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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 핫이슈> "금융당국, 관치 낙하산 구조+고객 돈벌이 수단 금융권 중징계로 엄중 심판해야"-이상빈 한양대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6-26 17:27  | 조회 : 3786 
<경제 핫이슈> "금융당국, 관치 낙하산 구조+고객 돈벌이 수단 금융권 중징계로 엄중 심판해야"-이상빈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앵커:
한 시간 반 전이네요. 오후 2시 30분부터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오늘 지난 1년 동안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라든지 불법 대출, 여러 가지 금융 사고가 많아서요. 금융사 전, 현직 임직원에 대해서 무더기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진술할 인원만도 수십 명이라고 해요. 그래서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금융사 임직원들이 왜 이렇게 많이 대규모로 징계를 받게 된 걸까요?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 이상민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상빈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이하 이상빈):
예, 안녕하세요?

앵커:
무더기 징계가 내려질 것 같아요. 은행사, 카드사, 전, 현직 임직원들까지 하면 200여 명이라고 하는데, 사상 최대 규모죠?

이상빈:
그렇습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까 금융권 대참사의 날이다, 심판의 날이다, 이런 표현이 있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신 대로 참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상 최대 같습니다.

앵커:
이게 사상 최대면 좋지 않은 사상 최대인데요.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피상적인 이유 말고요.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요?

이상빈:
저는 두 가지라고 보는데요. 첫 번째는 개인정보 유출에서 보듯이 금융회사들이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돈벌이 수단이다, 이렇게 취급한 게 근본적인 문제고요. 두 번째는 금융회사의 지배 구조가 낙하산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게 두 번째 이유인 것 같아요.

앵커:
고객을 봉으로 보는 거죠, 한 마디로, 그런 게 있었고,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게 금피아라고들 얘기를 하잖아요? 그렇게 내려오는 그런 게 사실은 그것도 고객들에 대해서는 우습게 아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긴 해요.

이상빈:
근본 이유 두 가지 말씀을 제가 드렸는데요. 근본 이유는 방금 말씀하신 대로 낙하산 인사라고 봅니다. 낙하산 인사로 가면서 본래 자기들을 내려 보내 준 사람, 그 사람들한테만 어떻게 보면 잘 보이려고 하지, 금융소비자는 자기들이 잘 보일 필요가 없거든요.

앵커:
그렇죠. 자기 임기,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하게 될 수도 있고요. 근데 KB금융 같은 경우에는 지주사 전체가 또 문제가 되어 가지고 집안싸움까지도 많이 드러났잖아요? 그것도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인사 문제일까요?

이상빈:
그렇죠. 그건 인사 문제인데, 그게 우리 회장이 계시고 은행장이 계시고 감사가 계신데요. 그 분들의 낙하산 줄이 같은 줄이면 참 좋은데, 줄이 달랐다, 이거죠. 줄이 다르니까 내 줄이 세냐, 네 줄이 세냐, 이러다보니까 서로 파벌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파벌이 생기니까 그 밑에 있는 직원들은 줄 서기를 하게 되고, 그래서 이렇게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요. 이번에 회장하고 은행장, KB지주의 경우에는 문제가 전산 시스템 교체였잖아요?

앵커:
겉으로는 그렇죠.

이상빈:
전산 시스템 교체인데, 사실은 그런 전산 시스템 교체라는 것은 참 중대한 문제인데, 은행 입장에서 볼 때는, 그런데 얼마든지 내부에서 조정 가능하잖아요? 근데 서로 줄들이 다르다 보니 내 의견이 더 좋다, 이렇게 서로 싸우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급기야는 금융감독원에다가 해결해 주시오, 어떻게 보면 집안싸움을 외부에까지 끌고 간다는 자체도 참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고요. 그래서 더군다나 KB지주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은행인데, 우리나라 대표적인 은행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더 충격을 받게 하는 이야기죠.

앵커:
그리고 금융업에만 물론 이런 낙하산 문제라든지 이런 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금융업이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를 바라는 사람도 많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돈이 있으니까.

이상빈:
어떻게 보면 우리가 규제 산업이라고 하잖아요? 금융업이라는 게 다른 제조업과 달리 규제 산업이다 보니까 규제를 받는 측면이 있고, 규제를 받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힘 있는 사람이 위에서 내려오면 규제를 회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도 있는 건 사실이니까 어떻게 보면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 위에서 내려 보내는 사람하고 또 밑에서 낙하산 인사를 받아들이는 측하고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그렇게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근데 금융이 지금도 규제 산업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규제 산업이다 보니까 또 인사권을 갖고 있는 쪽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이상빈:
그런데 규제 산업인데요. 우리가 은행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가, 이렇게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대출 결정해 주는 거, 그 다음에 자기들이 예금을 받아가지고 어디에다 투자할 것인가, 유가증권을 선정하는 그런 거, 영업에 관련된 일이거든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금융소비자 보호 등 법규 준수하는 일, 그런 일이 있는데, 영업에 관련된 일은 그거는 우리가 커머셜한 일이니까, 영업적인 일이니까 관이 개입해서는 안 되고요. 법규 준수하는 거, 만약에 법규를 위반했다, 거기에 대해서 제재를 가한다, 그건 관이 해야 할 일이죠. 근데 어떻게 보면 관치란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두 번째는 법규 준수의 의미에서는 관치가 필요하고요. 첫 번째 영업하는 측면, 거기에서는 관치를 없애야 되죠. 그런데 우리가 보통 관치를 비판하는 이유는 첫 번째 영업하는 데까지 관이 이래라 저래라, 누구한테 대출해 주라, 무슨 유가증권을 사라, 말라, 그게 문제가 되는 거죠. 그건 영업적인 측면이니까 그거는 은행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해야 되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목장을 경영한다 할 때 드넓은 초원에다가 울타리를 쳐 놓고 거기서 마음대로 뛰어 놀아라, 근데 이 울타리를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제재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지금 어떻게 보면 관이 너무나 세세하게 영업적인 측면까지 관여하니까 문제가 된다는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또 다시 이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관치 금융의 대표적인 케이스들은 또 인사권에서 오니까요. 어떤 은행장에게는 사실상 물러나라는 압박을 계속 가하고 있고요. 또 내려 보내면 내려 보내는 대로 맞아들여야지 되고, 이런 인사의 문제가 관치 금융에서 제일 큰 문제 같아요.

이상빈:
그렇죠. 그러니까 방금 말씀하신 대로 법규 준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부가 개입해야 되지만 인사권, 다시 말하면 지배 구조, 그건 은행 자율적으로 해야 되는 이야기죠.

앵커:
교수님 보시기에는요. 우리가 금융지주라는 체제를 받아들여서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거 자체가 문제다, 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이상빈:
그거는 잠시 저희들이 생각을 해 봐야 되는데요. 금융지주라는 이야기가 나온 뜻은 본래 금융이라는 건 세 가지가 있잖아요? 은행도 있고, 보험도 있고, 증권도 있고, 그런데 그것이 옛날엔 각자가 따로 따로 구분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영역 간에 철저한 구별이 없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 업종을 지주사가 좀 전략적으로 육성해 달라, 이런 뜻으로 우리가 금융지주를 만들었는데, 만들고 나서 보니까 은행업이 너무나 비중이 커요. 그리고 다른 업종은 제대로 성장을 못 하고, 그러니까 왜 은행만 비중이 큰 금융지주는 무슨 소용이 있느냐 그런 비판이 나올 수가 있는데요. 앞으론 물론 그런 비판을 받아들여야 되겠지만 금융지주회사의 근본적인 목적은 세 개 분야를 골고루 잘 육성해 달라, 그래서 시너지 효과를 내 달라, 그런 뜻입니다.

앵커:
지주 체제는 유지를 하되.

이상빈:
운영이 너무 은행에 편중되어 있다, 그 부분이 문제인데 그런 문제는 지주사라는 제도가 잘못된 게 아니라 운영이 잘못되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은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구조 아닌가요?

이상빈: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마는 사실은 은행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안전 자본만 우리가 예금을 받아가지고 대출해주는 거니까, 모험 자본하고 거리가 멀거든요? 그런데 모험 자본은 어디서 나오느냐, 다시 말하면 자본시장, 증권에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너무 우리가 경제 활력을 잃었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 그러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본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건 은행에서 나오기는 좀 힘들어요.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증권도 육성해야 되고, 또 우리 노후하고, 우리가 고령화되어 가니까 보험이 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보험도 육성해야 되고, 그래서 세 가지가 골고루 육성되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너무 한 곳에만 편중되어 있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문제점이죠. 그런 문제점이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금융지주에 그대로 드러났고요. 그래서 세 가지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방향이다, 지금 우리가 너무 은행에 편중되어 있는 것은 너무 우리나라의 현실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보면 문제점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앵커:
굳이 똑같지가 않아서 비교하기가 너무 그렇긴 합니다마는 미국이라든지, 이런 경우에는 어떤가요?

이상빈:
거기는 우리가 크게 나누어서요. 영미 계통은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 체제고, 그 다음에 유럽 계통은 은행 중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어정쩡한 상태인데요. 우리가 지금은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모험 자본, 위험을 감내하는 자본의 육성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은행보다는 자본시장을 육성해야 되고, 그런 의미에서는 은행의 비중이 너무 큰 것이 어떻게 보면 문제점이라고 우리가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조금 더 균형 있는 구조로 지주회사를 발전시켜야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근데 정부의 어떤 입김이랄까요? 관피아 문제, 금피아 문제는요. 사실 월가에서도 그런 게 있었잖아요? 유착 관계, 이런 게 많이 드러나고는 있는데, 이게 문제의 근본적인 것으로 지적은 됩니다마는 개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지 될까요?

이상빈:
지금 개선하려면 저는 간단하다고 보는데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 지주회사 중에 신한도 있고 하나도 있죠. 거기서 최소한 KB금융지주 같은 문제는 없잖아요? 왜 그러냐, 지금 방금 말씀하신 낙하산 인사가 없었다, 관치 인사가 없었다, 왜 관치 인사가 없었느냐, 거기는 우리가 장기간 재임하면서 회장 한 분이 낙하산 인사를 막았다, 이렇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러면 왜 그게 거기에서는 가능했느냐, 거기는 사실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전문 경영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요. 또는 우리가 주인을 찾아주자, 이런 얘기도 하잖아요?

앵커:
주인이 있는 곳이었죠.

이상빈:
신한이나 하나는 뚜렷한 주인은 없었는데요. 거기는 여러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전문 경영인, 그 한 분이 장기간 재임하면서 그런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없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잘 되려면 이런 근본 원인이 저는 최소한도 관치에 의한 낙하산 인사, 그것만은 없애 달라, 그 다음에 우리가 다른 대책을 논의하자, 최소한도 그것이 있는 한에는 우리 다른 대책 소용 없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발표될 예정이었던 징계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나요?

이상빈:
저는 지금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중징계는 불가피하다고 보고요. 어떻게 징계가 내려질 것인가, 그건 제가 예단하기는 힘듭니다만 최소한도 우리나라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 하나의 씨앗이 된다, 그런 뜻으로 우리 금융감독 당국에서 잘 철저해주기를 바랍니다.

앵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상빈:
예, 감사합니다.

앵커:
이상빈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와 금융계가 맞은 대규모 중징계 사태와 개혁 방안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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