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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경제수사대] 보이스피싱 조직 SNS 오픈마켓으로 운영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11 16:31  | 조회 : 2609 
[경제수사대] 보이스피싱 조직 SNS 오픈마켓으로 운영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불법금융을 막기 위해 뜨겁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계시죠, 오늘도 그분들과 함께 소중한 경제 재산 막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이하 김범수)>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늘 보이스피싱 예방 이야기들 중에 색다른 이야기를 준비하셨다고 하는데요.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체와 운영, 이게 가려져 있었는데 여기에 대해 얘기해주신다고요.

◆ 김범수> 한국 사람을 상대로 범죄를 시도하는 보이스피싱 조직 대부분이 중국에 소재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실체가 어떤 모양새인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지, 혹시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 김우성> 사실 개그 코너에서 중국 억양의 한국말 쓰는, 그렇게 희화화해서 알고 있지, 정확하게 어떤 조직으로 운영되는지 잘 모르거든요. 굉장히 기술력도 있고, 무서운 조직폭력배도 끼어있을 것 같고요, 어떻습니까?

◆ 김범수> 통상적으로는 보이스피싱 조직범들이 파밍이나 해킹과 같은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조직폭력배와 같은 거대한 조직 형태로 운영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희가 전직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가 자수하고 현재는 경찰과 함께 보이스피싱 척결을 위해 노력하는 정보원으로부터 제보받은 내용에 근거하면, 실상은 우리 통념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보에 의하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몇 개의 거대한 조직이 운영하는 게 아니라, SNS상에서 오픈마켓 형식으로 전업화, 분업화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SNS상에서 대화방을 개설하고 각자 분업화, 전문 특기를 갖고 그때그때 보이스피싱에 필요한 개인 정보, 대포폰, 대포통장 등을 거래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A는 콜센터를 맡고, B는 개인정보, C는 대포 통장, D는 대포폰을 전문으로 맡아 서로 거래하며 보이스피싱 수익을 나눠 갖는 것이죠.

◇ 김우성> 약간 더 섬뜩합니다. 눈에 띄는 거대 조직이라면 일망타진도 가능하고 수사도 가능할 수 있는데요, 이건 그때그때 모여서 각자 역할을 분업해서, 말 그대로 피해자에게 돈을 뜯어내는 건데요. 좀 어렵기도 합니다. 오픈마켓 형식으로 운영된다. 자세하게 얘기해주세요.

◆ 김범수> 중국에 큐큐(QQ)라는 메신저가 있습니다. 큐큐 메신저는 우리나라 카카오톡과 비슷한 메신저인데요. 중국에서만 8억 명,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이 사용하는 SNS입니다. 큐큐에 보이스피싱을 위해 개설된 대화방이 다수 있는데요. 개설방에는 대포 통장이나 대포폰, 개인 정보들을 매매하기 위해 다수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큐큐 메신저의 한 대화방에서 ‘콜센터 조직원이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성공했다, 곧 피해자로부터 2천만 원을 송금받으려고 하는데 대포통장을 제공해달라.’ 이렇게 댓글을 올리면 대화방 참여하고 있는 대포통장을 제공해주겠다는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올리는 거죠.

◇ 김우성> 정말 기존 인식과 완전 다르다는 것을 청취자분들도 아실 텐데요. 이렇게 오픈마켓에서 ‘자, 이제 한 명에게 돈을 받을 겁니다. 통장 낼 사람?’ 이렇게 모집하는 방법이라는 건데요. 그러면 그들도 이익이 있으니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 아닐까요. 수익배분 비율 같은 것들도 나뉘어 있겠네요.

◆ 김범수> 그렇습니다. 수익 배분비율이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예전에는 검찰이나 정부 기관 사칭해서 전화를 걸어 사기를 시도하는 콜센터가 수익을 많이 가져갔습니다. 현재 평균적으로 보면 콜센터가 60%, 대포통장 제공하는 조직이 40% 정도로 나누고 있는데요. 대포통장 근절 대책 등으로 통장 구하기가 어려워지니까, 대포통장 제공하는 측의 이익분배 비중이 좀 많이 높아진 겁니다.

◇ 김우성> 그만큼 예방 노력을 해서 많은 분들이 통장에 대한 주의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대포통장 측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 대포폰, 이러한 개인 정보 같은 것도 혹시 SNS상에서 거래되는 건가요?

◆ 김범수> 사실 그렇습니다. 대포폰의 경우도 수신전화는 대 당 40만 원, 발신전화의 경우 대 당 35만 원 정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화 화면에 070으로 표시되면 아무래도 전화 받는 분들이 전화를 잘 안 받기 때문에요.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02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를 판매하거나 발신 번호를 불법으로 바꿔주겠다는 광고도 흔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의 경우 더 치명적인데요. 해킹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취득한 조직이 개인정보를 온라인에서 매매하고 있습니다. 가장 값비싸게 매매되는 개인정보는 최근 대출 신청을 했다가 부결이 된 사람들의 개인정보인데요. 최근 데이터베이스일수록, 대출 부적격으로 판정된 사람들의 개인정보일수록 더 비싸게 매매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런 내용까지도 갖고 접근하기에 피해가 정말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말 그대로 부결된 사람들, 최근 대출 신청했다가 안 되신 분들, 그 절박함을 이용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비싸게 거래되는 건가요?

◆ 김범수> 맞습니다. 대출신청 했다가 부결된 분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고 생계를 위해 급전이 절실한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타깃이 되는 거죠. 사기범들은 이런 분들에게 전화해서, ‘자기가 금융회사다, 일정 부분 수수료를 보내주면 우리가 전산 작업을 통해 신용 등급을 올려주고 저금리로 대출해주겠다.’ 이렇게 사기를 시도하기에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김우성> 이런 내용은 오늘 아마 처음 공개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어두컴컴한 지하방에 범인들이 앉아 전화기를 놓고 할 줄 알았더니, 오픈마켓, SNS상에서 서로 공모한다는 점, 두려울 정도인데요. 무섭습니다.

◆ 김범수> 그렇습니다. 대출 조회를 하신 분들의 경우 대출 조회를 한 이후에 낯선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권유해오는 전화가 걸려온다면, 보이스피싱을 더욱더 의심하셔야 하고요. 저희가 확보한 중국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 영상을 보면, 일반 가정집에서 이렇게 전화기 5~6대 설치해놓고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국 교포 2~3명이 이미 확보해놓은 개인정보와 준비해놓은 시나리오를 통해 전화를 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직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의하면 중국 연변 지역에 이렇게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는 콜센터가 상당히 많다고 하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거대한 조직 1~2개가 보이스피싱을 운영한다면, 그 조직만 검거하면 보이스피싱이 근절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SNS에서 오픈마켓 형태로 전업화, 분업화되어 이뤄지고 있다면, 이게 어느 한두 개 조직만 검거한다고 해서 근절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 김우성> 많은 분들 오늘 놀라셨을 텐데요. 공범자 간에도 서로 얼굴을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더 잡기 어려운데요. 결국 저희가 늘 얘기해드리지만, 한 번 더 의심하고, 속지 말고, 스스로 예방하고, 제보하시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나쁜 범죄자들이 돈을 못 벌게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범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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