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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소득주도성장은 계속 추진, 일자리는 기업투자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23 08:38  | 조회 : 2355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원로들의 탁월한 식견을 만나는 회의’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3일 (목요일) 
□ 출연자 :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

-최저임금, 일자리 줄이는 결과 나타낼 수 있어...그러나 일시적인 문제
-소득주도성장, 양극화·가계 빈혈 치유·빈부격차 축소 위해 필요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해결되지 않아
-경제난, 일자리 감소 근본원인은 대기업 국내 투자 기피 때문
-지난 3년간 대기업, 영업이익 매년 20% 이상 호황 누려
-정부 재정 투입, 투자 지원 등 기업의 투자 증대 유발로 가야
-과거와 다르게 분수효과·낙수효과 동시에 가져가야
-앞으로는 수출주도성장으로는 불가능...소득주도성장 유지해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파이가 커지면 약자도 배부를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앞두고 벌어진 논쟁입니다. 파이를 키우면서 생긴 문제를 파이를 키워 해결할 수 있을까, 이 논쟁은 말이죠. 결국 10년 뒤 극심한 양극화와 일자리 위기를 겪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으로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죠. 즉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나누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이 소득주도성장 논란이 최근에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느냐. 아니면 모순이 있다면 그 모순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논쟁이입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택하는데 큰 역할을 한 분이시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연결해서 이 문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총재님, 안녕하십니까.

◆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이하 박승): 안녕하세요.

◇ 김호성: 지난번에도 한 번 연결해주셔서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셨는데요. 지금 저성장 저고용의 심각한 침체국면을 맞고 있는데, 최근에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근본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시는지요?

◆ 박승: 지금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우리 경제가 저성장 저고용 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무슨 말이냐면 저출산, 수출 침체, 그리고 고임금 고지가 고교육비 등 투자 원가가 높은 문제. 여기다가 조선과 해운의 불황까지 겹쳐있지 않습니까. 이런 바탕 위에서 지금 가장 직접적인 현 경제난, 일자리 문제 등 경제난 원인은 저는 국내 투자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투자 부족은 이걸로 인해서 대기업과 가계의 양극화 현상이 빚어 있고요. 지난 3년 동안을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영업이익이 매년 20% 이상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투자는 침체되어 있고 가계소득도 침체되어 있습니다. 이런 양극화 현상으로 소위 대기업 호황, 가계 불황이 우리 경제의 현주소거든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대기업이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국내 투자를 지금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즉 국내 투자를 해도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요. 그래서 여기에서 나오는 문제가 한 가지가 일자리 감소고, 다른 또 하나 문제가 가계 빈혈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현재 핵심 문제인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 외국과 다른 점이에요. 지금 미국이나 일본은 일자리가 오히려 넘친다고 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이러느냐 하면, 일본과 미국의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러지 않고. 그래서 일부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려서 일자리가 줄지 않느냐 하는데 이건 맞습니다.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서 일자리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엽적인 문제이고 일시적인 문제이지 근본 문제가 아니다. 근본 문제는 역시 국내 투자 부족에 있다. 이렇게 저는 진단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총재님, 지금 당정협의회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오고 있는 이야긴데요. 민주당에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재정 지출을 요청하고 있고, 여기에 대해서 김동연 부총리는 계획보다 더 투입하겠다, 이런 답변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더욱 더 재정투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한다는 이야기일 텐데요. 이 방향이 맞는다고 보시는지요?

◆ 박승: 재정투입은 물론 필요한데 재정을 가령 일자리 만드는데 보조금을 준다든지, 이런 방식, 지금까지 해온 그런 방식은 나는 문제가 있다고 봐요. 차라리 재정을 투입하려면 지금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근본 문제는 기업 투자입니다. 기업 투자가 늘어야 일자리가 늘어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소득주도성장은, 흔히들 소득주도성장 때문이 아니냐 하지만 소득주도성장 때문이 아니고 소득주도성장은 아까 말씀드린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가계 빈혈을 치유하기 위해서, 그리고 빈부격차를 축소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고 그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 있느냐면 이런 소득주도성장으로 양극화 문제나 가계 빈혈 문제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일자리 창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행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면 일자리 창출은 가계소득을 보호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여서 기업으로 하여금 투자를 늘리도록 해야 해결되는 문제인데, 지금까지 정부가 소홀히 한 문제의 핵심은 가계소득을 보호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소득주도성장으로 그것은 방향이 맞지만, 기업 투자를 늘리는 쪽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 않았냐. 이것이 지금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풀되, 돈 푸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거예요. 돈을 풀되 그걸 과거 방식으로 일자리 만들면 돈을 얼마 더 준다든지 이런 식으로는 이건 일시적 현상밖에 안 되고 지속성이 없어요. 그 돈을 차라리 기업 투자 지원으로 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래서 모든 노력의 핵심을 기업 투자 증대를 유발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옳다. 이렇게 보는 거죠.

◇ 김호성: 조금 전에요. 아주 유사한 발언을 1부에서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이야기했습니다. 혁신성장이 미흡해서 소득주도성장이 잘 안 된다, 이 같은 맥락과 같이 하는 말씀이시죠?

◆ 박승: 그렇습니다. 지금 혁신성장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 혁신성장 정책이 그런 쪽으로 충분히 가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혁신 정책을 범위를 넓히고 깊이를 더해서 혁신 정책이 현재와 같은 방향에 플러스 해서 기업투자 유발 정책을 이끌어가는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 김호성: 낙수효과, 분수효과 이 같은 예를 들어서 많이 설명해주고 계시잖아요. 그렇다면 분수효과보다는 낙수효과에 더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박승: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지금 같이 가야 한다는 거예요. 과거는 100% 낙수효과 정책이었어요, 과거 정책은. 그래서 지금 이걸 소득주도성장으로 바꾸자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가는 방향은 60% 분수효과 정책, 플러스 40% 낙수효과 정책 이렇게 가야 한다. 다시 말하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는 가계 빈혈을 치유하고 국내 투자 촉진 정책, 이게 낙수효과 정책 아닙니까. 국내 투자 촉진 정책을 통해서 고용을 늘리고. 이 두 개를 같이 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러질 못했다, 이런 뜻이거든요. 그래서 아시는 바와 같이 경제는 시장을 다루는 것 아닙니까. 따라서 시장친화적 정책이라야 진보 정권도 성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실사구시고 실용주의예요. 그래서 이런 정책은 진보와 보수 틀을 넘나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경제정책에 있어서 가령 우리나라에서 보수주의나 진보주의나 이런 이념적인 원리주의와 근본주의로 가는 것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이렇게 봐서 앞으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꿋꿋하게 계속 밀고 가되, 기업 투자를 유발하는 그런 낙수효과 정책을 함께. 그래서 지금까지는 분배 쪽에 너무 치우쳤다고 한다면 성장과 분배가 같이 가야 하고, 지금까지는 가계 쪽만 걱정했다면 가계와 기업을 함께 어우르는, 이른바 친서민 친기업 정책으로 가야 옳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 김호성: 친서민과 친기업 정책 양 축이 함께 잘 원활하게 갔으면 좋겠는데요. 최근에 최저임금 이슈 관련해서 이것이 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역행한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지요?

◆ 박승: 그건 맞습니다. 최저임금 같은 것은 가계 빈혈을 치유하다 보니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써 일자리를 일부 줄이는 결과를 낳게 마련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 효과를 부정하는 건 아니되 그것이 현재 일자리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그런 뜻이었죠. 아까 말씀드린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국내 투자 부족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요. 따라서 최저임금은 올려야죠. 계속 올려야 하는데 문제는 어디에 있냐면 지금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을 29%를 올렸어요.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내년에 8350원인데 미국이나 일본은 지역별로 업종별로 차등을 둡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 올해 평균 최저임금이 8500원, 우리나라가 8350원, 내년에. 그래서 일본하고 거의 비슷한 수준이에요, 우리나라가. 그래서 최저임금은 계속 올리되 영세업자에게 너무 충격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그리고 재정에서 너무 많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방법으로 올리는 것이 옳았다, 이렇게 보는 거고. 구체적으로 제 생각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 아닙니까. 그러니까 매년 7~8% 정도를 꾸준히 올리는 것이 정답이었다, 이렇게 봅니다. 꾸준히 올려갔으면. 그러니까 어떤 목표 시점이 연장되겠지만 이걸 한꺼번에 올리고 그럴 게 아니고 계속 그렇게 올려갔으면 더 좋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총재님,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가계소득이 주축이 되는 소득주도성장은 수출경제 위주의 한국 사회와 맞지 않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어떤 생각이신지요?

◆ 박승: 우리나라가 그 동안 수출 중심 경제 아니었습니까. 그러니까 그분이 앞으로도 그와 같은 수출주도성장으로 한국 경제가 현재 가고 있고 앞으로도 갈 수 있다고 보신다면 그 말이 맞습니다. 수출주도성장이 가능하면 분수효과 성장은 맞지 않고 낙수효과 성장으로 계속 가야 해요. 그러나 문제는 소득주도성장이 나오게 된 근본 원인은, 계기는 우리나라가 이제 수출주도성장 시대는 가고 있다. 이걸로는 안 된다. 앞으로는 내수주도성장으로 가야 한다는 전제에 입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면 과거에는 수출이 매년 두 자릿수로 늘어서 5%, 6%, 7% 고도성장을 끌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소비는 줄여도 되고 수출만 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요. 지난 3년간 평균 수출 증대율이 1%입니다. 그래서 수출주도가 앞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나오는 거예요.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시간상 여기까지만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승: 수고하셨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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