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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 공부 스트레스? 사는 게 힘들어" -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10 10:20  | 조회 : 6860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초등학생들.. 공부 스트레스? 사는 게 힘들어" -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초등학생들이 과도한 공부 때문에 행복해하지 않는단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이하 김은정):
네, 안녕하세요.

앵커:
연구 결과를 봤는데요. 초등학생들이요. '지금 행복한가'란 질문에 '공부 때문에 사는 게 힘들단' 답변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게 정말 초등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습니까?

김은정:
네, 맞습니다. 그동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아동NGO로서, 어린이들의 옹호, 또 참여, 그리고 유엔아동권리협약의 4대 권리에 대해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올해 5월에 어린이 연구원을 전국에서 모집했어요.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우리의 환경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연구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주제를 정하고, 설문지 문항도 직접 이 아이들이 만들었고, 조사도 직접 또라 친구들을 대상으로 해서, 서울과 충주 지역의 초등학교 5~6학년 110여명의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고 조사를 해서 나온 결과물인데요. 이 내용을 보면, 어린이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학업 스트레스가 있는데, 이 이유는 뭘까? 그리고 공부하는 시간, 수면시간, 여가시간은 어느정도일까를 물어본 내용입니다.

앵커:
어린이 연구원들이 친구들을 직접 조사한 내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조사 내용이 굉장히 체계적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들엔 어떤 것들이 있던가요?

김은정:
학교에서도 시험과 숙제를 많이 내주고요. 또 학교에서 요구하는 시험과 숙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부모님의 성적 기대, 성적이 잘 안나오면 꾸중을 어떻게 들을까, 이 두 가지가 큰 스트레스의 요인으로 밝혀졌어요.

앵커:
시험결과가 안 좋거나 성적이 떨어졌을 때 부모님에게 혼날까봐 두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시험을 못 본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아이들이 이런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김은정:
맞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아이 성적이 안 좋아서 자기 아이가 뒤떨어진다는 심리에서 벗어나야 하고요. 아이의 재능을 관찰해서 이 재능을 키우도록 지지해주고 지원해야 된다는 것이죠. 사실 성적 때문에 아이들이 주말에도 여가시간 없이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거든요. 그런데 공부 머리가 아닌 아이들에게는 효과가 거의 없지 않습니까? 이런데도 성적에만 매달리게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앵커:
부모님의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주말까지 공부를 하려니까 아이들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니는 거 말고 과외라든지 학원을 다닌다든지,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들이 참 많죠?

김은정:
네, 설문지를 받은 110명 중에서 102명이 학원이나 학습지 등의 사교육을 접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90% 이상이 사교육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사교육과 연결되면서 아이들이 사교육에서 내 주는 숙제와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또 받고 있는 거에요. 학교에서 내는 시험이나 숙제 말고도요. 이걸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도, 저희가 개선해 나가야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초등학생들이 숙제나 공부 걱정 없이 노는 시간이 있긴 한가요? 저 보다 노는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김은정:
저희가 공부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여기서도 살펴 보았어요. 학교에서 정규 시간이 일주일에 30.8시간, 그리고 학원에서 내 주는 숙제를 해야되서 공부하는 시간이 11.4시간, 그래서 전체 42.2시간이 일주일에 시간이 나오는데요. 이걸 하루로 평균을 내 보면 하루에 6시간 정도를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고요. 이 6시간 중에 2시간은 학원으로 인한 공부를 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자유시간은 일주일에 25시간 정도가 되어서, 하루에 3시간 정도 자유시간이 있긴 한데, 학원의 숙제나 시험, 학교 공부로 인해서 이 자유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앵커:
지금 정규교육 시간이 30시간 정도 되고, 모두 포함해서 42시간이면, 초등학생 친구들이 과연 언제 자나? 수면시간은 얼마나 되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어릴 때를 떠올려 보면, '잘 자야 키도 잘 큰다' 면서 일찍 자라는 어른들이 많았는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얼마나 잡니까?

김은정:
대한수면연구학회에서는 어린이 권장수면시간은 9시간에서 10시간 정도로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이니까 조금 줄어들 수 있지만, 여기 조사결과에서는 아이들이 6시간 40분 정도, 7시간이 채 안 되게 자고 있고요. 그래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권장하는 수면시간보다 적게 자고 있다고 나와 있어요. 사실 밤 10시 이전에는 잠을 자야 성장기 호르몬이 나와서 아이들이 신체적으로 크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안정감 있게 성장할 수 있는데, 안타깝습니다.

앵커:
수면 시간이 초등학생 친구들보다 제가 더 깁니다. 그리고 ‘공부를 이런 것까지 해봤다'란 문항에 대한 답변을 보면, ‘2박 3일 동안 잠 안자기’, ‘하루 동안 밥 안 먹기’, 이건 정말 충격적인데요.

김은정:
너무 가슴이 아프죠. 이거와 더불어 잠 안 자기 위해서 카페인 음료 마시기, 또 도서관이 문 닫을 때까지 앉아있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책부터 펴기, 공부수첩 4개 만들기, 지하철에서 공부하기, 일주일 정도는 놀지 않고 집에서 공부만 하기,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게 일부이긴 하지만 또 현실이거든요.

앵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이상하게도 어른들은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지만 책을 읽을 시간은 주지 않는다'라고 답변한 아이도 있었다고요. 우리 모두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은데요?

김은정:
사실 초등학교 5~6학년들 되니까, 학원과 학교에서 내주는 시험과 숙제 때문에 독서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공부에 치우치다보니까 독서를 할 시간이 없어지고 있고, 노는 시간도 없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앵커:
생각을 해 보면 아이들을 발전시키는 것은 공부, 학습이 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발달시키는 것,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감성이나 인성을 키우는 것은 독서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참 안타깝습니다.

김은정:
맞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학생들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게 뭘까요. 본인들이 제안한게 있다고요?

김은정:
네, 본인들이 가까운 곳에서 스스로 느끼는 것들을 제안을 하더라고요. 우선 학교, 학원에 잦은 시험을 줄인다. 숙제도 줄여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어린이들이 원하진 않는 학원에 선행학습은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고요. 또 하나는 부모의 강압이나 이런 것에 의해서 경시대회는 나가지 말고, 자발적으로 나가도록 하자, 이런 내용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걸 궁극적으로 종합해보면, 자아실현이나 자기 개발은 하되 본인이 원하서 할 수 있도록 요구를 해 왔고요. 그리고 휴식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놀고 운동도 하고, 가족과 대화 할 시간도 달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앵커:
네, 9268님은 “저도 아이들 학교가지 전에는 극성맞게 구는 엄마들이 정말 이해가 안 되었는데, 초등학교에서 못하면 중학교에서 못하고, 또 고등학교, 대학교 까지 이어진다고 하니까,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 불쌍하다고 저도 느끼지만, 교육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렇게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희 아이도 11시는 넘어야 잡니다.” 이렇게 문자 주셨어요.

김은정:
네, 정말 공감이 됩니다.

앵커:
현실인 거죠. 그리고 사실 맞벌이 부부가 많다보니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요. 제일 안심도 되면서 교육효과도 기대 하는 것이 학원이니까요.

김은정:
네, 맞벌이 부부 자녀들을 위해서는 학원보다 앞으로는 국가가 지역사회 기관, 또는 학교에서 방과후 돌봄학교로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됩니다. 왜 학원에 맡깁니까? 방과 후 돌봄서비스가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확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어머님들이 마음 놓고 일터에서 일하고, 아이들이 성장하는데에 국가와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네, 이 방송을 듣고 있는 학부모님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끝으로 부탁드립니다.

김은정:
목적 없이 과도하게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몰아서 경쟁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요구하는 시험과 과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또 부모님이 주는 성적 압박도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아이의 재능을 찾아서 지지, 지원하도록 더 관심을 가져 주시고, 학원 선택 결정권은 아이에게 주도록 부탁을 드려보고요. 또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심리를 낮춰주시고, 아이들도 이런 성적 경쟁 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고요. 또 공부와 휴식, 쉼, 이 균형점을 찾아서 어린이들이 잘 성장하도록 지도해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들려준 것 같습니다. 의미있는 연구를 했네요. 지금까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김은정 소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은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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