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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강연, 방송 취소 비일비재....어리석은 자들, 가엾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13 08:52  | 조회 : 3499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9월 13일 (수요일) 
□ 출연자 : 조정래 작가

-소설 '태백산맥 사건' 때문에 군사정부시절 많이 당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수많은 일 당해
-드라마 시도 계속 좌절, 강연도 이유없이 취소...이런 일 비일비재
-소설보다 영화가 대중들에 영향력 강해...두려워 억압한 듯
-민주주의 정부, 무엇이 두려워 비판 두려워 하나
-비판 두려워 억압하는 정부...어리석은 사람들 
-현 정부, 블랙리스트 명명백백한 수사해야
-진실 말해야 하는 작가로서 피해 당연...대응할 생각 없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논란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많은 분들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계실 텐데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가 찾아낸 문건에서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소설가, 가수, 영화감독 등 총 82명의 이름이 담겨 있는 명단이 나왔습니다. 이 블랙리스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만들어졌고, 명단에 오른 이들은 정부 비판세력으로 지목돼서 방송퇴출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블랙리스트에 오른 당사자죠. 소설가 조정래 작가, 전화연결해서 입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정래 작가(이하 조정래): 안녕하세요.

◇ 신율: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셨는데,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 조정래: 저는 <태백산맥> 사건 때문에 군사정부에서부터 하도 많이 당해가지고 별로 놀랍진 않았습니다.

◇ 신율: 그렇죠. 사실 고생 많이 하셨는데, 이명박 정권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셔가지고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을 맞닥뜨리거나, 이런 적 있으셨어요?

◆ 조정래: 그때부터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계속해서 수많은 일을 당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제 소설, 대하소설 <아리랑>이 드라마로 시도되다가 여러 번 좌절돼버리는 일을 겪었고요. 그리고 강연 날짜 정해지면 2~3일 전에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곤란한 이유 때문에 안 되겠습니다’ 하고 취소당하고. 

◇ 신율: 무슨 이유 때문에요?

◆ 조정래: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못해요.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런 막연한 이야기로 강연이 취소당하고. 또 방송국 심지어는 어떤 방송에서는 전부 촬영해가지고 가서 방영 안 해버리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죠.

◇ 신율: 그런 일이. 하여간 그래서 그때 ‘이게 다시 옛날처럼 돌아가는구나’ 이런 생각 하셨겠네요.

◆ 조정래: 그럼요.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촛불, 광우병 파동 때문에 촛불시위가 일어났을 때 그 시위대를 해체하면서 바로 유모차를 끌고 나왔던 주부들을 내사했지 않습니까? 그런 게 신문에 보도되면서 촛불시위가 해산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이미 국정원이 그런 데에 깊이 개입한다는 걸 다 온 국민에게 알려졌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지금 블랙리스트, 쭉 보면요. 조정래 선생님도 물론 계십니다만 문화계·연예계 인물 85명. 80명이 넘거든요. 영화감독, 특히 영화계가 많더라고요, 보니까. 이게 왜 그렇다고 보세요?

◆ 조정래: 소설은 한 권짜리 소설만 읽으려 해도 이틀 걸리지 않습니까? 영화는 두 시간이면 핵심적으로 대중들에게 강력한 힘으로 파워가 작용되지 않습니까? 그게 두려워가지고 억압하려고 한 것이죠.

◇ 신율: 그런데 조정래 선생님 같은 아주 정말 훌륭한 소설가도 계시고, 영화계에서는 유명하신 감독들은 다 들어가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한류를 뭐 어떻게 한다고 그러는데, 어떻게 하려고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 조정래: 그런 것은 군사독재정권이었다면 이해가 되는데요. 이제 국민이 직접 뽑은 민간정부입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가 뭐가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비판을 싫어합니까? 정치는 올바로 하는 것이고, 올바로 하다가 노력하다 보면 잘못하는 게 생길 때 비판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비판이 두려워서 이런 식으로 억압한다면 억압이 되겠냐고요.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에요. 

◇ 신율: 그런데 이제 이게 검찰 수사가 들어가서 좀 더 사실여부 확인을 해야겠습니다만, 어쨌든 광우병 촛불시위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라는 분석도 있거든요. 그때 하도 혼나가지고.

◆ 조정래: 그런데 정정당당할 때 국민에게 정정당당하게 모습을 보이고, 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설득을 시키고 진실을 밝혀서 협조를 구해야 민주주의 아닙니까? 그걸 안 하고 무조건 옛날 군사정권의 습관을 그대로 답습하려고 하면 그게 초반에는 되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 된다는 것을 역사에서 배워야 하는데, 어리석은 자들이 그것을 못배우니까 가엾을 뿐이죠.

◇ 신율: 블랙리스트에 오른 분 중 한 분이죠. 김미화 씨 같은 경우에는 “한 사람의 삶을 망가뜨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MB를 상대로 소송 고민 중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조정래 선생님께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서 어떤 대응을 하실 계획은 없으세요?

◆ 조정래: 그건 현재 김미화 씨 입장이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미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하여금 국정원이 민간 국내정치에 개입할 수 없다는 헌법조항을 위배한 것에 대해서, 그리고 직권남용에 대해서 그 불법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 같은 맥락에서 지금 이 블랙리스트도 들어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므로 새로 들어온 정부가 이것을 명명백백하게 국민 전부가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해서 발본색원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 새로운 정부에게 그 의무와 책임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우면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어떻게 결과를 내리는지.

◇ 신율: 그런데 조정래 선생님, 개인적으로 피해도 보신 것 아니에요.

◆ 조정래: 그 피해는 진실을 말해야 하는 작가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임무수행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국가를 상대로 저는 그런 짓 안 하겠습니다.

◇ 신율: “당연히 받아야 할” 이라는 의미가 어떤 의미죠? 그거 안 받아야지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런 피해를?

◆ 조정래: 어떤 시대나 정치하는 자들의 이기심 앞에서 수많은 예술가들, 작가들은 당해 왔습니다. 그것이 삶의 훈장이고 역사를 바로 세워가는 임무죠. 상관없습니다.

◇ 신율: 그리고 조정래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런 것 비판하셨어요?

◆ 조정래: 철저하게 했죠. 이명박 정권에서 제일 크게 내세웠던 게 4대강 사업인데 저는 ‘물은 흐르게 해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하는 만고의 진리를 거역하는 것이 4대강 사업이었거든요. 그래서 모든 사람은 다 아는데 대통령 이명박만 그 진리를 모르는 것 같아서 그 부당성을 지적을, 비판했었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대통령 되자마자 금강산 관광이 실시돼서 한 사람이 총격 맞고 죽었지 않습니까? 그 사건을 갖다놓고 바로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어 버리면서 금강산 관광을 중지시켰습니다. 이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죠. 그 문제가 중요하지만 그런 돌발사건은 타협하고 의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바로 그것을 민족 천년대계인 통일의 문제를 갖다가 놓고 엎어버려서 오늘날까지 이렇게 남북관계가 완전히 그르쳐져서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길로 몰아버린, 이 어리석음을 어떻게 비판 안 하겠습니까? 비판해야죠.

◇ 신율: 그리고요. 마지막으로 국정원 댓글사건 있잖습니까? 활동비도 주고 인터넷에 정부 응원글 쓰게 한 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셨어요?

◆ 조정래: 글쎄요. 글쎄요. 국정원이라는 것이 과연, 과연 있어야 것인지, 하는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 계속되는 사건들입니다. 헌법조항에 충실해서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당당하게 승리하기를 바라고, 국민세금이 올바로 쓰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조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정래: 예, 예.

◇ 신율: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소설가 조정래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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