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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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를 말하다(3) “자존감 수업” -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1-03 11:17  | 조회 : 5070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11월 3일(목요일)
□ 출연자 :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 (‘자존감 수업’ 저자)


전성기를 말하다(3) “자존감 수업”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서점가가 참 불황이라는데, 홍보도 없이 입소문으로 조용히 베스트셀러가 된 ‘자존감 수업’의 저자,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 원장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이하 윤홍균):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자존감 수업’, 제가 이 책을 조금 아까 받아봤어요. 그런데 딱 보니까 9월 1일자가 1쇄 인쇄한 날이더라고요. 그런데 10월 17일에 20쇄를 했어요. 이게 어찌된 일인가요?

◆ 윤홍균: 글쎄요. 저도 책을 쓰면서 베스트 셀러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절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많은 분들이 본인의 자존감 고민을 가지고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자존감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안고 살아가셨던 것 같습니다.

◇ 이익선: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거든요?

◆ 윤홍균: 네, 제 생각에는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다, 높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고요. 자존감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독자 분들의 후기를 보면요. 책을 읽고 책을 끌어안았다는 분도 있고요. 백 권의 자기개발서보다 이 한 권이 좋았다. 이런 분들의 반응도 있습니다. 실제로 작가인 윤 선생님에게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시는 분도 많으시죠?

◆ 윤홍균: 네, 많으시고, 고민을 토로하시는 분도 많으시고, 해결책을 찾고 싶어서 질문들을 많이 던져주십니다.

◇ 이익선: 네, 그런데 ‘자존감 수업’이 첫 번째 책인가요?

◆ 윤홍균: 네, 책으로는 첫 번째입니다.

◇ 이익선: 내가 책을 써야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어요?

◆ 윤홍균: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는데요. 가장 결정적인 것은 제가 한 3년 전 쯤에 교통사고를 경험하면서 큰 사고는 아니었는데, 그때 내가 정말 인생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죠. 그래서 병원에 누워서 검사를 기다리면서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은데, 특히 가족들한테 내가 이렇게 성공하기까지 어떤 이유 때문에 성공했는지 알려주고 싶은 게 되게 많은데 한 마디도 못한다는 게 되게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성공을 찾아갔는지, 어떻게 행복을 찾아갔는지 정리하다보니까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계속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 자존감이라는 책부터 만들어놔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워낙 블로그에서 ‘소통하는 정신과 전문의’, 닉네임이 ‘윤답장’ 선생님이세요?

◆ 윤홍균: 네.

◇ 이익선: 너무 와 닿는 이름이에요.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들의 질문에 답변해주시고 소통을 하는 이유라고 해야 하나요? 왜냐면 정신과 전문의는 시간 싸움 아닌가요? 상담을 하는 사람의 시간과 상담해주는 선생님의 시간이 똑같이 가고 있기 때문에 너무 제한적일 것 같은데요. 그걸 어떻게 나눌 생각을 하셨어요?

◆ 윤홍균: 제가 한 분을 만나가지고 아주 깊은 해결책까지 제시를 다 해드리다보면 하루에 8분, 10분밖에 못 만나거든요. 많이 만나서 좀 여러 분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그러다보면 너무 짧게 보다보니까 해결책 제시까지 못나가고, 그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대부분의 고민을 안고 오시는 분들이 다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계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찾아오시기 전에 이런 습관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저런 습관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똑같은 질문을 하시다보니까 그거에 대한 것을 글로 써서 공개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쓰기 시작한 글이 100개가 되고, 200개가 되고, 지금은 500개가 넘는 글이 쌓이기 시작했고요. 또 책으로도 엮은 자존감이라는 원고가 쌓인 거죠.

◇ 이익선: 많은 분들을 이롭게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거군요?

◆ 윤홍균: 제 좌우명 중에 하나가 홍익인간이라서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사실 제가 이 ‘자존감 수업’의 맨 앞부분을 얼른 읽어봤는데요. 우리 윤홍균 선생님이 어릴 때 좀 나약하고, 자존감이 낮은 유년기를 보냈다는 고백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이 공감이 되었거든요. 저도 자존감에 대해서 엄청나게 고민을 하다가, 사전에서 자존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니까 ‘자신의 인격을 존중하고, 긍지를 가지고, 스스로의 품위를 지킴’ 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저는 그 해석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긍지를 가졌었나? 나는 나를 존중했었나? 이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존감은 어떤 겁니까?

◆ 윤홍균: 자존감은 우리가 정신과적으로 여러 가지 항목이 있는데, 조금 특이한 게 뭐냐면,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내리는 주관적인 평가예요.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 불안해 보일 수도 있고, 우울해 보일 수도 있고, 이건 다 정신과 의사가 판단을 하는데, 자존감만큼은 내담자 스스로가 알고 있는 거죠. 그래서 아무리 겉에서 보기에 훌륭해 보이고, 유용한 사람으로 보여도, 저는 제가 쓸모없어 보여요. 그러면 자존감이 낮은 거고요. 아무리 별로인 것 같고, 세상 참 힘들게 사는 것 같은데 저는 저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면 그분은 자존감이 높은 거예요.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자기 인생에 몇 퍼센트 만족하느냐? 그것이 자존감이죠.

◇ 이익선: 그러니까 사회적인 성공이나 잔고와는 상관없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행복한 거군요?

◆ 윤홍균: 행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죠.

◇ 이익선: 그렇군요.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내리는 주관적인 평가. 그 자존감이 낮아서, 혹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해서, 너무 힘이 들어서 이 책들을 많이 보시고, 그렇게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이유? 왜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아졌을까요? 처음부터 그랬을까요?

◆ 윤홍균: 일단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존감의 위기 상황이라고 말씀드렸던 게, 과거에는 대가족 사회이다 보니까 스스로의 사생활이라는 게 거의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무리 강해보이는 어머니도 슬퍼질 때가 있고, 힘겨워서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든요. 아무리 쿨한 둘째 누나도 사랑하고 연애하는 것에 있어서는 가슴을 끓이고, 쿨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각자 따로 살면서 남의 인생을 SNS로만 봅니다. SNS에는 다들 자기가 지내면서 제일 베스트 일상만 올려놓거든요. 그러니까 남들은 저렇게들 잘 사는데, SNS 보면 다 효자, 효녀고, 부모님들은 다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나만 마음이 여린가보다, 나만 불행한가보다 생각하니까 주관적으로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 이익선: SNS가 가지는 순기능도 많지만, 그 부분에서 서로 서로를 나약하게 만들 수 있군요?

◆ 윤홍균: 그렇죠. 이게 진정한 소통이 되지는 않고, 좋은 것만 보여주려다 보니까, 좋은 기능도 많고, 세계 각국의 사람을 연결할 수 있지만 인생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자존감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 이익선: 사실 저만해도 대가족에서 컸거든요. 윤홍균 선생님도 10명의 식구와 함께 살았다고요. (웃음) 많은 식구들이 함께 사는 게 자존감 형성이나 감성지수를 높이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죠?

◆ 윤홍균: 당시에는 힘든 게 많죠.

◇ 이익선: 당연히 힘들죠. 불편하죠.

◆ 윤홍균: 네,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알게 된 것 같아요. 20대든, 30대든, 40대든, 다 각자의 고충이 있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는 걸 미리 예습했던 것 같습니다.

◇ 이익선: 그런데 보통 저희가 여러분의 전성기가 언제인지 물어보면 다들 제각각이시긴 한데요. 그래도 돈 잘 벌던 때다, 돈을 잘 벌어서 여러 사람에게 베풀 수 있었을 때다, 이런 말을 많이 하세요. 경제적인 능력과 전성기를 연동시키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렇다면 많이 가진 사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 한쪽은 자존감이 높고 한쪽은 자존감이 낮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 윤홍균: 얼마나 성공을 했느냐? 돈이 얼마나 많은가? 그건 사실 현실적으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하기는 한데요. 자존감이라고 하는 것은 3가지 축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거든요. 첫 번째는 내가 얼마나 유용한 자원인가,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가, 거기서는 학벌이 높은 것, 좋은 직업을 가진 것, 돈이 많은 것이 자기 효능감이 채워지기 때문에 돈이 많은 부자들이 자존감이 높을 확률은 높습니다만, 그런데 자존감이 그것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요. 두 번째 항목이 자기조절감입니다. 그건 뭐냐면 내 인생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은근히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 중에는 내가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는데, 부모님의 기대, 은근한 압박, 그래서 인기 연예인, 인기 작가인데, 사실 내가 이런 노래 부르고 싶지 않았는데, 이런 글을 쓰고 싶지 않았는데.. 인기와 성공을 따라가다 보니까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가고 있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무조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자존감을 좌우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익선: 세 번째는요?

◆ 윤홍균: 세 번째는 자기 안정감입니다. 아무리 내가 유용한 자원이고, 내 마음대로 가고 있어도 내 인생이 불안하다. 언제 인생이 끝날지 모르고, 뭔가 중독으로 빠지는 것 같아서 내 건강이 해쳐지고 있고, 내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면 진정한 자존감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안정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자존감의 바탕이 됩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런데 실제로 블로그를 통해서 질문이 겹치는 게 많다고 하셨어요. 가장 두드러지게 빈도수가 높은 고민은 뭡니까?

◆ 윤홍균: 연령별로 다른데요. 20대, 30대 분들은 ‘저는 쓸모가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질문 많이 하시고요. 주부들 같은 경우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고요. 그런데 50대, 60대 주부들 같은 경우에는 ‘혼자 있는 게 너무 괴롭다’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며느리 분들이 들어와서 ‘혼자 좀 있고 싶다.’ 이야기 하시고, 시어머니가 오셔서 ‘며느리가 너무 안 와서 외롭다.’ 하시거든요. 인생에서 외로운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랑 같이 있는 게 나쁜 것도 아닌데 서로 정반대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분들을 좀 이어주고 싶어요. 이런 분들은 당신을 부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를 통해서 이분과 저분의 고민이 모이고 상충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익선: 화려한 모습만 보이는 SNS 말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군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자존감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자신 안에 감춰져 있다, 이렇게 강조를 하셨어요. 제목도 하루에 하나, 나를 사랑하게 되는 자존감 회복 훈련이라는 중간 제목이 있던데요. 어떻게 해야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습니까?

◆ 윤홍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큰 축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겁니다.

◇ 이익선: 흉내를 내봐라?

◆ 윤홍균: 그렇죠. 어떤 어머님이 아이를 키우면서 ‘나만 나쁜 엄마인 것 같아.’ 이런 생각 하시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정보를 엄청나게 알고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있기는 있어요. 그래서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만약 내가 육아전문가면 어떤 행동을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머릿속에 다 있어요. 전문가들의 지식을 다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육아전문가라면 지금 상황에서 아이에게 공감을 표현하겠구나, 이걸 알게 된다는 거죠. 사회생활을 할 때도 직장 상사에게 비난을 들었어요. 그러면 집에 와서 ‘내가 왜 그랬을까? 나는 쓸모없는 존재인가봐’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만약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이면 더 이상 직장 생활 안 하고 일단 푹 잘 것 같다. 그러면 일단 푹 자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 이유가 어떤 것 때문에 그럴까? 고민에 빠지지 말고 마치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처럼, 나의 롤모델처럼 생각하다보면 건강해지는 거죠.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러면 첫 번째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처럼 일단 행동해봐라? 그 다음에는요?

◆ 윤홍균: 그걸 계속 유지하는 겁니다.

◇ 이익선: 아, 그러면 어느 순간 내면화 됩니까?

◆ 윤홍균: 사람들은 생각을 바꿔야 행동이 바뀐다고 생각하는데요. 행동이 바뀌면 생각도 바뀌는 거죠. 나는 올바른 행동, 편안한 행동을 하니까 내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거죠. 내가 오늘 스튜디오에 계속 걸어오면서도 생각을 했어요. ‘나는 방송인이다. 나는 방송 베테랑이다.’ 생각을 계속 하고 오니까 여기에 와서도 베테랑인 것처럼 행동할 수 있는 거죠.

◇ 이익선: 맞습니다. 그런데 또 시쳇말로 ‘자뻑’이라는 말도 있어요.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들을 말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도 제가 만나본 성공한 사람 대부분이 소위 ‘자뻑’이더라고요.

◆ 윤홍균: 네, 일단 성공하신 분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본인 스스로가 그 성공을 받아들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나는 그만한 노력을 했고, 그만한 행동을 해서 이 위치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처음부터 내가 한 80%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죠. 그런데 그릇된 잘난척을 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분들은 내가 이 위치에 오를 상대가 아니었어, 이렇게 생각하다보니까 오히려 성공한 걸 부풀려서 이야기하죠.

◇ 이익선: 거기에 방어가 숨어 있었거든요.

◆ 윤홍균: 그렇죠. 본인의 불행을 가리려고 노력하면 그릇된 잘난 척을 하는 거고요. 본인이 정말 이 성공을 누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죠.

◇ 이익선: 그렇군요. 5541님, “자존감이 자존심과 같은 건가요. 제 아내는 자존심이 너무 세서 대화를 할 때 참 힘들어요.”

◆ 윤홍균: 사전적으로 봤을 때 자존심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내가 잘났냐? 네가 잘났냐? 상대적인 개념이고 자존감은 주관적인 평가라고 구분해 놨는데요. 실제로 쓰이는 어감에서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을 대 마지막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것을 자존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자존심만 세다는 건 그만큼 자존감이 떨어져 있어서 마지막으로 지키기 위한 방어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 이익선: 같은 음절로 시작하지만 이렇게 달라지네요. 0012님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참 쉽지 않아요.”

◆ 윤홍균: 네, 그만큼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자기 자신을 채찍질해서, 자신을 다그쳐서 성공하는 분들을 많이 봐 왔거든요. 그러다보니까 20대, 30대까지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다그쳐서 성공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중년에 접어들면 그 채찍에 자기가 맞아서 쓰러지는 경험을 합니다. 채찍과 당근이 다 있어야 하는데 채찍만 쓰신 거죠. 지금부터는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나 괜찮은 사라이야’ 하고 다독거리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독거려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 이익선: 끝으로 자존감을 가지려고 하는데 이걸 해치는 요인들이 있을 것 같아요. 경계해야 할 것 알려주시죠.

◆ 윤홍균: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자책하거나 미루거나, 요즘에 저는 열등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열등감이라는 건 크게 세 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첫 번째는 나한테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그런데 그건 아주 나쁜 거다. 후진 거다, 게다가 나한테 있는 특별한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시거든요. 예를 들어서 외모에 대해서 열등감이 있으신 분들은 ‘나만 특별히 눈이 작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눈이 외모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사실 사람들을 다 보면 그렇게 특별한 사람도 없고, 그렇게 좋은 사람도 없고, 특별히 중요한 것도 아니거든요. 그 세 가지 생각이 갇혀 있다 보니까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나쁘게 보는 겁니다.

◇ 이익선: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으신 거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 윤홍균: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 나가서 은메달 따고 우는 모습 보면 마음이 안타깝거든요. 사실 국가대표 선발된 것만으로도 대단하잖아요. 2016년 대한민국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지구의 대표인들입니다. 자기 스스로 상당히 잘 살고 있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익선: 알겠습니다. 갑자기 어깨가 으쓱, 힘이 납니다. 지금까지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윤홍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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