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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에 관심 가진 게 왜 좌편향인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21 09:51  | 조회 : 295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 
□ 출연자 : 송경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간사

-영화, 연극, 예술, 문학 등 전 장르에 걸쳐 지원 사업 배제
-블랙리스트 명단 만든 ‘기준’도 없어
-블랙리스트 피해 2670건, MB에서 박근혜 정권까지 내려와
-MB때 오른 명단 대부분 박근혜 정권 때도 명단에 올라
-도서 지원도 배제, 약 10만 권의 책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하는 문화적 권리 짓밟힌 헌법유린 사건 
-사회적 약자에 관심 가졌다고 좌편향으로 분류
-진상규명 위해 정부, 국회서 힘 있는 답주길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인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총 2670건에 달한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피해 규모가 상당할 뿐 아니라, 범위도 광범위했는데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도 지금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직접 진상조사를 하신 분이죠.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의 송경동 간사, 전화 연결해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송경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간사(이하 송경동): 안녕하십니까.

◇ 신율: 지금 블랙리스트에 오른 명단이 1만 1천명이다. 맞습니까?

◆ 송경동: 예. 그렇게 파악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요. 이게 그러면 전체 문화예술인의 몇 퍼센트 정도 돼요, 이 숫자면?

◆ 송경동: 거의 많은 수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더 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 신율: 피해 건수가 2670건이다. 맞습니까?

◆ 송경동: 예. 현재 명단으로는 1만 1천여 명의 명단이 확인되고 있는 거고요. 그중에 구체적인 문건을 통해서 확인된 피해 건수가 2670건입니다.

◇ 신율: 그러면 2670건에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받았는지, 대충 우리가 유형별로 구분하면 어떤 피해가 있습니까?

◆ 송경동: 굉장히 다양한데요. 사찰을 받았던 사실이 적시된 경우도 있고요.

◇ 신율: 사찰이요.

◆ 송경동: 예. 구체적인 지원 사업에, 문화예술인들은 보통 국가기금 사업에 많이 참여하게 됩니다. 워낙 공적인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각종 지원 사업에서 배제된 경우입니다. 영화, 연극, 전통예술, 문학 등등, 모든 전 장르에 걸쳐져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지금 ‘영화, 연극 전 장르에 걸쳐있다’ 말씀하셨는데. 지금 불이익을 받은 극단이라든지 영화제작사라든지 아니면 감독이라든지 문화예술인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구체적인 이유가 있습니까, 이렇게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된?

◆ 송경동: 무슨 기준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지금 현재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블랙리스트는 MB 정부 초기부터 시작됐던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서 2000년 ‘안티조선 지식인선언’에 참가했다는 사유. 그리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취임사 준비위원회’ 참여자라는 까닭도 있고요. 야당을 그냥 단순 지지했다는 까닭도 많습니다. ‘문화예술계 531인’ 당시 민주노동당 지지선언. 그리고 젊은 문인 188명 ‘6.9 작가선언’ 참여자라는 이름도 있고요. 또 정치보복 성격이나 자신들을 지지하는 화이트리스트 육성 성격도 있었던 걸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2012년도에는 ‘연극인 1000명 문재인 지지 선언’, ‘출판인 516명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그리고 보면 ‘안철수 팬클럽(작가 74명)’이라고 적시가 돼 있는데요. 단순히 안철수 팬클럽 관련 작가라는 이유로 지원배제 리스트로 활용되고 있는 게 확인됐습니다. 그 외에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촉구 선언’, ‘콜트콜텍 노동자 2000일 투쟁 지지선언’, ‘용산참사 해결 시국선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도우려 했다는 것도 무슨 사유가 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적시가 돼 있습니다. 이 선언에 참여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배제하라. K 아니면 B로 돼 있는데요.

◇ 신율: 그게 뭐예요? K, B.

◆ 송경동: K는 국정원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는 표시였고요. B는, 

◇ 신율: Blue House?

◆ 송경동: 예, Blue House. 청와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는.

◇ 신율: 저는 KB라고 해서 무슨 국민은행인가 그랬더니 그게 아니군요. 그런데요. 지금 이게 아까 간사님께서 ‘MB 초기부터 이랬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그럼 이게 박근혜 정권 때도 이게 넘어온 거 아니에요.

◆ 송경동: 예. 예를 들어서 MB 정부 당시 방송연예계 블랙리스트 82명 명단이 국정원 적폐청산 TF를 통해서 확인됐잖습니까. 언론에도 다 보도되고. 그러면 이 82명 명단 중에 상당수가 박근혜 당시 블랙리스트 명단에도 거의 대부분 적시가 돼있는 상태로 확인되고. 이런 식입니다.

◇ 신율: 그러면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근 10년간을, 약 9년 정도를 불이익을 받으면서 있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 송경동: 예, 그렇습니다. 보통 지원 사업이 규모가 큰 게 있고 작은 게 있고 그런데, 2670건이라면 거의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피해에 있습니다. 그리고 금액을 떠나서, 그게 예를 들어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책을 100종을 선정 배제시켰다는, 한 종당 1천여 권씩을 국가가 구매해서 전국의 도서관에 놔주는 이런 사업들이거든요. 그러면 100명의 작가만 그렇게 배제당해도 거의 10만 권의 책이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사건입니다. 어마어마한 거죠. 그래서 저희는 이건 문화예술인들만 피해를 입은 사건이 아니고요. 헌법 22조와 23조에 있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 그리고 국민들이 모두가 누려야 하는 문화적 권리가 짓밟힌, 그런 시대의 헌법유린 사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피해자인 거죠.

◇ 신율: 그런데요. 지금 말씀하셨는데, ‘100종 정도를 배포 안 했다’ 이 말씀이시잖아요. 배제가 됐다, 배포하는데. 예를 들면.

◆ 송경동: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건데요. 지금 현재 출판 쪽에서만 배제 사유들이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그 배제 사유가 뭐예요, 출판은?

◆ 송경동: 아까 좀 전에 말씀드렸던 그런 다양한 까닭들인데요. 어떤 경우에는 지금 배제 사유로 나온 게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이슈화하려고 하는 내용이라든가.

◇ 신율: 그걸 이슈화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 송경동: 예.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라는 까닭. 또 어떤 연극단체는 5.18 연극제작 경험이 있다는 이유. 그리고 어떤 경우는 시대고발성 독립영화 제작·상영을 지원했는데 이게 ‘(반정부활동)’이라고 적시해서 배제한 건도 있었습니다. 이런 까닭들이 좌편향이라면 저희 국민의 많은 수가 좌편향으로 탄압돼야 하고요. 문화예술인 전체가 좌편향이 돼야 합니다.

◇ 신율: 그러니까 도서도 결국 그런 기준으로 배제가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송경동: 예. 그렇습니다. 확실하게 이렇게 적시돼 있는 건 아닌데요. 단순히 어떤 선언이나 이런 것에 참여했다는 경우, 사회적 약자에 관심 가졌다는 정도만 해도 좌편향이다, 블랙리스트로 이렇게 분류해온 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적시’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 문건들이 그럼 주로 어디서 나온 거예요? 국정원하고 청와대 두 군데서 나온 문건을 확보하신 겁니까?

◆ 송경동: 국정원에서 생산된 문서도 있고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작성된 문건도 있고. 문체부에서 만들어진 문건도 있고요. 어떤 경우는 문체부 산하 기관인 영진위에서 발견된 문건도 있고요. 다양합니다.

◇ 신율: 그렇군요. 지금 어떻게, 이번에 발표된 게 중간 결과죠. 최종은 언제 나와요, 그러면?

◆ 송경동: 저희도 최대한 빨리 하고 싶은데요. 청와대나 국정원, 문체부 등이 공모가 돼서 수년간에 걸쳐서 실행된 워낙 방대한 사건이어서요. 실제 몇 개월로 조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게 6개월 한시로 출발하되 필요시 위원회 의결로 3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게 되어 있거든요. 최대한 빨리 끝내고 보고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기관 공조가 잘 되어야 하는데요. 핵심 기록물인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자료, 청와대의 캐비닛 문건이라고 표현돼 있죠. 그리고 감사원 자료, 국정원에서도 지금 계속 조사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국정원 적폐청산 TF 자료, 그리고 검찰·법원 등에서 확인된 자료, 그리고 아직도 문체부나 산하 기관들에서 관련 자료들이 좀 더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확인돼야 기초적인 사실에 접근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위원회 연장도 고민 중에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 문화예술인들은 사실 2015년도부터 아무런 힘도 없지만 그냥 거리와 광장에서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을 외치고. 작년에는 찬 겨울 동안, 5개월 동안 광화문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하면서 여기까지 오기도 했거든요. 이제는 새 정부와 국회 등이 진상규명과 관련해서 좀 더 힘 있는 답들을 내주셔야 할 때 아닌가 싶긴 합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경동: 네.

◇ 신율: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의 송경동 간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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