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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이종걸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 열릴 것, 평양이 유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4-30 09:30  | 조회 : 3357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4월 30일 (월요일) 
□ 출연자 :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참여정부 통일부장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

정동영
-남과 북 더 이상 적 아니다, 전쟁 없는 시대 맞는 대전환점
-박근혜 정권이었다면 남북정상회담 성사 안 됐다
-세 번째 회담, 김정은 마늘과 쑥 먹고 동굴 밖으로 나와
-도보다리 벤치회담, 양 정상 흉금 털어놓고 한반도 운명에 대해 대화했을 것
-완전한 비핵화, 회담서 나올 수 있는 최상급 표현
-북 핵개발 4단계 논법, 핵 폐기로 이어지는 김정은의 시간표
-북미정상회담, 평양 가능성 높다
-김정은 ‘국가 고도성장’ 꿈-트럼프 ‘북 비핵화’ 통 큰 거래 가능할 것

이종걸
-정권 초기 野. ‘문 대통령 한반도 운전자론’ 난폭운적이라 비웃어
-북, 벼랑 끝 마지막 순간에 평화 선택
-남과 북, 더 이상 어둠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의지 드러내
-트럼프, 남북 만남 칭찬과 환영...하나의 세리머니에 불과
-북미, 사실상 핵 폐기라는 mou 작성한 것과 다름없어
-문 대통령, 북미 간 징검다리 역할하며 한반도 운전자가 되길
-북미회담, 제주도 개최 원하지만...日패싱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김정은 경제 개방 의지 강해, 시진핑 의존 전략 치우치지 않을 것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오늘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첫 방송입니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 특집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모시기 힘든 두 분,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참여정부에서 통일부장관 역임하셨고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 자문단 그룹,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나오셨고요. 그리고 집권여당의 5선 중진의원이시죠. 국회 국방위의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이종걸): 안녕하셨습니까.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인사 나누시고요. 

◆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하 정동영): 예, 반갑습니다.

◇ 김호성: 정동영 의원께서는 참여정부 통일부장관을 지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2차 정상회담 당시에는 대북특사까지 지내셨어요, 이번 역사적 만남 그 지켜보신 현장의 감회, 남다르지 않으셨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어떠셨습니까?

◆ 정동영: 네. 한마디로 얘기하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적이 아니다, 라고 선언한 거죠. 30년 전에 미소 정상이 지중해 몰타 섬에서 만나서 똑같은 적대 종식 선언과 함께 냉전 해체로 접어들었던 것처럼, 판문점 회담 선언에서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그리고 평화협정으로 가자. 이제 비로소 전쟁이 없는 시대로 가는 그런 대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한 방송사에서 ‘통일이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 정동영: 도둑처럼 와야 한다는 말이 있어요, 어느 날 갑자기. 그건 북한 붕괴론이거든요. 제재와 압박을 가해서 무너뜨려야 한다는 건데, 그것은 재앙이라는 얘기죠.

◇ 김호성: 아주 굉장히 실감나는 표현 해주셨던 것 같고요. 이종걸 의원께서도 국회 국방위에 계셔서 잘 아시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하고 나흘만이었던가요. 그때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도 발사하고요. 6차 핵실험도 하고, 거의 전쟁설까지 나왔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문재인 패싱론이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대북정책 수정해라, 이런 말씀까지 공격도 많이 받았는데 어떻습니까?

◆ 이종걸: 제가 계산을 안 해봤습니다만 국방위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북한의 군사도발, 핵실험,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긴급 현안보고를 계속 접했죠. 거기에서 야당은 계속 정부가 대처를 못하고 있다는 성토자리였던 걸로 기억하고요. 그때 색깔론이 깔린 거의 한국 패싱론, 문재인 패싱론, 이런 것들이 그냥 일반화되면서 미국이 한국을 좌파 정부로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믿지 못한다. 그러니까 정권이 바뀌고 미국과 깊숙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미외교라인 같은 것이 다 붕괴됐으니까 이제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고언까지 들어가면서. 어떻든 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나와 있는 한반도 운전자론은 초보운전이다, 난폭운전이다, 보조운전석에 앉은 것에 불과하다, 이러면서 그냥 비아냥거리는 그런 일색이었다고 봅니다.

◇ 김호성: 대북제재 언급을 하는 과정에서도 대화의지를 빼놓지 않았잖아요. 정동영 의원께서는 이게 통했다고 보시는 걸까요?

◆ 정동영: 그렇죠. 박근혜 정권 같으면 북이 나올 수 없죠. 그러니까 비유하면 우리 단군신화에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을 씹으면서 100일 동안 견디다가 밖으로 나와서 우리 조상, 할머니가 되잖아요. 북이 그동안 25년 동안 동굴 속에서 핵과 미사일로 질주해오다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전략적 결단. 동굴 밖으로 나와서 이제 국제사회로 나가야겠다. 그런데 그게 1차·2차 정상회담이었죠. 그때마다 사실 미국에서 정권교체, 두 번째는 남한에서의 정권교체를 통해서 동굴 입구가 막혔거든요. 이번 세 번째는 다르죠.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이 연속으로 배치돼 있어서, 이번에는 동굴 밖에서 나와서 광장에 서는 그런 의미가, 동굴 입구 밖에 나오는 의미가 지난 판문점 정상회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두 정상이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서 굉장히 국내외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는데요. 얘기한 내용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들으신 내용은 어떤 것인가요?

◆ 정동영: 들리진 않았지만 도보다리 벤치회담, 그게 핵심이었죠. 아마 그 자리에서의 소통을 통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두 정상이 정말 흉금을 털어놓고, 아마 운명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 그러니까 지금 민족의 운명이 걸린 비핵화, 체제 안전 보장, 그리고 한반도의 앞으로의 미래 번영 이런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눴을 터인데요. 하나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적이 아니다 하는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이 자주 쓰는 용어 가운데 주목할 만한 말이 있습니다. ‘한반도가 지정학적 피해국에서 지정학적 비극을 극복하고 지정학적 수혜국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지정학적 피해국이라는 말은 지난 100년, 또 과거 역사에 대한 의식이 담겨있는 이야기고, 지정학적 수혜국으로 가자는 것은 미래의 비전을 이야기한 거거든요. 그걸 다른 말로 하면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다, 저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 김호성: 이종걸 의원께서도 비슷하게 느끼셨나요?

◆ 이종걸: 예.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문재인 정부에서의 준비 팀들은 여러 가지 지금까지의 역사를 검토해왔을 겁니다. 94년에 북미 제네바협의에서는요. 실제 미국이 증유도 지급하고 또 원자력발전소도 지어주고, 단, 영변 핵 실험장만 중단하면 그렇게 한다는 그런 합의까지 간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 이전에 얼마나 많은, 92년도는 88번의 만남이 있었다고 하죠. 그런 가운데 북한은 조금 바뀌긴 했습니다만 골조, 김용순 외 대남비서라든지 이런 외교라인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또 세 번째 동굴에서 나온 사람들이란 말이죠. 그때 저는 그 과정의 역사를 쭉 봤을 겁니다. 단지 바뀐 것은 신년사에 핵 기술이 비약적으로 아주 고도화됐고요. 로켓 미사일 기술도 상당히 발전한 것이죠. 그래서 아마도 북한이 같은 국면에서도 조금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크릭 조정이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간에 지금 대화국면으로 전환한 것은 이전에 대화기 때에 있었던 우리의 팀들을 그대로 복원했고,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두 북한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전략적 인내를 할 수 없는 극단적인 핵보유국 상태에 있는 곳에서 정말 파국이냐, 평화냐 라고 하는 아주 절박한 선택적 기로를 저는 우리 팀들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벼랑 끝까지 간 후에 저는 마지막 순간에 이제 평화를 선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네 번, 다섯 번은 있을 수 없다. 이번 세 번째, 정말 마지막, 정동영 의원께서 말씀하신 동굴 밖으로 나온 우리들은 이제 더 이상 어둠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그런 의지를 면면에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동굴 속의 숙성된 메시지 내용, 남북정상회담 결과 공동발표문에 잘 나와 있지 않습니까. 한 번 잠시 들어보시고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시죠.

[4·27 판문점 공동선언]

(문재인 / 대통령)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목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또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들처럼 불미스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 김호성: 역시 가장 주목받았던 이야기는 비핵화 아니겠습니까.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서 핵이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 이런 공동 목표를 확인하였다. 정 의원께서 보시기에 만족할 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정동영: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급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목표지점을 확정한 것이죠. 그다음에 ‘핵 없는 한반도’라는 것은 비핵화의 개념, 북한과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비핵화에 대해서 개념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그 개념이 뭐냐. 핵 없는 한반도라는 거죠. 그래서 목표와 개념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그리고 또 추가 청와대 설명처럼 종전이 되고 불가침 약속이 된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하는 것이니까 그동안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 보장이 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를 좀 더 구체화한 거죠. 종전, 그리고 불가침. 종전이라는 말은 그다음에 평화협정으로 간다는 얘기고, 평화협정으로 간다는 이야기는 북미수교가 된다는 이야기죠. 결국 북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이 두 가지, 북미수교, 평화협정인 것이고, 북에 요구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인 것이고. 이 교환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죠.

◇ 김호성: 아침에 나오는 이야기들 보면 3~4주 이후 북미정상회담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날짜는 이제 나오게 될 것 같고요.

◆ 정동영: 5월 내 정상회담이 확인된 거죠.

◇ 김호성: 예, 예. 어떻게, 이종걸 의원께서도 비슷한 느낌이신지요.

◆ 이종걸: 예. 서로 당사국 간의 회담과 만남에 있어서는 의중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의중인데요. 91년이나 94년에 유엔 가입하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하고요. 그럴 때 모두 북한은 미북 대화의 징검다리로써 이것을 사용하는, 북미의 만남 이것이 참 중요한 마음속의 목표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완전한 비핵화는 남북만으로 이뤄질 문제는 아니고, 정말 미국이 거기에 어떤 입장 결정을 하지 않으면 완전히 실현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선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걸 명시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풍계리 실험장도 시한을 박아서 폐쇄하겠다는 것을 대통령께 밝혔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핵 개발 중단은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개발한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것, 지금 미국은 완전한 핵 폐기를 전제로 제재를 풀고 기타 여러 가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주권 인정이라든지 또는 평화협정 이런 것들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 더 크게 나간 바는 없습니다. 물론 지금 양 정상이 만난 것에 대해서 칭찬하고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것에는 그런 속뜻이 담아있긴 합니다만, 그러나 그것은 그냥 하나의 세리머니에 불과하다는 느낌이죠. 그렇지만 저는 이 두 분 사이에 이번에 의지는 그것 이상이다. 핵무기가 있는 상황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형용모순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표현한 것은 과거의 어떤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미국의 징검다리로써 가는 북한의 의중도 들어주고, 이 말을 통해서 미국과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하는 북한의 입장이 분명히 섰다는 것을 우리 정상인 문재인 대통령이 장을 만들어주고, 또 거기에 화답하는 의미로 우선 완전에 이르진 못하지만 풍계리 실험장을 5월까지 폐쇄하겠다고 하 그런 미리, 답사를 함으로써 지금 북미의 징검다리로써의 아주 분명하고 성공적인 예약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우리 대한민국이 운전자가 돼서, 대한민국의 하나의 방향틀을 쥐고 가는 선도자가 돼서 미국과 북한이 사실상 핵 폐기라고 하는 MOU를 작성한 것 아니냐.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호성: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 이렇게 표현까지 하면서 굉장히 불신하는 표현을 하고 그랬잖아요. 관련해서 윤영찬 수석이 ‘핵 실험장 폐쇄를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 이런 이야기 있었어요. 한 번 들어보실까요. 

[2018 남북정상회담 총평 및 추가 브리핑]

(윤영찬 / 국민소통수석)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풍계리) 폐쇄를 5월중 실행할 것이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습니다.”

◇ 김호성: 진전된 팩트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정동영 의원께서 어떻게 판단하고 계시는지요?

◆ 정동영: 북미 간에 제일 큰 문제가 불신이잖아요. 서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선행신뢰 조 치를 지금 한 거죠. 그런데 여기서 북한이 핵을 그래도 내놓겠느냐, 이런 의구심을 보수세력들은 제기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한 문법, 4단계 논법이 있어요. 그걸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미북 간의 불신, 첫째, 미국도 북한을 믿지 않지만 북한은 미국을 믿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뒤집어진다. 그래서 두 번째 논리가, 미국은 두려운 존재다. 그리고 우리를 위협한다. 그리고 적대시한다, 핵으로 위협한다. 3단 논법이 이제 그래서 우리가 살아나려면, 우리의 생존을 확보하려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다. 그런데 미국은 관심이 없다, 들은 체 만 체 한다. 거기서 4단 논법이죠. 미국의 그런 압살 위협에 맞서서 우리가 핵과 미사일을 완성해야 한다. 핵을 보유하고 억지력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때가 오면 협상하겠다, 이게 4단 논법이에요. 그런데 그중에 지금 4번째 단계, 핵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잖아요. 그리고 신년사에서 더 이상 미국이 이제 우리를 상대로 전쟁할 수 없다, 이렇게 선언하고 유턴한 거죠. 유턴하면서 4월 20일 날 북한의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무력 병진노선을 폐기한 거거든요. 종료를 선언하고 그리고 경제건설 총력 집중노선.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 중의 핵심이 뭐냐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 이 말을 6년 전 집권하면서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 그런 공약을 한 거거든요. 그리고 4월 20일 날 경제건설 집중노선으로 바꾸면서 뭐라고 말했느냐. ‘인민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 아까 제가 베트남의 길을 말씀드렸는데, 공산당 1당 독재로 정권을 쥐고 가면서도 수십 년 동안 고도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의 길을 보면서 나라고 못 갈 것 없다. 베트남 역시 미국과 15년 전쟁을 하고, 75년에 전쟁이 끝나고 그리고 20년 뒤에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한 뒤에 시장개방과 개혁개방의 길로, 이른바 김정은식 표현으로 하면 ‘사회주의 부귀영화의 길’을 가고 있는 거거든요. 바로 그것이 핵 실험장 폐쇄까지 이어지는 김정은의 시간표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김호성: 관련해서 이종걸 의원 말씀도 있으실 것 같은데, 이 내용을 말이죠. 1부 순서 여기서 줄이시고 2부 때 관련된 내용의 논의를 진전시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남북정상회담 후속 이슈 관련된 논의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정동영 의원께서 선행신뢰 조치,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결국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가 풀어져나가야 할 것 같은데요. 잘될 거라고 전망하시는지요, 이 의원께서는?

◆ 이종걸: 네. 말씀하신 것처럼 선행으로써 1단계 신뢰를 보여주는 의지의 표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지금 현재 20개 정도의 거의 완성된 핵을 가지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실험장비 여러 개 가지고 있을 거 아니에요. 이런 실험장 정도는 필요 없다. 핵보유국으로서 완전한 지위를 미국에게 만방에게 과시하는 측면도 있고요. 또 이것으로 인해서 그 다음 단계 상응 조치를 달라, 라고 하는 미국에 요구사항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단계적인 개념으로 지금 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이미 핵 보유국가로서의 의지와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하나의 여러 요소들 중에서 사용하고 있는 첫 번째 조치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완전히 핵 폐기를 실현하고 있는 북한의 의지라고만 보기에는 좀 부족함이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점에 관해서도 우리는 아주 믿으면서도, 그러나 또 과대평가는 하지 않는 그런 복합적인, 여태까지 북한의 전략적 의도나 이런 것들도 저는 좀 생각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호성: 남북관계 대화의 진전은 결국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서 북미관계로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보면 과거에도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평양 방문했고요. 조명록 차수가 또 미국도 방미도 하고. 그런데 나중에 다 안 됐어요. 아주 궁금한 청취자들의 궁금증 중의 하나는 북미정상회담이, 내용 일단 말씀하시기 전에요. 어디서 열릴까 참 궁금하거든요. 정 의원께선 어디서 열릴 것이라고 점치고 계시는지요?

◆ 정동영: 지금 울란바토르하고 싱가폴 이야기 나옵니다만, 저는 평양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이 있잖아요. 닉슨이 베이징 갔습니다. 가서 죽의 장막을 걷어낸 걸로 역사에 기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역사 아닐까요? 그리고 아마 어제 트럼프-문재인 대통령 통화에서 장소 문제에 대해서도 제안했다고 하는데, 제주도 가능성도 저는 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김호성: 어쨌든 한반도 내에서, 북한이냐 남한이냐.

◆ 정동영: 네. 왜냐면 남북정상회담 한 뒤에 평화 선언, 종전 선언을 하기에, 그건 북미 그다음에 남북미가 바로 이어져서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장점이 있다.

◇ 김호성: 이 의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이종걸: 예. 이 상황에서 보면 저는 분명한 것은 얼마 전까지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이었던 국면은 완전히 전환된 것 같다. 그래서 두 정상 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도, 근 1시간 이상이 넘은 대화 중에 장소 문제도 논의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죠. 제주도로 하면 참 좋겠습니다만, 제주도를 하게 되면 너무 완전히 일본 패싱. 일본에서는 지금 외교 참사라고까지 얘기한다고 해요. 그런 것들이 고려될 요소인 것 같고. 그래서 트럼프의 전격적이고 사업가적인 여태까지 행동양식으로 볼 때 평양으로 바로 날아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오늘 우리 정동영 의장님도 그 말씀을 하셔서.

◇ 김호성: 울란바토르, 싱가폴 이런 이야기 나오다가 지금 대체 장소가 한반도로 딱 줄어들었어요. 평양에서 열릴 것이냐, 제주에서 열릴 것이냐. 정말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한반도 문제 얘기하다 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이라는 부분이 큰 관심사였지 않습니까.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겠다” 이런 이야기잖아요. 참 가슴 설레는 이야긴데요. 훨씬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앞으로 담길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 정동영: 종전은 중간 정거장이에요,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평화체제의 법적·제도적 기반이고 평화체제로 가기 위한 과정인데요. 평화협정 전에 종전 선언을 통해서 사실상의 평화를 확보해가는 거죠. 사실상의 평화는 4·27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과정이 바로 사실상의 평화죠. 그 종점이 평화협정인데요. 평화협정은 전쟁이나 분쟁을 종식하고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는 계약이거든요. 계약으로 가게 되는 과정에서 북미수교와 체제 안전 보장이 담보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교환한다, 하는 것인데. 앞의 부분과 연결해서 한 가지 더 추가 말씀을 드린다면, 비핵화로 가는 것에서 정거장이 네 개 있습니다. 첫 번째 입구가 ‘유예’죠, 모라토리엄. 그다음에 ‘동결’이 두 번째 역이고, 세 번째가 ‘불능화’예요. 마지막 종점이 ‘비핵화’죠, 폐기인데. 지금 사실 유예와 동결을 넘어서 불능화, 세 번째 역으로 접어들고 있어요. 그러니까 3월 5일 날 정의용·서훈 특사에게 ‘앞으로 대화가 계속 지속되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안 하겠다’ 이렇게 선언했고, 또 4월 20일 날 노동당 회의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중단하겠다’ 라고 동결 선언했죠. ICBM도 중단하고. 그리고 어제 발표로는 ‘핵 실험장 폐쇄를 5월 내에 하겠다’라고 했는데, 폐쇄한다는 것은 불능화 이야기기 때문에요. 그래서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고, 여기에 대해서 중요한 건 정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이 원하는 걸 줄 수 있냐는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두 개의 선물을 내놨어요. 하나는 북이,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줬어요. 그게 뭐냐면 ‘상호 존중’입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두 번인가 했는데요. 북한은 국가를 만들고 70년 동안 한 번도 미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적이 없어요. 국가 인정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늘 우리 주권을 존중해 달라, 주권을 인정해 달라, 이게 가장 갈증이 나는 얘기거든요. 그 얘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준 거고. 두 번째는 ‘종전이 축복이다. 한반도 전쟁이, 한국전쟁이 끝날 거다’ 하는 얘긴데, 종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국 북한의 북미수교와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 평화협정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이미 북이 원하는 것의 상당 부분을 암시했다, 시사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호성: 종전 얘기 나오면 당연히 정전협정의 당시 주체인 미국, 중국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요. 이종걸 의원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이종걸: 6·25 전쟁은 전쟁을 종식시키는 종전협정이 아니라 전쟁을 잠시 멈추는, 휴전, 그래서 정전 아니겠습니까. 현재로서는 남북한은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교전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선전포고도 없이 그냥 전쟁할 수도 있는 상태입니다. 정전협정을 종전협정, 혹은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휴전 상태가 해소되는 것이고 전쟁이 종식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그 순서를 우선 종전 선언으로 하고, 그 다음에 정전협정의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것, 이런 절차로 진행되는 것이죠. 과거에도 북핵의 원인은 실제 안보 면에서 자기 위기의식, 자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사실 북한이 이전에도 북미회담이라든지 할 때 핵을 담보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까지 사실 한반도 냉전구조라든지 미국의 북한에 대한 대북 안전보장,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군사적으로 선제적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 핵 선제 불사용, 그런 네거티브 시크리티 어슈어런스(Negative Security Assurance)라고 하는 그 단계에 있었던 건데, 북한은 지금까지도 계속 그것 가지고는 안 된다. 항구적인 체제 보장을 위한 주권 보장과 평화협정을 하는 과정에 수교를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상호주의 입장에서 우리 한국도 러시아와 중국과 수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은 일본도 미국도 수교 안 하고 있습니다. 수교를 원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아마도 북한이 핵의 폐기 또는 정지 기타 여러 가지 프로세스를 제공하면서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내용, 그 핵심 내용은 그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호성: 그런데 흔히들, 아주 센 사람들이잖아요. 스트롱 맨,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의 대화가 잘 될지요?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직접 느끼시기에는 어떠신가요?

◆ 정동영: 김정은의 큰 꿈과 트럼프의 목표가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보다 꿈이 큰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꿈은 삼시세끼 먹는 거였어요. 그런데 아들의 꿈은 그것을 넘어서서, 아까 말씀한 사회주의 부귀영화의 길. 그러니까 인민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고도성장 국가의 꿈을 꾸고 있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유세장에선가요. 청중들이 ‘노벨 노벨 노벨’ 이렇게 외쳤다는 거예요. 늘 트럼프 대통령이 과시했던 게 ‘전임자들이 이걸 해결했어야 하는데 안 했단 말이야, 못 했다. 오바마, 부시, 클린턴, 다 이 사람들 못했던 거란 말야. 내가 한다’라는 그런 큰소리를 쳐왔기 때문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실천 로드맵의 일정표에 합의한다면 저는 통 크게 거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사실 트럼프니까 가능한 측면도 있어요. 말하자면 트럼프를 둘러싸고 있는, 과거에 부시 정부 때는 네오콘이라고 불렸고, 강경세력들이 내놓은 올 연초의 세계 전략 보고서, 세계 핵 태세 보고서, MPR이니 MSS니 이런 보고서에 보면 핵심이 중국 포위 전략입니다. 중국 포위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MD, 특히 MD의 명분으로써 북한을 활용하는 거죠. 미북 적대관계를 활용하는 것인데 그것은 트럼프의 지금 행보와 맞지 않는 거거든요. 그런데 트럼프의 독특한 특질 이런 것들이 오히려 북미 간의 빅딜을, 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한반도 상황이라는 것이 정말 참 아이러닉하게 지금 현 상황에서 오히려 더 악화되지 않겠는가, 느끼는 분도 많으셨을 텐데 이게 출구가 열리는 걸로 지금 진전되고 있어요. 비슷한 생각 가지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의원께선.

◆ 이종걸: 그것을 뒤집어 생각하면, 만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생각해보면 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군사적 대결을 통한 붕괴냐,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봉쇄조치에 의한 체제 고사냐. 여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은 지난번 시진핑-김정은 만남에서 핵실험을 정지하면 중국은 미국의 제재 분위기에서 벗어나서 경제 지원을 하겠다고 하는 이야기도 사실 들립니다. 그러나 지금 이 체제에, 북한이 중국에만 의존해서 일단 연명하고 진행할 수 있지만, 지금 우리 정동영 의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이 이제는 상당한 생산력 진전에 따른 경제 개방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상태에서 저는 어떻게든지 전략을 성공의 전략으로 나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이슈, 워낙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사안이어서요. 두 분 말씀 오늘 참 잘 들었고요. 진전된 이야기는 다시 한 번 두 분 모신 가운데 이야기 나누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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