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 쉼표
  • 진행: 김재용 / PD: 손영주

오늘의 방송내용

2월6일(화)- 가야금(황병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13 09:21  | 조회 : 1028 
M1)Fly Me To The Moon- 여울
M2)Pachelbel / Canon
-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단 DJ 이창의, 비트박스 은준
M3)Happiness- 이슬기


지난 1월 31일,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향년 82세였습니다.
황병기는 가야금 연주자이자, 창작 가야금 음악의 창시자입니다.
이화여대 교수로 교편을 잡으면서,
많은 연주자들을 배출한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황병기는 부산 피난 시절 경기중학교 2학년 때인 1952년에
처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죠.
서울대 법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57년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곧 이어 서울대 음대 학장이었던 작곡가 현제명의 요청으로,
음악대학 국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황병기는 서울대 법대 출신 국악인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죠.
사실 그에게 가야금은 취미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그의 학생 시절은 제대로 된 국악 무대나 국악과도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국악인으로 진로를 잡을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고 하죠.
그러던 중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악과를 만들고
학과장으로 그를 초빙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황병기는 전통 악기를 다루지면서도
전통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1962년에 작곡을 시작해서, 다음 해인 1963년
첫 번째 창작곡인 <숲>을 발표해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이후 '창작 국악'이라는 분야가 생겨나게 되었죠.
또한 그는 국악기의 개량이나, 새로운 연주법을 개발하는 데에 있어서도,
여러 업적을 쌓았죠.
<미궁> 같은 작품에서는
첼로 활로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황병기는 이후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을 맡았으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을 역임했죠.
이 시기 평양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습니다.
황병기는 작년까지도 계속해서 공연을 가졌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들을 키워냈죠.
하지만 갑작스러운 뇌졸중 수술 뒤, 폐렴 합병증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황병기의 가장 큰 업적은
현대화된 국악을 시작하고 대중화에 힘썼다는 점입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국악계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 되었죠.
그의 제자 중에는 크로스오버 그룹을 구성해 활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네 명의 가야금 연주자로 구성된 ‘여울’이라는 그룹이죠.
그룹 이름 ‘여울’은, 황병기 교수가
‘강물이 흐르다가 경사를 만나면 물살이 급격하게 바뀌는 것처럼,
음악계의 물살을 바꿀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일을 하라’는 뜻으로
지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음악, 국악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서양음악만이 음악이고,
우리의 음악은 국악이라는 이름을 따로 붙여야 했을 정도였죠.
하지만 최근 들어 국악은,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뒤진 음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다시 대중들 앞에서 호응을 얻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러 대중음악에서 국악의 선율과 리듬,
개량된 국악기의 연주를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크로스오버 열풍 덕분이죠.
크로스오버는
음악적으로 다른 여러 장르를 융합한 새로운 경향을 뜻하는 말입니다.
대중음악, 클래식, 민속음악의 장점을 모아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려는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런 움직임 속에서, 국악도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된 것입니다.
21세기 들어서면서부터 젊은 국악인들이 주축이 되어
전통적인 모습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경향을 보여주기 시작했죠.
특히 젊은 국악 연주자들은, 자신들의 활동영역을
전통 국악의 장르 안에만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 속으로 스며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그룹을 결성해
국악이라는 바탕 위에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러한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준 음악가로는 역시,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슬기의 어머니는 이화여대 국악과 문재숙 교수이고,
동생은 미스코리아 이하늬입니다.
세 사람 모두 서울대 국악과에서 가야금을 전공했죠.
이슬기가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게 된 것에는,
황병기 교수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황병기 교수는 이슬기의 어머니인 문재숙 교수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죠.
황병기의 책 ‘영목’의 표지 글씨도,
붓글씨에도 조예가 깊은 이슬기가 쓴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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