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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생필품 안전 문제, 어제 오늘 일 아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24 12:37  | 조회 : 325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8월 24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요즘 화학유해물질에 대한 걱정이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여성들의 평생 건강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게 되는 여성용품도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이상증세를 호소했고 식약처는 부랴부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 사무처장과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이하 이안소영):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검색어에도 뜨고 굉장히 논란이 큽니다. 굉장히 잘 팔리는 제품이었죠.

◆ 이안소영: 네. 매출 순위가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장원석: 저도 찾아보니까 3위인가, 그래서 피해자들이 많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데 깨끗한나라 측은 ‘안전한 제품이다’라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띄우다가 어제야 사과문을 올리고 28일부터 환불조치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미 훨씬 전부터 ‘이 제품을 쓰고 몸이 안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일찍이 생리대 안전 문제를 지적해오지 않으셨습니까. 언제부터 이런 의구심을 가지셨습니까?

◆ 이안소영: 저희가 본격적으로 문제제기 한 건 지난해 ‘깔창생리대’ 사건 보도 이후인데, 사실 일회용 생리대 속의 유해물질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 그런 걸 알리고 대안용품 교육을 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단체 활동을 통해서 ‘일회용 생리대를 면 생리대로 바꾸고 나면 생리통이 감소했다’는 사례를 굉장히 많이 들어왔고요. 아시는 것처럼 일회용 생리대에는 고분자흡수체라든지 인공 향이나 색소를 포함해서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있는데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되거나 규제가 되고 있지 않아서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 장원석: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깨끗한나라 릴리안 제품과 관련해서도 제보를 받고 계신 걸로 알고 있거든요. 언제부터 제보받기 시작해서 지금 얼마나 모였나요?

◆ 이안소영: 저희가 지난 월요일 오후 7시부터 어제 6시까지 받았거든요. 만 이틀 만에 3천9백 건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저희도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몇 백 건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많이 놀랐고요. 이렇게 많은 제보가 들어온 이유가, 그동안 인류의 절반인 여성이 4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생리대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데 아무도 나서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장원석: 개개인의 건강상의 문제로 취급하던 것이 이렇게 공통적인 문제가 나타나니까 이제야 사회에 드러나게 된 것인데요. 3천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잖아요. 많은 분들이 어떤 점이 건강상 부작용이 났다고 말씀하십니까?

◆ 이안소영: 주로 기록해준 증상은 보도된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생리주기가 감소했거나 변화했다’ 혹은 ‘생리통이 심해졌다’, ‘생리불순’, ‘질염’, 이런 이야기를 했고,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일상생활은 고사하고 평생 고생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저희도 걱정이 되는데요. 지난 3월에 시중에 10개의 제품의 화학조사를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글쎄요. 저는 몇 개 종류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10개는 대부분 제품 아닌가요?

◆ 이안소영: 모든 제품을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검출 실험을 의뢰할 당시 매출 순위가 높은 업체 제품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여성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당수의 제품이 포함돼 있습니다.

◇ 장원석: 잘 팔리는 것 위주로 선정을 하셨군요.

◆ 이안소영: 기준이 매출순위였어요.

◇ 장원석: 그러면 굉장히 유명한 제품들이었겠습니다. 검사 결과가 궁금한데요. 어땠습니까?

◆ 이안소영: 조사했을 때 10종의 생리대에서 여러 가지 국제암연구소(IARC)나 유럽 기준으로 봤을 때 발암성·생식독성·피부자극성 물질이 22종 이상 검출됐습니다.

◇ 장원석: 22종이나, 위험성분은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 이안소영: 피부자극이나 피부유해성이 확인된 물질은 그 중에서 8종이고 생리주기 이상 등, 생식건강에 이상을 줄 수 있는 물질은 2종정도로 밝혀졌고, 지금 얘기가 되고 있는 TVOC 계열도 있었습니다.

◇ 장원석: TVOC 관련해서 식약처장이 또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던데, 이런 생소한 화학성분들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제품일수록 안전기준이 명확해야 할 텐데, 현재 우리나라 여성용품, 생리대에 적용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이 있습니까? 

◆ 이안소영: 예. 있는데 생리대에 관련한 규제가 ‘의약외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라서 포름알데히드나 색소, 형광증백제, 산·알칼리 등뿐이고 저희가 검출실험에서 밝힌 물질들이 여기 안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기준치가 없고 조사를 하고 있지 않은 물질들이 나왔기 때문에 신뢰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깨끗한나라 측에서도 처음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될 때, ‘식약처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잖아요. 그런데 거기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화학제품·화학물질 외의 것도 나왔는데 그게 안 좋다는 게 지난 3월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는 거잖아요.

◆ 이안소영: 네. 저희가 검출실험 이후에 자료도 식약처에 보내고 전성분표시제라든가 유해물질에 대한 조사규제관리대책을 마련하라고 요청 드렸는데 당시에는 큰 변화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기준이 없으니까 정부당국이 움직이기 힘들다고 말할 수 있지만, 앞에 조사를 시작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아쉬운 마음이 들고요. 이제라도 식약처가 나서서 품질검사도 하고 2년으로 예정된 조사계획을 앞당기겠다고 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 품질검사 항목에 저희가 발표한 검출실험 결과를 반영하기를 바랍니다.

◇ 장원석: 지난 3월에 문제제기를 했을 때 식약처는 일단 ‘문제가 없다’고 얘길 했던가요?

◆ 이안소영: ‘좀 더 명확한 인과관계가 필요하다’고.

◇ 장원석: 신뢰할 수 없다, 이런 정도로 얘기하면 될까요?

◆ 이안소영: ‘뭔가 뚜렷한 원인-결과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 지금 그것만으로는 규제하기가 힘들다’ 이런 정도의 반응이었습니다.

◇ 장원석: 그게 지난 3월이었는데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이제야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사기간을 단축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런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 뭘 해야겠습니다’라는 이야기는 없었습니까?

◆ 이안소영: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식약처가 작년 10월 이후로 관련해서 연구협력을 시작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게 작년 10월에 시작했으니까 내년 10월에 끝나거든요. 그래서 이후의 결과를 가지고 ‘필요하다면 대책을 마련하겠다’ 이렇게 답변을 들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제라도 정확하게 조사를 해서 어떤 물질이 몸에 안 좋고 어떤 것들을 빼야 하는지 확실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요. 걱정이 되는 것이요. 여성용품을 포함해서 아기, 그리고 성인들이 쓰는 기저귀도 비슷한 물질이 들어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이안소영: 저는 그 걱정이 필요한 문제제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저희가 듣는 얘기 중에는 ‘아기용 기저귀를 생리대 대신 사용하니까 발진이나 증상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긴 한데, 그것은 개인차가 있을 것 같고 사실 어린이용 기저귀나 특히 성인용 기저귀 같은 경우에는 유사한 기능을 하는 품목이니까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서 하여튼 릴리안 제품이 지금 문제가 됐는데, 이게 릴리안 뿐만이 아니라 전체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또 일회용 생리대뿐만이 아니라 말씀하신 기저귀라든지 여성용품이라든지,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관리·규제 방안을 마련해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그리고 지금 여성들의 피해사례를 제보 받고 있는 것이 집단 소송의 근거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이안소영: 저희는 집단소송을 시작한 곳이 있다는 보도를 듣고 저희도 전화를 받았는데, 저희 단체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고요. 저희가 제보를 받고 있는 이유는, 첫 번째는 그렇게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서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저희가 받았고, 또 하나는 식약처에 관련 대책을 요구할 때 이 목소리를 모아서 관련한 근거랄까. 제시하고 싶어서 모았고, 한시적으로 모았습니다, 일단. 그 다음 계획은 아직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장원석: 아까 ‘이렇게 많은 제보가 올 줄 몰랐다’고, ‘예상 못했다’고 말씀하신 걸 보면 어떠한 이유인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핵심 내용을 얘기하실 건가요?

◆ 이안소영: 오늘 기자회견에는 3009명 제보하신 분 중에서 20대 두 명하고 40대 한 분이 참가해서 직접 겪었던 부작용에 대해서 발언을 해주시고요. 저희가 제보한 실태를 보고하고 저희들의 요구안을 발표하는 게 오늘 기자회견 계획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지적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안소영: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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