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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현대자동차 잡으러 나간다, 엘리엇 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4-05 15:58  | 조회 : 2976 
[생생인터뷰] 현대자동차 잡으러 나간다, 엘리엇 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엘리엇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저는 무슨 미국 고전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엘리엇이라는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악명 높은 사냥꾼으로 유명하더라고요. 2015년에는 삼성그룹을 겨냥했던 엘리엇이 이번에는 현대차를 겨누고 있답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신장섭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이하 신장섭)>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엘리엇 저격수라고 불리시더라고요. 왜 이런 어마어마한 별명을 얻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신장섭> 2015년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개입했는데 그 당시까지만 해도 엘리엇이 어떤 헤지펀드인지 국내에서 잘 몰랐어요. 그래서 제가 그것을 국내 처음 어떠어떠한 펀드라고 소개를 하게 됐고요. 그때 방학 때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엘리엇이 마치 자기네들이 정의의 사도인 양 한국 경제를 고쳐주듯 나서는데 그 사람들이 과거에 한 행태로 봐서는 절대로 그런 자격이 못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런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 김혜민> 저는 엘리엇이 무슨 미국 고전소설 남자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다니까요. 저 같은 사람에게 엘리엇의 실체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앞서 헤지펀드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헤지펀드에 대해 짧게 설명해주시고, 엘리엇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설명을 한 번 더 부탁드립니다. 

◆ 신장섭> 헤지펀드들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여기에서 엘리엇과 같은 곳은 헤지펀드 중에서도 행동주의 헤지펀드라고 표현하는데요. 그냥 주식을 사고팔아서 그 차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어느 회사의 주식을 사고 들어간 다음 그 회사에게 여러 가지 요구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적극적인 행동을 하죠. 요구를 안 들어줄 경우 이러이러한 여러 가지 행동을 하겠다, 협박 등 하면서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주가 단기 이익 올라간다든지 배당을 더 많이 받는다든지 이런 것들을 얻어내는 거죠. 

◇ 김혜민>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것뿐만 아니라 높은 지분율을 무기로 이사회도 움직이고 경영진도 교체하고 이러한 적극적인 경영권을 발휘하는 거네요?

◆ 신장섭> 네, 그런데 여기가 특이한 것이 지분율을 높이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번 삼성전자 할 때는 0.5%밖에 안 갖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현대차의 경우 1.3~1.4% 정도 갖고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죠. 

◇ 김혜민>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 신장섭> 그렇게 보면 금융업계의 악덕 정치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 김혜민> 금융업계의 악덕 정치인,

◆ 신장섭> 정치인들이 자기가 행사할 수 있는 표는 한 표밖에 되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자기가 여러 가지 얘기를 해서 다른 사람들의 표를 끌어 모으는 거죠. 마찬가지로 행동주의 헤지펀드 자기네들 가지고 있는 펀드는 적게 갖고 있지만 다른 기관 투자자들, 연기금이라든지 뮤추얼 펀드라든지 자기와 뜻을 같이하게 동원하거든요. 

◇ 김혜민> 정말 정치를 하고 있네요. 관련 질문은 조금 뒤에 하도록 하고요. 본격적으로 현대자동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론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지분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엘리엇이 등장했다고 표현하던데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신장섭> 현재 엘리엇은 어제 자기네들이 발표하길 현대그룹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주식을 자기네들이 10억 달러 정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세 개 회사를 갖고 있다. 현대그룹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해서 어떻게 하는지 자기네들이 찾아보고 자기네들과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일차 포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제일 중요한 것이 엘리엇이 현대 그룹의 주식을 언제 샀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작년 가을 이후 미리 사서 계속 기회를 보고 있다가 지금 기업 지배구조 계획이 나오니까 자기네들이 행동을 개시한 것인지, 아니면 올봄에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와서 주가도 움직이고 그랬을 때 최근에 사서 들어와 요구한 것인지에 따라 이 사람들이 무슨 목적으로 들어왔는지 달라질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어떻게 달라질까요?

◆ 신장섭> 지난가을에는 현대모비스 이런 곳 주가가 보통이었는데 그때 이후 한국정부에서 현대그룹이 순환출자가 많다면서 순환출자를 해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해소하게 됐고 그 다음 굉장히 큰 부분은, 한국정부에서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당신네들이 적극적으로 일을 하라고까지 초대장을 보냈어요. 예를 들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원래 이 사람도 행동주의자 출신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기자회견을 통해서 블룸버그라고, 외신과 기자회견하면서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창피한 일이다. 한국 와서 적극적으로 해서 한국 재벌들을 개혁하는데 당신네들도 힘을 보태라. 당신들이 그렇게 하면 한국에서 큰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까지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의 상황을 보는 행동주의 펀드들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니까 큰 장이 열리겠구나 하면서 그때부터 준비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 김혜민> 지난가을이라면 그렇고요. 봄이라면요?

◆ 신장섭> 봄의 경우에는 지난번 현대그룹이 자기들 지배구조 계획을, 정부에서 순환출자를 없애라는 것에 따라 바꾸다 보니까 주가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들어오면서 그런 얘기를 하면서 주가를 올려서 차익을 먹고 가겠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주식의 매입 시점에 따라서 무슨 목적을 갖고 하는 건지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정부가 키운 면이 없지 않다고 들리는데요. 사실 이런 분석을 하시는 학자는 잘 못 본 것 같은데요.  

◆ 신장섭> 이런 부분에서 국내에 계신 학자들이나 언론도 포함해서 한국의 재벌을 비판하는 것은 너무 쉽게 합니다. 제가 보기엔 틀린 것 가지고도 굉장히 많이 비판하는데, 헤지펀드나 외국 금융 기관들이 잘못하는 것에 비판하는 분들이 굉장히 적어요.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중간에서 스탠스를 잡고 하는 것에 따라 정부에 대해 제대로 비판하는 분들도 굉장히 적은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교수님의 주장도 눈여겨 엘리엇의 행보도 봐야 할 것 같고요. 엘리엇이 구체적으로 현대자동차에게 요구하는 건 어떤 건가요?

◆ 신장섭> 요구 사항은 안 밝혔습니다. 

◇ 김혜민> 추상적인 이야기인 거죠?

◆ 신장섭> 현대에서 밝힌 것이, 자기네들이 무엇을 찾아보겠다고 했느냐면 오너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것이 아닌지 찾아보겠다고 했거든요. 

◇ 김혜민> 교수님께서 예상하시기에 어떤 것을 요구했을 거라고 보세요? 구체적으로 안 나왔지만.

◆ 신장섭> 저도 궁금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이런 부분일 것 같아요. 현대그룹에서 발표한 내용은 전체 핵심적인 그룹의 핵심 지주회사 역할을 현대글로비스가 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엘리엇은 글로비스의 주식은 안 갖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를 갖고 있으니 글로비스 쪽으로 너무 많이 가지 않게 하고 자기들이 갖고 있는 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쪽의 주가를 올리는 쪽으로 당신네들이 해야 한다는 압력을 지금 일단 은근히 넣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거고요. 구체적인 내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앞서 말씀하셨지만, 절대적으로 가지고 있는 퍼센트는 크지 않잖아요. 하지만 현대차의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 외국인 지분이 48%인데, 정치를 해서 외국인 지분을 가지고 엘리엇이 힘을 발휘한다면 현대자동차에도 변화가 있지 않겠냐,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신장섭> 지금 외국인들이 전부 다 똑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데, 이 사람들이 투자했을 때는 주가가 올라가길 바라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주가가 올라가고 이 회사가 좋아진다는 것을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든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을지, 그게 관건일 것 같습니다. 지금 현대 그룹 입장에서는 이번에 기업 지배구조 대책을 내놔서 패를 보여줬거든요. 그런데 엘리엇은 자기네가 갖고 있다는 얘기만 하고 자기네 패는 아직 안 보여줬어요. 그러면서 네 패를 좀 더 자세하게 내놓으라고 지금 요구하고 있거든요. 

◇ 김혜민> 폭풍 전야네요. 더 불안하네요. 

◆ 신장섭> 그러니까 그 내용 진행되는 것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삼성의 경우엔 어땠습니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도 요구했던 거로 기억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어요?

◆ 신장섭> 2015년의 경우에는 합병에 반대했죠. 합병에 반대했던 거고 2017년의 경우에는 삼성전자 주식만 사서 삼성전자에게 배당을 왕창 늘려라, 주주들을 위해서. 어느 정도까지 얘기했느냐면,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둘로 분리시켜라, 그것을 도와주겠다. 그러면서 분리시키는 조건으로 30조 원 특별 배당을 하라고까지 요구했거든요. 

◇ 김혜민> 얼마 갖고 있지 않은 주식으로요? 

◆ 신장섭> 0.5% 주식을 가지고 그런 주장을 하고, 일종의 협박을 하고. 얘기했지만 악덕 금융 정치인처럼 활동하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힘을 발휘하니까 이 사람 뒤에 서면 나도 뒤따라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 돈을 대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죠. 

◇ 김혜민> 이렇게 오로지 돈이 목적인 엘리엇이 이런 식으로 하면 국제 분쟁으로도 갈 수 있지 않나요? 국제 소송 가면 어떻게 불리하나요?

◆ 신장섭> 국가 간 분쟁은 안 가죠. 그런데 이것은 어차피 주주들 간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니까요. 

◇ 김혜민> 국제적 소송이 갈 수 있잖아요. 

◆ 신장섭> 정치를 하더라도 야당도 있고 여당도 있고 그런 다음 선거에서 표 가지고 결판이 나는데요. 선거에서 표로 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전에 타협하는 거고요. 마찬가지로 타협을 할 수도 있는 거고 표로 결판이 날 수도 있는 거고. 표로 결판날 때는 주주들의 표를 얼마나 서로 많이 끌어 들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 김혜민> 말씀하신 대로 국가 간 이야기가 아니고 기업들의 얘기이니까 그렇긴 하지만 법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신장섭> 저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엘리엇이든 행동주의 펀드들은 자기네들이 아무리 길게 갖고 있어봤자 1~2년밖에 안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기업이라고 하는 데는 장기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국내에서 사실 기업에 압력 넣는 사람들도 기업의 중장기 가치를 얘기하는데, 헤지펀드들도 겉으로는 자기네들이 건설적인 행동주의라고 말은 번지르르하게 붙여놓습니다. 실질적으로 자기네들은 단기 차익에 관심 있거든요. 사실 국내 경제나 기업들 입장으로는, 또 정책적으로도 기업의 중장기 가치가 올라가는 게 중요하니까 그 주식을 오래 들고 있을 사람들에게 힘을 더 많이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정치에서 투표할 때도 여행객이라든지 단기 체류자에게는 투표권을 안 주거든요. 그런데 지금 기업 투표를 할 때는 정말 1초 전에 주식을 사도 투표권 행사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엘리엇이 하는 것처럼 주주 제안을 내놓는다, 기업에 압력을 넣는다, 그러한 요구를 할 사람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지나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6개월 이상은 보유했다든지, 1년 이상은 보유해서 그 회사에 대해서 정말 잘 되길 마음이 있는 사람이 제안을 낼 자격이 있는 거지 어떻게 한 달 전에 산 사람, 3개월 전에 산 사람, 언제 팔고 나갈지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감 놓으라, 대추 내놓으라고 얘기를 하게 놔둡니까. 그런 부분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정부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혜민> 최소한의 규제와 기준 정도는 나라에서 법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님과 말씀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신장섭>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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