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생리대 가격, '제동장치'가 없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28 15:55  | 조회 : 2761 
[생생인터뷰] 생리대 가격, '제동장치'가 없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최근 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한 여고생이 시민들에게 생리대를 빌리는 실험이었는데요. 놀랍게도 여고생의 부탁을 거절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여고생을 편의점에 데리고 가서 직접 생리대를 사주기도 했는데요. 이유를 물어보니, 저 역시 그런 적이 있으니까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생리대는 여성들에게는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생리대가격은 세계적으로도 비쌉니다. 지금도 꾸준히 오르고 있고요.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최근 이렇게 생리대 가격이 오르는 것을 제제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 쪽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오늘은 일정상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요. 지금은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과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이하 윤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생리대 가격이 지난 7년 간 무려 140회가 올랐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간 비싸다, 비싸다 말은 했어도 이 기간동안 이렇게 많이 올랐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 윤명> 생리대는 여성들에게는 필수품이고, 면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잦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여성 소비자라면 누구나 가격 인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리대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유한킴벌리의 경우 2010년 1월부터 2017년 8월 사이 총 140회나 가격 인상이 일어났고, 대부분이 신제품을 출시한다거나 제품을 리뉴얼한다는 빌미로 가격을 인상해왔습니다. 140회 중에서는 특히 다섯 번 정도는 가격이 20% 이상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로는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 김혜민> 생리대가 정말 여성들에게 필수품인데요. 이제 더 충격적인 건, 공정위가 밝힌 내용이에요. 공정위는 지난 달 유한킴벌리 생리대 가격 인상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남용, 그러니까 사업자가 가격을 부당하게 변경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판단했단 말입니다. 판단 근거가 무엇입니까?

◆ 윤명>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인상은 다른 후발 기업들의 가격을 주도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경제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고, 이렇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인상은 가격 남용이 아닌가 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지난달 공정위 발표에 의하면, 가격 남용이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뜻하기에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 인상은 가격 남용으로 보기보다 신제품 출시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일어났기에 이것을 기존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 김혜민> 부당하게 변경한 것이 아니라는 두 가지 근거가, 말씀하신 대로 첫 번째는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거다. 또 하나는 2010년 대비 2017년 유한킴벌리 생리대 공급가격 인상률이 재료비 상승률이나 제조원가 상승률에 의하면 그다지 크지 않다. 이 두 가지 근거로 공정위가 이런 판단을 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명> 실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이라는 부분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런 결과를 내놓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소비자 입장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이고요. 실제 마트에 가보면 기존 제품이 새로 신제품으로 리뉴얼됐을 때 그러면 기존 것은 기존 가격 그대로 판매되었느냐고 하면, 기존 제품들은 다 시장에서 퇴출되고 신제품으로 리뉴얼되어 가서 소비자는 실제로 가격이 비싸게 인상된 제품만 구매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었거든요. 그렇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가격 제품이 그대로 판매되어서 선택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실제로 가격이 인상되어서 우리의 지출이 늘어났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러한 부분이 신제품으로 리뉴얼됐거나 출시됐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가격 인상이 일어난 만큼 제품의 품질이나 안정성, 여러 측면에서 담보되었느냐고 하면 그런 것도 아니기에 이러한 결정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납득 안 되는 면이 있습니다. 

◇ 김혜민> 소비자가 선택할 수도 없었고, 리뉴얼 됐다고 나온 제품들이 질이나 여러 면에서 특출나게 좋았던 것도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받아들여지겠네요. 

◆ 윤명> 소비자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죠. 그런 제품들이 실제로 어떠한 차이가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도 없고요. 그만큼 인상된 만큼 적정한지에 대해 판단될 수 없고. 막 제품이 출시되어 그렇게 가격이 책정되면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구매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부분이 조금은 불공정하지 않느냐는 측면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기존 제품에서 올리기보다 신제품이 나오면 리뉴얼했다는 이유로 가격을 올린 부분을 하지 못하도록 하면 안 됩니까? 아니면 기존 제품들을 폐기 못하게 하던가요. 기업 선택의 문제이니까 제재할 수 없을까요?

◆ 윤명> 그런데 일차적으로는 공정거래법상 관리하는 부분이긴 한데요. 법에서는 신제품을 출시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법으로 막거나 이럴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제품들도 생산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적정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실제로 이 가격 인상과 관련해 신제품을 출시했을 때 기존 제품에 있어서 가격 인상분이 적정하게 반영되어 정말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었느냐, 아니면 그냥 가격을 인상하기 위해 제품을 신제품 실시하는 것처럼 그 차이에 있어서 소비자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그렇기에 이런 부분들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업체 관리할 수 있는 관리와 관련된 법이나 규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소비자들의 입장인 거고요. 현재 법으로 가격 인상하는 부분이 불법적인 건 아니더라고 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 그리고 이건 편법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리나 제재는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입니다. 

◇ 김혜민> 또 하나의 문제는 독과점입니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 깨끗한나라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75%가 넘는데요. 이쯤 되면 독과점이라고 말할 수 있죠?

◆ 윤명> 대부분 소비자들이 이 3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이고요. 이 3사의 제품 중에서도 유한킴벌리 같은 경우 시장점유율이 46.6% 정도 차지하고 있기에 시장에서 46% 이상이 유한킴벌리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보이고, 그렇다면 이 시장이 3사를 중심으로 독과점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혜민> 왜 이렇게 독과점 시장이 형성됐습니까?

◆ 윤명> 대부분 이 제품들이 출시하면서 유통채널이라든지 3사가 주도하고 있고요. 광고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양의 광고비용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기에 신규 사업자가 진출해서 그 제품을 알리는데,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렇기에 계속적으로 3사 주도의 독과점 시장이 더 커져만 가는 구조라고 보입니다. 

◇ 김혜민> 독일의 경우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생리대 시장이 커서 저렴하고 제품군이 다양해졌다고 하는데요. 우리도 그럴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요?

◆ 윤명> 우리도 일부에서는 좀 더 안전한 제품을 소규모로 생산한다거나 친환경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소기업이나 조그마한 기업도 있는데요. 아주 유통 채널이든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모든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엔 조금 더 어려운 측면이 있고요. 생리대라는 것은 여성의 건강과 밀접한 것이기에 이 제품들이 잘 생산되고 관리될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관리하고 생산하는데 있어서 시설 투자나 이런 부분도 한계가 있다고 볼 면도 있습니다. 

◇ 김혜민>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그러한 이유로 믿을만한 기업에서 나온 생리대를 사용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최근에 이런 생리대 안전성 논란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잖아요. 

◆ 윤명> 그렇죠. 최근 생리대 안전성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많은 불안을 겪고 있는데요. 특히 생리대 제품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공정이 있을 거고, 재료 원료의 수입부터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기업 제품들은 조금 더 품질을 안전하게 관리할 것이다, 잘 관리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발견되거나 이럴 경우 소비자들이 많이 혼란스럽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생리대 가격, 품질, 이런 부분을 조금 더 기업이 책임감을 가지고 기업의 윤리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보입니다. 

◇ 김혜민> 2016년 5월로 기억하는데요. 저소득층 초등학생이 신발 깔창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했던,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했던 일이었는데요. 그때 이 생리대를 공공재로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거든요. 뉴욕주의 경우에는 공립학교에서 생리대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는데요. 우리는 왜 이게 안 될까요?

◆ 윤명> 어떤 이유에서 이런 부분에 걸림돌이 있었는지 조금 더 살펴봐야겠지만, 실제 중고등학생, 청소년기에 있는 여성 청소년들이 생리대 가격으로 인해 문제가 있고, 이런 부분이 본인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면 일정 부분 공공재 제품으로 보고 이것들에 대해서 공공재로 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입니다. 이런 부분의 논란에서는 어쩌면 모든 국민이 아니라 특정 계층, 부분에 있어서 사용되는 것이기에 조금 더 이런 부분에서 중요하다는 인식,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조금 더 가중되어서 공공재적으로 청소년들, 특정 여성들에게 보급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특정 계층, 특정 연령대라고 하셨는데, 저희 제작진들도 이 아이템을 하면서 혹시 남자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 남성의 어머니도 여성이고, 남성의 아내가 있다면 아내도 여성이고, 딸도 있을 수 있고요. 이건 한 성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 윤명> 맞습니다. 어떠한 특정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다 보면 이것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되는데요. 특정 부분이라고 하기보다 다 같이 한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 같은 차원으로 보는 게 필요하고. 그렇게 보이는 시각들이 모인다면 공공재로 가는데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입니다. 

◇ 김혜민> 공정위에서 일단 이렇게 이야기했지만, 정부도 생리대 가격 관련해서 부조리한 부분을 손 댈 생각인 것 같습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특별위원회를 통해 생리대는 가격 남용을 제재할 수 있는 품목으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했는데요. 정부의 어떤 접근이 필요할 거라고 보세요?

◆ 윤명> 물론 시장, 공정거래,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더 중요한 것은 실제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제도나 법들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시장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이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가격 인상이라면 이런 부분에서 제재가 확실하게 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안전하다고 담보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안전한 것처럼, 신제품은 무조건 좋은 것처럼 기업들이 광고하는 측면에서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이고요. 기업이 조금 더 자기들의 책임감을 가지고 가격이라든지 제품이라든지 안전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신경 써주길 바라는 입장입니다. 

◇ 김혜민>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윤명> 네, 고맙습니다. 

◇ 김혜민> 지금까지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