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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민호군 사태 한 달, 이후 정부 대책 어디까지 왔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07 09:53  | 조회 : 3430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 출연자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반복되는 사고, 반복적인 대책에도 실질적 개선 없어
-현장실습 전면 중단에 특수화고 학생들 생계 걱정
-학생 임금 정부 지급 추진 중, 하지만 세금문제 발생
-취업률 높으면 정부 지원금 더 받아, 학교 간 경쟁 발생
-학교, 대학 진학보다 취업률에 눈멀어 학생들만 피해
-노동부에서 현장 감시감독 해야 한다는 지적도
-학생들 꿈 착취, 사지로 내몰아선 안 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제주 특성화고 3학년 故 이민호 군의 영결식이 열렸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 정말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텐데요.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이번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어이없는 관행들을 바로잡아야 할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주문했듯 정부 관련 부처들이 모두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민호 군이 사고를 당한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는 지금, 과연 정말로 제대로 된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을까요? 점검해보죠.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전화연결 하겠습니다. 안 처장님, 안녕하십니까.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이하 안진걸): 안녕하세요.

◇ 신율: 고 이민호 군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만, 이게 정말 안타까워요. 저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진짜 그런데. 사건 발생한지 한 달이 다 돼간다고 하는데, 지금 정부·교육당국·정치권 다 나서서 제도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진행 진짜 잘되고 있습니까?

◆ 안진걸: 여전히 미흡합니다. 김상곤 부총리가 12월 1일 날 교육부에서 ‘특성화고의 현장실습을 전면 중단하겠다’ 그리고 제한적으로 학습 위주만 하고, 지금은 6개월 정도 하는 걸 3개월로 줄이겠다고 발표는 됐지만, 국회에서도 반복적으로 대책이 나오고 실질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앵커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반복되는 사고잖아요. 계속 그때만 그러고, 국민들 다들 슬퍼하셨는데. 그러면 최소한 재발방지 대책이 그때그때 만들어졌어야 하는 건데,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일단 내년에 전격적 폐지한다고 하니까 이런 사고는 줄어들긴 줄어들 텐데, 폐지하면 실질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이걸로 먹고살아야 했던 아이들과 집안에서는 좀 문제가 된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신율: ‘먹고 살아야 된다’는 건 그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면 조금이라도 월급을 받는 거죠?

◆ 안진걸: 맞습니다. 그래서 그 월급이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일은 일대로 시키고, 혼자 일 시키고 잔업 시키다가 이렇게 사고 나는 경우 여러 번 있었거든요. 그런데 업체에서는 분명히 학생이니까 우리는 실습비 개념으로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업체에서는 임금을 준다고 자기들이 생각하고 임금을 실제로 줬거든요, 제대로 주진 않았다 하더라도. 그럼 임금을 주면 업체 입장에서는 일을 부려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국회에서 대책 보고서 나온 거 보니까, 근로계약으로 하지 말고 실습협약을 한 다음에 임금은 사측이 내는 게 아니라 정부가 주는 것으로, 정부가 실습비를 지원해주는 걸로 바꾸면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고 나오는데. 되게 좋은 대책인 것 같긴 합니다만, 세금이 그럼 늘어나는 문제가 생기잖아요. 그래서 그 경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리고 사실 또 하나 문제는 뭐냐면, 지금 학생들이 이런 열악한 처지에 있다 하더라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취업률 때문에 그렇다는 거거든요.

◆ 안진걸: 맞습니다.

◇ 신율: 이것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니에요?

◆ 안진걸: 예. 지금 특성화고들은 마이스터고랑 특성화고들 사이에서 경쟁률이 지금 현재 치열한데, 그 경쟁에서 예산 지원이라든지 평가를 받을 때 취업률 때문에, 굉장히 많은 반영을 받고 있거든요. 그래서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실업계고를 특성화고로 전환시키면서 취업률 목표를 2012년도는 25%, 2013년도는 60%라는 취업률 목표치까지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더 나아가 3학년 1학기 때부터 실습을 하는 식으로. 아예 그러니까 현장하고 연계를 강화한다는 그런 명분은 좋았는데, 학생들이 가서 안전하게 실습을 할 수 있는 장치는 없이 그냥 임금을 일부 주는 업체에 보낸 거거든요. 그리고 전공하고 하나도 맞지 않는데 보내는 거예요.

◇ 신율: 그리고 그게 취업률로 들어가는 거 아니에요.

◆ 안진걸: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취업률에 들어가고, 그렇게 차등지원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취업률이 높은 마이스터고는 학교당 평균 82억 원을 지원했거든요, MB 정부 때. 그런데 특성화고는 36억 원만 지원해주는 거예요. 그다음에 그게 평가에도 반영되잖아요. 그러니까 학교들 간에 경쟁이 본격화됐는데. 제가 경기기계고등학교에 조성신 선생님이란 분을 만났거든요, 실제로. 그랬더니 대학 진학률이 높으면 불이익을 줬대요, 10년 동안.

◇ 신율: 그거 보도가 됐었죠.

◆ 안진걸: 예. 대학을 못 가게 하는 거예요. 오로지 취업으로 몰아가는 거예요. 그러면 취업이 질 좋은 취업이어야 하고, 노무현 정부 때는 이것을 정규직 사원의 수습기간이라고 못을 박아놓은 겁니다. 그런데 그 지침 같은 게 이명박 정부 들어서 폐기돼버린 거거든요. 그다음부터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 무조건 취업률만 높이면 되기 때문에 전공과 맞지 않는데, 안전하지 않은데 인력 파견 업체들, 알바형 업체들로도 막 가버린 겁니다, 학생들이. 그러다 보면 당연히 회사가 들쭉날쭉하고 상태가 안 좋은 회사들도 있잖아요. 그런 데서 착취를 한다거나 돈도 안 주고 잔업철야를 시킨다거나, 아니면 위험한 업무도 학생 한 명한테 시키니까 이런 사고가 계속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근본적 원인 중의 하나가 취업률을 무조건 높이고 그것을 방치한 정부 정책에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것입니다.

◇ 신율: 그러니까 취업률로 그걸 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 안진걸: 그래서 아마 YTN에서도 인터뷰하셨죠. 특성화고학생권리연합회 거기서도 제일 먼저 근본적 대책은 취업률과 평가를 연계하는 걸 폐기해야 한다.

◇ 신율: 저희가 했어요, 그때.

◆ 안진걸: 그러니까 저도 들었는데. 오히려 제가 보기에는 그러면 취업률로 평가하는 건 아예 폐기하고, 학생들이 실습 가가지고 얼마나 만족했는지, 전수조사를 한다든지 아니면 표본조사를 한다든지, 이런 걸로 평가하면 되잖아요. 그 학교가 얼마나 정성껏 준비해서 보냈고 그것에 대해서 얼마나 잘 배웠는지를, 그걸 예를 들면 교사나 학생들한테 전수조사나 표본조사를 해서 평가하면 되는 거지. 취업률이라는 것은 그 학생이 거기서 실습을 하고 실제 그 회사가 맘에 들면 취업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대학을 다시 갈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다른 기술을 배워서 다른 직장으로도 갈 수 있는 거거든요. 그걸 보장해줘야 하는데 그걸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이런 심각한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우리가 교육부 얘기를 했습니다만, 다른 부처도 정신 차리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다른 부처 어디가 있습니까, 예를 들면?

◆ 안진걸: 이건 기본적으로 노동부. 그다음에 이게 근무지에 문제가 생기면 이게 노동이냐 교육이냐라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법이 취업 관련법에 지금 규정이 되어 있어요, 현장실습이. 그래서 지금 전교조라든지 교육시민단체나 학생들은 중등교육법에 규정해야 한다. 중등교육법에 규정해서 교육 관련법에서 교육이라는 것을 정확히 해야지 업체들이 임금 좀 준다는 미명하에 착취하거나 이상한 어려운 일을,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일을 시키지 않는다, 이런 지적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교육부가 중심을 잡되, 현실적으로는 사업장에 파견 나가는 거기 때문에 그 사업장을 관리감독하는 노동부가 보조를 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된 대책에도 보면 폐지한다거나 또는 지금 그동안 특성화고에서 했던 기업들에 대해서 특별 근로감독을 하거나, 이런 일이 지금 진행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광주지방노동청에서 고 이민호 군 사고가 발생한 회사가 제주도에 있는 제이크리에이션이라는 회사인데 특별 근로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육이라는 것을 정확히 하되, 노동부가 현장에서 그런 수습학생들 또는 실습학생들이 착취당하거나 위험한 일로 내몰리지 않도록 감시감독하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지적이 있는 것이죠.

◇ 신율: 그런데 이런 것들을 시급히 고쳐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 안진걸: 맞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2학기잖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실습이 진행되고 있는 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디에서 또 이런 일이 발생, 수만 명이 지금 실습 받고 있거든요. 거의 보니까 2학기 때는 아예, 제가 실업 특성화고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2학기 때는 아예 수업을 안 한답니다, 사실상. 다 그냥 아예 교과과정이 없거나 진도가 안 나간대요. 그러니까 다 보내는 거거든요, 자연스럽게. 어디서 또 이런 사고가 있을지 모릅니다. 고등학생 3학년이면 아직 되게 어린 학생이잖아요. 그러니까 학습과 교육과 보호가 필요한 거거든요. 물론 의젓해지고 있고 곧 청년이 되는 분들이니까 당연히 기술 습득도 할 수 있고 실습도 할 수 있습니다만, 우선적으로는 철저한 보호 하에, 그다음에 정규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 특히 특성화고 가는 학생들이 대학을 안 가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빨리 돈을 벌려고 하는 착한 학생들이 많은 거잖아요. 그런 꿈을 악용해서 착취나 수탈이나 사지로 내몰아서는 안 되는 것이죠. 오히려 더 기특하고 대견하고, 그분들에게 더 빨리 좋은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그런 교육의 기회로 제대로 우리 사회가 보장해주는 그런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신율: 지금 고 이민호 군 유족하고 현장실습 공동대책위원회에서 해당 업체 관계자 4명을 검찰에 고소고발했죠?

◆ 안진걸: 맞습니다. 경찰도 지금 해당 기업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형으로 조사하고 있고요. 유족하고 시민단체도 근로기준법이라든지 여러 가지 직업훈련교육촉진법이, 실업계고 학생들이 그쪽으로 실습을 가는 근거 법률이 직업훈련교육촉진법이거든요. 그래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직업훈련교육촉진법 등 12개 조항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하고 검경의 조사가, 수사가 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신율: 어쨌든 이게 지금 전수조사를 해야 하고 학생들한테도 다 물어봐야 하고,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서둘러도 시간이 모자랄 판인데, 어떻게 일을 좀 빨리빨리 진행시켜야 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 안진걸: 예, 맞습니다. 그래서 12월 1일 날 사회관계장관 회의를 열었습니다. 주재자는 김상곤 교육부총리이고요. 교육부·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까지 다 모였고. 또 우수 현장실습 기업들을 중심으로 학교에 추천하고, 최대한 우수 현장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다음에 현장실습 상담센터도 설치하고, 실습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 절차를 담은 매뉴얼이라든지 안전 매뉴얼이라든지, 이런 해결 절차 등을 담은 내용을 모든 학생에 문자메시지로 안내한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이런 게 예전부터, 참여정부 때부터 반복이 되었다고 아까 제가 지적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도 현장실습 상담센터 같은 게 없는 겁니다. 매뉴얼도 하나 제대로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은 사실 취업률에 목매달고 그걸로 평가하고 차등지원 해줬던,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정부·박근혜 정부 들어서 그런 문제가 심화됐다고 볼 수 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그게 반복되는 대충의 대책이 아니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그런 국민들의 촉구, 여론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발표된 대책들이라도 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진걸: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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