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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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 50일, 제2의 재난 닥칠 우려 ... 우기 오면 갈라진 땅 무너진다. - 엄홍길, 수잔 샤키아(비정상회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6-12 10:34  | 조회 : 540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네팔 대지진 50일, 제2의 재난 닥칠 우려 ... 우기 오면 갈라진 땅 무너진다. - 수잔 샤키야 방송인, 엄홍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앵커:
<만나고 싶었습니다> 시간입니다. 앞서 이야기 드린대로 오늘은 <네팔 지진 특집>으로 준비했는데요.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대를 이끌고 네팔에서 긴급 구호 활동 마치고 오신 분입니다. 엄홍길휴먼재단 엄홍길 상임이사, 또, 네팔 출신 방송인이죠. 수잔 샤키아 씨,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두 분 청취자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엄홍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이하 엄홍길):
네, 나마스테, 안녕하세요. 엄홍길입니다.

수잔 샤키야 방송인(이하 수잔):
네, 안녕하세요. 수잔입니다. 한국에 온 지 5년 되었고, 지금 방송일을 하고 있고, 때로는 회사도 나니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네팔에 연이은 강진이 발생한 지 50여 일이 다 되어 가는데, 현재 상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엄홍길 대장께선 긴급구호대장 자격으로 구호활동도 직접 가셨었는데요. 가보니 상황 어떻던가요?

엄홍길:
25일에 지진이 발생했고, 저는 28일에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팀장을 맡아서 선발대랑 같이 도착해서 지진피해지역을 돌아봤거든요. 다린컬리지라고 엄홍길 휴먼재단에서 5번째로 지은 학교가 있는 지역입니다. 그쪽 지역에 가서 현지조사를 했고, 그 다음에 신두팔초크라고 그 지역도 지진피해가 상당히 큰 지역인데요. 그쪽 인근을 둘러보면서 신두팔초크 지역에 피해가 가장 심한 것 같아서, 그쪽 지역에 대한적십자사 의료캠프를 설치하고, 진료활동을 했는데요. 대체로 지진피해지역이 도시를 끼고서 발생된게 아니고, 거의 다 산간오지마을, 일반적인 교통차량 접근이라든가, 구호활동이라든가, 이런 게 상당히 어려운 지역에 지진이 발생해가지고, 구호활동을 하는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구호활동 중에 2차 지진 피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말 아찔했을 것 같아요.

엄홍길:
그때가 7월 12일 낮 12시 50분 경이었는데요. 이번에 지진 피해가 처음 시작되었던 고르카라는 지역이 있는데요. 그쪽 지역에 저희가 불과 보름 전에 그 당시 13번째 학교 착공식을 하러 갔어요. 그 이후에 거기가 엄청난 지진이 발생하면서 진원지가 되었는데, 그 이후에 그쪽 지역의 마을이며 학교며 이런 것들이 완전히 매몰되고, 부서지고, 그래가지고 피해가 상당히 크다는 보고를 받고, 급히 10만불을 성금으로 기부하고, 적십자사가 긴급구호 키트를 준비해서 들어갔는데, 마침 도착하자마자 현장에서 지축이 흔들리고, 천둥소리가 들리면서, 산간 마을 초입에 굉장히 넓은 터가 있었거든요. 차가 산속에 못 들어가니까 사람들에게 입구로 내려오라고 이야기했는데, 마침 그 당시에 지진이 발생한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마침 계곡 건너펴네서 어마어마한 산사태가 쏟아지고, 굉장히 긴박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수잔 씨 같은 경우,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에서 큰 인기 얻고 있고, 그래서 청취자 분들도 많이 아시겠습니다만, 네팔 출신이시고, 그래서 이번 네팔 지진 사태, 누구보다 마음 아팠을 것 같은데요.

수잔:
그럼요. 그때 지진 나기 한 2주 전에도 JTBC에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하러 갔다왔거든요. 그래서 2주만에 지진이 발생해서, 그 모습을 보니까, 엄청 끔찍하죠. 꿈 같고, 가족들하고 계속 연락도 안 되어서 굉장히 놀랐죠.

앵커: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 수잔 씨가 살던 곳과 가까운 지역인가요?

수잔:
앞서 말씀하신대로 첫 지진은 고르카 지역에서 발생했거든요. 저는 카트만두 출신이거든요. 그래서 고르카 지역하고는 거의 80km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알고 있고요. 카트만두도 그 중에서는 피해가 엄청 많았습니다.

앵커:
지진 발생 이후 네팔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족들은 괜찮은가요?

수잔:
네, 두 번째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저희가 3일간 갔다왔는데요. 그때 가족들도 안심시키고, 뭐하고 계시는지 보고 왔거든요. 가족 중에 다행히 그렇게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어요.

앵커:
다행이네요. 엄홍길 대장님 같은 경우 ‘네팔이 제 2의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로 네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데요. 구호활동하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 많이 들으셨다고요?

엄홍길:
네, 그 사연들은 다 말씀드리기 어렵겠지만, 저랑 굉장히 가까운 네팔의 모 신문사 기자분이 있는데요. 그분같은 경우는 부인쪽 가족들 중 7명이 지진으로 인해서... 그리고 어머님께서 카트만두 시내에 사시다가 지진 당하기 며칠 전에 고향에 다녀오시려고 신두팔초크 지역에 가셨다가 엄청난 피해를 입으셨는데요. 제가 너무 안타까워서 조의를 표하면서 이야기를 했더니, ‘너무 고맙다. 나보다 더 한 사람도 있지 않겠냐?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있다. 이런 말씀도 하시고요.’ 지진 피해 지역에 진료활동을 나갔는데, 마을에는 남편이 두바이에 일하러 갔다가 마침 부인이 아이를 출산한거에요. 그러니까 부인 출산을 도와주려고 고향에 온 거에요. 낮에 남편은 밭에 가서 밭일을 하고 있었고, 부인은 집 안에서 간난 아이를 안고 모유를 먹이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그때 지진이 나서 집이 폭삭 내려 앉은 겁니다. 아이와 엄마는 지붕에서 쏟아진 걸 다 맞았는데요. 남편이 놀라서 집 더미를 거둬내고 나니까, 부인이 간난아이를 끌어안은 채로 숨을 거두었고, 다행히 간난 아이는 살았는데요. 정말 모성애라는게 참 위대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앵커:
네, 이번에 발생한 지진이, 네팔 역대 최악의 참사라고 하는데요. 이번 지진으로 세계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문화유산들도 많이 훼손되었죠?

수잔:
7개의 문화유산 중에서 4개는 크게 훼손되었고요. 그중에서도 몇 개는 약간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스와얌부나트 사원,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파탄 더르바르 광장, 이쪽은 저도 직접 방문했거든요. 정말 끔찍하고, 말도 안 되는 형상이었습니다.

앵커:
전문가들 이야기 들어보면, 국제적 지원 없이는 이 피해를 다 복구하기 힘들다던데요.

수잔:
네, 지금 피해가 되게 심하거든요.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네팔은 전문적인 장비가 좀 부족하고요. 어느정도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앵커:
엄홍길 대장께서는 네팔 오지에 학교를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지금까지 총 몇 개 학교 건설했나요?

엄홍길:
저희가 2010년부터 에베레스트 가는 길목에 팡고체라는 4600m 마을에 짓기 시작했고요. 그 후로 매년 한 두 개씩 지어서 현재 8개 학교가 완공되어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고, 지금 4개 학교가 공사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12개 학교가 있고요. 13번째 학교를 얼마 전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 코르카 지역에 가서 착공식을 했는데요. 그쪽에 엄청난 피해를 입어서 학교를 지어야 될 장소를 포함해서 마을이 집단 이주를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 그쪽 지역을 다시 가서 체크해서 새로 장소를 옮겨서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나머지 12개 학교는 괜찮습니까?

엄홍길:
네, 이번에 저희도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8개 학교 중에 3개 학교가 지진 지역에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첫 번째 에베르스트 지역에는 화장실만 일부 부서졌고요. 2번째와 5번째, 다링컬리지라는 지역과 타르푸르라는 지역인데요. 그쪽에는 마을이 성한 곳이 하나도 없이 다 무너졌는데, 다행히 저희학교만 건물이 멀쩡하게 버티고 있어서, 저희학교가 피난처가 되어서 마을 주민들이 거기서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앵커:
그만큼 튼튼하게 지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엄홍길:
네, 그렇죠.

앵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수잔 씨, 네팔 현지에서 학교들이 수업은 다시 재개했다고요?

수잔:
네, 그동안 수업을 못하고 있었는데요. 저희가 유니세프 단체와 갔을 때도 가장 큰 문제가 아이들이라고 했어요. 학교도 못가고, 계속 그 트라우마가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회복할지가 제일 큰 문제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임시로 텐트를 만들어서 밖에서라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끔 그런 시설들도 제공했고요. 리모트 수업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는 시설들도 많이 했습니다. 저희도 이번에 가서 3일 중 하루는 그렇게 수업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앵커:
지금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중인데요. 그런데 또 걱정인 것이, 네팔에 우기가 시작됐다고요?

수잔:
네, 지금 큰 강들을 막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가 시작하게 되면 거기에 호수가 생기거든요. 그 호수가 터지게 되면 밑에 마을들이 사라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우기가 시작하게 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요.

엄홍길:
여진도 계속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집안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겁니다. 조금만 흔들리면 혼비백산해서, 바깥으로 뛰어 나가고, 바깥에 공간이 있으면 그런 지역에서텐트를 치고 계시거든요. 특히 어린이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고, 심한 경우 경기를 일으킬 정도라서,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놀란 게, 네팔분들이 이런 지진이란 참사 앞에서도 굉장히 의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의연할 수 있었을까요?

수잔:
되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요. 엄홍길 대장님도 계속 말씀하시는 게, 산에 가기 전에 산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건데요. 대 자연의 힘 앞에서는 사람의 힘을 비교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 느긋한 마음을 네팔사람들이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냥 큰 대지진이 났다고 해서 거기에 빠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회복하는게 어떨까?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정도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아요.

엄홍길:
그런 부분이 종교적인 부분도 강할 것이고요. 더 나아가서 수잔 씨가 말씀하신, 자연에 순응하는 법, 운명적으로 그걸 받아들이는 거죠. 누구 탓도 아니고, 내 삶에서 내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적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직접 구호활동 펼치고 오신 엄 대장님 보시기에 현재 네팔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보세요?

엄홍길:
지금 우기가 되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거의 매일 비가 쏟아집니다. 지금 집이 다 부서졌잖아요. 그리고 노천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는데, 그 엄청난 비를 피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러려면 천막이라든가 텐트, 이런 부분이 가장 급한 상황이빈다.

앵커:
수잔 씨가 보기에는 어떤 게 제일 필요한 것 같나요?

수잔: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뭘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활동도 많이 해주십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필요한 도움도 되게 많거든요. 그때가지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면 네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엄홍길:
네, 맞습니다.

앵커:
엄홍길휴먼재단에서도 모금 활동 계속 하고 계신거죠?

엄홍길:
네, 저희도 모금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금도 보내주시고 있는데요. 이 자리를 통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앵커:
수잔 씨의 경우는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단국대 학생들에게 직접 도움의 편지도 썼다고요?

수잔:
네, 제가 한국에 오고 나서 4년 반 정도는 학교에서 생활했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가족같이 생각하는데요. 가족들에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셨어요. 늘 감사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이렇게 스튜디오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요. 프로그램을 통해 청취자 분들과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신청해주시면 틀어드리고 있는데요. 신청을 해주시죠.

엄홍길:
네, 오늘 방송을 통해서 인연이 된 우리 청취자 여러분이 앞으로도 많은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과 후원을 해주시기 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만남이란 노래 신청하겠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엄홍길휴먼재단 엄홍길 상임이사, 그리고 네팔 출신 방송인 수잔 샤키야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엄홍길, 수잔: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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