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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목표 물가 2%? 물가 괴리에 가린 정부 빈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11 16:08  | 조회 : 2554 
[생생인터뷰] 목표 물가 2%? 물가 괴리에 가린 정부 빈틈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연초부터 서민 경제는 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AI 대책이 늦어졌다, 계란 값이 너무 올라서 힘들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 외에도 다양한 생필품 물가가 서민들 삶을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서민 경제 부담을 주는 것 때문에 물가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통적 시장경제야 물가는 자연적으로 시장이 조절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사실상 한국 경제 균형을 흔드는 문제가 아닌가, 더 심각한 걱정의 시각도 있습니다. 정부도 설 연휴 직전 대책을 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있는 게 아니고요. 또 물가에 대한 이해도 다른 것 같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김광석 교수 전화로 만납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하 김광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작년 12월 평균 물가상승률 통계 자료를 보니까 1.3%라고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숫자로 보면 위험한 것 같지 않은데요. 서민 물가, 경제, 계속 뉴스에 나오고 있거든요. 이 배경, 어떻게 보면 될까요?

◆ 김광석> 일단 공표되는 공식 소비자 물가지수와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는 굉장한 괴리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공식 소비자 물가지수로 보면 사상 유례없는 초저물가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반면 서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식탁 물가, 밥상 물가와 같은 개념 하에서는 굉장히 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유인이 최근 한파로 인해, 여러 가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무나 배추와 같은 가격이 100~200% 인상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가장 두드러지는 건 AI로 인해 계란값, 닭고깃값, 이런 가격들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현상, 그밖에도 여러 생필품 가격이나 소주, 맥주와 같은 서민들의 식품 물가가 굉장히 급등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물가 공식 지표의 경우 굉장히 안정적이라 괴리를 느낀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큰 규모로, 국가 경제에서 바라보는 물가 표준치와 서민 물가 간 괴리가 있다, 말씀해주셨지만, 공공요금이나 가스비도 지금 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데요. 시장 경제이니까 물건값이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겠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빈틈을 보여서, 관리가 안 되어 일제히 서민 물가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타당할까요, 어떻게 보세요?

◆ 김광석> 어느 정도 맞는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경우 제품의 가격은 시장 수요와 공급에 맡기는 게 맞는 거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되는 거지 정부가 개입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많이 얘기하고요. 물론 한국은행 입장에서 모니터링 가능하지만 직접 개입하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릴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국제 유가가 반등하거나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거나 이런 틈을 타서 각종 소비재 가격을 계속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고요. 특히 공산품 가격도 급등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어느 정도는 이런 지적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사실은 물가가 낮아서 걱정이라는 뉴스가 작년 초에 굉장히 많았거든요. 장기적 침체로 들어간다, 디플레 전조다. 이런 말이 나왔는데요. 물가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생활 물가, 서민 물가는 너무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서민들 소득은 줄어들거나 제자리입니다. 이건 심각한 상황으로 가지 않나, 걱정도 있는데요.

◆ 김광석> 네, 맞습니다. 서민들의 소득은 감소하고, 가격은 상승한다면 실질 소득은 엄청난 속도로 감소한다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고리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가장 중요한 건 소득이 왜 줄어드느냐, 그건 고용불안에서 옵니다. 고용불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일자리 양이 줄어서, 실업자가 많아지면서 고용불안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일자리가 늘더라도 일자리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임시 일용 근로자, 불안정한 일자리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확대되기 때문에, 양과 질 모두에서 일자리가 불안하기 때문에 소득 수준이 불안해지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 가격이 폭등하면 서민들은 견디기 힘든 거죠.

◇ 김우성> 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상황이겠네요.

◆ 김광석> 더군다나 가계부채 문제도 계속 지속되는데요.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를 원리금 상환하는데 써야 하는데요. 사야 하는 물건의 가격이 급격히 오르니, 도저히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그런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결국 그렇게 돈을 안 쓰게 되면 기업들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 김광석>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그게 악순환 구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고용이 안 좋아지면 소득이 안 좋아지고, 그러면 소비가 안 좋아지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거나 생산할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투자 생산을 안 하면 또 고용이 안 좋아지고, 그렇게 경제의 악순환 구조가 계속 생겨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이쯤에서는 경제 분야에 정부라든지 혹은 경제 단체가 개입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일반적인 분들이 상식적으로 가질 것 같거든요. 악순환이라는 게 계속 반복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비싸면 사먹지 말고 힘들면 줄이고,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어떻게 보세요?

◆ 김광석> 정부의 역할이라는 건 바로 악순환 고리를 깨는 거죠. 그게 정부의 경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악순환 고리를 어느 순간에는, 어느 부분에서는 악순환 고리를 깨야 하는데요. 물가 상승의 배경이 되는 요인들을 보면, 한파가 오래만 있는 게 아니라 매년 한파가 있잖아요. 이상 기온들. 여름에도 늘 폭염이나 홍수나 이런 폭우가 있지 않습니까. 조류독감도 올해만의 이슈가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계속 반복되어 오던 일입니다. 반복되는 일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서 반복되는 이슈에 대해 조기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경제 정책이며 그것을 통해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입니다.

◇ 김우성> 물가가 폭등할 수 있거나 출렁일 수 있는 요소를 알고 있고, 예측 가능하고, 반복된다면 그것을 막아내는 게 바로 물가 잡는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 김광석> 네, 맞습니다.

◇ 김우성> 이런 얘기가 많이 안 되고 있어서, 물가 오른다는 걱정만 많이 나왔는데요. 전통적으로 자료들을 찾아보니까 한국은행 설립 목적이 물가를 잡는다,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흔히 보통 분들은, 한국은행 돈 찍어내는 곳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고 잘 모르시거든요. 전체적으로 물가 메커니즘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통화나 금리, 이것으로 물가를 잡는다고 하는데요. 아직은 낯섭니다.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요?

◆ 김광석> 한국은행 설립 목적은 적정 물가를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에 있고, 학교의 목적이 인재 양성에 있듯, 한국은행의 목적은 적정 물가를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물가를 적정하게 올리려면, 금리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적정 물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은행의 적정 물가가 2~2.5%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서 물가를 적정한 수준으로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소비자 물가 지수 차원에서만 보면 물가가 목표 물가를 향해 가고 있어서 오히려 문제 인식이 안 되는 현상이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소비자 물가와 체감 물가의 괴리, 이것이 가장 큰 문제고요. 이 괴리를 끊기 위해서는 서민의 물가, 서민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지표를 따로 개발해서 그 지표에 의존해 적합한 경제 정책들을 자꾸 제시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인데요. 최근 기획재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조류독감에 의한 물가 문제를 잡기 위해서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했는데요. 그 대책을 4월까지 마련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는 거죠. 소비자 물가만 보면 1.3이니까, 물가 문제도 아닌 것처럼 보이잖아요.

◇ 김우성> 수치 뒤에 책임론을 숨길 수도 있는 상황인 거죠.

◆ 김광석>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서민 물가를 직접적으로 직감하고 그에 맞게 적합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체감 물가, 밥상 물가와 같은 지표를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큰 틀에서 금리 이야기도 하지만, 사실 시중 은행은 각종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괴리들과 물가에서의 괴리들을 잡아내기 위해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 많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끝으로 소득이나 물가의 불균형, 당장 문제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결국 내수가 살아나고 활력을 얻으려면 대책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허한 종합대책들 지적해주셨지만, 어떤 것들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까요?

◆ 김광석>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소득 수준이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소득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만 된다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고용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거죠. 지금처럼 고용률, 숫자만 올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취업자도 늘고, 취업자가 갖게 되는 일자리의 질도 올라가서 궁극적으로 소득이 올라갈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이게 첫 번째 대책이라고 볼 수 있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가지 계절적 요인들, 여름에는 폭우나 가뭄이 있고요. 겨울에는 한파나 폭설이 있죠. 계절적 요인이 계속 반복되고 있기에, 이런 것을 즉각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대응할 수 있도록 유통 물류 시스템을 정비하거나 조류 독감과 같이 반복되는 현상에 대해 종합적인,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충분히 막을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 더 큰 해결점들. 정부가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저희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광석>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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