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6일 목요일
□ 출연자 :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2018 남북정상회담이 마침내 내일 열립니다.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60여 년 만에 종전 협정, 더 나아가서 평화협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많은 분들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하 박원갑):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남북 접경지역인 파주시라든지 경기 북부 지역의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땅값이 소폭 올랐고 경매에서도 고가 낙찰이 늘었다고 하는데, 시장의 움직임 어떻습니까?
◆ 박원갑: 말씀하신 것처럼 남북정상회담이 내일로 확정되면서 땅을 사려는 외지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맞는 것 같고요. 중개소에 문의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고요. 주로 파주라든지 연천 이런 쪽의 수요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고. 토지시장 중심으로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진 것 같고, 아직 아파트 시장 같은 경우는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토지만큼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일부 지역의 경우는 방금 말씀하신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몇 배나 올랐다고 하고, 지난해 5월에 비해서 이번 한 달 증가 폭이 제일 높았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역시 남북정상회담 분위기에 편승한 거라고 봐야겠죠?
◆ 박원갑: 그렇습니다. 과거하고 비교했을 때 분명히 시장의 흐름은 달라지고 있는 것 같고. 주로 호가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접경지역은 아무래도 남북한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죠. 그동안 북한 리스크 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지 않았고, 그래서 또 뜸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남북한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다 보니까 이른바 모험적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모험적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주로 외부인들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분위기가 있을 때마다 항상 이 지역은 들썩거렸던 것으로 기억나요. 지난 2004년 개성공단 가동될 때, 그리고 대북 확성기가 철거될 때에는 훈풍이었다가,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찬바람이 불었고요. 일시적인 상승세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갑: 이게 일시적이 될지, 아니면 진짜 계속되는 흐름이 될지는 사실상 부동산 전문가보다는 정치적인 측면들이 있는 것 같아요. 분명한 것은 남북관계가 대립에서 평화 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죠. 그건 온 국민의 바람인데. 그런데 투자할 때는 여러 가지 변수 가능성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분위기에 너무 휩싸이는 것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접경지역 토지는 그동안 여러 가지 급등락했던 경험치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난 89년 금강산 관광개발 사업이 되었을 때 파주시의 땅값이 크게 올랐다가, 또 그 이후에 북한 핵 문제가 고조되면서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리고 금강산 관광 때는 고성군 같은 데도 보면요. 외지인들이 땅을 많이 사들였다가 사실상 이게 좌초되면서 땅값이 1/3토막으로 떨어진 경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 남북한의 관계에 따라서 굉장히 변동이 심한 그런 투자 상품이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외지인들이 우르르 그 지역의 땅값을 올려놨다가 쑥 빠져버리면 또 땅값이 급락하고, 이런 것들이 거기에 계속 살고 있던 분들에게는 피해를 주지는 않는가요?
◆ 박원갑: 어떻게 보면 그 속에서 계시는 분들은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주로 현지인들은 농사를 짓고 있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지금 만약 땅을 사러 간다고 했을 때 대부분이 농지일 가능성이 높단 말이에요. 농지는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이것은 자경이 원칙입니다. 96년 이후 취득한 농지는 직접 소유자가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거거든요. 지인을 통해서 대리 경작하는 것은 농지법 위반입니다. 자경은, 농지법을 보면요. 전체 농정일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자신의 노동력을 통해서 경작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외지인들이 과연 파주나 연천이나 철원이나 이런 데 땅을, 그중에서 농지를 샀다고 하면 직접 자경을 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투기적 목적으로 사는 거겠죠. 이렇게 되면 대부분이 불법일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농지법 위반일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이 부분은 분명히 체크하고 결정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서 진작에 농지는 농사만 짓도록. 직접 소유주가 농사만 짓도록 법을 규정해놨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한 체크가 필요할 것 같고요. 그러면 농지를 미리 사놓은 다음에 직접 농사를 짓다가 용도변경 이런 것을 통해서 건물을 짓거나 할 수도 있습니까?
◆ 박원갑: 그런 것은 가능하겠죠. 그런데 대부분 옛날 얘기로 보면 절대농지라고 해서요. 농업진흥지역이 많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군부대가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린벨트 못지않게 개발이 까다롭죠. 개발하기 위해서는 군부대와 협의해야 하고 그 절차가 복잡합니다. 그래서 일반 대지를 사서 개발하는 거 있잖아요. 도심 지역에 개발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아셔야 할 것 같아요.
◇ 장원석: 이런 부분도 고려하셔야겠고요. 그리고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의 토지거래도 소위 묻지마식 토지거래, 이런 것들도 활발해졌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박원갑: 이것도 역시 대부분 그 안이 농지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라고 보면 되는데 이 역시 농지법 위반 가능성이 충분히 저는 있다고 보고요. 그리고 파주 도시 기본계획을 보면 민통선 일대는 생태관광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면 민간인이 와서 아파트를 짓거나 이렇게 한다는 것은 굉장히 불가능한 측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전반적인 규제도 봐야 할 걸로 보이고요. 그리고 농지 부분에 아무래도 대부분이 관심을 가질 텐데, 농지는 자경을 해야 양도세가 많이 줄어들거든요. 그런데 근로소득, 샐러리맨이겠죠. 그리고 사업소득, 보통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겠죠. 연간 3000만 원 이상 소득이 있는 분들은 거기에 농사를 직접 짓더라도 자경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투잡으로 보는 거겠죠. 농민이 아니라는 거예요. 농민이 되어야 여러 가지 자경에 따른 양도세 감면이 있는데, 이런 보통 샐러리맨들이나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실제로 자경을 한다 하더라도 혜택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한 번 체크하시고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앞서 위원님 말씀해주신 것을 다시 돌이켜보면 모험적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남북 평화 분위기의 기대감 때문에 명확한 근거 없이 그냥 투자하는 것들이 많아진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과거에 오르락내리락했던 것을 알고 있는데도 이 지역이 몰리는 이유, 뭐라고 분석하십니까? 개발 호재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 박원갑: 일단 싼 땅을 사놓고 잭팟이 터지기를 기대하는 일종의 도박행위에 가까운 투자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누구든지 다 좋아해요. 그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일인데, 문제는 지나친 기대감. 그리고 남북관계가 달라지면 사람이 많이 오갈 것이고 개발수요가 많아질 테니까 선점하고 보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규제가 너무 많고, 그리고 여러 가지 법 부분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하고. 그래서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진짜 내가 쓸 목적으로 이걸 사는 것은 큰 관계가 없지만, 분위기에 휩쓸려서 묻지마로 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지 않으냐, 이런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나중에, 이게 지금 이슈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국토부라든지 지자체라든지 국세청에서 편법거래 부분, 이것에 대해서 전수조사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습니다. 이번에 강남 재건축 같은 경우 특별분양에 대해서 다 조사해서 여러 가지 적발했지 않습니까. 이것도 가능성이 저는 100%라고 보는데. 그래서 항상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고. 다운계약서라든지 업계약서라든지. 그리고 농지를 사려면 당연히 주말농장이 아닌 경우에는 농지 전부가 있어야 할 것 같고 직접 경작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항상 편법은 나중에 낭패를 당하기 굉장히 쉽다는 거예요. 이런 부분에서 항상 명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접경지역의 부동산 투자 시장이 들썩이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요. 관련해서 주의할 점, 그리고 현재 분위기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갑: 고맙습니다.
◇ 장원석: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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