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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성> (2)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05 10:30  | 조회 : 1006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성>을 소개합니다.

베스트베스트 백작의 성에 토지측량사로 일하려고 찾아온 K. 하지만 끝내 성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오히려 마을 촌장이 자신들은 사실 토지측량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신이 와버렸으니 일단은 성 밖 초등학교의 허드렛일이나 하며 지내라고 합니다. 
K는 공중에 붕 뜬 기분입니다. 성에서는 자신과 관련해서 계속 전갈이 나오는데, 서류를 가지고 나온 심부름꾼들조차 자신의 상사에 대해 모릅니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도 성에서의 전갈을 기다리는 K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들 성의 명령을 기다리고, 성에 민원을 넣어 고민을 해결하고, 성에서 일자리 하나 얻기만을 학수고대하지만 성으로 들어가는 길을 모릅니다. 결국 K는 성을 저 멀리에 두고서 뱅뱅 맴을 돌다 소설은 끝나버리지요. 
이 작품은, 출근하려던 직장인이 벌레로 변해버렸다는 단편소설 <변신>의 작가, 카프카의 유작인데요. ‘성’이란 무엇인지 화두를 던져준 작품으로 유명하지요. 오리무중의 ‘성’을 유일절대신이라고 보는 사람, 또는 경직된 공무원 사회의 권력구조라고 보는 사람, 카프카가 추구하는 글쓰기의 절대경지라고 보는 사람 등등 독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런데 성이 무엇인지는 접어두어도 좋습니다. 성이 무엇을 상징하건 우리를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그 어떤 권력과의 관계가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그걸 음미하는 것도 아주 흥미롭기 때문인데요.  
 “K는 국도에서 마을로 통하는 나무 다리 위에 서서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허공 속을 한참 쳐다보았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어쩌면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자신만의 성을 세워놓고 쩔쩔 매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책, 
프란츠 카프카의 <성>(홍성광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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