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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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한국로봇 '휴보' 미국 일본 제치고 1위“-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6-08 17:12  | 조회 : 7412 
[생생인터뷰]"한국로봇 '휴보' 미국 일본 제치고 1위“-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김윤경> 생생인터뷰, 오늘의 인터뷰는 한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재난로봇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도 말씀드렸는데, 지난주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포모나시에서 재난로봇대회, 이게 DARPA Robotics Challenge라고 해서 DRC라고 하는 대회인데요. 이게 열렸습니다. 여기에는 로봇 강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서 24개 팀이 참가를 했는데, 우승은 우리나라가 했습니다. KAIST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장인 오준호 교수님이 이끄는 ‘휴보’가 상을 탔습니다. 우리나라가 로봇 강국으로 가는 길이 더 가까워졌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아직 대회 이후에 미국 현지에 계시는 휴보 아빠 오준호 교수님과 직접 인터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 교수님.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이하 오준호)> 예. 안녕하세요.

◇김윤경> 예. 우선 이 세계재난로봇대회에서 1등 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오준호> 감사합니다.

◇김윤경> 휴보한테도 좀 전해주고 싶은데.

◆오준호> 지금 귀국 준비하고 완전히 기계를 정비하느라 해체되어 있어서, 좀 전하기가 어렵죠?

◇김윤경> 아, 휴보가 지금 해체가 되어있군요. 이게 세계재난로봇대회라고 하니까 좀 색다른데. 이게 어떤 대회인가요?

◆오준호> 이 재난이라고 우리가 생각할 때는 화재라든가, 건물 붕괴를 생각하지만. 원래 취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건물이나 이런 것은 파손되지 않았지만, 그 지역이 심하게 오염되거나. 그래서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때 로봇이 투입돼서 어떻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취지로 해서 만들어진 경기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재난 형태와 조금 다르게. 경기 내용이 자동차를 타고 현지에 들어와서, 로봇 스스로 자동차에서 내려서, 문을 열고 들어가서, 벽을 뚫고 거기에 있는 밸브를 잠그고, 또 험한 길을 걸어가면서 장애물을 치우고, 층계를 통해서 나오는. 이런 복합 미션이 되죠.

◇김윤경> 그게 혹시 그러면 후쿠시마 원전의 환경을 재현해놓은, 그런 공간인가요?

◆오준호> 그렇습니다. 그 형태를 보고 그것을 소규모로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이죠. 그것을 보통 중복되어 있지만 하나씩 나누어서 형태를 만든 것입니다.

◇김윤경> 그러면 처음에 운전을 해야 할 것 같고요. 밸브 잠그기 얘기를 하셨고, 그 밖에 또 어떤 도전 과제들이 있었나요?

◆오준호> 운전을 하고 가는 것도 스스로, 로봇이 다른 장비 없이 로봇의 눈으로, 손으로 운전을 하고, 로봇의 발로 브레이크를 밟고 액셀을 밟으면서 목적지까지 가고요. 가서는 스스로 차에서 내려야 합니다. 그렇게 하고 문을 열고 건물에 들어가면 그 앞에 벽이 막혀있는데 벽을 뚫고, 그 안에 있는 밸브를 또 열어야 하고. 그 다음에 울퉁불퉁한 길을 건너가야 하고. 앞에 장애물을 손으로 치우고. 그리고 문을 통과해서 층계를 나와야 하고. 이런 순서로 되어 있죠.

◇김윤경> 휴보 힘들었겠는데요? 어떤 것을 제일 힘들어 하던가요?

◆오준호> 과정에서는 그게 서프라이즈 미션이라는 게 있어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임무가 주어집니다. 그 임무가 전기 소켓에서 한 전기를 뽑아서 다른 전기 소켓에 꼽아야 하는. 이런 미션이 갑자기 주어진 거예요. 그런 것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김윤경> 그렇죠. 잘 해내던가요?

◆오준호> 그래서 성공적으로 했기 때문에 저희가 끝까지 간 거죠.

◇김윤경> 그러면 이 과정을 쭉 돌고 나오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오준호> 전체 시간, 경기 종목의 제한 시간이 1시간입니다. 1시간 동안 미션을 다 못 마치면 마친 개수로 평가를 하고요. 다 맞췄을 경우에는 누가 더 빨리 했나, 라고 하는데. 완주한 팀이 세 팀입니다. 그 중에서 저희가 제일 빠르게 43분 만에 임무를 완수한 것이죠. 그래서 저희가 1등 하게 된 것입니다.

◇김윤경> 예. 그러면 2위, 3위는 우리나라 팀인가요? 어느 나라 팀인가요?

◆오준호> 저희가 1위를 했고요, 2위는 미국 팀이고, 3위도 미국 팀입니다. 2위 한 팀이 원래 보스턴 다이나믹스라고 해서. 유명한 곳이죠. 거기서 만든 아틀라스 로봇을 가지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IHMC라고 하는, 인간 기계 인식 연구소라는 그것만을 연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가 당연히 우승 후보였는데, 그걸 저희가 이긴 거죠. 3등은 로봇으로 유명한 카네기 멜론 대에서 설립한 자회사에서 만든 완전히 괴물 같은 로봇이 있습니다. 그 로봇이 3등을 했습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우리나라 선수 휴보가 정말 장하네요. 저 사실은 오준호 교수님 연구실에 가서 휴보 만난 적 있어요. 갔다가 한 번 망가뜨릴 뻔 했었는데. 그 때 보니까 정말 인간다운 로봇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과제잖아요? 재난 극복하는 과제도 있지만요. 그래서 알버트 휴보, 이런 것도 만드시고 그랬던 걸 봤거든요.

◆오준호> 예. 그렇죠.

◇김윤경>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해내느냐. 이런 게 관건이 됐던 그런 대회였죠?

◆오준호> 그렇죠. 그래서 사실은 우리가 이번에 재난 대회라고 이름은 공식으로 돼있지만, 사실 하는 임무를 보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특수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평상시에 로봇이 하는 일과 별 다름이 없습니다. 운전을 한다든가, 차에서 내리고 문을 열고, 아까 들으셨듯이.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확장된, 더 기능이 강화된 인간형 로봇이라고 볼 수 있죠.

◇김윤경> 이게 휴보가 처음 태어나서 여러 발전을 하면서 휴보가 만들어졌잖아요? 이번에 미국 대회에 출전한 휴보는 얼마나 연구 기간을 들여서 개발한 로봇인가요?

◆오준호> 저희가 휴보Ⅱ라는 로봇이 2008년도에 나온 이후로 조금씩 개량이 됐고요. 2013년도에 DRC 대회에 예비 평가전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해서 저희가 개발을 시작했었고. 이번 모델은 개량된 모델로부터 더 발전된, 지난번 1년 반 전에 경험으로 배운 것을 기반으로 더 확장해서 만들어진 로봇이죠. 그래서 훨씬 더 힘도 세고, 키도 크고,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이 마지막 로봇에 관한 연구는 지난 1년 반에 걸쳐서 저희가 수행을 했습니다.

◇김윤경> 혹시 예선 거치고 휴보가 힘들어하던 과제나 좀 모자랐던 기술이 있었다면 그것을 많이 보충하셨을 것 같은데. 개발하시면서 힘들었던 부분이나 보충을 해야 했던 부분. 이런 것은 어떤 게 있었나요?

◆오준호> 저희가 1년 반 전에 있던 평가전이 없었다면, 아마 오늘의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겪었던 어떻게 보면 참담한 실패라고 할까요? 우리가 뜻하지 않게 경험했던 것들. 그것들이 이번에 로봇을 새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아주 기본적인 방향이 됐던 것 같아요. 이번에 느낀 것이, 이번에 아주 우수한 로봇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로봇들이 성능을 내지 못 한 것은 그런 경험들. 진짜 야전에서 로봇이 실전에 나가서 겪었을 모든 문제들을 겪지 못한 것이, 약간 다른 팀들이 힘들어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가지 면에서 저희가 개선을 했습니다. 시스템의 안정성이라든가, 그 다음에 힘의 크기라든가. 그 다음에 보행이라든가, 이런 안정성들. 통신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을 했죠.

◇김윤경> 그럼 그 때 예선전에서 힘들어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는데 보충이 많이 된 것인가요?

◆오준호> 예선전에서는 정말 부끄럽지만 경기를 시작을 못 할 정도로, 문 앞에서 30분 동안 서 있다가 KO패 당하고 나오고. 그 다음에 시스템이 셋업이 안 돼서 셋업 하다가 아예 출전도 못하고. 그래서 첫 날 경기는 거의 포인트 제로로 끝났고. 둘째 날 경기에 정신을 차리고 좀 열심히 해서 겨우 중위권을 했거든요. 그 당시에 사실 저희 마음의 목표는 정말 상위권으로 가고 싶었는데, 저희가 목표에 비해서 너무 지휘가 미흡했던 걸 깨닫게 된 겁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처럼 세계적으로 재난 상황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인간이 위험해서 못 들어가는 곳은 로봇이 이렇게 들어가서 복구나, 구조나 이런 것을 다 해줘야 할 텐데.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은 휴보의 아버지가 제일 잘 아실 것 같은데. 어느 정도에 와있다, 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오준호> 이번 경기에서 저희가 1등을 했다, 라고 말을 하고. 사실은 훌륭한 성과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다른 입장에서 보면 단지 이 경기에서 1등 했다는 것이 우리가 세계 최고의 로봇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출전한 로봇들, 아틀라스(ATLAS) 로봇이라든가 일본의 HRP-2 로봇, 그 다음에 이번에 타르탄 레스큐(TARTAN RESCUE)라든가, 그 다음에 잭슨(JAXON). 이런 로봇들은 정말 2, 3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의 로봇들이고. 그런 의미는 뭐냐면 그런 로봇들과 어깨를 나란히 걸어도 우수한 성적을 냈다는 것 자체는. 그들을 기술적으로 따라잡았다기 보다는 그들과 이름을 내놓고, 우리도 이 정도 기술이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인정받는. 그런 계기가 됐다는 게 더 큰 의의가 됐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로봇 기술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국이나 일본, 그 다음에 독일, 유럽 등 정말 기술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은 우리가 뒤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면 그들과 이런 것을 계기로 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가는 것. 이것이 훨씬 중요하고. 이미 많은 분야에서, 제가 아는 인간형 로봇 분야 뿐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든가, 인식 분야에서도 굉장히 잘 하고 있고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윤경> 예. 또 그리고 중요한 것이 정부의 지원을 팍팍 받을 수 있으면 연구개발도 더 잘 되잖아요? 그래서 제도적으로나 혹은 자금으로라도 지원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좀 해줬으면 하는 것.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오준호> 꼭 로봇 산업 뿐 아니라, 모든 기술개발 분야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벤트가 있고, 성과가 있을 때 반짝 지원하고. 그 다음에 성과가 미진하면 쑥 들어가고. 그리고 너무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가지고 평가를 해서 단기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든가. 아니면 너무 개량화 된 계측 방법을 가지고 뭘 평가해서 연구비를 지원한다든가 하는.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고 정말 의미가 있고, 진정한 연구라고 생각되면 꾸준하게 연구할 수 있는. 이런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중 연구, 벼락 연구. 이런 것보다도 한 분야에서 끝을 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윤경> 중요한 말씀입니다. 휴보 아빠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준호>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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