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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교실 확충은 결국... 노동개혁 문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4-06 14:51  | 조회 : 238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4월 6일 금요일
□ 출연자 :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022년까지 초등 돌봄교실 500실을 증설할 계획입니다. 교육당국 설명에 따르면, 차질없이 이 사업이 진행되면 돌봄교실 희망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또한 정부에서도 방과 후 초등 돌봄 대상을 늘리는 등 온종일 학생을 돌볼 수 있는 방안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며 아쉬운 점은 없는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재훈 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하 정재훈): 네,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일단 돌봄교실이 어떤 건지 간단하게 짚어볼까요?

◆ 정재훈: 초등학교 정규수업 끝나고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보호하는 일종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있고요. 2004년 정도부터 사실 시작했는데, 당시 8천 명 규모에서 지금 33만 명 규모가 되는데요. 문제는 초등학생이 전체적으로 267만 명 정도 되잖아요. 전체 12% 정도를 커버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장원석: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건가요?

◆ 정재훈: 그렇죠. 전체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물론 학교별로 시행하는 데도 있고 안 하는 데도 있겠죠. 

◇ 장원석: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2022년까지 5년 남았는데요. 초등 돌봄교실 500실을 늘리겠다고 발표했고요. 정부도 역시 2022년까지 1조 1,053억 원을 투입해 초등 돌봄대상을 현재 33만 명에서 53만 명으로 늘리는 온종일 돌봄체계 확대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서울시와 정부의 계획,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 정재훈: 일가정 양립이 급한 부모들에게는 도움이 될 테고, 전체 계획대로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초등생의 20~30%를 커버하는 거예요. 우리와 유사한 초등 돌봄 절벽 문제를 경험하고 전일제 학교를 확대한 독일의 경우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40%를 커버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창 전일제 학교 시작할 때 독일의 출산율이 1.3%였는데 지금 확대되고 1.6%까지 올라갔어요. 우리의 경우 그렇게 확대되어도 20% 규모이니까 아직은 좀 아쉽다고 볼 수 있겠죠. 

◇ 장원석: 돌봄교실을 다른 데와 비교하면 절대적인 수치는 아직 모자라지만, 확대하려는 배경은 역시 부모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죠?

◆ 정재훈: 그렇죠. 부모들 특히 현실적으로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안 되는, 그래서 우리가 초등 돌봄절벽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여기에 더해서 부모의 경제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 플러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교육정책과 사회정책적 접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 장원석: 5년 동안 진행될 예정인데, 서울의 경우는 227억 원 정도 예산이 들어가고 정부도 역시 1조 1,053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고 하는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엊그제 온종일 돌봄정책 간담회가 열린 초등학교를 찾아서 체험하며,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국가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사업이라고 강조했거든요. 현실적으로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얘기를 내비친 것 같기도 하고요. 다른 곳의 예산을 줄여가면서 돌봄예산을 투입하는 식이 될 수도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현실적으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재훈: 저는 정부가 내세운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행할 수 있고. 우리가 사실 저출산 예산을 지난 10년간 126조 쏟아부었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돌봄을 직접적으로 지원해준 예산은 50%도 안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5년 동안 1조 정도 예산을 쓴다는 게 그렇게 많은 건 아니죠. 더더군다나 국내총생산 대비 가족지원 서비스 지출 비율이 있는데요. OECD 평균 2.4~2.5% 정도 되는데 우리가 1.32%라서 OECD 최하위권이에요. 사실 최근 수요를 봐서도, 재정여력을 봐서도 예산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당위성 등 여러 가지를 봐서도요. 

◇ 장원석: 일가정 양립, 여성들이 직장을 계속해서 다닐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데 있어서 긍정적이고 예산 확보도 무리 없을 거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조심스럽긴 하지만 만약에 이번에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새로 뽑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서울시 돌봄교실 사업에도 영향을 줄까요?

◆ 정재훈: 그건 어느 분이 되더라도 지금 영향을 더 주면 줬지, 축소로 간다든지. 아마 제 생각에는 웬만큼 사회 변화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시대에 역행하는 결정은 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장원석: 그동안 교육 정책이 지자체라든지 교육당국 수장이 바뀌면서 틀어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이것을 더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 정재훈: 어마어마한 수요가 있는데 그것을 충족 못 시켜주는 상황이니까. 그렇게 볼 수 있겠죠. 

◇ 장원석: 지금 초등 돌봄교실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대기자들이 많다고 하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20~30% 정도 밖에 못하고 있으니까. 그러면 지금은 초등 돌봄교실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까? 수도 부족한 것 같은데요. 

◆ 정재훈: 질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생각할 때 학과 교육을 계속 시키는 건 아니고, 예체능이나 문화, 취미활동 위주로 전개되고 있고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지루할 것이다, 학교에 오래 잡아둔다, 이렇게 염려는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질적 수준이 만족할 만한가, 그건 별도의 문제겠죠. 그리고 전용교실이 있고 겸용교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에 약간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전용교실, 겸용교실 어떻게 다릅니까?

◆ 정재훈: 말 그대로 전용교실은 정규 수업 후에도 늦게까지 남아 있을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말하는 거고, 겸용교실은 기존 교실 수업이 끝나고 늦게까지 남아 있을 아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인데 그러다 보니 겸용교실은 아이들이 오래 남아 있을 환경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기존 수업 이용에는 또 오전에 수업하는 애들이 다음날 아침에 불편할 수 있는 단점들도 있고요. 가능하면 수업의 연장으로 보고 독일처럼 전일제 교실을 확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인력이 부족한 건가요, 다른 문제가 있는 건가요?

◆ 정재훈: 인력도 부족하고요. 교사부터 시작해서 특별활동 지도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고 전용교실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역시 시설 공간도 부족하고. 예산들이 인력과 시설을 보완하는데, 확대하는데 쓸 수 있겠죠. 

◇ 장원석: 돌봄 교실 교사는 누가 담당하는 건가요? 따로 전담하는 교사가 있나요?

◆ 정재훈: 전담 교사들을 따로 돌봄 전담사라고 해서 하는데요. 사실 교사를 좀 더 증원해서, 기존 교사들이 좀 더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 그렇게 가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봐요. 

◇ 장원석: 돌봄 서비스가 그동안 취약계층 위주로 진행됐다고 들었거든요. 앞으로는 늘린다고 들었는데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새로 바뀌게 될까요?

◆ 정재훈: 여전히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위주가 되겠지만 중산층이나 맞벌이 가정 학생들이 아무래도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혜가 중산층까지 확대될 수 있는 전망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서울시 교육청도 그렇고 정부도 초등 돌봄교실을 늘려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상도 확대하겠다는 얘기를 발표했는데요. 고용노동부도 같이 움직여주는 모습이에요.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10시 출근을 허용한다고 얘기했는데요. 너무 개학에 임박해서 결정됐고, 민간 기업에 다니는 학부모들이 사실 10시까지 학교 보내고 가야 하니까 늦게 가겠습니다, 이렇게 요구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재훈: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건데요. 사실 이번에 대책 발표하면서 온종일 돌봄 체계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이게 과연 적절한 표현인가. 결국 노동시장 개혁이 함께 가야 하는 문제인데요. 한창 육아해야 하는 인생의 러시아워에 부모가 시간제 유연탄력근무를 하고 다음 전일제로 복귀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이라든지 노동시장 개혁과 함께 가는 전체적인 통합적 접근이 아무래도 정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겠죠.  

◇ 장원석: 그렇기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인력이나 여러 면에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도 많아서 학교별로 다를 수가 있다고 얘기해주셨잖아요. 그러면 다른 민간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지역사회에서 도와준다든지 기업들도요. 기업들도 훌륭한 인재들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떠났다면 손해 아니겠습니까. 다 같이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 같은데요. 

◆ 정재훈: 그래서 독일의 경우에도 전일제 학교를 확대한 사례를 보면 지역사회의,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아동센터, 체육단체, 예체능 단체 등에서 다 학교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아이들의 오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조직해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거든요. 노동시장 개혁에 남성의 돌봄노동 참여 확대, 이런 것들이 맞물리다 보니까 통합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거죠.

◇ 장원석: 이렇게 양적으로 확대되고 인력이 늘어나고 지원되는 예산이 늘어나면 당장은 수용할 수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겠지만, 만약 그런 상황에서 질적인 면이 같이 따라가지 않는다면 불만이 잇따를 것 같거든요. 

◆ 정재훈: 불만도 잇따를 뿐만 아니라 제도가 성공하긴 어렵겠죠. 

◇ 장원석: 자습만 시킨다든지 이런 식으로 된다거나 교사 한 명당 관리할 수 있는 학생들이 많다거나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이럴 경우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 정재훈: 그래서 교사들 중심으로 인력 증원도 필요하고 교사들이 무슨 안전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혼자 지지 않는 책임보험제 확대라든지 교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개선책 내지 지원책을 생각할 수 있겠죠. 

◇ 장원석: 교사들의 처우 개선도 해줘야 교사들이 일이 늘어나도 힘내서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들이 있을까요?

◆ 정재훈: 일단 돌봄 전담사라든지 예체능 교육과 같이 특별활동 지도하시는 분들의 인건비가 너무 낮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분들의 인건비 수준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고요. 어떤 안전사고나 여러 가지 책임지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개인이 책임지지 않는 제도들도 필요하고. 그래야 서비스 제공하시는 분들도 안심하고 제공할 수 있겠죠. 

◇ 장원석: 초등 돌봄교실 사업이 제대로 자리 잡고 확대되면서 양과 질이 모두 만족을 충족시켜준다면 일가정 양립 구축은 물론이고 독일의 사례를 보면 저출산 문제도 어느 정도 일조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어느 정도나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 정재훈: 우리나라에서는 이것 가지고 저출산 문제를 논하기엔 이르다. 왜냐면 말씀드린 대로 독일의 경우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게 벌써 선행됐고 초등 돌봄교실도 독일이 2015년 현재 40% 수준 커버하거든요. 우리는 2025년에 가도 그 정도 안 될 거고. 그런 것을 보면 이제 시작이지 이것을 가지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통합적 접근을 하기 전에는 너무 이른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게 쉽게 될 거였으면 저출산 문제가 진작 해결됐겠죠. 

◆ 정재훈: 그래도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죠. 

◇ 장원석: 처음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나하나 보완해나가면서 잘 자리 잡는 제도가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재훈: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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