윤주경 독립기념관장과 전화 연결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이하 윤주경):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독립기념관이라고 하면 저 개인적으론 어렸을 때 찾아가보면 참 깨끗하고 정리가 잘 돼 있단 생각을 했었거든요. 독립기념관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네요. 기분 어떠신가요?

◆ 윤주경: 저희 독립기념관은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그런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데에 대응해서 자랑스럽고 올바른 우리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 온 국민의 성금으로 세워진 게 30년이 됐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정말 국민들께서 독립기념관에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드리고 독립기념관은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와 선열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더 널리 알리고 공감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각오를 하게 됩니다.

◇ 장원석: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왜냐하면 결국 독립기념관이 존재하는 그 이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30년이든 29년이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그래도 30주년이란 데에 의미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것이, 관장님께서는 어려서부터도 많이, 이런 얘기 들으시면서 자라셨을 거 같아요. 제가 그때 표현을 빌려서 하자면, ‘넌 그래도 이럼 안 된다, 윤봉길 의사의 자손이 아니냐’ 이런 말씀 많이 들으셨을 거 같아요. 실제로 그러신가요?

◆ 윤주경: 많이 들었죠. 좀 더 특별한 걸 요구하시기도 하고요. 

◇ 장원석: 똑같은 잘못을 해도 넌 그러면 안 되지, 하고 선생님들도 많이 지적하셨을 거 같아요.

◆ 윤주경: 그러셨었어요. 그래서 그게 그 당시엔 어린 마음에 좀 부당하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서 생각하면 제가 좀 더 신중하고 바른 사람이 되는 것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서 감사드리고요. 저는 늘 하는 말이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구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래서 지금 할아버님의 길을 따라서, 선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독립기념관장으로 일하고 계신 거 아니겠습니까. 삼일절을 맞는 기분이 매번 남다르실 거 같은데, 100주년을 2년 앞두고 있잖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기분이 이번엔 색다르실 거 같은데, 어떠신가요?

◆ 윤주경: 늘 좀 다른 생각이 들면서도 일관되게 생각이 드는 건 우리가 대한민국 국토에서 살아간다는 게 공짜로 얻어진 게 아니라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에 의해 이뤄진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새기게 되고요. 우리 3·1 운동의 경우를 보면 정말 정파, 이념, 종교, 신분 모든 것을 초월해서 독립이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독립을 외치셨던 거잖아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대한민국의 앞날을 어떻게 열어갈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어떤 지표가 되고 있단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이번 삼일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 장원석: 삼일절 행사도 독립기념관에서도 따로 준비하는 게 있잖아요. 올해도 왠지 더 바쁘셨을 거 같은데요. 어떠세요, 행사가 준비할 게 많았나요?

◆ 윤주경: 저희는 늘 삼일절 체험을, 많은 아이들이 와서 3·1 운동에 대해서 새기게 하는 문화체험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요. 또 저희가 이번에 98주년을 맞이해서 독립기념관에서 새로운 자료를 수집해서 공개했습니다.

◇ 장원석: 그렇습니까? 어떤 건가요?

◆ 윤주경: 1932년에 윤봉길 의사 의거 이후에 임시정부는 상해를 떠나야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삶을 계속 영위하신 분이 있죠. 그중 배준철이란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그 이후에 한국 사람들이 상해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자기 일기로 꼼꼼히 기록하신 그 일기장과 또 그것을 보여주는 사진과 필름 자료들을 이번에 수집해서 공개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새롭게 공개되는 자료는 몇 점 정도가 되나요?

◆ 윤주경: 일기장이 한 10권 정도 되고요. 사진, 필름이 한 200장이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장원석: 일기의 주인공인 애국지사 배준철이란 분은 어떤 분인가요?

◆ 윤주경: 저희가 경술국치 이후 많은 분들이 상해로 망명해서 자녀들에게 민족 교육을 시켜주기 위해서 인성학교란 학교를 세우셨거든요. 바로 그 인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고 또 윤봉길 의사 의거가 일어나고 나서 임시정부에 계셨던 분들이 다 피신하셨잖아요. 그때 안창호 선생님께 피신하라는 전갈을 전하려 했던 소년이었죠. 그런데 길이 엇갈려서 못 전해서 안창호 선생님은 체포되셨지만, 그 이후에도 하여튼 이분은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하신 건 아니지만 올곧은 민족 인식을 갖고 한국인이란 걸 잊지 않고 살아가면서 이런 기록을 남기셨습니다.

◇ 장원석: 그 당시 대한민국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일기인데, 일기 내용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자세히 공개되는 건가요?

◆ 윤주경: 그렇죠. 공개됐는데, 비록 임시정부를 따라 가지 않았지만 매년 삼일절이 되면 오늘은 삼일절이다, 비록 공개돼서 행사는 못하지만 내가 한국인이란 걸 잊으면 안 되겠다, 그런 걸 계속 되새기고 그곳에서 인성학교가 37년에 폐교됐지만 그래도 그 학교 자리에 모여서 서로가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기도 하고, 자기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런 기록들이 있습니다.

◇ 장원석: 이번에 새롭게 공개되는 자료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알았던 역사적 사실에다가 더 추가되는 부분도 있어서 굉장히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자료를 발굴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을 거 같거든요. 어떤 어려운 점이 있었나요?

◆ 윤주경: 저희가 이 일기가 있다는 걸 알고 저희 독립운동사연구소의 연구자가 계속 연락하고 저희 독립기념관에 기증해주시면 정말 잘, 저희 수장고에서 잘 보존돼서 앞으로 계속 다음 세대에도 전달될 수 있다는 의사를 많이 얘기하면서 설득했죠. 그래서 독립기념관에 올 수 있게 됐습니다.

◇ 장원석: 혹시 지금도 다른, 발굴 예정인 자료가 있나요?

◆ 윤주경: 꼭 어떤 것이라곤 할 수 없지만 저희 독립기념관의 설립목표 중 하나가 독립운동사에 관련된 자료를 발굴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노력은 계속할 것이고, 또 발굴돼서 수집한 자료는 즉시 공개해서 연구나 전시 자료로 쓰이고 독립운동사가 정말 제대로 정립되는 것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장원석: 그런 것들을 학생들이 보면서 느끼는 점도 많을 거 같아요. 저도 학생 때, 독립기념관, 천안에 있는 곳 가서 참 많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현실적인 자료를 통해서 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공개하신 자료 외에 여러 가지 목적 중 하나가 우리가 알려진 애국지사 외에 또 기억해야 할 애국지사를 찾아내는 것도 독립기념관의 또 하나의 목적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소개하실 분들 중에서 또 다른 분은 안 계실까요?

◆ 윤주경: 이번에 그런 것보다도, 저희 독립기념관과 국가보훈처에서는 매년 이달의 독립운동가 12분을 선정해서 매달 기리고 있거든요. 이번 2017년 3월에는 권병덕 선생님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모셨는데요. 이분은 3·1 운동의 33인 중 한 분이시고 3·1운동에 관여한 이후로 2년간 옥고를 치르신 분입니다. 이런 분들은 사실 저희가 정말 이렇게 건국훈장, 대통령훈장을 받으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 기억을 못하고 있잖아요. 매년 선정되는 이달의 독립운동가 열두 분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관심을 좀 더 많이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올해 선정되신 분들 보면 이태준 선생님, 몽골에서 정말 의료 활동을 하시면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이죠. 그리고 방정환 선생님도 올해 선정되신 분이고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님이신 조마리아 여사도 올해 선정되셨거든요. 이런 분들도 많이 기억하시면서 이분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기셨으면 합니다.

◇ 장원석: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분들을 한 분씩 선정해서 더 부각시키는 노력을 해오시고 계신데요. 그런데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 물론 지금 관장님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입니다만 나라를 구한 영웅들의 후손들인데도 너무 어렵게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처우 개선이라든지 이런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윤주경: 제가 기억하기에도 정말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지원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어려움 속에 살고 계시죠.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거 같고요. 그리고 어려움 속에 살고 계신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보신다면 당신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잘 살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격려해주셨으면 합니다.

◇ 장원석: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 같네요. 끝으로 독립기념관에 역사적인 걸 공부하러 가는 경우도 있지만, 경치도 굉장히 좋고 휴식 터로도 좋잖아요. 그래서 가족 단위로 소풍을 많이 가시던데, 아이들한테 독립운동이라든지 삼일절을 부모님들이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지,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조언해주신다면요?

◆ 윤주경: 우리가 정말 나라를 뺏겨서 우리말과 글을 쓸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단 얘기를 해주면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당당히 한글로, 우리의 말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기까지 애쓰셨던 어르신들이 있었고, 그분들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더욱 아름답게 자라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하셨으면 합니다.

◇ 장원석: 네,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내일 행사 많으실 텐데 수고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주경: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오늘은 <투데이포커스>, 삼일절을 맞아서 매헌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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