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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시민들 충격, 레킷벤키저 수치스러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11 09:04  | 조회 : 3642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5월 11일(수요일)
□ 출연자 : 김수정 영국 런던 통신원


-英 주총 회의 중 항의방문단 서한 낭독 돼
-레킷벤키저 CEO "유감", 공식사과 없어
-英 사회 술렁, 내막 처음 알게 돼
-英 언론, 피해자 방문에 열띤 취재, 집중 보도
-英시민들 충격, 레킷벤키저 수치스러워
-항의방문단, 덴마크서도 집회 벌여
-항의방문단, 덴마크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폐업에 소송방안 찾는 중
-英교민들, 가습기살균제사건 "후속작업 계속해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서 옥시가 살균제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데요. 얼마 전, 피해자 한분과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이 항의방문단을 꾸려 영국 옥시 본사에 직접 찾아가 항의를 하기도 했죠. 영국 내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항의방문단을 이틀간 동행 취재한 영국 런던의 김수정 통신원과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수정 영국 런던 통신원(이하 김수정): 네, 안녕하세요. 런던입니다.

◇ 신율: 지금 항의방문단하고 같이 동행취재를 하셨다고 하는데요. 그렇죠?

◆ 김수정: 네, 이틀 정도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 신율: 항의방문단이 현지에서 어떤 일을 했죠?

◆ 김수정: 말씀하셨다시피 피해자 가족인 김덕종 씨와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 두 분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영국과 덴마크를 항의 방문했는데요. 5월 5일에 영국의 옥시본사, 레킷벤키저 연례 주주총회 행사장을 찾아, 한국에서 일어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알렸습니다. 방문단은 도착하자마자 레킷벤키저의 대변인을 만나서 항의서한과 요구서를 전달했고요. 이 서한은 주총 의장에 의해서 회의 중에 낭독되었습니다. 다음 날에는 레킷벤키저의 본사를 찾아, 라케시 카푸어 CEO를 직접 면담했고요. 런던에 있는 테스코에서 세 차례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변호인단과 만나서 이 사건을 영국 검찰에 정식으로 고발하는 소송 건을 추진 중이고요. 영국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서 후속 조치를 함께 하자는 연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언론보도를 보니까 레킷벤키저의 CEO가 공식사과는 거부한 모양이더라고요?

◆ 김수정: 'regret'이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유감이라는 의미죠. 그래서 이게 어떤 시각으로 보면 사과고, 어떤 시각으로 보면 진정성이 담겨있는 사과냐?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는 거죠.

◇ 신율: 네, 그런데 옥시레킷벤키저라는 회사, 이게 영국에서도 큰 회사인가요?

◆ 김수정: 그렇죠. 작년 기준으로 44빌리언 파운드, 우리 돈으로 7조억원이 넘는 엄청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고요. 사실 회사 이름보다는 회사에서 파는 생활용품으로 시민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기업입니다. 건강이나 위생과 관련되어서, 주로 세재나 방향제 같은 생활필수품을 생산해서 팔고 있고요. 데톨, 듀렉스, 유로팬, 이런 제품은 모든 슈퍼에서 대부분 팔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일상적인 상품들입니다.

◇ 신율: 그렇기 때문에 영국 언론들도 이걸 좀 보도했나요? 반응이 어때요?

◆ 김수정: 이번에 방문단의 영국 방문을 통해서 좀 보도가 많이 되었고요. BBC를 비롯해서 로이터, AP통신 등 주요 언론들이 현장에 나와서 취재 경쟁을 벌일 정도였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나 텔레그래프 같은 많은 신문들이,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가 이 문제에 대해서 한국에 사과하다’라는 식의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고요. 이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한국에서는 어떤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세부적인 내용을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영국 현지인들에게도 이 사건이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 김수정: 그렇죠. 현장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사건이 어떻게 된 거냐? 이런 질문을 하고, 사진을 찍고 그랬습니다. 자세한 내막을 들은 영국인들은 다들 커다란 충격에 빠지는 모습이었는데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어요. 다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고요. 어떤 중년 부인은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의 반응이, 영국 회사가 이런 비극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수치스럽다, 부끄럽다,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제가 한 가지 안타까운 게 뭐냐면, 저도 그 항의방문단을 봤는데, 이분들이 노란 조끼를 입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우리나라말만 쓰여 있더라고요. 그걸 좀 영어로 썼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 김수정: 그럴 수도 있는데요. 그분들의 피켓에는 영어 문구가 있었고요. 전단지 같은 것을 만들어서 배포하기는 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래서 영국인들이 그렇게 충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레킷벤키저도 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 김수정: 글쎄요. 모르긴 몰라도, 인식이 좋아지지는 않겠죠.

◇ 신율: 제가 이걸 왜 여쭤봤냐면, 우리나라에서는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영국에서는 어떤지 궁금해서 여쭤봤거든요.

◆ 김수정: 아직 영국에서 불매운동의 조짐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현지 환경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번 방문에 현지 언론들이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불매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명분이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보는데요. 다만 한국이나 유럽의 안전규정이 다르고, 판매되는 제품도 사실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어떻게 유해하다는 근거가 나와야 확실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 신율: 그리고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던 덴마크에도 항의방문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수정: 네, 덴마크에도 가서 가습기 살균제 중 하나인 세퓨의 원료판매회사인 케톡스를 고발하고자 덴마크도 찾았는데요. 문제는 이 케톡스가 폐업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회사 앞에까지만 가고, 주 덴마크 한국대사를 만나서 진상규명을 부탁하고, 덴마크 정부 환경식품부 환경청을 찾아가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또 덴마크 환경단체인 덴마크 지구의벗들과 연대해서, 국회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 신율: 그게 폐업을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폐업을 해도 법적인 소송이나 이런 게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 김수정: 네, 그 부분 때문에, 소송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단체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검찰이 형사고발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런데 환경청과 검찰청에서는 이번 사건이 접수가 되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니까, 어떻게 소송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영국 현지에서도 여론을 조금 더 일으켜야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 김수정: 항의방문단이 방문을 했을 때, 현지 교민들의 말씀도 이게 후속 작업을 계속 해야 한다, 이 사건 자체가 너무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교민들이나 유학생들이나 항의의 행동을 보여서 여론 형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논의들이 오고 갔습니다.

◇ 신율: 네, 어쨌든 영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에 이 문제를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21세기인데 이런 원시적인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도 사실 5년 후에나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도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늦었더라도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다시는 지구상에 이런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수정: 네,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영국 런던의 김수정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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