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진행: 배승희 / PD: 신동진, 이시은 / 작가 :김영조, 정은진 / 유튜브AD: 이진하

인터뷰전문보기

월드컵 선수 향한 과도한 비난, 건전한 여론으로 볼 수 있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6 10:10  | 조회 : 3209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라디오 청원 게시판’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 출연자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또 다른 찬반양론이 많이 엇갈리는 것 가운데 하나가 최근에 월드컵 이슈예요. 러시아 월드컵만큼 여론이 뜨거운 이슈도 없을 것 같은데, 여기에도 보면 많이 엇갈리는 것 같아요.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하 배종찬): 네. 엇갈린다기보다는 좀 일방적인 여론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멕시코전 이후 단연 검색어 상위에 랭크된 화제의 인물이 국가대표팀 수비수 장현수입니다. 장현수 실수에 대해서 한국팀 패배의 원인은 장현수다, 장현수가 잘못된 태클을 해서 PK를 줬고, 그리고 태클하지 말아야 하는데 태클 했고, 슬라이딩 하지 말아야 하는데 슬라이딩 했고, 심지어는 1차전 스웨덴전에서 부상을 당한 박주호 선수의, 패스를 받으면서 부상을 당했거든요. 그 패스도 장현수가 패스했다.

◇ 김호성: 관련해서 시민들 인터뷰 저희도 준비한 게 있거든요. 한 번 들어보시고 이야기 진행하도록 하죠.

“청원 같은 데에 열심히 임하신 선수들을 한국까지 걸어오라는 청원이 많은 것 같은데, 그런 청와대 국민 청원 같은 건 너무 심한 것 같아서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강하다 보니까 우리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수들이 4년 동안 준비하면서 선수들 개개인이 4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피눈물은 국민들이 정말로 오늘의 경기만 갖고 평가하지 마시고 그 선수들이 정말로 4년 동안 피눈물로써 연습했던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신다면 지금 오늘의 경기력이 조금 떨어져도 너그러운 국민들의 마음이 곧 마지막 경기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SNS 같은 데 가서 선수들 개인적인 공간에 욕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이 매년 있는 게 아니라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건데, 그래서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선수들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실망이 크고 비판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김호성: 지금 시민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요.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가 있어’ 또는 ‘실수를 하고 싶어서 했겠냐’ 서로 나뉘잖아요. 그런데 지금 본부장께서 말씀하신 대로 오히려 비난의 강도는 SNS쪽에서 더 많은 것 같아요.

◆ 배종찬: 그만큼 기대가 높았고 16강을 염원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1차전과 2차전에서 또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장현수 선수, 수비폭도 넓거든요. 그러다 보면 이런 실수에 대해서 거의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당하고 있습니다. 공격수인 손흥민 선수의 경우 ‘잘했다. 역시 손흥민이다’ 가장 지금 스타가 돼 있는 선수는 조현우 선수거든요. ‘한국판 데헤야다’ 그런데 반대로 장현수 선수는 바로 골키퍼 앞에서 수비를 서는 최종 수비수인데도 이렇게 큰 비난을 받고 있는데, 문제는 국민 청원 글이 거의 200여 건 이상 올라와 있는데 대부분 장현수 선수와 관련된 글입니다. ‘장현수 선수 왜 뽑혔냐, 장현수 비리 밝혀라, 장현수 퇴출해라, 국외추방’ 입에 담지 못할 처형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저는 정말 나가도 너무 나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국외추방하라, 이런 이야기까지 했어요. 사실 이런 것들을 일컬어서 우리는 저열한 수준의 댓글들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것이 다른 장이 아니라 청와대라는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는 것 같아요.

◆ 배종찬: 네, 그렇습니다. 청와대에 올라가는 큰 이유가 뭔가 그것을 통해서 속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국민청원에 올려서 그것이 마치 자기가 희망하는 사항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요. 20만 건이 넘게 되면 답변을 해야 하는데, 장현수 선수와 관련된 글이 20만 건이 된다고 해도 답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거든요. 그만큼 선수의 기량이라는 것은 경기마다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인데. 심지어는 스웨덴 선수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만의 상황은 아닌데 독일에서 토니 크로스 선수에게 마지막 역전골의 빌미가 됐던 프리킥을 줬던 두르마즈 선수도 스웨덴에서 악플 세례를 엄청나게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당연한 현상으로도 볼 수 있는데, 도는 넘지 말아야 할 걸로 보이고요. 또 하나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 전 감독이죠. 슈틸리케 전 감독은 ‘장현수 선수는 유럽에서 뛸 잠재력을 갖춘 선수다. 왜 이렇게 한국 국민들이 비난하느냐’ 이렇게 발언하고 나섰는데.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에 대해서도 ‘독일인이니까 독일전 앞두고 교란하는 거야, 뭐야’ 이런 댓글까지 달렸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

◇ 김호성: 그래서 그런가요. 저는 청원 게시판에 인상적이었던 청원 중의 하나가, ‘히딩크 감독을 다시 데려와야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 배종찬: 감독의 문제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가 지난 월드컵을 돌이켜보더라도 브라질 월드컵, 물론 우리 선수들 기대에 못 미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비난을 보면 희망고문을 하는 거거든요. 우리 잘해야 하는데 왜 못하느냐. 우리 5000만 명이 다 축구 전문가고 해설가입니다. ‘골이에요’ 그럴 땐 다 좋아하다가 조금이라도 실수하게 되면 ‘여기서 저렇게 찼어야지’라는, 모두가 전문가가 되고 있고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에 모든 비난이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큰 앞으로의 대한민국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감독 자원인데 그런 홍명보 감독이 꺾이고 마는 현상이 있는데, 저는 이건 반드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조현우 선수마저도 악플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

◇ 김호성: 그건 또 어떤 악플이에요?

◆ 배종찬: 조현우 선수의 아내가 이희영 씨인데요. 지난 20일 남편 너무 잘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남편에게 응원하는 영상편지를 SNS에 보냈거든요. 멋지다, 내 남편. 그리고 존경스럽고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했는데, 딸이 한 명 있습니다. 딸이 하나 있는데 딸과 이 씨에 대해서 악플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현우가 마지막 골도 막았어야지’ 이런 악플도 남기고요. 아기에 대한 안 좋은 댓글들을 나중에 애가 들으면 어떡하나 해서 계정을 바로 삭제해버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김호성: 이게 지금 보면 사상과 대화와 이런 것들의 장이 펼쳐진다는 것은 참 좋겠지만, 때로는 너무 본인의 분노 표출의 장으로만 펼쳐지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겠어요?

◆ 배종찬: 반드시 문제가 있는데요. 네티즌 빅데이터 분석을 했는데 이게 어느 정도로 도가 지나치냐면 스웨덴전에 패배하고 나니까 이케아, 스웨덴 가구회사거든요. 불매해야 한다. 세무조사 들어가야 한다. 광명점, 광명점이 대표적이거든요. 사업인가 취소를 한다. 이건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것이거든요. 침대축구를 했다고 해서 가구, 침대를 팔아선 안 된다. 이런 식의 청원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교 단절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고. 첫 번째 경기의 심판이 아길라르 심판이었는데 페널티킥 주지 않았습니까. 아길라르 심판을 쫓아내야 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SNS 탈탈 털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과연 이렇게 되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것이고요. 아길라르 주심의 국적이 엘살바도르랍니다. 엘살바도르와 전쟁 선포해야 한다. 우리가 전쟁까지 가야 합니까.

◇ 김호성: 과거에는 축구로 인한 축구 전쟁이 있기는 있었는데요. 이런 것들이 SNS 장에서, 혹은 청원 게시판이라는 공개적인 공론화장에서 나타난다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옥석을 가려야겠습니다만, 물론 제가 보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심지어 그런 청원까지 있어요. 여자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아요.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깜짝 놀랐는데. 그런데 이렇게 많은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과연 성숙한 민주화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꼭 그렇게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배종찬: 안타까운데요. 평창 올림픽 때도 쇼트트랙, 우리 선수와 부딪혔던 캐나다 선수에 집중포화를 가하지 않았습니까. 일종의 분풀이 현상인데 사람을 겨냥한 국민청원만큼은 자제돼야 할 걸로 보입니다. 분풀이식 악플 공격을 자제하고 성숙한 관중의식을 되찾아야 하고. 그래서 월드컵이 아니라 즐겨컵, 독일전만큼은 즐겨컵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즐긴다는 말씀하셔서, 엊그제 보면 라커룸에 대통령께서 격려방문을 하셨는데 손흥민 선수가 울음을 터뜨리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저는 물론 열심히 하고자 하는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결과에 대한 실망이겠지만,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정말 잘 싸워준 거란 말이에요.

◆ 배종찬: 그럼요. 독일전도 남겨두고 있고, 우리가 16강의 실낱같은 기대감도 아직 있지 않습니까. 울지 마, 흥민. 장현수 선수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면 좋겠습니다.

◇ 김호성: 공자님도 이미 기원전에 ‘아는 자보다는 좋아하는 자가, 좋아하는 자보다는 즐기는 자가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낸다’ 이런 이야기도 하셨잖아요.

◆ 배종찬: 기원전 교훈을 왜 우리가 못 받아 들이냐는 말이에요. 

◇ 김호성: 글쎄 말이에요.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같은 사안들이 나오는데, 빅데이터를 분석하면요. 빅데이터 결과가 여론의 결과와 항상 일치합니까?

◆ 배종찬: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보면 빅데이터도 누군가 그것을 주도하면 따라가게 되는 경향들이 많거든요. 반드시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도의 개선 이런 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자친구 전화 안 받는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특히 사람을 정조준한 국민청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 김호성: 데이터를 중심으로 여론을 분석하시는 일을 해오시면서 우리가 지금 SNS의 대중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조언해주신다면요?

◆ 배종찬: 그렇습니다. SNS와 관련되는 부분도 팩트가 중요한 것이거든요. 자칫 가짜뉴스는 선수들에게도 큰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집단적으로 특정인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은 말 그대로, 슈틸리케 감독도 그런 이야기를 했죠. 한국의 희생양 문화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이성적이고 좀 더 여유있는 네티즌 문화, 성숙한 관중의식 되찾아야 할 걸로 보입니다.

◇ 김호성: 희생양 문화가 성숙한 문화로 바뀌는데 빅데이터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배종찬: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