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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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물량 많아지는 연말, 택배 기사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18 10:41  | 조회 : 441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 출연자 :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위원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지난달 초에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결성한 단체 중 최초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의 설립신고증이 발부됐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합법적인 택배기사들의 단체행동을 보장한다고 신고증을 발부해준 것이죠. 택배업계의 부조리한 제도라든지 관행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에 힘이 실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게 달라질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늘같이 눈이 많이 오는 날도 역시 차를 몰고 나가야 할 텐데요. 제설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면도로를 차로, 발로 열심히 달려야 할 겁니다. 거기다 고객들로부터 부당한 항의까지 들으면 힘이 많이 빠질 텐데요. 오늘 이 인터뷰를 다루면서 택배기사 분들뿐 아니라 청취자 여러분의 의견도 받겠습니다. 평소에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또 어떤 점이 달라져야 할지 문자 보내주십시오. 물론 지금도 바빠서, 잠시 쉬는 시간이 없어서 문자 보낼 틈도 없겠지만요. 들으시면서 이 점은 꼭 달라져야겠다, 하는 생각 드는 거 있으시면 보내주십시오. #0945로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김태완 위원장 연결하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이하 김태완): 안녕하세요.

◇ 장원석: 오늘같이 눈 많이 오는 날도 다 나가셔야 하죠?

◆ 김태완: 네, 그렇습니다.

◇ 장원석: 업무 강도가 오늘같은 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고생이 이만저만 아닌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이제 한 주 앞으로 다가왔고요. 연말에 선물이 많아지죠?

◆ 김태완: 예. 많아지죠, 아무래도. 지금 가을부터 해서 내년 설까지 성수기라가지고 평소보다 물량이 더 많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평소보다 일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나요? 어떤가요?

◆ 김태완: 그렇죠. 한두 시간씩 평소보다 좀 길죠.

◇ 장원석: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늘 일하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데 눈이나 비가 오면 상품이 일단 손상될까봐 걱정될 것 같아요.

◆ 김태완: 그렇죠.

◇ 장원석: 손상이 되면 또 고객 항의도 있을 수 있고요. 나중에 그것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나요?

◆ 김태완: 예. 저희들은 클레임이라고 하는데, 그런 게 들어오면 회사는 기본적으로 우리 택배기사한테 먼저 다 책임을 넘깁니다.

◇ 장원석: 그러면 회사에서 일단 보호를 해준다든가 이런 1차적인 방어막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 김태완: 그렇죠. 그리고 워낙 바쁘기 때문에 회사가 저희한테 책임을 넘기면 우리가 항변할 시간이나 이런 게 없죠. 그래서 대부분의 기사들이 억울하고 분하지만 책임을 그냥 다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면 됩니다. 

◇ 장원석: 그런 보호장치가 없군요. 이면도로라든지 오늘같이 눈 많이 올 때 눈이 잘 녹지 않는 곳은 차가 도저히 못 올라가는 곳도 많을 것 같은데요. 평소에도 좁은 골목은 짐을 들고서 높이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어떤가요, 실제로는?

◆ 김태완: 차가 못 들어가는 데는 다 물건 들고 들어가는 거고. 그리고 오늘같이 눈 오고 그러면 그런 구간이 더 많아지잖아요. 그러면 그렇게 물건 들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들이 더 많아지는 거죠. 힘들고 어렵죠, 눈 오면.

◇ 장원석: 그렇군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요즘같이 연말에 물량이 늘어나는데도 야외 집하장에 가서 아침에 집하장으로 출근해서 분류작업부터 시작한다고, 예전에 저희가 인터뷰를 통해서 들었거든요. 여전히 그런 것은 마찬가지인가요?

◆ 김태완: 예. 똑같죠. 그런 부분들이 전혀 아직 개선되어 있지 않고. 그리고 저희들이 작업환경 문제나 그리고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는 문제가, 분류작업 시간이 길어서 생기는 문제들이에요, 다.

◇ 장원석: 그러면 ‘분류작업을 전담하는 직원을 따로 둬야 한다, 제도를 바꿔야 한다’ 계속해서 주장하고 계시는데, 업계 측에서는 별 반응이 없나요, 여전히?

◆ 김태완: 예. 전혀 반응이 없죠. 기사들한테 모든 걸 책임을 넘기고 있고, 심지어 물량이 계속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분류작업 시간부터 더 길어지고 그러게 되거든요.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저희들이 계속 요청하고 있는데, 사실상 회사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해서 전혀 개선하고 있지 않습니다.

◇ 장원석: 택배노조가 정식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지난달 초에 인정받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공식적인 신고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달라지는 건 없나요? 더 힘을 낼 수 있다든가,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다든가, 이런 것은 여전히 힘든가요?

◆ 김태완: 우리 택배기사들의 입장에서는 단결권이 보장되니까 아무래도 노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노조 가입률도 올라가고 있고, 이런 부분들은 아주 좋은 현상으로 지금 나타나고 있어요. 그런데 반대로 회사에서는 부당노동행위를 더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죠.

◇ 장원석: 또 다른 틈새를 노려서 허점을 노리는 건데. 지금 노조 가입률은 어느 정도 됩니까?

◆ 김태완: 지금 저희가 신고할 때는 5명으로 신고했어요. 그리고 한 달 만에 바로 500명 정도 됐고, 지금도 계속 매달 100 단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앞으로 교섭을 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다함께 힘을 합치는 게 아무래도 낫다는 생각에 다들 모이시는 것 같은데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몇 가지 여쭤볼게요. 고객들로부터 업무에 맞지 않는 요구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게 있습니까?

◆ 김태완: 물건 배송하면 설치해 달라, 이런 경우들이 간혹 있어요. 그런데 고객들 잘 모르셔가지고 그러는데, 그건 큰 문제는 안 돼요. 저희들이 잘 설명하고 나오면 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택배 제품 업체에서 나온 사람으로 착각할 수도 있고, 그런 경우도 있군요. 그런데 이런 건 웃으면서 넘어간다 하더라도, 폭언을 한다든지 문자로 욕설을 보낸다든지 전화로 뭐라고 괜히 부조리한 언행으로 택배기사들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이건 어떤가요?

◆ 김태완: 그런 경우들도 있고. 이게 서비스업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블랙 컨슈머 이런 분들이 계시는 거죠. 저희들이 그걸 잘 대처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게 서비스업이다 보니까 감정노동이 되는 거고, 그런 감정노동에 대한 대책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회사에서 방안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일단 그냥 기사들이 알아서 하게 하고 그 책임도 기사들한테 넘기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거죠.

◇ 장원석: #0945로 여러분 의견 보내주고 계십니다. 5917번님, ‘택배뿐 아니라 AS 관련 종사자들도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요즘 대통령이 얘기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이런 문자도 주셨는데요. 욕설을 들어도, 아까 말씀하신 대로 감정노동자고 서비스업이다 보니까 그냥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들었는데, 어떡합니까. 회사에다가 이런 것 좀 대신 처리해주십시오, 민원 업무를 맡길 수는 없나요?

◆ 김태완: 예전에는 그런 게 있었어요. 고객센터 이런 데가 법적으로 처리하고 이런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것 또한 회사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고객센터를 줄여요. 줄이면서 사실상 대처할 책임이 다 지금 기사들한테 넘겨져 있는 거죠.

◇ 장원석: 기사가 제대로 대응했으면 이렇게 항의하겠느냐, 이런 식인가요?

◆ 김태완: 그렇죠. 

◇ 장원석: 문제가 생기면 벌금을 택배기사 차원에서 낸다든지, 이런 페널티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제도는 어떤 건가요?

◆ 김태완: 페널티라고 해가지고 모든 책임을 기사들한테 다 넘기는 거예요, 건마다. 고객의 요청에 의해서 접수가 되면 모든 게 1차적으로 택배기사한테 다 넘기는 거죠.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아주 심각하니까 이번에 국토부에서 ‘택배 발전 서비스방안’이라는 게 발표됐는데, 거기서도 회사가 일정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차적으로. 택배기사가 책임을 지는 건 적절치 않다, 이런 내용이 담겨져 있더라고요. 저희는 국토부에서 발표한 그런 내용들을 지지하는 편이죠, 그래서.

◇ 장원석: 현장에서 고객들과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 같군요, 제가 지금 듣기로는.

◆ 김태완: 예. 분류작업부터 시작해가지고 고객을 응대하는 모든 문제에서 보면 회사는 책임질 것에 다 빠져있어요. 그래서 중간에 도급사라든가 택배기사라든가 이런 외주형태로 만들어놓은 데다가 다 책임을 넘기죠.

◇ 장원석: 4094번님, ‘눈 오는 월요일, 택배기사님들 걱정됩니다. 안전한 처우가 보장됐으면 좋겠습니다’ 1523번님, ‘택배 종사자입니다. 늦는다고, 자기 시간에 맞춰달라고 하면 너무 힘듭니다. 욕설하지 마세요’ 욕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가 봐요. 참, 인간적으로 감정노동자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고요. 긴 노동시간, 수수료 문제,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단 가장 먼저 뭐가 해결돼야겠습니까?

◆ 김태완: 분류작업이 지금 저희들한테는 요즘에 굉장히 크게 이슈로 되고 힘든 어려움으로 되고 있어요. 그래서 분류작업 시간문제, 그다음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저희가 개선을 위해서 노력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노조는 앞으로 어떤 활동계획이 있습니까?

◆ 김태완: CJ대한통운이 물건을 5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거든요, 택배시장에서.

◇ 장원석: 그래서 파업한다, 안 한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던데요.

◆ 김태완: 파업을 전제로 해서 뭘 하려고 하는 건 없고요. 일단 저희들이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교섭을 요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도 지금 밖에서 일하시는 중에 전화 주신 건가요?

◆ 김태완: 네, 네.

◇ 장원석: 그렇군요. 모쪼록 안전운전 하시고요. 건강부터 잘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태완: 네.

◇ 장원석: 지금까지 전국택배노조 김태완 위원장과 함께 이야기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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