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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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마음다방 "운전만 하면 성격 바뀌는 남편, 원인은?"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27 12:28  | 조회 : 2729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7일 (월요일) 
□ 출연자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운전만 하면 성격 바뀌는 남편, 원인은?"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내 마음 나도 몰라, 전성기 마음다방> 오늘도 역시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이하 누다심): 안녕하세요.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 누다심입니다.

◇ 김명숙: 반갑습니다. 일주일이 금방 가죠. 비가 내려서 가을을 재촉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더 마음이 가을을 급하게 찾는 것 같기도 해요.

◆ 누다심: 이번 주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비 피해 없으셔야 할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렇죠. 또 비가 내릴 때에는 왠지 분위기를 찾게 되고요. 그런 가운데 마음이 싱숭생숭한 느낌이 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그게 좋은 쪽으로 싱숭생숭하면 괜찮은데, 더 우울해진다거나 속상하다거나 마음이 점점 가라앉는다면 안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 이 시간 함께하시면서 마음을 좀 달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사연이 방송 때마다 참 많이 들어와서 선생님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못 나누겠어요. 그래서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로 사연이 많아서 사연부터 곧바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6854번 청취자님의 사연입니다. “50대 후반 여성입니다. <당신의 전성기, 오늘>은 처음 듣는데 두 분 목소리도 너무 좋고 제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실 것 같아서 보냅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가 된 지 7년이 되는데요. 마을에서 반장으로 15년을 지냈고 지금은 부녀회장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제가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다 좋아하고 있는데 저와 가까운 주변인들이 제가 부녀회장 활동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제 성격이 좀 깐깐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저에게 성격이 나쁘다고는 하지 않거든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과 사별하고 나서 허전함을 마을 활동하는 것으로 달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이런 건 좋은 현상이죠?

◆ 누다심: 네. 일단 사람은 기본적으로 뭔가 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남편과 사별하시고 나서 혼자가 된 지 7년이 됐다고 하니까 남는 시간, 비는 시간, 그리고 마음의 허전함, 그런 것들을 푸실 수 있는,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한 것 같아요.

◇ 김명숙: 잘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가까운 주변인들이 싫어한다는 건 아마 가족, 아니면 아주 주변의 가까운 분들이 왜 그럴까요?

◆ 누다심: 제가 사연을 보니까 마을에서 반장으로 15년을 지내셨다고 했어요. 그런데 남편하고 사별하고 혼자가 된 지는 7년. 그러니까 사별하시기 전부터 굉장히 왕성한 활동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 예를 들어 주변 사람이라면 이분의 자녀일 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겠죠. 이분이 뭔가 열심히 활동할 때 상대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우리 엄마는, 우리 언니는 저렇게 바깥에서는 저렇게 열심히 하면서 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안 챙겨. 밖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와서 집에서 너무 힘들어하니까 그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네요.

◇ 김명숙: 바깥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오히려 집안에는 소홀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선생님 말씀 듣다 보니까 이해되는데요. 이분이 또 이러셨어요. ‘성격이 좀 깐깐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저에게 성격 나쁘다고 하진 않거든요’ 그랬는데 주변 사람이 느끼는 정도는 다를 것 같아요. 외부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 아까 말씀하신 주변의 가까운 사람이라면 가족, 자녀들이나 형제자매들, 친척들.

◆ 누다심: 사람들이 자기 성격에 대해 보고를 하잖아요. 그런데 자신의 성격을 보고할 때 그것이 실제 모습과 어느 정도 대비되느냐. 좀 과장되게 말하면 자신의 성격 보고 곱하기 100 정도를 하면 다른 사람이 보는 그 사람의 성격이라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굉장히 우리가 봤을 때에는 친절한 사람이 있잖아요. 그 사람한테 ‘너는 참 성격이 좋고 친절한 것 같아’라고 하면 어떤 사람도 ‘맞아, 나 엄청 친절해’ 이렇게 이야기 안 합니다. ‘아니야. 이건 친절한 게 아니야’ 이렇게 이야기하죠.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보고가 사실 정확하지 않아서 자기 성격이 깐깐하다고 표현하실 정도면 주변 사람이 느끼기에는 보통이 아닌.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반장을 15년을 하셨잖아요. 그리고 부녀회장을 한다는 건 일이 진짜 많고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성격이 이렇게 깐깐하고 체계적이지 않고서는 사실 할 수 없거든요. 이 말에 흔들리고 저 말에 흔들리고 하면 아무 일도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분은 성격이 강하신 스타일인데, 이런 것 때문에 제 생각에는 가족들이 봤을 때는 뭔가 불편하거나 걱정되거나 불만이 있거나, 아무튼 가까운 사람이 느끼는 게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본인이 깐깐하다고 표현했지만 활동을 이렇게 잘하시는 걸 보면 깐깐하다는 말 속에는 굉장히 열심이고 모든 걸 잘하려고 하고 완벽하게 하고, 이런 게 포함돼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까 주변인들에게 소홀해질 수 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주변 사람들은 ‘왜 그래’ 불만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좀 불만스러운 게 있어도 본인에게 말을 못할 수 있잖아요.

◆ 누다심: 그리고 일을 앞에서 주도적으로 하시면 굉장히 카리스마 있게 보일 수 있고, 또 실제로 여러 가지 행정 업무를 하시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이런 피드백을 잘하진 못할 겁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깐깐하고 자기주장이 있는 분들이 앞에서 일하실 때 주변 사람들은 좀 편해요.

◇ 김명숙: 알아서 해주니까.

◆ 누다심: 그렇죠, 알아서 하니까.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보기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아마 이분이 반장 15년 동안 하셨을 때 지역주민이나 부녀회원들은 아마 이분을 뽑아서 굉장히 편하게, 굉장히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잘 모임이 굴러가고 있다. 이렇게 느끼실 가능성이 많아요.

◇ 김명숙: 그렇다면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 식구들 가족들, 자녀분이나 형제분들한테 바깥에서 하는 것처럼 해야 하는 거겠죠? 

◆ 누다심: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분을 만날 수 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 가족들, 가장 가까운 주변인들이 어떤 것 때문에 그렇게 말리느냐, 싫어하느냐. 이런 걸 듣고 너무 바깥에서만 그렇게 하시기보다는 그 에너지의 1/3 정도만이라도 가까운 주변인에게 관심을 갖다 보면. 아니면 혹시 바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셔서 가까운 사람에게 푼다면 그런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으시고요. 결국 나와 평생을 함께하는 사람은 가까운 주변인이거든요.

◇ 김명숙: 그렇다고 해서 밖에서 있던 스트레스를 안에 와서 풀게 되면 가까운 사람들이 더 싫어할 수 있잖아요.

◆ 누다심: 더 싫어하죠. 그러니까 왜 우리한테 이러냐부터 시작해서 왜 집에는 소홀하냐. 바깥에서 하는 것처럼 우리한테도 관심을 가져 달라. 여러 가지 불만이 있으니까 그런 불만을 조율하셔서 중간 정도의 균형을 잡으시면 어떨까 생각됩니다. 

◇ 김명숙: 그러니까 6854님의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야 할 텐데, 장점 살리는 건 쉽지만 단점을 보완하는 게 사실 어렵잖아요.

◆ 누다심: 정말 어려워요. 많은 사람들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범하는 한 가지 오류 하나가 자기가 생각했을 때 나는 이런 게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애쓰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주변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으시면서 계속 함께 이야기해야 해요. 그래서 만약 내가 가족에게 소홀하다면 혼자 결심하셔서 ‘그래, 이제 내가 가족에게 친절하게 해주겠어’라고 하셔서 갑자기 어느 날 집에 와서 집안일 하고 요리하고, 갑자기 친절하게 하면 주변 사람들은 좋기는 한데 ‘이게 뭐지? 왜 이러지?’ 이러거든요. 

◇ 김명숙: 맞아요. ‘갑자기 왜 그래? 안 하던 걸 해? 하던 대로 해’ 이러면서 어색할 수 있죠.

◆ 누다심: 그렇죠. 그런 반응을 보면 뭐야, 이건. 나는 집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별로 효과 없구나,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구체적으로 내가 그러면 집에서는 어떻게 하면 너희들이 나를 지지해주겠니. 그렇게 묻고 좀 해보고 이 정도면 괜찮겠니, 라고 끊임없이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야만 균형이 잡히지, 혼자 결심하시고 혼자 시도하셨다가 ‘이거 별거 아니네’ 혼자 포기하시는 게 반복되면 사실 단점은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김명숙: 뭘 하더라도 단점을 보완하려거나 관계 개선을 하려고 할 때 그냥 막연하게 잘해야지,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럴 땐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 말 한마디라도 이 말을 해야겠다, 미리 생각해봐야 할 것 같네요.

◆ 누다심: 그렇죠. 그러고 나서 그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보시는 거예요.

◇ 김명숙: 그런데 만약 그 피드백이 좋게 들릴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힘을 받아서 더 잘하고 싶을 텐데, 만약의 경우 기대했던 바와 다른 피드백이 온다면.

◆ 누다심: 그러면 그때는 속상하지만 속상하다는 말도 좀 하셔야 해요. 나는 이렇게 했는데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나는 좀 속상하다. 그러면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그래서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단점도 극복해야지, 절대 혼자 결심하시고 혼자 시도했다가 혼자 포기하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명숙: 선생님, 말씀 중에 ‘네가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되는 것 같아’ 이렇게 말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 언젠가 들었거든요. 예를 들어 ‘네가 이렇게 말하니까 나는 슬펐어, 화가 났어.’이런 것보다 ‘나 화가 나려는 것 같아, 슬퍼지려는 것 같아’ 이렇게 표현하는 게 좋다더라고요. 그런 게 구체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는 건가요?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 누다심: 네, 맞아요. 단정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자신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나 화났어, 그러면 나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받아들이거든요. 그래서 나 지금 속상해지려는 것 같아, 나 지금 화가 나려는 것 같아. 그러니까 네가 내 마음을 알아줘, 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그렇게 표현하실 수 있으면 제일 좋죠.

◇ 김명숙: 우리 지금 문자 사연 주신 6854 청취자분도 주변 가까운 지인들에게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도 듣고, 구체적으로 자기 의사도 표현하고, 그렇게 하면 더 좋아지리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우리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 이야기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그래도 노래는 한 곡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 사실 제가 예전에 학교 다닐 때에는 시카고의 노래로 많이 들었던 곡인데요. 오늘은 이소라의 소리로 들어볼까 합니다. ‘Hard to say I’m sorry’

(음악: 이소라 - ‘Hard to say I’m sorry’)

◇ 김명숙: 계속해서 이어지는 사연, 0241번 님의 사연입니다. “제 남편은 60대 초반입니다. 사업하다 실패하고 빚 갚고 하느라 평생을 힘들게 지냈고, 당연히 차도 한 대 없이 살았어요. 다행히도 아들은 공부 열심히 해서 괜찮은 곳으로 취직했습니다. 회사가 멀어서 중고차를 한 대 사서 출퇴근을 했는데 작년에 결혼하고 새 차 한 대 사서 분가를 했습니다. 그리고 타고 다니던 중고차를 우리 쓰라며 줬어요. 남편은 면허가 있지만 차를 몰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차가 생기니 어딜 가든 차를 가지고 다니더라고요. 문제는 운전할 때 돌변하는 성격입니다. 자존심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평소에는 말도 없고 얌전한 사람인데, 운전대만 잡았다 하면 성격이 너무 괴팍해져요. 앞차가 조금만 느리게 가도 남편은 그걸 참지 못하고 빵빵거립니다. 그리고 끼어들기 하는 차를 보면서도 험한 소리를 하고요. 다른 차에게 대놓고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옆자리에 앉아서 듣는 제 마음이 매번 너무 불편합니다. 저는 운전을 배워본 적도 없고 겁도 많아서 차에 대한 건 모르지만, 아들이 운전한 차를 타고 다닐 때와 비교해보면 남편 운전은 너무 거칠고 급해요. 속도도 빠르고요. 옆에서 잔소리를 몇 번 해봤지만 알겠다는 성의 없는 대답뿐, 소용이 없네요. 저야 안 타면 그만이지만 남편이 저러다 사고라도 낼까 봐 걱정입니다.”

걱정하시는 아내분의 마음은 알겠는데, 제가 사연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는데’ 이 생각을 했어요. 왜, 성격이 얌전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급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 누다심: 그렇죠. 김명숙 아나운서님은 어떠세요, 운전하실 때?

◇ 김명숙: 저 운전요. 천천히 살살 부드럽게 잘해요. 안전운전한답니다. 양보하면서, 배려하면서. 왜 웃으세요? 저도 웃음이 나는데.

◆ 누다심: 사실 운전할 때 사람들이 진짜 성격이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운전은 정말 독특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무슨 얘기냐면 운전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만약 사고라도 난다. 경제적으로도 손실이죠. 어디 내가 급하게 가야 하는데, 만약 아나운서님이 어디 방송하러 가셔야 하는데 사고가 나면 방송 스케줄이나 이런 게 다 문제가 생기니까 사실 사람들은 손실에 대해서 엄청나게 예민하거든요.

◇ 김명숙: 그리고 어떤 경우 내 목숨과도 관련이 있잖아요.

◆ 누다심: 그렇죠. 신체적인 손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운전이란 상황은 굉장한 긴장상황이다. 그리고 또 운전하는 상황은요. 경쟁하는 상황을 자꾸만 떠올립니다. 내 차선은 안 가는데 옆 차선이 잘 간다. 그러면 그게 미묘하게 내가 뭔가 지는 것 같고. 그런데 운전의 시야가 앞만 향해 있잖아요. 그러니까 재밌는 게 나를 앞질러가는 차들은 계속 내 눈앞에 있는데요. 내가 추월해버린 차들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정보가 편향돼서 나는 계속 뒤처진다는 느낌만 받게 되는 거예요. 사실 본인도 여러 차를 이미 앞질러 와서 뒤에 있는 차들은 본인 차를 보고 열받아하겠지만, 일단 내 눈앞엔 안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경쟁 상황이기도 하고요. 또 운전은 자신의 신변 노출이 덜 되는 상황이에요.

◇ 김명숙: 나만의 공간이다, 이런 게 있나요?

◆ 누다심: 그렇죠.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차마다 선팅이 잘 돼 있으니까 밖에서 잘 안 보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보통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여러 사람의 시선이 나를 보고 있지만, 운전할 때에는 내가 차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나를 감시하거나 나를 쳐다보는 시선을 훨씬 더 느껴서 정말 솔직하게 자기가 자신의 진짜 모습이랄까요. 그런 게 드러날 수도 있는 상황이죠.

◇ 김명숙: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분노가 폭발하는 걸로 표출되네요.

◆ 누다심: 그렇죠. 특별히 남편분은 면허는 있었지만 차를 몰 일이 거의 없으셨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보면 초보운전인 거예요. 그러니까 초보운전이시다 보면 더욱더 긴장이 많아져서 옆에 아내분이 보기에는 사람이 왜 이렇게 화가 났나,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지만 정작 운전하시는 남편분 입장에서는 긴장되고 심장도 떨리고, 이렇게 뭔가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다. 이렇게 이해하셔야 할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런 긴장감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건 이해가 한편으로 되면서도, 또 때로는 오히려 어쩌면 이런 마음속에는 평상시에 내가 표출하지 않았던 분노나 화가 담겨 있어서 그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아닐까.

◆ 누다심: 아주 정확하게 얘기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사연을 보면 아내분이 이렇게 이야기하셨잖아요. 평소에는 자존심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말도 없고 얌전한 사람인데, 운전대만 잡았다 하면 성격이 괴팍해진다고 하셨는데요. 이게 반대예요. 진짜 성격은, 이분 표현대로 하자면 원래는 괴팍한 성격인데 평소에는 그렇게 얌전하게 지내시는 거죠. 기준이 평소에는 괜찮은데 운전대만 잡으면 이상한 게 아니라, 사실 이분 안에는 그런 긴장과 분노와 이런 것들이 있는데 살면서 그런 것을 표출하는 게 좋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잘 가리고 살다가 운전할 때가 되면 가리던 것이 드러나는 거여서 보시는 관점을 ‘운전대만 잡으면 이상하다’가 아니라, ‘운전대를 놓으면 사람이 착해진다’ 이렇게 보시는 것도 좋아요.

◇ 김명숙: 운전을 안 할 수도 없고, 어떡해야 해요. 그런데 감정 표현을 평상시에 제대로 그때그때 구체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이 대목에서 또 떠올랐어요.

◆ 누다심: 네, 맞습니다. 평소에 감정을 누르시는 분들이 이런 것들이 해제될 때. 운전 상황도 그렇고요. 또 많은 경우 평소 착하시던 분들이 돌변하는 때가 있잖아요. 술 드실 때.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감정이 주체가 안 되고 주사가 심한 분들이나, 또 평소에는 괜찮다가 운전대만 잡으면 이러시는 분들은 사실 평소에도 자신의 감정, 자신의 그런 것들을 표현하시는 과정이 있으면 실제로 운전하는 상황이나 술 드신 상황에서의 그런 것들이 많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명숙: 실제로 남편 얘기를 지금 보내셨지만, 이것은 남자 여자 문제가 아니라 여자들도 운전하다 보면 평소랑 다르게 과격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는 게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제대로 평상시에 감정 표현을 안 하다가 어떤 상황에서 이게 폭발하게 되면 더 크게 발휘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위험할 것 같아요.

◆ 누다심: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감정 표현에 대해서 권장하는 문화도 아니고,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시잖아요.

◇ 김명숙: 그래서 좋은 건 표현하면서, 분노나 화나 슬픔이나 걱정 근심 이런 것들은 억누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저희 윗세대 어르신들, 엄마들도 그렇고. 그게 결코 좋은 게, 그래서 화병이란 이야기까지 생겼잖아요.

◆ 누다심: 감정은 우리 마음의 피와 같습니다. 우리 몸에 피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병이 오듯이 감정을 원활하게 느끼고 소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래서 어쨌든 아내분이 남편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평소에 남편분이 무뚝뚝하고 말을 안 하시더라도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당신 아까 운전할 때 화났어? 당신 아까 긴장했어?’ 이렇게 묻고 남편분도 ‘그래, 아까 내가 좀 그랬던 것 같지’ 무조건 하지 마, 왜 이래, 이러면 더 스트레스받아요. 그래서 오히려 아내분이 잔소리를 계속하시면 남편분에게는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까 남편분이 평소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아내분이 옆에서 도와주시면 좋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명숙: ‘당신 아까 왜 그랬어? 마음이 어땠어? 그 사람이 끼어들어서 화가 났지?’ 이런 식으로.

◆ 누다심: 그렇죠. 그리고 다른 일에, 꼭 운전이 아니라 다른 일에 있어서도 바깥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든지 혹시 아내분이 보시기에 남편이 아들 때문에 서운한 것 같아, 그러면 ‘당신 아까 좀 서운하지 않았어? 나는 좀 서운하더라. 어땠어?’ 이런 감정을 묻고 듣는, 이런 것들을 계속하시다 보면요. 그 감정을 인식하게 되면 자신의 감정을 나중에는 확실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까지 생긴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거든요. 

◇ 김명숙: 아무래도 평상시에 감정이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기도 해요, 운전할 때도요. 평상시에 기분이 좋은 상태로 운전하다 보면 끼어드는 차 어때, 마음대로 끼어들어. 양보도 해주고, 내가 잠깐 차선 변경했을 때 비상등도 켜주고, 그런 배려도 생기면 뒤차도 기분 좋아지고. 이게 평상시의 감정과 다 연결되는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까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됐어요. 지금 문자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매번 소개 못 해 드리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 나누는 시간, 이렇게 빨리 가는데 역시 많은 분들이 마음다방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거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 여러분의 문자 참여 기다리고 있고 편지 사연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자번호는 #0945번이고요. 편지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산로 76 YTN 뉴스퀘어 빌딩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 담당자 앞’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선생님, 다음 주에도 기대해볼게요. 감사합니다.

◆ 누다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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