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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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사라진 책장 넘기는 소리, 학교에서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4-24 10:54  | 조회 : 180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4일 화요일
□ 출연자 : 송재범 서울시 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과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어제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만의 행사는 아니고요.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UNESCO가 지정한 국제적인 행사입니다. 책의 날을 맞아서 전국 곳곳에서는 다양한 책 축제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일선 초·중·고등학교 840여 곳 학교 도서관에서 세계 책의 날 5행시 짓기, 도서관 사서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학생들의 책읽기를 독려했다고 합니다. 디지털에 지친 우리에게 책은 예전과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세계 책의 날과 관련 이야기, 서울시 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송재범 과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 과장님, 안녕하세요.

◆ 송재범 서울시 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과장(이하 송재범): 안녕하세요.

◇ 장원석: 4월 23일이 세계 책의 날이었는데, 일단 세계 책의 날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부터 청취자 여러분께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송재범: 잘 아시다시피 세계 책의 날은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되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입니다. 이 기념일은 독서·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서와 저술 및 이와 연관된 저작권의 증진에 기여하면서 책의 다양한 면모를 끌어내는 데 그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장원석: 제가 좀 찾아보니까 4월 23일이 왜 세계 책의 날인지 여러 가지 유래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스페인 출신의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 그리고 <햄릿> 등 유명한 희극과 비극을 남긴 영국의 극작가죠. 셰익스피어가 1616년 4월 23일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났더라고요, 두 대 작가가. 그래서 23일이 세계 책의 날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참 흥미롭더라고요.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세계 책의 날을 맞아서 여러 초중고등학교에서 행사를 열었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행사들이 구체적으로 열렸습니까?

◆ 송재범: 서울시 내 초중고에서는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 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작권과 관련된 행사가 있고, 도서관 여행이나 사서 체험, 책을 읽고 책에 나오는 소품 만들기, 선생님·친구·가족 등과 책 함께 읽기, 책 나눠보기 등 학교별로 특색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서울시 교육청 1층 로비에서는 학생들이 저자가 되어 직접 쓴 책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세계 책의 날 행사를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해마다 해오고 있었습니까?

◆ 송재범: 그렇죠.

◇ 장원석: 예전에 초창기 행사 열 때하고 요즘 행사하고, 어떤가요?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달라집니까? 아니면 항상 비슷합니까?

◆ 송재범: 시대 변화에 따라서 항상 새로운 것을 더 추가하고, 조금 특징적인 게 있다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활동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예전에는 수동적인 행사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학생들이 직접 뭔가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는 행사가 많아졌나요?

◆ 송재범: 예, 그렇죠.

◇ 장원석: 그렇군요. 제가 학창시절 때는, 저도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고 젊은 세대기 때문에 학창시절 때 컴퓨터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을 망칠 것이다, 많은 분들이 걱정했는데. 그래도 저는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진 않았기 때문에 덜했는데 지금은 학교에 다니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가 있고 디지털기기가 넘쳐나기 때문에 말 배우기 전부터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운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요즘 학생들 책을 좀 읽는 분위기입니까, 어떻습니까?

◆ 송재범: 예. 지금 학생들 책 읽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은데요.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을 우리가 독서율이라고 하는데, 초중고학생이 91.7%로 나왔습니다. 이것은 2015년 94.9%에 비해 3.2%p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독서량은 특히 초등학생이 67.1권, 중학생이 18.5권, 고등학생이 8.9권으로,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대학입시 준비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실태입니다.

◇ 장원석: 그게 성인으로 가면 더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고 하던데. 어릴 때일수록 책을 더 많이 읽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는데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군요. 그런데 어린 학생들의 경우 다른 볼거리가 많아서 그런지, 영상이나 디지털의 적응도 있어서 그런지,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 행사하시면서 보시기에는 어떤 것 같으세요? 학생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입니까?

◆ 송재범: 그렇죠.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런 디지털 문화 속에서 짧은 것만 추구하는 그런 경향도 있지만, 또 때로는 굉장히 초등학생이 이 정도 생각할 수 있구나, 라는 놀라운 면도 가끔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 장원석: 행사를 하고 나서 학생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얘기가 교육현장 일선에서 나오곤 합니까? 어떤 이야기 들으세요?

◆ 송재범: 그렇죠. 많이 나오고 있고요. 어렸을 때부터 학생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책 좀 읽어라, 이렇게 그냥 얘기하는 것보다는 역시 교육청 차원에서 책 읽기 행사, 독려 이런 것들을 주체적으로 하면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앞서도 설명해주셨지만. 이것만큼은 아이들도 참여하면 좋고, 어른들도 참여하면 좋겠다는 프로그램 하나 있습니까?

◆ 송재범: 글쎄요. 저희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공공도서관이 22개가 있고 학교도서관이 1328개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 하나만 이야기하기보다는 너무나 많은 프로그램을 하는데. 예를 들어서 생애주기별 독서문화 프로그램인 북스타트 운동 이런 게 있고. 그다음에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도서관 데이 등 프로그램도 있고요. 그다음에 학교별 도서관에서는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1교 3 독서 동아리 운영’, 학부모·교사·선배가 책 읽어주는 것, 우리 학생들이 단순히 책 읽는 독자가 아니라 직접 책을 쓰는 독자에서 저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가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 귀에 쏙 들어오는 것이, 예전에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자손녀들에게 책 많이 읽어줬잖아요. 구전동화도 얘기해주시는 것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요즘에는 핵가족화 되고 디지털 기기가 많아지면서 줄어들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 처음에 설명해주셨던 생애주기별 책읽기 운동, 북스타트 운동인가요? 그 프로그램 좀 더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어떤 식인지?

◆ 송재범: 우리는 책 읽는 시기가 따로 있다. 옛날에 공부하는 시기가 따로 있다, 이런 얘기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상, 학생 때는 학생 때에 맞는 책읽기가 있고 성인이 되면, 또 어르신이 되면. 이렇게 우리가 평생 그 나름대로의 책 읽는 문화라든지 인생 설계가 꾸준히 돼야 한다, 그런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까 오늘 지금 방송 듣고 계신 분들 중에서 책 좀 읽고 싶다, 이런 마음 드신 분들 계실 거예요. 아무래도 이런 환경, 서점에 가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책 읽는다 소리만 들어도 ‘책 좀 읽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드는데. 예전에 ‘고등학생이 읽어야 할 몇십 선’ 이런 식의 도서 추천목록이 쭉 있었잖아요. 명작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르침을 주니까요. 학생들에게 이것만큼은 꼭 읽어주십시오, 라고 추천할 만한 추천도서가 있으십니까?

◆ 송재범: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예전에는 교육청 차원에서 필독서를 지정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다양한 지식정보가 넘쳐나는 요즘은 필독서를 지정하기보다는 학교별로 다양한 권장도서 목록을 선정해서 학생 개인의 관심과 수준에 맞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학생 때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의 종류를 꼽아보라면 읽으면서 질문이 많이 생기는 책. 이런 종류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교과서처럼 정해진 지식이 아니라 반문하고 비판하면서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인문학적인 서적, 이런 것들을 청소년 시기에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이게 제목이 아니고 이런 류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추천해주신 거죠?

◆ 송재범: 특정 책 제목이 아니라 이런 종류의 책이죠.

◇ 장원석: 그렇죠. 책을 읽으면서 거기서 궁금증이 생겨서 또 다른 책을 찾아보고, 거기서 또 궁금증이 챙겨서 다른 책을 찾아보고. 정말 학부모님들이 내 아이가 이렇게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실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어른들이 미리 책을 읽어보고 학생들에게, 자녀들에게 추천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의 역할, 부모의 역할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책 읽는 분위기를 독려하겠지만, 구체적으로 독서 교육이 자리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오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송재범: 예. 서울시 교육청에서도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과정과 연계해서 독서토론을 하자는 겁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새로운 교육과정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국어 수업시간 중에는 온전히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수업을 올해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서울형 토론모형을 개발해서 승패라든지 경쟁이라든지 정답이 없는 열린 토론교실 수업을 교실에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학교에서 독서 동아리를 운영하도록 해서 생활 속에서 독서토론이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독서토론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네요. 이렇게 습관을 길러주고 아이들이 책 읽는 것에 관심을 갖고 계속 몸에 밴다면 어른이 돼서도 이런 습관은 계속 남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인프라, 작은 서점들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고요. 대형서점도 몇몇 거점에만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뭐로 생각하고 있습니까?

◆ 송재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안타까운 현실이죠. 빌 게이츠가 말한 게 있습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이며,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책 읽는 습관이다’라는 말을 빌 게이츠가 했는데요.

◇ 장원석: 빌 게이츠가, IT의 거물 빌 게이츠가.

◆ 송재범: 예. 도서관이나 동네 서점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동네 서점 활성화를 위해 가까운 지역서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학교에 서점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22개의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을 연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마을과 학교가 연계하여 청소년들의 독서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자치구별로 독서인문 지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늘 가방에 책을 한 권씩 넣어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읽어서 독서가 습관화되도록 할 수 있는 ‘가방에 책 한 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교육청에서 세운 사업계획들이 일선 교육현장에서 고스란히 잘 적용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재범: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서울시 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송재범 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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