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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가족의 명예회복을 돕는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6-24 10:39  | 조회 : 550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6월 24일(금요일)
□ 출연자 : 이충원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내일, 6.25가 발발한지 66주년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가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6.25 전쟁과 관련해서 다양한 아픔들을 우리가 알고 있지만, 납북에 대해서는 사실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기회에 잘 알려보고자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의 이충원 사무국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충원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이하 이충원): 네, 안녕하세요. 귀한 자리 초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정병진: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 어떤 기관인가요?

◆ 이충원: 네, 저희 위원회는 2010년 3월에 공포된 6.25전쟁납북피해진상규명 및 남북피해자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하였습니다. 이제 출범한지 6년이 되어 갑니다. 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크게 두 가지가 되겠습니다. 첫째는 6.25 전쟁 시기 북한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납북 사건의 진상과 납북자와 그 가족의 피해를 규명하고, 둘째로는 이분들의 명예회복을 통해 인권 회복과 국민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저희 위원회는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통일부 장관 등 5명의 정부 위원과 9명의 민간 위원으로 그 아래에 사무국을 두고 있습니다. 사무국에는 통일부, 행정자치부, 경찰청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도 있지만, 민간인 조사관도 많이 있습니다. 그동안 조사관들이 납북 피해로 신고된 건들의 사실 조사를 위해 발로 뛰어 많은 분들이 납북자로 결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위원회에서 납북자를 심의, 의결하고, 납북자 명부 작성과 함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납북피해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사무국에서 신고에 의한 사실조사뿐만 아니라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자료수집분석과 더불어 진상조사보고서 편찬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납북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기념관 건립 등 여러 가지 기념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이게 국무총리실 소속이군요?

◆ 이충원: 네, 그렇습니다.

◇ 정병진: 그런데 또 방송 들으시는 분들은 조금 생소한 부분이, 납북되었다는 게 정확하게 어떤 건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이게 어떤 개념인가요?

◆ 이충원: 납북자는 크게 전시와 전후 납북자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전시 납북자는 6.25전쟁 납북자라고도 하는데요. 6.25전쟁 기간 중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북한에 의하여 강제로 납북되어 북한에 억류, 또는 거주하게 된 분들입니다. 전후 납북자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북한에 의해 강제로 납북되어 북한에 억류된 분들이 되겠습니다. 전후납북자는 예를 들면 1969년 대한항공 납치사건, 1972년 오대양호 선원 납치사건 등, 휴전협정 이후에 납치된 납북자를 말합니다. 전후 납북자의 생사확인이나 귀환 노력, 가족들 지원 등은 통일부 이산가족과에서 담당하고 있고요. 저희 위원회에서는 전시납북 사건의 진상규명 및 납북 피해자 결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쟁 당시에 북한군이 들어와서 우리 국민을 납치해 가고, 그런 부분이 납북자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그러면 이게 정확한 통계는 어렵겠지만, 대략 몇 명 정도 됩니까?

◆ 이충원: 북한이 남한 점령지역에서 강압적인 방법으로 우리 국민들을 북한 지역으로 납북시켰고, 납북자들에 대한 정보나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6.25전쟁 기간, 또는 그 직후에 작성된 피랍 명부에는 강제로 납치되었던 약 10만여 명의 명단이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 위원회에서는 정확한 납북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 분석을 실시한 바, 피해자 규모는 10만 여명을 상회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10만여 명 정도, 피랍 명부는 누가 작성한 겁니까?

◆ 이충원: 전후에 행정조직에서도 했고요. 11가지 정도의 명부가 필요에 따라서 작성된 게 있습니다. 제일 많은 게 10만 명 정도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고 조사하는 게 저희 작업이 되겠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울 것 같아요. 북한에다가 공식 요청해서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사실을 조사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충원: 일단 저희가 명부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명부를 작성할 때도 당시에 신고하시는 분들이 시간이 지나서 연령대가 다를 수 있고, 또 이름을 예전에는 한자로 썼는데, 사실 한자를 많이 아시는 분이 없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같은 사람인데 나이가 다르게 표기되었고, 한자 이름이 다를 수 있고, 주소지도 다르고, 그래서 이런 것을 조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정병진: 신고는 피해자 가족들이 한 것이죠?

◆ 이충원: 네, 가족들,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가 납북되었다고 신고하면 저희가 사실조사를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문헌자소를 하고, 그 다음에 그분들이 거주했던 거주지에 가서 보증인들을 만나보는데, 시간이 오래 경과하다보니까 그분들이 살아계시지 않고, 이렇게 사실 확인하기에도 어려움이 많고 그래서,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조사관들이 최대한 노력해서 현장을 발로 뛰면서 진상을 파악하고 조사해서 결정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우리가 알만한 분들이 납북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냈던 김규식 선생이랄지, 어떤 분들이 있습니까?

◆ 이충원: 저희 위원회가 출범한 뒤에 약 5,505건 접수되어서 그 중에 4,782명이 납북자로 인정되었습니다. 이 중에 아실만한 분으로는, 말씀하신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선생, 조선사연구를 저술한 위당 정인보 선생, 소설가 춘원 이광수 선생,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사건을 주도했던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납북자들이 6.25 전쟁 당시 청장년층이었고, 66년이 지난 지금 그분들의 자녀 세대 역시 60, 70대의 고령인 상황이고, 보증인을 해주실만한 분들도 돌아가신 경우가 많아서 어려움이 많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이렇게 정말 어렵게 조사를 해서 찾게 되고 인정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뭔가 혜택이 있는 건지, 아니면 뭔가 보상 조치가 이루어지는 건지, 명예회복인지, 어떻습니까?

◆ 이충원: 네, 그분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반인도적인 납치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었지만, 전시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여 개별적인 보상은 안타깝지만 없습니다. 그 대신 납북자 및 가족 분들의 명예를 회복해드리기 위해 정부는 기념관 조성 등 납북 피해 희생자 추모 및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남북 간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이뤄질 경우,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우선 추천하고, 남한에 남겨진 가족들이 사후에라도 납북자들을 찾고, 가족 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가족들의 DNA를 채취하여 보관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8013번님이 방송 듣다가 문자를 주셨는데요. “납북이 되면 정부에서 어떤 조치를 합니까?”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답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배우 이정길 씨가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것 같던데, 어떤 인연이 있습니까?

◆ 이충원: 이정길 님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 동안 저희 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특히 이정길 님은 가족 드라마 출연을 통해 노인층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또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이라는 점에서 납북자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정길 홍보대사님은 그동안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시고, 통일부 행사 등에도 많은 참여를 하셨으며, 6.25전쟁 납북자나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저희 위원회 홍보대사직을 맡아서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해주고 계십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납북으로 피해를 본 분들의 가족들을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 만나시면 대부분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십니까?

◆ 이충원: 우선 납북자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북한에 계신 가족 분들에 대한 생사확인 관련 요청이 되겠습니다. 제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 납북자 가족 이야기가 있습니다. 납북된 아버지가 시집갈 때 주려던 예쁜 사기그릇에, 아빠는 누구에게나 사랑과 기쁨을 주기 바라는 딸이 되길 바란다는 내용을 새겨놓은 그릇을 잠자고 있는 어린 딸의 머리맡에 두고 가신 아련한 기억으로 인해서 매년 6월 28일 남북희생자 기억의 날이 되면 사기그릇에 술을 담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위원회 사무국장으로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66년이 지났지만 언젠가는 꼭 돌아올 거라는 믿음 하나로 지내온 시간이 정말 헛되지 않도록,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한 진실을 말해주기를 가족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정병진: 참,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6.25 전쟁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겪어보거나 관련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잊혀지기가 쉽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기억해볼만한 것들, 뭐가 있을까 싶은데요. 그 중에 하나가 기념관이에요. 6.25전쟁 납북피해 기념관을 건립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고, 진상조사 보고서는 언제 나옵니까?

◆ 이충원: 저희 위원회에서는 6.25 전쟁 납북사건의 진상과 납북자 및 납북자 가족의 피해를 규명하고, 이들의 명예회복을 통해 인권 회복과 국민 화합에 이바지하기 위해 진상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실조사 및 기록조사에서 규명된 내용들을 정리하여 보고서 초안을 마련하는 작업들을 진행하였으며 향후 작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수정,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금년 말까지 수집된 자료를 분석 완료한 후 내년 6월까지 대통령과 국회 보고 후에 공표하게 되겠습니다. 진상조사보고서의 작성 시한이 내년 6월 12일까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납북자 가족들의 염원을 담은 가칭 전쟁납치와 인권기념관입니다. 이 기념관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임진각 내 4521평방미터 건축 규모로, 지상 2층, 2개 동으로 구성되며, 금년 9월에 착공하여 내년 9월 말 준공을 거쳐, 10월에 개관하여 전시를 포함한 교육, 공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문자가 또 들어왔는데요. 1592님, “관련해서 저도 접수해보고 싶은데, 자격 요건 같은 게 있나요?” 이거 물어보셨고요. 비슷한 내용입니다. 9174님 같은 경우에는 “도움을 받고 싶은 분들, 신고 같은 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이렇게 문의를 주셨거든요.

◆ 이충원: 안타깝지만 저희가 위원회 출범한지 6년이 되었고요. 6년 동안 꾸준히 홍보를 했는데, 저희 위원회가 영구조직이 아니고 한시 조직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내년 6월 말 보고서를 마치면 위원회는 해체되고 현재 법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노력을 해서 신고를 받았지만 작년 12월까지 신고는 마무리 했습니다. 그래서 마감이 되었다고 해서 가족들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일단 법으로 규정된 위원회 시한인 내년 6월까지는 일단 업무를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 다시 소관하는 부서에서 이후 문제를 또 해결해 나갈 예정입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아직 그건 정해지지 않았겠군요?

◆ 이충원: 네, 그렇습니다. 현재 법으로는 내년 6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이걸 몰라서 아직까지 신고를 못했던 분들은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하는 상황이군요?

◆ 이충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일부 그렇게 받아놓기는 하지만, 정식적으로 저희가 결정을 하게 될 시간적인 여유는 없게 되겠습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끝으로 납북 피해자뿐만 아니라 방송 듣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 이충원: 네, 저희 위원회는 납북자와 그 가족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리기 위해서 2017년 10월 개관할 기념관과 더불어 한 분 한 분의 남겨진 기억들을 후대에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사업을 위한 위원회의 작은 걸음들이 지금은 조금씩 보폭이 넓어지고,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납북자 가족들이 향후 추진될 진상조사 보고서나 기념관 건립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신다면 모두가 바라고 염원하는 일들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척이 어느 날 북한에 납치되어 66년 동안 생사도 알지 못한 채 고통 받아오신 납북자와 가족 분들의 아픔을 온 국민 여러분이 함께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 그분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가오는 6월 28일이 6.25 전쟁 납북 희생자 기억의 날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날만큼은 기억해주시고 우리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해주시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앞으로 위원회의 노력을 지켜봐주시고, 국민 여러분의 더 큰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건축 중인 기념관, 잘 마무리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충원: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이충원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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