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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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교수 "조선 시대 조광조도 엉터리 공신 삭제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25 20:25  | 조회 : 2674 
김준혁 교수 "조선 시대 조광조도 엉터리 공신 삭제했다" 

- 훈장을 꼭 추서해야 했는가
- 공은 경제발전, 민주정부 수립의 한 역할
- 과는 5.16 쿠데타 주범, 친일파 청산 안 된 데 가장 중심적 역할
- 실제 훈장 받았던 사람 중에 훈장 취소되는 경우 있어 
- 조선시대 조광조도 엉터리 공신 삭제했다
- 화해와 협력 속에 훈장 추서 개인적으로 존중, 연구자 입장에서는 꼭 했어야 하나 싶어
- JP는 2인자, 늘 박정희의 틀 안에 갇혀있던 분
- 미 의회 프레이져 보고서, 박정희 개인이 천문학적인 돈 빼돌렸는데 핵심 역할 했던 사람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6월 25일 (월요일)
■ 대담 :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청와대는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하고, 오늘 유족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훈장 추서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관련해서 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김준혁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이하 김준혁)>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일단 교수님은 훈장 추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십니까?

◆ 김준혁> 글쎄요. 문재인 정부가 아마 다양한 내용을 고민해서 훈장 추서를 하기로 결정한 것 같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김종필 전 총리한테 훈장을 꼭 추서했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는 있습니다.

◇ 이동형> 역사적인 인물이 사망하면, 항상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김종필 전 총리도 공과 과가 있을 텐데, 과를 앞세우다 보면 훈장 추서는 말이 안 될 테고, 공을 앞세우다 보면 줘도 상관없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준혁> 기본적으로 김종필 총리에 대해서 공이 두 가지가 있다, 이야기를 합니다. 공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경제 발전을 주도했다는 내용이고, 본인도 역시 먹고살 것이 없는데 무슨 민주주의냐, 이런 이야기를 늘 해왔었는데, 어쨌든 한국 현대사에서 박정희와 김종필이라는 두 사람에 대한 공을 이야기하자면, 경제 발전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DJP 연합을 통해서 오랫동안의 군사독재 체제를 종식하고,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군사정권의 연장 선상이라고 하더라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민주 정부 수립의 한 역할을 했다, 그런 측면에서 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훈장 추서가 가능할 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하는 의견입니다. 그 의견을 아주 무시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국 민주주의에서 가장 참혹한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던 주범이었고, 또 그 이후에 수많은 민주 인사를 탄압하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았던 사람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비극이라고 하는 것이 친일파 청산이 안 됐기 때문에 우리가 분리의 시대에 살게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의가 짓밟히고, 불의가 판치는 세상이 어찌 보면 한국 현대사였는데, 그런 것에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보다는 과가 더 큰 사람이 아니었나,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과거를 보면요. 친일 활동했던 사람들, 혹은 의혹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쿠데타에 관련된 사람들, 이런 사람들도 훈장을 많이 받았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 훈장을 다 박탈해야 하느냐, 그런 반론이 있을 것 같아요.

◆ 김준혁>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조금 더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훈장을 받았던 사람들 중에서 훈장이 취소되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은 우리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측면에서 훈장을 추서한 것에 대해서 박탈하는 문제들, 이런 것이 지금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조선 시대에도 있었거든요. 조선 시대 때도 조광조가 당시 중종반정의 공신들이 너무나 엉터리 공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공신을 삭제했던 개혁적인 일들이 단행됐었거든요. 하다못해 조선 시대 때로 그렇게 일을 했었는데, 지금 우리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측면에서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과거 친일 행적을 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 더 객관적이고, 엄정한 연구를 통해서 훈장을 박탈할 사람들은 박탈할 필요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동형> 일각에서는 말이죠. 우리나라가 너무 정치적으로 이념 논쟁이 심하고, 좌우 논쟁이 심하기도 하고, 심했던 과거가 있고 말이죠. 그래서 사람이 한 명 사망했으니까 화해의 의미랄까요? 보수, 진보 화합의 의미랄까요, 이런 의미에서 훈장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 이런 의견이 또 있단 말이죠.

◆ 김준혁> 저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해 왔던 사람이고, 지금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한 개인의 연구자 입장보다는 큰 틀에서 화해와 협력의 문제 속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훈장 추서를 결정했다고 보고 있고, 그 점은 개인적으로 존중한다는 것이죠. 문재인 정부가 한 일에 대해서 존중하지만,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그것이 꼭 했어야 하느냐,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저는 이것도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다양한 의견 표현 중 하나고, 이런 과정을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다른 것 하나 더 여쭤보죠. 많은 언론에서 김종필 전 총리가 사망함으로 인해서 삼김 시대는 완전히 종말을 고했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삼김 정치’. 폐단, 혹은 장점 있을까요? 

◆ 김준혁> 삼김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정치적으로 대단했다고 할 수 있죠. 과거 저도 김대중 대통령 유세에도 가보기도 했고, 김영삼 대통령 유세에도 가보고 했는데요. 그런데 과거 시대에는 일종의 보스 정치 아니겠습니까? 보스를 통한 패거리 정치가 한국 정치의 문화와 형태라고 한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시대이기 때문에 삼김 정치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 민주주의 발전 단계에서 저는 한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가지고 있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이해 가지만, 역으로 지금 시대에 다시 삼김 정치가 부활된다, 그런 형태의 정치 체제가 나타난다고 하게 되면 아마 우리 국민들이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면 이것은 어떨까요?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이 삼김 씨가 굉장히 젊은 나이에 정계에 입문했고요. 또 40대에 국무총리, 40대에 대통령 후보. 굉장히 젊은 나이에 정치를 이끌어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지금 30대, 40대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외국 경우에는 젊은 지도자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우리만 유독 뭐, ‘올드 보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유독 이렇게 젊은 정치인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어떻게 보세요?

◆ 김준혁> 기득권의 힘인 거죠. 그러니까 당시에 본인들이 젊은 정치인이라고 해서, 40대 기수론을 이야기하고, 40대가 정치를 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했으면, 그 뒤에도 40대들이 정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그들을 격려해주어야 하는데요. 이 사람들이 자기들이 오랫동안 권력을 가지다 보니까, 연륜 있는 50대가 돼야 한다, 60대가 해야 한다, 70대가 해야 한다, 이런 논리를 계속 이야기하니까 한국 정치 문화가 발전할 수 없는 것이고요. 이번에 지방선거도 보게 되면, 다 30대, 40대의 어떤 젊은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하거나, 시장, 군수가 되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저는 이제 한국 정치가, 혹은 행정이 발전하려고 한다면 계속해서 40대, 50대 초반의 젊은 분들이 등장할 수 있게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고, 기존의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조금 내려놓아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쉽지 않겠는데요? 기득권들이 그것을 내려놓겠습니까?

◆ 김준혁> 결국은 국민들의 요구와 힘들, 그런 부분들이 기득권 세력의 힘을 내려놓도록 만들어야겠죠. 우리 국민들이 제가 볼 때는 상당히 정치적인 의식들이 발전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다음 총선과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한국 민주주의 발전사에 굉장히 큰 변혁의 시기가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교수님이 생각하기에 삼김 중 두 명은 대통령이 됐고, 한 명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습니다. JP만 대통령이 안 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김준혁> 글쎄요, JP가 젊은 날에 5.16 군사 쿠데타를 주도할 때, 그런 결정적인 선택들을 했었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JP가 한 번도 리더였던 적이 없었다는 거죠.

◇ 이동형> 2인자.

◆ 김준혁> 박정희라고 하는 리더의 틀 안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 결정적 순간에 대통령이 되지 못하지 않았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영삼이나, 김대중, 이 두 사람은 자신 자체가 리더였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은 늘 박정희의 틀 안에서 갇혀 있지 않았나, 그런 부분하고 또 하나는 이제 충청 지역의 기반이 영남이나 호남의 정치 기반보다는 약하지 않았을까, 그런 두 가지 요인이 JP가 끝내 대통령이 되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이 생각을 합니다.

◇ 이동형> 충청 기반 말씀하시니까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충청도 핫바지론, 이런 것은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정말 구시대적 행태 아닙니까?

◆ 김준혁> 그렇죠.

◇ 이동형>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 같고요. 현실적으로 훈장 서훈은 취소가 가능할까요? 지금 청원도 올라오고 있습니다만.

◆ 김준혁> 글쎄, 저는 지금은 문재인 정부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이번에 구미에서 민주당 출신 시장이 당선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이제 박정희라고 하는 한 개인의 역사 신화가 깨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이 얘기를 왜 말씀드리냐면 김종필이라고 하는 사람의 공과 과에 관한 부분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명확해 밝혀질 것이다, 이런 부분은 1978년에 미국 의회에서 만든 프레이져 보고서가 있지 않습니까? 프레이져 보고서가 우리 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런데 그 프레이져 보고서에 의하면 박정희 개인이 천문학적인 돈을 빼돌렸고, 공화당도 역시 엄청난 돈을 빼돌렸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핵심 역할을 했던 사람 역시 김종필 전 총리였거든요. 그러면 이러한 역사적 진실들이 알려지게 됐을 때, 많은 국민들이 지금은 그 사람의 진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 경제 발전의 주역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겠죠. 하지만 우리가 한, 일 협정과 관련해서도 당시 2억 불의 무상 차관이 들어오고, 1억 불의 유상 차관이 들어왔을 때, 거의 상당수의 돈이 공화당 창당 자금과 정치인들의 비자금으로 빠져나갔는데, 그 역시도 김종필 전 총리의 역할이 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경제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당시 시대적 상황이었고, 미국이 아시아 일대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이 박정희나, 김종필의 어떤 특별한 역할로 부각될 것이 아니라, 그것은 시대적 상황이었다는 것이 서서히 밝혀지기도 하겠지마는, 그러나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국민에 대한 배신들, 이런 부분들이 밝혀진다면 아마도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 훈장을 박탈해야 한다고 하는 여론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오히려 고인 같은 경우에는 훈장을 주는 것에 대해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 자체에 대해서 안 좋아할 수도 있겠네요.

◆ 김준혁> 아마 제가 봐서는 원하지 않았지 않겠느냐, 만약에 최근에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전두환, 노태우한테도 훈장을 줄 것이냐, 그런 부분 속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학살, 12.12 쿠데타 이것보다 더 심한 쿠데타가 5.16 군사 쿠데타였는데, 이 부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예스앱으로 청취자 분도 이런 말씀 주셨네요. “이렇게 의견이 분분하면 훈장을 줘도, 받아도, 명예롭지 않습니다.” 이 말로 갈무리 하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준혁>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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