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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게임학회 회장 “게임 산업 악으로 여기면 넥슨 비극 또 일어날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07 16:05  | 조회 : 294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위정현 한국 게임학회 회장

 

[생생경제] 게임학회 회장 게임 산업 악으로 여기면 넥슨 비극 또 일어날 것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는 2016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10조 8,945억 원으로 소개됐습니다. 게임업계의 가장 큰 손 넥슨이 회사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넥슨의 매각 대금이 앞서 말씀드린 국내 게임 시장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넥슨 매각은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 텐센트가 넥슨의 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한국 게임학회 회장이자 중앙대 경영학부 위정현 교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이하 위정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게임 업계에서 넥슨이 차지하는 위치, 의미, 이런 기본적인 설명을 먼저 드릴까요?

◆ 위정현> 현재 넥슨은 카트라이더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국민 게임들, 메이플 스토리라든지, 이런 게임들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고요. 현재 매출액 대비로 국내 게임 업체 중 1위입니다. 뿐만 아니고 1995년에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으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역사가 시작됐는데요. 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고 서비스했던 회사가 바로 넥슨입니다.

◇ 김혜민> 이 넥슨이 회사를 팔려고 한다는 건데, 저희 입장에서는 조금 갑작스러운데요. 업계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습니까?

◆ 위정현> 아니요. 꾸준히 나온 것은 아닙니다. 산업계에서도 갑자기 이 이야기가 터져 나와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 위정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는데요. 두 가지로 보자면, 국내 상황과 해외 상황을 봐야 하는데, 국내 상황에서는 넥슨이 최근에 모바일 게임으로의 전환이 늦어지면서 게임 자체가 성공작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성장의 동력이 지금 없는 거죠. 

◇ 김혜민> 그게 게임업계의 규제하고도 관련이 있습니까?

◆ 위정현> 꼭 규제하고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규제 하에서도 게임 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해 왔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 이슈가 나오면 어떤 것이 나올 수 있냐면, 작년에 한 번 게임 업계가 홍역을 치렀던 게 질병 코드라는 게 있었습니다. 질병 코드라는 것은 게임을 질병 물질, 즉 마약이나 술, 담배하고 똑같은 질병 물질로 분류하고자 하는 시도거든요? 질병 코드를 지정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어서 게임 업계가 강력히 반발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게임 개발사들이나 게임사들이나 게임 개발자들 사기에 충격을 주기는 했습니다. 그런 것과 셧다운이라든지, 아니면 게임 산업에 있어서의 매출에 대한 상한가 설정 등에서 사실 한국의 게임 산업이 다른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많은 것들이 규제로 인해서 묶여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김혜민> 국내 시장에서 동력을 잃었다고 꼽아주셨어요. 거기에는 물론 산업 자체의 어려움도 있었고, 더해서 여러 가지 사회적 분위기가 한몫했다고 꼽아주셨고, 또 하나가 해외 시장에서의 원인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위정현> 넥슨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조금 심합니다. 그래서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이 있는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텐센트가 중국 내에서 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거든요. 거기에 대한 로열티로 해마다 1조 가까운 돈이 넥슨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1조가 중국 현지 내에서 중국 정부가 게임에 대해서 규제 정책으로 전환했는데, 규제 정책의 최대 피해자, 타겟이 텐센트가 되고 있거든요. 현재 던전앤파이트라는 게임을 통해서 들어오는 1조 원 정도의 로열티가 향후에도 계속 들어올지가 갑자기 불투명하게 된 거죠.

◇ 김혜민> 중국 내 게임 규제 움직임이 보여서요?

◆ 위정현> 네, 그러니까 결국에는 그게 넥슨 매출이 한 2조 3천억 정도 되는데, 1조 원 정도가 로열티거든요.

◇ 김혜민> 꽤 크네요?

◆ 위정현> 거의 40~45% 정도 차지할 정도니까 만약에 1조 원의 로열티가 못 들어오게 되면, 즉 송금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넥슨의 매출이 반 토막 나고, 기업의 가치도 반 토막 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죠.

◇ 김혜민> 중국 내의 의존도, 그런데 중국 내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으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그것이 지금 넥슨을 팔려고 하는 하나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꼽아주셨습니다. 매각을 하게 되면, 김정주 대표가 내놓은 주식 가치가 어느 정도로 평가됩니까?

◆ 위정현> 전체 10조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꽤 큰돈인데, 국내 게임 회사에서는 넥슨을 살 수 있는 규모의 회사가 없습니까?

◆ 위정현> 국내에서는 그 정도를 인수할 만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게 지금 문제입니다.

◇ 김혜민> 제가 이 질문을 드린 이유가 중국 자본에 대한 이야기도 하셨어요. 중국 텐센트 기업에 대한 의존이 굉장히 높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알토란 같은 회사가 어쨌든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닙니까?

◆ 위정현>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먼저 중국의 텐센트라는 회사가 먼저 물망에 오르는데, 이 회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죠?

◆ 위정현> 텐센트라는 회사가 지금 넥슨을 인수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텐센트를 키운 것은 한국의 게임입니다. 한국 넥슨의 던전앤파이터하고 스마일 게이트라는 회사의 크로스 파이어라는 슈팅 게임이 있는데요. 두 개의 게임이 오늘날의 텐센트를 키워낸 공로자들입니다. 한국 게임 두 개가요. 그 힘을 가지고 텐센트가 아주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요. 텐센트는 전 세계, 즉 글로벌 레벨에서 볼 때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게임 회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전체 매출액이 2018년 기준으로 보면, 한 50조 정도입니다.

◇ 김혜민> 텐센트라는 기업이 중국의 게임 기업이고, 엄청난 경제력과 게임 산업 내의 위상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미국 디즈니나 사모펀드가 넥슨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던데, 이것도 현실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 위정현> 네, 저는 디즈니가 2008년도에 한번 넥슨을 인수하고 싶어 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었어요. 그다음에 텐센트가 중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10조라는 돈을 직접 움직이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서 사모펀드를 구성해서 텐센트가 살짝 발을 걸친다든지, 뒤에서 조정한다든지, 이런 형태의 다양한 변형적이 모델이 가능하기 때문에요. 디즈니도 그렇고, 사모펀드도 그렇고, 여러 가지 형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지금 저희 유튜브 채팅창에 어떤 청취자분도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넥슨의 직원들이 얼마나 불안할까, 그 염려도 해주셨고, 또 넥슨 주식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이요. 이 주식의 가치가 어떻게 될까.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위정현>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에서 단기적으로는 인수, M&A가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면 주가가 폭등합니다. 폭등하는데, M&A가 실제로 이루어지면 사람들이 냉정하게 되죠. 그래서 다시 떨어지죠. 원래대로 돌아오는데요.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넥슨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훼손되면 주가는 떨어지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금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김혜민> 주가가 훼손될 수 있는 변수가 어떤 게 있을까요? 아까 중국 기업이 인수하는 게 있었는데, 만약에 중국 기업이 인수한다면, 주가에는 호재입니까? 아니면 나쁩니까?

◆ 위정현> 초기에는 호재라고 생각할 겁니다. 어떤 이슈가 있냐면, 텐센트가 인수자들의 뜻에 맞춰서, 의도에 맞춰서 넥슨을 요리하는, 재편성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지금 넥슨 같은 경우에는 게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는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결국에는 텐센트가 필요한 부분은 그대로 내버려 두겠지만,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잘라내거나 중단시키거나 투자로 회수하거나, 이런 이슈가 있는 거죠. 만약 넥슨에 있어서 개발팀이 많이 존재하고, 개발 작업들을 하고 있는데, 텐센트가 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다 정리해버릴 수 있는 거고, 그러면 그 프로젝트에 관여되어 있던, 개발 중이던 개발자들도 같이 정리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고용에 대한 이슈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 김혜민> 저희 생생경제에서 게임 노조 분들을 모시고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게임 개발하는 개발자들의 피, 땀, 눈물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넥슨 매각을 계기로 이런 인재들이 외부로, 외국으로 유출되는 게 아닐까. 이 회사가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더 그럴 것이고요. 그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정부가 최근에 이런 기술 유출 관련해서, 이건 조금 다른 얘기지만요. 정부가 최근에 기술 유출 관련해서 인수·합병 규제를 강화한다고 했는데, 조금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국 게임학회 회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위정현> 네, 그런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게임사들이, 또 한국의 개발력이 지난 15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에 한국 게임회사들을 인수하고자 하는 시도가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회사들이 인수되기도 했죠. 그런 차원에서 계속 정부의 게임 산업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인 중요성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게임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 산업에서의 꽃이기 때문에 이런 산업들을 정부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게임 관련된 기술에 대해서 방금 나온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에 세밀한 심사 제도를 마련한다든지, 이런 조금 더 방치하는 게 아니고, 정부가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뒤에 하는 규제 정책들, 특히 외국 자본이 한국의 게임 회사들을 마음대로 M&A할 수 없도록 하는 쟁점을 검토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 김혜민> 정부가 첨단 산업기술의 국외 유출을 위해서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을 신고제에서 승인제로 바꾸기로 했고, 또 기술 유출자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고, 신고포상금 1억에서 20억 원으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는 뉴스를 제가 보기도 했는데요. 게임 산업의 특수성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게임 산업에만 특수하게 제도라든지, 아니면 정부에서 해야 하는 배려? 이런 게 있다면 뭐가 있겠습니까?

◆ 위정현> 결국에는 게임이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게 개인, 개인 개발자들의 창의성입니다. 예를 들어서 그동안의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키우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게 병역 특례제도 이런 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대폭 축소되고, 사라지다시피 했거든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더 끌어올렸던 가장 중요한 제도적인 요인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병역 제도가 있고요. 또 하나 지금 게임 산업에서 제일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투자 이슈입니다. 지금 게임 산업의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중소 개발사들의 부도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런 넥슨 같은 대기업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중소 개발사들을 넥슨처럼 키워야 하는 두 가지의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금 아쉬웠던 것은 우리나라 정부가, 특히 보건복지부가 그렇습니다만, 정말 게임 산업을 악으로 보고 규제 정책을 펴왔던 것이 지금까지 최근 몇 년의 상황입니다. 이런 불합리하고, 잘못된 규제 정책은 하루빨리 철폐되는 게 오늘날 넥슨과 같은 비극을 만들어내지 않을 수 있는 하나의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게임 산업을 악으로 여기고, 만들어낸 여러 가지 규제 정책에 대한 문제점, 또 기술 개발자들에 대한 우대, 병역 제도 같은 것이요. 또 하나는 투자 이슈에 대한 여러 가지 과제까지 만들어주셨습니다. 오늘 미국에서 저희 전화 연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

◆ 위정현>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한국 게임학회 회장이자 중앙대 경영학부 위정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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