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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도심, 산행에서 멧돼지 만나면 일단멈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4-05 10:59  | 조회 : 191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4월 5일 목요일
□ 출연자 : 박영철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인천 도심에서 멧돼지 두 마리가 나타나면서,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는데요. 최근 민가나 도심에 멧돼지 출몰이 잦아지면서 이에 따른 피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데요. 멧돼지 출몰 원인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원대 산림과학부 박영철 교수와 함께 하죠. 안녕하십니까. 

◆ 박영철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이하 박영철): 네,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인천 부평 도심에서 멧돼지 두 마리가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주변에 있는 산을 보니까 계양산이 있는데, 5km 남짓 떨어져 있고요. 주변 사육농가도 없고 아파트 단지가 많은 동네인데 어떻게 멧돼지가 나타났을까요?

◆ 박영철: 참 답변하기 힘든데요. 멧돼지가 아무리 도심이라고 하더라도 수변지역이 있다면 서식 지역을 벗어난 멧돼지의 경우 충분히 도심지 내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 

◇ 장원석: 멧돼지가 조그마한 공원에 숨어 있었던 건지 어디에 있었던 건지 부평구청 관계자들도 정확하게 파악 못 하고 있는데요. 먹이를 찾아서 내려오는 건 많이 들어봤는데요. 가을, 겨울이 번식기라고 하는데요. 그런 가능성도 있을까요?

◆ 박영철: 먹이를 찾아서 내려왔다고 하기보다는, 멧돼지나 동물이 도심지에 출현했을 때 먹이를 가지고 많이 얘기하는데, 기본적으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갖춰야 할 조건이 공간, 은신처, 물, 먹이, 또 이와 같은 요소들이 적절하게 잘 배열되어 있는 곳이 중요하거든요. 먹이는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먹이로 단정하기보다는 공간의 변화라든지 공간과 먹이의 결합된 요인인지, 물 자원이 부족하든지 여러 요인 속에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아마 이 멧돼지가 도심에 출현한 것은 먹이 때문이라고 하기보다 기존 서식지에서 이탈해서 복귀 못한 상태에서 헤매다가 도심 지역을 진출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어떻게 도심 한복판 도로 위까지 나타났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추정은 해볼 수 있습니다. 먹이가 절대적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설명해주셨네요. 

◆ 박영철: 만약 근처에 사육 농가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로드킬 당한 멧돼지의 장 내 물질도 보면 사육된 것인지 야생인지 알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차량으로 옮기다가 빠져나간 건지, 멀리 사육농가에서 빠져나온 건지. 그런 것들을 파악할 수 있겠네요. 도심에서 멧돼지 출현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잖아요. 예전에는 강원 등지에서 신고가 많이 됐는데 요즘에는 의외의 장소에서도 많이 발견되고요.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습니까?

◆ 박영철: 비교적 데이터가 많이 알려진 곳은 서울인데요. 서울시의 경우 출현 신고 건수만 했을 때 17건 정도였는데, 2017년도 300건 이상으로 약 18배 정도 증가했는데요. 도심에 돼지가 출몰하는 게 증가 추세에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를테면 SNS나 휴대폰 촬영 기술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떤 멧돼지 한 마리를 놓고도 여러 사람이 신고를 할 수도 있고요. 또는 등산객들도 많다 보니까 산속에서도 신고할 수 있기에 출현 신고 건수보다 출동한 횟수라든지 발견된 지점의 위치 좌표 등을 가지고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현 횟수가 증가하는 것은 맞는데요. 제 생각에는 개체수가 증가했을 수도 있고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환경부라든지 여러 전문가가 일반적으로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많이 증가했는가, 아니면 적정선으로 증가했느냐는 조사가 필요하고요. 기존 서식지가 많이 교란되지 않았습니까. 등산객들도 늘어나고 특히 국립공원 출입이 예전보다 자연스럽게 되다 보니까 서식지 교란이 생겨서 서식지에서 밀려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멧돼지가 도심에 출현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이것도 하나의 가설로 세울 수 있는데요. 개체수가 늘어났다면 먹이사슬에서 멧돼지가 최상위에 있기 때문에 개체수 조절을 해줄 수 없어서 이렇게 늘어나는 건가요? 멧돼지가 제일 위에 있습니까?

◆ 박영철: 멧돼지는 기본적으로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최상위에 있기보다는 육식동물의 삵이나 너구리, 오소리, 이런 동물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삵이나 너구리, 오소리가 잡아먹진 못하겠지만 갓 태어난 새끼를 일정 정도 잡아먹을 수 있기에. 체계적으로 중대형 포식 동물들이 얼마나 멧돼지 새끼도 포식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어쨌든 과거와 같은 좀 더 중대형인 동물들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멧돼지 새끼들의 증가율이 일정하게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객관적인 정량적인 데이터가 나와 있는 건 아니고요. 

◇ 장원석: 이러한 자료를 확보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도심으로 내려오는 멧돼지들 루트가 어디인지, 왜 내려오는지. 막아야 하니까요. 로드킬 당할 때 멧돼지도 즉살하지만 멧돼지를 들이받은 승용차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 박영철: 굉장히 위험하고 충돌하기 직전에 물체가 나타나는 핸들 잘못 조작함으로써 날 수 있는 사고도 많기 때문에 운전자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인천 부평에 나타난 멧돼지도 100kg이 넘는 성체였다고 하니까요. 이렇게 큰 멧돼지를 산행 중에 만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 박영철: 그래서 국립공원의 경우에는 법정 탐방로, 지정 탐방로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정 탐방로를 이용할 경우 주기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이 확보되어 있는데 반해서 탐방로를 벗어날 경우에는 멧돼지 서식지 추정되는 지역 많이 접근할 수 있기에 위험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장원석: 멧돼지를 산에서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박영철: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요. 일반적인 방법은 외국에서도 그렇고 환경부 지침도 그렇고 일반적인 방법은 멧돼지 시야가 썩 뛰어난 편이 아닙니다. 후각은 발달되어 있고요. 멧돼지를 만났을 때, 만약 무리를 만났을 경우에는 가만히 서 있으면 멧돼지 무리가 앞에 뭐가 있는지 보기 위해 가까이 접근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때 당황에서 도망치면 멧돼지도 당황하고 그러다 보면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접근할 때는 나를 공격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눈이 안 좋아서 무엇이 있는지 보기 위해 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럴 때는 잠시 서 있다가 물러서면서, 보통 그렇게 가까이 접근했다가 다시 돌아가거든요. 가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나무라든지 바위라든지 찾으셔서 차분하게 뒤로 물러서면서 바위 뒤나 위에 올라가시면 좋을 것 같고요. 멧돼지가 접근하실 때 당황해서 도망친다든지 하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보통 멧돼지 무리가 있을 때 사람에 접근해서 이게 사람이구나, 이렇게 파악이 되면 멧돼지가 먼저 도망칩니다. 그리고 보통 접근하는 개체들이 성체라고 하기보다 새끼들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새끼들 호기심에 접근했다가 그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장원석: 후각이 발달되어 있다고 하니까 과한 화장품이나 향수 같은 것들, 남성분들 스킨로션도 강한데요. 그런 것들도 피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멧돼지 관리가 직접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고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것도 있잖아요. 포획하거나 사살하는 것보다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방안이 있습니까?

◆ 박영철: 특히 제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산행을 요즘 고령화가 되고 전원주택을 많이 지으면서 산행 활동도 증가하고 멧돼지 서식지 근처에 주택을 건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야생동물에게 노출될 기회가 많은데요. 기본적으로 그러한 경우에는 우리가 멧돼지를 관리하기보다는 제가 부탁드리고자 하는 것은 사람을 관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등산객이라든지 숲에 들어가는 분들, 약초 캐러 들어가시는 분들이 멧돼지의 서식지를 피해서 움직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멧돼지 도심에 4~5월 출몰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멧돼지들 연령이 한 살 정도 됩니다. 5월에 암컷이 번식하거든요. 번식할 때 번식 장소에 가서 새끼를 놓습니다. 전년도 5월에 태어난 한 살 정도가 어미와 같이 가는 게 아니고 떨어지거든요. 얘들이 서식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하다 보니까 도심에 나와서 민간에 폐를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컷은 번식 장소에 가서 새끼들과 15일 정도 같이 있다가 다시 새끼들 데리고 나오는데요. 3~4월 멧돼지가 도심에서 보이는 경우가 많고요. 5월쯤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나오는데, 새끼를 놓고 데리고 나오는 이 한두 달이 멧돼지 암컷 성체에게는 불안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산행하실 때 멧돼지 발자국이나 배설물이 있거나 땅 판 흔적, 덤불 같은 게 있다면 호기심에 가까이 가시지 마시고 피하시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고요. 홍보도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하면 공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장원석: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영철: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박영철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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