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포커스]“삼성물산 합병반대, 카드를 꺼내든 엘리엇의 속내는?”-곽정수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6-08 17:44  | 조회 : 5531 
[생생포커스]“삼성물산 합병반대, 카드를 꺼내든 엘리엇의 속내는?”-곽정수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곽정수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김윤경> 오늘은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는 이유 알아보겠습니다.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을 위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기로 했었죠. 그런데 이게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인데, 지난주에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라는 곳이 갑자기 이것을 문제 삼고 나섰습니다. 삼성물산의 가치를 너무 작게 평가해서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 라는 것이 반대의 이유입니다. 삼성 측은 지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텐데. 여기에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 1대 주주는 국민연금이거든요. 국민연금이 어떤 역할을 해줄지도 상당히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곽정수의 기업이야기를 진행해주시는 분입니다.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와 함께 이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곽정수 기자님 안녕하십니까?

◆곽정수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예. 안녕하세요.

◇김윤경>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갑자기 제동을 걸고 나선 게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라는 곳이잖아요? 여기가 어떤 곳인가요?

◆곽정수> 지금 삼성이 메르스 때문에도 정신이 없는데, 합병 문제 때문에도 아주 곤란한 지경에 처한 것 같습니다.

◇김윤경> 그러게요.

◆곽정수> 지금 엘리엇은 미국의 헤지펀드로 일반적으로 소개가 되고 있는데요. 자산규모가 260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30조 원에 육박하고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입니다. 미국 월 가의 억만장자인 폴 싱어가 1977년에 설립을 했는데요. 이 엘리엇은 주주 가치 재고를 앞세워서 경영 참여 요구는 물론 투자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는, 이른바 적극적 행동주의로 유명한 곳이고요. 엘리엇은 2000년 초반 이후에 아르헨티나가 경제적으로 어려웠잖아요? 그 때 그 쪽에 투자했다가 회수가 어려우니까 현지 정부를 상대로 투자한 돈은 모두 돌려달라는 소송까지 내건 것으로 유명하고요. 또 2002년에는 삼성전자하고도 정관계적 문제를 놓고서 소송을 제기해서 대법원까지 간, 그런 악연도 있습니다.

◇김윤경> 그 때는 삼성이 이겼나요?

◆곽정수> 그것은 삼성이 이겼습니다, 당시에.

◇김윤경> 그렇군요. 삼성은 알고 있는 대상이군요?

◆곽정수> 그런데 이번에 엘리엇이 이런 문제제기를 할 거라는 것을 삼성이 미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김윤경> 엘리엇이 원래 갖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은 얼마나 됐었는데요?

◆곽정수> 그것은 사실 베일에 가려져 있어요. 보통 5%가 넘어야 공시하도록 되어있는데. 엘리엇이 지난 4일 날 자신들의 경영 참여 목적으로 7%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 이전에는, 5%에 미달했었다는 거죠. 그래서 공시를 안 했던 거죠.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5%에 극히 미달하는, 5%에 조금 못 미치는 4.9 얼마를 갖고 있다가, 5일 날 추가적으로 7%까지 높이면서 공시를 한 것 같아요.

◇김윤경> 그러면 다른 투자자들의 것을 산 것인가요? 아니면 장내에서 매입한 것인가요?

◆곽정수> 그것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하여튼 그래서 3대 주주가 됐죠. 그러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안 된다, 라고 다른 주주들도 공시 서한을 보내서 설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막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곽정수> 지난번에 4일 날 엘리엇 매니지먼트, 간단하게 엘리엇이라고 부를게요. 엘리엇에서 보도 자료를 통해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장외에서 사들여 보유 중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이, 삼성물산 가치를 과소평가 했다는 거예요.

◇김윤경> 그 때 나왔던 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을 문제 삼는 것이군요?

◆곽정수> 그렇죠. 그 때 당시에 제일모직을 1로 놓고, 삼성물산은 0.35의 비율로 가치평가를 했죠. 그러니까 삼성물산 1/3 밖에 안 됐던 거죠, 제일모직에 비해. 이런 합병조건이 공정하지 않아서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밝혔는데. 그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최근에 삼성물산의 주가가 올랐지만, 이전에 합병 발표 당시에 합병 비율만 놓고 보면 삼성물산의 시가 총액이 10조 원이 채 안 됐어요. 그런데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 내에서는 준 지주회사로 불리는데, 그것은 왜냐면 삼성전자 주식 4.1%를 포함해서 삼성 계열사 주식 보유한 것만 13조 원이 넘어요. 쉽게 얘기하면 누가 그렇게 예를 들더라고요. 중고차가 있잖아요. 그게 1,000만 원 짜리인데, 그 자동차 안에 금덩어리가 들어있는데 그게 1억 정도 간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 자동차를 처분을 할 때 이것을 1,000만 원으로 매겨야 하느냐, 아니면 금덩어리의 가치를 감안해서 매겨야 하느냐. 이렇게 쉽게 설명을 하던데.

◇김윤경> 그러면 곽 기자님은 금이 삼성물산이라고 비유를 하신 거죠?

◆곽정수> 아니요. 중고차가 삼성물산이고, 그 중고차 안의 금덩어리가 삼성 계열사 주식인 셈이죠. 쉽게 비유를 하자면. 그래서 도대체 자기가 갖고 있는 자산의 가치에도 미달하는 시가 총액을 평가 받고, 합병 비율을 계산함으로 해서 주주 가치가 제대로 구현이 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인거죠.

◇김윤경> 네. 금일 수밖에 없는 게. 어쨌든 삼성물산이 삼성지배구조의 중요한 고리가 되고 있고, 그런데 이제 좀 약한 고리를 갖고 있었다, 라고 표현을 해야 하나요? 그걸 공격하고 나선 것이군요.

◆곽정수> 그러니까 항상 시장에서는 그래요. 제가 재미난 사례를 소개하면. 엘리엇 같은 경우는 단기 투자도 불사하는 헤지펀드라고 불리는데. 그와 반대되는 성향의 주식투자자들이 있어요. 그것을 우리는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 투자가들. 예를 들면 네덜란드 연기금(APG) 같은. 이게 세계 3위 규모를 갖고 있거든요. 이런 다수의 기관 투자가들도 지금 삼성물산이나 삼성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거든요. 네덜란드 연기금, 소위 우리가 APG라고 부르는데. 거기가 이런 다수의 외국계 투자가들의 대표 역할을 최근에 맡고 있는데요. 그쪽의 박유경 이사라는 분과 어저께 홍콩 현지에서 전화 통화를 했는데. 삼성은 법에 따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 비율을 1 : 0.35로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시장이나 주주들은 이를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공정하지 않은 합병 비율일 때는, 헤지펀드 같은 경우의 공격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박 이사 경우에는 이번 사태는 삼성에서 오히려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에게 초대장을 준거다.

◇김윤경> 오라고. 유인을 한 셈이다.

◆곽정수> 이 기회를 이용해서 자본 이득을 취하라고 초대장을 줬다는 거예요.

◇김윤경> 삼성이 왜 그랬을까요? 삼성이 어쩌다가 이렇게 관리를 못 했을까요?

◆곽정수> 그러니까 항상 시장에서는 기업이 갖고 있는 가치와 주가가 괴리를 보이면, 항상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2003년도, 2004년도에 SK가 분식회계로 위기를 맞았을 때, 그 때 SK의 지주회사. 그 때 당시에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전이지만. 주식회사 SK가 자기가 갖고 있는 계열사 주식의 가치보다 훨씬 미달하는 주가 수준이었어요. 그러니까 그 때 소버린이 뛰어 들어왔잖아요. 지배 구조 개선을 해서, 기업 가치를 올려서, 기업 가치에 맞는 주가를 제대로 구현해달라는 것이었거든요.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거죠.

◇김윤경> 그러네요. 저도 딱 소버린이 떠올랐었는데. 그런데 이런 외국계 기관 투자가들과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의 요구에 삼성물산은 어떤 식의 대응을 하고 있나요?

◆곽정수> 삼성물산은 지금 굉장히 당황한 것 같아요. 사실 삼성물산이 당황한 게 아니라 삼성 그룹이 당황한 거죠.

◇김윤경> 그렇죠. 지배 구조가 이런 식으로 착착 재편이 돼야 하는데.

◆곽정수> 그동안, 지난해 말에 그룹 지배 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제일모직을 상장시키고, 그에 앞서서 삼성SDS,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서. 옛날에 20년 전에 헐값으로 산 것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잖아요. 그게 이번에 상장이 되면서, 수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자본이득을 얻게 됐잖습니까? 논란이 있지만. 그런 일들이 착착 착착. 다소의 무리는 있었지만 원하는 대로 진행이 돼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제동이 걸린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당황을 한 건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삼성이 좀 안이했다는 지적이 많아요. 그것은 왜냐하면. 이번에 엘리엇이 발표하기 전에,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 쪽에서 이번 합병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의 소리들이 들려왔거든요. 그래서 기자들이 취재도 하고 그랬는데. 삼성이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안이한 태도를 보였어요. 별게 아니다. 충분히 우리가 뚫고나갈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고. 그러다 보니까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아까 엘리엇뿐만 아니라 제가 예를 들었던 네덜란드 연기금 같은 장기 투자자들도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을 재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을 삼성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상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내부에서도 강온의 기류가 교차하는 것 같아요.

◇김윤경> 그러면 곽 기자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갈 것으로 보시나요?

◆곽정수> 그것은 제가 섣불리 얘기할 수는 없는데. 삼성으로서는 선택의 기로에 선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하나는 이런 엘리엇은 그렇다 치더라도, 장기 투자자들 같은 경우에는 엘리엇과 공동으로 행동하지는 않지만 문제의식은 갖거든요. 이번 합병 문제가 주주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니까. 그래서 그런 쪽과 대화를 삼성이 하면서, 본질을 합리적으로 푸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엘리엇이 아무리 공세를 편다 하더라도 주총에서나 향후 삼성이 취하는 행보에 투자자들과의 협조를 얻을 수 있지 않겠어요?

◇김윤경> 네. 곽 기자님. 제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짧게 좀 여쭤볼게요. 국민연금이 지금 1대 주주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요?

◆곽정수> 국민연금이 지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죠. 단지 주가와 향후 주식 매수 청구권, 합병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을 회사가 사주는 건데. 그 수준에 따라서 자기 입장을 얘기하겠다고 말하는데. 아시다시피 국민연금이 지금 최대 주주이자, 국민이 맡긴 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주주가치에 논란이 벌어지면 이 문제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오늘도 시민단체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도 상당히 논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윤경> 네.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곽정수> 예. 감사합니다.

◇김윤경> 지금까지 한겨레신문의 곽정수 선임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