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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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보기]"기무사 계엄령 문건! 주요 쟁점 똑바로보기"-안호림 교수 7/21(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7-23 09:49  | 조회 : 1983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7월 21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아나운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디어에 대한 이슈를 점검해보는 <안호림의 미디어똑바로보기>시간입니다. 안호림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사)
아나운서: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안호림: 지난 7월 10일 인도를 방문 중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는데요. 해외 순방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인도 현지에서 지시한 걸 보면 그만큼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가 된 기무사 문건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것입니다. 이 의원의 폭로 이후 기무사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아나운서: 말씀하신대로 이번 문건의 존재는 이철희 의원의 폭로로 알려졌습니다. 공개된 문건은 어떤 것인가요?

안호림: 문서의 제목은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수행방안’입니다. 문제의 문건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내리기 전인 지난 2017년 3월초, 기무사령관이 국방장관에 보고한 것입니다. 문건에는 탄핵심판 후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전국적인 계엄령 실시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계엄령 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네요. 이철희 의원은 일부만 공개했지만, 곧 보다 상세한 내용이 알려졌지 않습니까?

안호림: 군인권센터라는 인권단체에 의해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물론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내용이 기무사 문건 내용과 일치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문건에 계엄령 발동시 구체적으로 어느 부대를 어느 지역에 배치할 것인지, 상세한 계획과 동원병력 규모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서울 시내에는 20사단, 30사단, 제1공수여단 등이 동원되어 전차 200대, 장갑차 550대, 무장병력 4800명, 특전사 1400명 등을 투입하게 되어있습니다. 또 위수령과 계엄이 선포될 수 있는 조건, 단계별로 문제가 되는 점, 문제점들을 해결할 방안들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져 있습니다.

아나운서: 기무사는 댓글조작부터 시작해서 세월호 유족 사찰 등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기무사는 원래는 어떤 임무를 맡고 있는 조직인가요?

안호림: 정식명칭은 국군기무사령부입니다. 군내 방첩(counter-intelligence)를 담당하고 있는 조직으로 군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기관의 하나입니다. 즉, 군부대내에 전국의 간첩이 색출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 실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민간인에 대한 조사와 정치현안에 대해서 기무사가 개입하면 안되는 일입니다.

아나운서: 문건에 대해서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인가요?

안호림: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것은 이 문서가 과연 실제 계획을 염두에 둔 실행계획이었는가
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문서상 계획에 불과한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군, 또는 군을 통제할 수 있는 세력이 사회불안을 빌미로 다시 정권을 장악하려는 쿠데타 계획이었는가, 아님 문서상 검토에 불과한 것인가 하는 점이 논란거리입니다.

아나운서: 계엄에 대한 검토를 한 사실 자체만이 문제인 것인가요?

안호림: 아닙니다. 그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기무사 문건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먼저, 기무사가 계엄을 검토할 위치가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계엄에 관한 검토는 설사 이루어진다고 해도 합동참모본부에서 검토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런 점에서 월권인거죠. 이번 문건이 기무사가 독자적으로 작성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의심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수령이나 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해결방안들이 위법적이라는 문제도 있습니다.

아나운서: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들이 위법적인가요?

안호림: 예를 들어, 문건에서는 계엄사령관은 전군을 통괄하는 합참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이 맡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그런데 육군참모총장에게는 독립전투여단급 부대 이동명령에 대한 권한이 없고,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기무사는 육군참모총장 명령으로 병력을 출동시키고, 합참의장과 장관 승인은 별도로 받는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위수령을 발동했는데 국회가 이를 무효화하는 법안을 제정했을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시간을 끄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문서의 존재가 알려졌을 때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안호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당들은 입을 모아 이번 사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문건을 군이 위수령과 계엄을 추진한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위협했다’고 비판하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조사와 일벌백계를 주장했습니다. 민주평화당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정의당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주도한 12.12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며, 기무사 해체를 주장했습니다.

아나운서: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다른가 봅니다.

안호림: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기무사 문건 어디에도 쿠데타 흔적은 없다’면서 현 정권이 적폐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쿠데타의 흔적이 있다면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기무사의 은밀한 문건들이 계속 유출되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즉, 이번 문건을 비롯해서 기무사와 관련된 기밀문서들이 계속 유출되는 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입장입니다.

아나운서: 언론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안호림: 언론사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릅니다. 한겨레신문은 7월 11일 사설을 통해 계엄 문건 수사에서 핵심은 ‘윗선’을 밝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문건이 기무사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힘들고 상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건데요. 한민구 전 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뿐 아니라, 황교안 전 총리,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나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도 관련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반해 경향신문은 기무사의 반헌법적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면서 기무사 해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문건이 실제 이행을 고려한 정황이 있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문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넉달 동안이나 조치하지 않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해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다른 입장을 보인 언론사들도 있나요?

안호림: 동아일보는 이 문건을 촛불 진압 실행계획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기무사 문건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입니다. 중앙일보는 정치적 의도가 배제된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번 사건이 지금 시점에서 쟁점화된 것에 대해 현 정부의 의도가 있다고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번 문건을 말 그대로 비상사태를 염두에 둔 검토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쿠데타를 기도한 것처럼 규정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정권의 의도가 의심 간다는 입장입니다.

아나운서: 이번 사건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3월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청와대에는 보고가 안 된 것인가요? 왜 넉달이 지난 후에야 반응을 한 것인가요?

안호림: 송영무 장관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것은 지난 3월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넉달동안이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합니다. 청와대에 정확한 보고가 이뤄졌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관계에 회색지대가 있다’고 모호하게 대답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한 편에서는 정부가 지방 선거를 의식해서 대응을 늦춘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습니다. 군 개혁이 의도한 대로 진행되지 않으니까 군 개혁을 밀어붙이기 위해 지금 문건을 공개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문 대통령의 지시로 특별수사단이 꾸려져서 조사 중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수사단이 규명해야할 의혹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안호림: 먼저 밝혀져야 할 것은 이 문건이 누구의 지시로, 어떠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는가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한민구 전 국방장관은 이철희 의원의 위수령 질문 때문에 검토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이철희 의원은 위수령이 시대착오적 명령이므로 폐지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취지로 물어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위수령이나 계엄이 국방장관 선에서 결정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윗선까지 보고됐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자신의 지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안호림: 한 지상파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머물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계엄령 문건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본인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조만간 귀국해서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겠다고 합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수사단의 조사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 다른 쟁점은 무엇이 있나요?

안호림: 내란예비음모죄가 성립되는가 여부입니다. 다시 말해, 이 문건이 실행의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의혹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건 내란음모죄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이 위수령과 계엄을 실행하는 기관이니만큼 군이 비상사태를 가정해서 세운 계획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아나운서: 송영무 장관이 보고를 받고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도 밝혀져야겠죠?

안호림: 물론입니다. 청와대 해명은 석연치 않습니다. 송영무 장관도 명쾌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부에 법리검토를 의뢰했다고 해명한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청와대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명쾌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이제 수사단이 조사를 시작했으니 진실이 무엇인지는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에도 대중과 언론은 계속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안호림: 여러 언론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과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공개될 때까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는 삼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보도들이 이 사건을 정치 사안으로 만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익명의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는 보도를 억제할 필요도 있습니다. 익명의 정보원을 인용하는 것은 기자 본인, 또는 언론사의 해석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보다 더 문제입니다. 정보가 사실인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카더라’통신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조사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국민들에게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아나운서: 정부와 수사단, 그리고 국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안호림: 이번 사건은 정치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잘못했는가에 따라 사건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만약 지난 정권의 잘못이 있다면, 지난 정권과 관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군 내부 문제라면 군관계자들이 책임을 져야겠지요. 만약 현 정권이 정치적 의도로 이 문제를 이용하려 했다면 이 또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군의 정치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큰 현실적인 위협 중 하나입니다. 이번 사안은 국민과 국가를 수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한국 군대를 만들어내는데 초점이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도 이념적인 잣대로 접근해서 속단하기 보다는 수사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길 부탁드립니다.

아나운서: 오늘도 말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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