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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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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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로스쿨 도입 추진한 이은영 前 의원"대수술 안 하면 없어지는 게 낫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03 20:24  | 조회 : 3274 
[뉴스정면승부] "로스쿨 면접관에 미리 전화나 청탁 있어"

- 친인척 신상 공개, 합격에 미치니까 썼지 왜 썼겠나?
- 면접관에게 미리 전화나 청탁 있어, 분개할 일
- 로스쿨 폐지보다 올 것이 온 것일 뿐
- 로스쿨 제도에 실망했다고 과거 폐해를 미화해서는 안 돼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3일 (화요일)
■ 대담 : 이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교육부가 어제 로스쿨 입학 선발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3년간 24명의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 했는데요, 교육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요. 현대판 음서제라며 로스쿨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스쿨 도입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던 전문가죠.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은영 교수 연결해서 현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이은영)>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이은영 교수님은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이셨을 때 로스쿨 도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로스쿨 도입의 추진 배경, 뭐였나요?

◆ 이은영> 제가 로스쿨과 관련된 법안을 만들고 그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장시간 노력했는데요. 우선 사법시험의 폐해가 너무 심했습니다. 고시낭인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요. 또 우리 경제가 점점 발전하고 다양화되면서 각 분야의 학부에서 공부하고 나서 법을 추가해서 공부함으로써 법률가가 다양한 소양이 있는, 각 학부의 다중 전공 소양을 가지고 있는 그런 전문가로 양성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 법과대학은 학부제로 되어 있어서, 정말 만병통치를 하는 일반 법률직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법학전문대학원이 되어서 바람직한 길을 갔으면 좋은데, 이런 잡음이 생기네요.

◇ 최영일> 지금 또 로스쿨에 재직하고 계신데요. 지금 로스쿨의 입학전형이, 저 같은 일반인은 응시해보지 않아서 모르는데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 정량, 정성, 둘 다 학교별로 재량으로 시험을 보나요?

◆ 이은영> 학교마다 합격 기준이 있습니다. 그런데 법학적성시험, 소위 LEET라고 하는 것은 마치 대학입시시험처럼 모두 모여서 함께 봐서 성적을 받고요. 또 영어 성적도 공인으로 받는 게 정량평가예요. 그리고 정성평가는 각 대학이 서류로 1차 심사를 하고, 그리고 심층 면접을 통해서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는 거죠.

◇ 최영일> 네, 그러면 지금 정량평가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변별력이 떨어지고, 정성평가에서 주로 갈린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던데, 이건 사실입니까?

◆ 이은영> 사실 정량평가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나고 있어요. 그런데 정성평가 기준이 꽤 있기 때문에 정성평가 점수를 잘 받느냐, 안 받느냐 하는 것이 입학의 갈림길이 되죠. 경쟁이 적을 때는 별 문제가 없는데, 경쟁이 세서 학생들이 합격권 내에 몰려있을 때에는 근소한 차이로도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니까요. 학교마다 조금씩 사정은 다르지만, 결국 정성평가 점수도 배점은 있지만, 모든 학생들의 배점을 크게 벌려서 채점할 것인지, 아니면 근소한 격차로 채점할 것인지 하는 것이 면접관의 재량인데요. 결국은 합격권에 들게끔 점수를 받는 게 우선 응시자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거죠.

◇ 최영일> 어제 교육부 발표를 보니까 합격 여부와의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결국 이 자기소개서가 문제인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외삼촌이 판사거나 국회의원, 시장이다, 이런 것을 쓰는 것이 합격에 영향을 미쳤다, 혹은 미쳤을 수 있다, 이렇게 보세요?

◆ 이은영> 네, 합격에 영항을 미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쓰지 왜 썼겠어요.

◇ 최영일> 아, 그러네요.

◆ 이은영> 그리고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여러 당국자들이 좀 사태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이 정성평가는 심층면접을 통해서 학생들의 논리력과 앞으로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라는 것인데요. 아무리 면접이라고 해서 그냥 집안 식구가 몇이냐? 이런 것을 묻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건 이미 서류 심사로 출신 학교나 그 학교에서의 성적, 활동 사항, 이런 것이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주어진 면접 문제를 통해서 학생들이 어떻게 대답하고, 반박하는지, 이런 학생들의 능력을 면접으로 평가하는 거예요. 마치 영어회화 시험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유창하게 영어 회화를 통해서 자기 생각을 밝히는가를 평가하는, 그런 시험이나 똑같은 것인데요. 그런 곳에서 왜 자기 아버지나 할아버지 이야기를 합니까?

◇ 최영일> 그런데 지금 현재 면접에서는 ‘우리 할아버지가 전직 대법관입니다. 우리 아버님이 무슨 법무법인 대표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요?

◆ 이은영> 다른 학교는 모르겠지만, 저도 외국어대학교에 봉직하면서 처음에 몇 번 면접에 참여해봤습니다. 요 근래에 잡음이 생기는 것은, 저는 그 문제에서는 일단 빠져 있는데요. 저희 학교는 완전히 주어진 문제, 미리 사례문제를 줍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잠시 필기로 써가지고 와서, 학생들 3명 혹은 5명이 토론을 벌이게 하거든요. 그리고 면접관들이 논리의 허점을 지적하고 하면 자기가 그것을 보충해서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그런 방식을 테스트하고 있어요.

◇ 최영일> 네, 그런데요. 지금 전수조사라고 하는 교육부 조사가 주로 자기소개서의 이야기를 밝혔는데요. 경북대 로스쿨의 신평 교수의 저서를 보니까요. 교수를 상대로 공공연한 청탁이 있었다고 하는 폭로도 있거든요. 그러면 그런 전화로 하거나 구두로, 찾아와서 하는 청탁, 혹은 아는 내부 교수를 통한 청탁, 이런 부분들은 공공연히 있다고 보세요?

◆ 이은영> 저는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건 절대 근절되어야 하고요. 이번에는 남아있는 증거가 자기소개서 뿐이기 때문에 교육부나 대학당국에서 자기소개서를 다시 한 번 검토하고 구체적인 가족, 배경에 대해서 쓴 게 있는가만 걸러냈는데요. 면접에 들어오기 전에 면접관에게 미리 전화나 이런 것을 통해서 부탁한다는 청탁이 들어오는 것, 이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분개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네, 대한법학교수회가 로스쿨 제도를 폐지하라, 이렇게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교수님은 대한법학교수회 소속이신가요?

◆ 이은영> 네, 거기 회원입니다.

◇ 최영일> 그러면 어떤 입장이세요?

◆ 이은영> 저는 폐지보다도, 이번 문제가 터진 것은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로스쿨이 지금 8년차가 입학해 있습니다. 그동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이었지만, 문제점들이 많이 드러났거든요. 그걸 이번 기회에 대수술을 하지 않고 이대로 나간다면 없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 최영일> 폐지가 아니고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 이은영> 네.

◇ 최영일> 그런데 그러다보니까 이게 사법시험 존치 문제로 확전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은영> 네, 그 논의도 있습니다. 저도 거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잘 듣고 있는데요. 이제 로스쿨의 문제가 너무 크게 부각되니까 과거 사법시험의 폐해에 관한 것을 우리가 잠시 잊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제도가 정착하려면 우리가 이것저것 문제점을 다듬어서, 적어도 한 30년은 운영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고요. 너무 섣불리 이쪽에서 실망했다고 해서, 다시 과거의 문제점을 제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사법시험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조금 무책임한 것 아닌가, 과거의 것을 그냥 다 아름다운 것으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그러면 사법시험은 예정대로 폐지하되 로스쿨 제도를 대대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시군요?

◆ 이은영> 네, 저는 입장입니다.

◇ 최영일>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은영>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이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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