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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없으면 목숨 잃는다?’ 기본 안 지키는 어른 탓에 위태로운 아이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01 08:45  | 조회 : 2721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8월 1일(월요일)
□ 출연자 :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


-어른들의 사소한 부주의, 안일함에 아이들 목숨 위협
-어린이 통학버스 법조항 대폭강화, 그러나 의식과 행동은 제자리
-법규 이전에 충분한 교육과 홍보했어야
-법 매뉴얼 만들고 끝? 단속 제대로 안 해, 법적 제재 따르지 않는 것도 문제
-운전자 등․하원 기록일지 의무화, 잘 지켜지지 않아
-의무사항 지키지 않는 어른 탓에 애꿎은 아이들 희생
-어린이 교통안전, ‘재수 없으면 목숨 잃는다’ 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
-학원 통학버스 7-80% 운전자 아이 수송 후 일정 대가 받는 지입제, 현행법상 불법
-지입제, 막거나 철저하게 안전관리 해야
-출석 제대로 안 하는 등 기본 수칙 않아 사고 반복
-아이 생명 위태롭게 한 어른들 처벌은 관대해
-통학버스 안전 위해 시동 끄면 경고음 울리는 등 시스템적 장치 마련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며칠째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아이가 차량에 방치됐다가 정신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죠. 며칠 전, 광주에서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4세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통학버스에 하루 종일 방치돼 의식을 잃는 일이 또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문제,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어린이안전학교 대표를 맡고 계신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이하 허억):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거... 또 이런 일이 발생했어요. 지금 아이가 3일 넘게 의식이 없는 모양인데요.

◆ 허억: 네.

◇ 신율: 이 일이 왜 발생했다고 보십니까? 지금 법규적으로는 사실상 규칙만 제대로 지키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 허억: 할 수가 없죠. 하여튼 너무나 안타까운데요. 어른들의 사소한 부주의, 설마 하는 이런 안일한 생각이 한 아이를 이렇게 사경에 이르게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전에 세림이 사고 나면서 어린이 통학버스의 법조항을 대폭 강화시켰죠. 아주 강화시켰는데, 문제는 법만 강화시켰지, 법을 지켜야 할 운전자, 인솔교사, 시설장의 의식과 행동은 전혀 바뀌지가 않았습니다. 사실 지금 이 아이가 아마 카시트도 착용을 안 한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세림이법에 보면 6세 미만 아이는 반드시 카시트 착용도 의무화 되어 있습니다. 아마 카시트만 착용했으면 운전자가 고개를 돌렸을 때 아이가 보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법에 있는 내용들이 현실적으로 전혀 안 지켜지고 있다 보니까 이런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의식과 행동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 왜 그렇다고 보세요? 법규는 바뀌었는데 왜 의식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 거죠?

◆ 허억: 우선 법을 바꿨으면 사람들이 지키도록 해야 하는데, 결국 이걸 지키도록 하는 것은 충분한 교육과 홍보를 한 다음에, 안 지키면 강력한 법적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단속도 제대로 안 되고, 법적 제재도 안 따르니까 안 지키는 겁니다. 사실 차라리 이런 법이 없어서 사고가 났다고 하면 법을 만들면 되는데, 이런 법이나 매뉴얼은 다 만들어놓고서, 이걸 제대로 실행여부를 안 보다보니까 이런 사고가 나는 거고요. 이게 어떻게 보면 더 큰 문제인 거죠.

◇ 신율: 그런데 그런 교육이라든지 그런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이런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격무, 그리고 교사들이 격무에 시달리다보니까 결국은 이런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적인 요인은 없을까요?

◆ 허억: 물론 그런 부분도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 사고에서 보면, 운전자, 그리고 인솔교사도 동승을 했거든요. 그런데 인솔교사나 운전자가, 아이가 몇 명이 탔고, 또 어린이 보호 장구는 제대로 맸는지, 또 제대로 내리는지, 이건 정말로 지켜줘야 할 아주 기본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사항조차 안 지켜지다 보니까 이런 사고가 나는 건데요. 이 사고가 처음이 아닙니다. 몇 년 전에도 이런 사고가 나가지고 영유아 보육법을 바꿔서 반드시 운전자나 인솔교사, 특히 운전자가 등·하원 기록일지를 쓰도록 의무화 시켜놨거든요. 그러니까 반드시 몇 명이 탔고, 누가 탔고, 제대로 확인을 했는지, 안 했는지, 일지를 쓰도록 했는데, 이런 것도 역시 전혀 안 지켜지는 거죠. 그래서 결국은 이런 식으로 우리 어른들이 지켜야 할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다보니까 애꿎은 우리 아이들만 이렇게 희생당하는데, 제가 어린이교통안전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 아이가 재수 없으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아주 위험한 상황에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차타고서 졸리면 자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왜 운전자가 인솔 교사가 이렇게 확인도 못하고, 사실 설마 사고 나겠어? 하는 이런 안일한 의식이 문제인 건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신율: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카시트를 맸는지, 그것도 의심스럽다고 말씀하신 이유가, 그걸 만일 맸으면 그걸 풀어준다는 것 때문에라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나요?

◆ 허억: 그렇죠. 그리고 아이가 아마 카시트를 매고 있으면 당연히 운전자가 뒤를 돌아보면 보입니다.

◇ 신율: 아, 높이가 높아지니까 말이죠?

◆ 허억: 그렇죠. 그리고 인솔교사의 의무가 바로 그런 거거든요. 아이를 제대로 승차시키고, 자리에 앉게 한 다음에 카시트 착용한 것을 보고, 내릴 때 안전하게 승하차 시켜주고, 이게 결국 운전자와 인솔교사, 특히 시설장이 그런 것을 세세하게 챙겨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거죠.

◇ 신율: 제가 그리고 이것도 좀 궁금한데요. 예를 들면 학원 통학버스 같은 경우에는 사실 학원 일만 하는 게 아닌 경우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낮에는 다른 일도 하거나 이런 경우가 있는데요.

◆ 허억: 그렇죠. 사실은 다른 일을 더 많이 한다고 봐야죠.

◇ 신율: 그런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통학버스는 어떻습니까?

◆ 허억: 한 70~80%가 다른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흔히 지입제로 하고 있는데요. 지입제라는 건 아이를 수송해주고 운전자가 얼마씩 대가를 받는 겁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지입제는 불법입니다. 물론 지입제 운전자라고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이 분들이 시간에 많이 쫒깁니다. 쫒기다보면 과속, 난폭운전, 또 제대로 챙길 수가 없는 거죠. 마음이 조급해지면 보는 시야가 좁아지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행법상 불법인 지입제를 아예 못하게 하든지, 아니면 못하게 할 게 아니라면 이걸 양성화 시켜서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가지고서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하든지,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뭐냐면, 제가 볼 때는 그렇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가 어떤 버스를 타면 항상 운전기사분이 머릿수를 셉니다. 그렇게 세고서, 다 탔는지, 안탔는지, 누가 빠졌는지, 다 체크를 하잖아요? 그런데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도 출석을 제대로 불렀다든지, 이랬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탔는데 애가 없어졌다면 찾아야 할 거 아니에요?

◆ 허억: 그렇죠.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수칙조차 안 지키니까 그런 겁니다.

◇ 신율: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 출석도 제대로 안 부르는 모양이죠?

◆ 허억: 그렇죠. 당연히 다 탔으려니 생각 한 거죠. 그래서 전에도 한 번, 아이가 현장학습에 갔다가, 어린이집에 갔다 왔는데 어린 딸이 안 내리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딸이 어디 갔냐고 하니까 그제야 인솔교사가 ‘어디 갔지? 어디 갔지?’ 확인하다가 현장학습 장소에 가보니까 연못가에 빠져서 아이가 죽어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몇 명이 타고 갔고, 다시 몇 명이 탔는지, 이건 기본적인 건데, 우리가 이런 기본수칙을 너무 안 지키다보니까 이런 식의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거죠.

◇ 신율: 그래서 지금 교수님께서도 교육도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 보면 교육만 가지고 될 것 같지 않아요. 엄벌에 처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구속이 만능이다, 이런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만, 이번 사건도 불구속 기소가 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렇죠.

◆ 허억: 네.

◇ 신율: 그러니까 이건 진짜 좀 엄벌을 해서 겁이 나서라도 잘 챙기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허억: 그렇죠. 더군다나 한 아이의 생명이 지금 위태로운데, 결국 잘못한 어른들은 이런 식으로 관대하게 처벌이 되고, 그러다보니까 이런 교통사고, 이런 것에 대해서 너무나 둔감해집니다. 그래서 차제에 피해자에 걸맞은 가해자 처벌을 할 수는 없지만, 그에 준하는 처벌을 해서 보다 경각심을 가지고 운전하는 게 중요한데요.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아이가 잠들어 있는 사고는 근원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 신율: 부모들이 어떻게 하는 경우는 있지만 통학버스에서 이러는 건 없다는 말씀이시죠?

◆ 허억: 그렇죠. 그 이유가, 어린이통학버스의 안전관리 기준에 의하면, 통학버스의 가장 뒤쪽에 체크 버튼을 설치해놓고요. 운전자는 반드시 이 체크 버튼을 누르고 내려야 합니다. 결국 끝까지 가서 확인하라는 거죠. 이걸 안 누르면 차에서 경고음이 울립니다. 인간은 항상 부주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걸 시스템적으로, 시동을 끄면 경고음을 울리는, 이런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 신율: 이거 어려운 거 아닌 거 같은데요. 우리도 이런 장치가 필요해 보이네요.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억: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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