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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관계가 개선될 거라 보지 않는다"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4-24 08:17  | 조회 : 3872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4월 24일(금요일)
□ 출연자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말이 있죠.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에서 일본 아베 총리의 손을 맞잡았습니다. 그간 아베정권의 우익행보에 대해 중국, 우리나라와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여겼었는데요. 시진핑 주석,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걸까요?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연결해 중일 관계개선 가능성 얼마나 되는지, 나아가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이하 강준영):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게 말이에요. 시진핑 주석이 아베 총리 만났을 때 표정이 굳었다, 아니다. 아니, 국가원수들의 만남에 대해서 우리가 표정까지 해석해야 되나요? 표정하고 결과는 영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요.

◆ 강준영:
그렇습니다. 그건 사실 분위기가 뭔가 바뀌었다는 것을 전달하려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고요. 실제로는 웃고 있어도 칼을 품을 수 있는 거고, 결과가 안 나올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는 너무 일희일비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는데요. 문제는 이번에 중국이 어쨌든 전술적으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은 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대화를 안 하고 압박만 하는 중일관계보다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혹은 대화하는 갈등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 이런 전략을 세운게 아닌가, 이렇게 판단이 되는데요. 실제로 시진핑 주석도 그렇고, 아베 총리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하면서 정상회담을 기대했고, 그리고 관계개선할 의지가 보였다. 이런 쪽의 이야기가 나왔단 말이에요. 사실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다음 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물어봤습니다. ‘중국이 일본과 이렇게 하려는 게 있느냐?’ 물었더니, ‘관계개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표명한거다’ 이렇게 대답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전술적이나마 일단은 대화와 압박을,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압박을 할 수 밖에 없는 거죠. 어쨌든 병행해서 가는 전략을 일단은 택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요. 교수님, 지금 중국이 일본을 가장 필요로 하는 측면이 어떤 측면입니까?

◆ 강준영:
사실 지금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것이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AIIB이죠. 그리고 그것과 연계되어 있는 일대일로 실크로드 정책이 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아시아 개발에 있어서는 기존의 아시아개발은행이 있지 않습니까? ADB라고 하죠. 일본이 주도하는 겁니다. 결국은 일본은 이부분에 있어서 중국이 AIIB를 만들어서 기능을 중복시키고 혼란만 가중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중국은 AIIB는 기존의 ADB가 못하던 일들을 보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힘겨루기를 좀 하다가, 사실은 AIIB가 상당한 흥행에 성공했잖아요. 그리고 유럽국가들도 가입했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일본도 들어가려고 하는 건데, 중국 입장에서 보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고, 그 다음에 ADB라는 아시아 개발은행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일본이 아시아에 생긴 또 다른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 들어온다는 것은 또 다른 국제 금융기구로 인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출범의 성공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바로 실리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반동회의에서 사실 중국이 제3세계 운동을 1955년부터 시작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 저개발 국가들한테는 상당한 영향력, 그 다음에 금전을 통한 지원, 이런 것들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일본과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굉장히 모양이 안 좋았을 겁니다. 불편한 모양을 노출을 안 해야하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겹치면서 나타난 게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니까 결국 AIIB에 일본이 들어오면서, 여기에 정통성이 실릴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방금 일대일로 말씀도 하셨는데, 이거는 어떤 건가요?

◆ 강준영:
일대일로는 사실 중국의 서안이라는 지역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가 보통 비단길, 실크로드, 육상 실크로드라고 하는 것인데요. 서안에서 떠나서 중앙아시아를 거쳐서 독일 디스부르크, 네덜란드 노테르담, 도보해협 앞 까지 가서, 이탈리아 베니스로 돌아나오는 육상 경제 협력지대를 말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는 중국의 해안가를 떠나서 동남아아를 지나서, 인도양을 돌아서, 케냐의 나이로비를 거쳐서 아라비아 반도를 통해서 그리스 아테네에 통하지 않습니까? 이게 해상 실크로드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경제적으로 이야기하면 전 세계적인 중국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주로 이 지역들에 대한 인프라 개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고, 이걸 통해서 경제번영과 인류의 공영에 기여하겠다. 이게 기본적인 일대일로의 개념인데요. 이 내부를 잠깐 살펴보면요. 경제적으로는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중국이 외환보유고가 상당히 많죠. 외환보유고가 4조 달러에 달하는데요. 이 보유고를 그냥 쌓아놓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어딘가에 투자를 해야죠. 그러니까 AIIB나 New Development Bank라고 하죠. NDB, 이런 데에도 다 투자를 하는 이유가, 외환보유고를 써야 하는 입장이고, 그 다음에 중국이라는 데가 뉴 노멀이라고 경제성장률이 7% 이하로 떨어졌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중국 내부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 중국에서 볼 때는 서쪽으로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겠느냐? 이런 차원에서 경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고요. 정치적으로는 잘 아시다시피 태평양으로 나가려고 하면 미일동맹이라는 커다란 산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 보다는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앙아시아라든가 멀리 있는 지역들로 방향을 잡아서, 서쪽으로 가는게 났다는, 다시 말씀드리면 서쪽에 생긴 미국의 힘의 공백을 메워보려는 정치적 의도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대일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의미를 띄고 있지만,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이고, 제가 말씀드린 인프라 개발 사업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아시아 지역에서는 AIIB를 통해서 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전체적인 전략구도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요. AIIB에 일본을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하는 것을 다 이해는 하는데요. 문제는 중국 일반 국민들 같은 경우에는 일본에 대해서 상당히 감정이 안 좋은 것은 맞죠?

◆ 강준영:
분명하죠. 사실은 아주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죠. 문화대국으로서, 또 역사적으로도 보면,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을 한중일 세 나라가 다 받았습니다. 중국도 받았고, 일본도, 한국도 했는데, 일본은 잘 아시다시피 메이지 유신이라는 것을 통해서 개혁을 하고, 그러더니 나중에 군국주의 세력이 되어서 우리를 식민지배하고, 중국을 침략했다는 말이죠. 그러면서 아주 잔악한 역사적으로 좋지 않은 패륜을 저질렀고요. 그 다음에 최근에는 중국이 부상하니까 사실 일본이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실제로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엎으면서 중국 견제 첨병 역할을 하면서, 자국의 입김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숙명적인 경쟁자의 개념도 가지고 있는데다가, 최근에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등에 업고, 이렇게 밀어붙이기 식의 우경화 전략을 펴기 때문에, 국민들의 감정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문제는 지금 시진핑 정부가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일본하고 좀 개선을 하겠다고 하더라도, 지금 여론이 굉장히 안 좋고, 역사문제에 대해서 그런 타협은 있을 수 없다. 이게 마지노선이겠죠. 이렇게 되면 사실 시진핑 지도부 자체도 계속, 물론 이게 전략적이고 전술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개선은 어렵겠습니다만, 이 국민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역사문제 뿐만 아니라 영토문제도 있는 것 아니에요?

◆ 강준영: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일본말로 센가쿠 열도이고, 중국말로는 져의다오라는 섬인데요. 사실 이런 회의에서는 공식적으로 다루기가 굉장히 어렵죠. 다만 이번에 연설에서 아베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침략과 무력행사에 의해서 타국 영토 보전과 정치적 중립을 침해하지 않겠다. 또 국제분쟁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자,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죠. 사실 잘 아시다시피 중일관계가 최근에 크게 악화된 것이 2012년 9월인가요. 일본의 센가쿠 열도 국유화 선언 때문에 시작된 것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사실 군사대치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부분들은 서로 절대 양보를 할 수 없고요. 그냥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영토문제와 현실경제 문제를 중국이 나름대로 분리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흐름이 보여진다고 봐야죠.

◇ 신율:
그렇군요. 그렇다면 중일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세요?

◆ 강준영:
저는 이번 것을 통해서 중일관계가 개선되거나 그렇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원래 역사적으로 가지고 있는 갈등문제도 있고, 시진핑의 강조대로, 양국 관계의 기초 문제는 역사문제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일본의 사죄나 사과, 이런 것이 없으면 우리는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한다는게 원래 중국의 입장이었습니다. 거기다가 곧 아베의 의회연설이 있죠. 그 다음에 종전 70주년 기념 담화가 있는데요. 여기에서 사실은 제대로 된 역사에 대한 해석이 안 나오면, 중국은 언제든지 강경으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끝없는 압박, 이런 것 보다는, 일단은 틀을 만들면서 가보자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의미가 있지 않나,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죠. 물론 많은 정치 전문가가 아닌 분들은 이런 이야기들을 하죠. 인간관계처럼 말이에요. 감정이 틀어지면 왜 가까워지지?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은 감정적인 측면보다는 필요성이 더 중요한 것이 국제관계, 뭐 국내정치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 것을 중심으로 중일관계를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강준영:
그렇습니다.

◇ 신율: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준영: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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