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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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 찬양가? "아주 치졸하기 짝이 없는 논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5-17 20:06  | 조회 : 2703 
임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 찬양가? "아주 치졸하기 짝이 없는 논리"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5월 17일 (수요일)
■ 대담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내일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특히 이번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죠. 9년만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모습, 4년 만에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 연결해서 5.18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이하 한홍구)>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5.18 민주화운동 추모 분위기인데요. 올해는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진보 정부가 들어서고 나니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새롭게 논의되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하기로 했죠. 

◆ 한홍구> 그렇습니다. 

◇ 곽수종> 어떻게 보십니까?

◆ 한홍구> 제가 어제 광주 5.18 국가폭력과 트라우마 국제회의에 다녀왔습니다. 현지에서 그 분들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시고요. 노래를 부르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서 엄청나게 상처를 많이 받으셨는데 정상화된다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너무 좋아하십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 자체가 광주 추모 과정에서 나온 그런 노래인데 그것을 추모식에서 못 부르게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됐던 거죠. 

◇ 곽수종> 37년 된 상황인데요. 제가 대학교 때 아마 그 시점에 나왔던 노래라고 기억하는데요. 교수님도 이 노래 익숙하시죠?

◆ 한홍구> 그럼요. 처음 노래 들었을 때 충격 받았습니다. 

◇ 곽수종> 왜 그렇습니까?

◆ 한홍구> 산 자여 따르라, 

◇ 곽수종>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홍구> 저는 대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그 무렵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살아남은 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그러한 노래였죠.

◇ 곽수종> 작사가를 혹시 알고 계십니까?

◆ 한홍구> 백기완 선생님 시에 황석영 씨가 붙인 거죠. 

◇ 곽수종> 지난 9년 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보훈처장의 대응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있었는데요. 이게 국론의 분열을 초래한다는 변명도 됐는데요. 어떤가요, 이게 과연 북한 영화에 이 곡을 갖다 썼다고 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 찬양가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어떤가요?

◆ 한홍구> 아주 치졸하기 짝이 없는 논리죠. 북한에서 가령 나의 살던 고향과 같은 노래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러면 그 노래 여기서 못 부릅니까?

◇ 곽수종> 북한은 지금 휘파람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남한의 휘파람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 한홍구> 그렇습니다. 

◇ 곽수종> 5.18은 북한국이 주도했다, 이게 뭐라고 할까요. 블로그나 SNS상에서 참 많이 올라왔었는데요. 이렇게 믿는 분들도 계세요. 

◆ 한홍구>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그 당시 처음 얘기가 나왔을 때 전두환도 어처구니없다고 했는데, 이번 회고록에는 이 얘기를 받아서 써놨죠. 그런데 만약 북한군이 그렇게 학살을 했다면 북한군은 하늘에서 뚝 떨어졌습니까, 무장공비 한두 명만 나타나도 전국이 난리가 나는데, 한두 명도 아니고 600명이 와서 왔다가 갔다가 한 주장을 펴는데 그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는 게 더 놀라울 뿐입니다. 

◇ 곽수종> 그러한 본질 외적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본질적 말씀을 여쭤보겠습니다. 5.18 정신, 어떤 의미일까요?

◆ 한홍구> 우리 사회 국가 폭력이 너무나 많았죠. 사람이 많이 죽은 거로 친다면 한국전쟁 때나 제주 4.3 사건 때 보면 하루 저녁에 한 마을에서 광주 5.18보다 희생이 많이 발생한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5.18이 특별하게 남는 이유는 그러한 국가 폭력에 맞서서 시민들이 무장하고 싸웠다는 점, 광주 도청소재지에서 폭력적인 국가 권력을 몰아내고 자치 실행하지 않았습니까. 그러한 자치 시행 과정에서 단 한 건의 총기 사고도 없이 시민들이 공동체를 너무나 잘 유지했다는 점, 마지막 순간에 도청에서 죽을 줄 알면서도 민주주의 대의와 여태 자기들이 헌신하고 싸웠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적어도 300명가량 사람들이 끝까지 목숨을 걸고 남아서 싸웠다는 점들이 그 이후에 한국 민주주의 방향을 결정짓는 그러한 대 사건이 되었습니다. 

◇ 곽수종> 저는 그 당시 기억이 TV 뉴스를 통해 어느 정도 남아있습니다만, 괴뢰도당들의, 폭동, 깡패, 이런 사람들에 의해서. 

◆ 한홍구> 불순분자 얘기도 많이 했죠. 간첩을 잡아서 간첩이 선동했다고 하고. 

◇ 곽수종> 독침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금 피해자분들이 생각하는 5.18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한홍구> 우리가 과거 청산 5원칙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배상, 명예회복, 기념사업, 이런 것을 하면 상처가 가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치유라는 부분이 다른 과제로 남아있는데요. 이분들이 너무너무 힘들게, 고통스럽게 살고 계세요. 이 문제가 단순히 과거 피해자들이 아직도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또다시 이러한 국가 폭력 사건이 일어난다고 할 때 예컨대 지나가던 여고생들 공수부대가 다시 찌르고 곤봉으로 내리치고, 이럴 때 누가 막아야겠습니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 제일 먼저 본 사람들이 쫓아가서 막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5.18 때 그러한 일을 했던 분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절대로 그러한 생각이 안 나올 겁니다. 이분들이 한국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정의가 무엇인가, 책이 백만 부 팔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희생했던 사람들을 공동체가 책임져줘야 하고 5.18 유공자나 보상자들의 가족들이 사실 솔직하게 얘기하면 우리 아버지는 괜히 그때 뭐가 잘났다고 거기에 나서서 괜히 그랬느냐고 진술하고 고통스러워하고요. 실제로 자살률 같은 것이 당사자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어마어마하게 높아요.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되는 거죠. 

◇ 곽수종> 저는 한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얘기도 나눴고요. 5.18 광주 사태로 인해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인해서 소위 말해서 많은 희생자, 피해자분들이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렇지만 정치하는 분들 중에서 직접 피해도 입지 않은 분들 중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시는 분들도 없지 않아 있었을 겁니다. 이런 분들에 의해서 5.18 민주화운동 색깔이 너무 정치화되다 보니까 퇴색된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걱정 아닌 걱정도 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한홍구>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도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이 문제가 안 풀리고 있는 본질적인 부분은 가해자 집단이죠. 가해자 집단이 그렇고 피해자나 관련자들 중에서도 5.18이 적어도 80년대에는 광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사람들, 경상도 사람들도 다 같이 싸웠던 문제 아닙니까. 이게 지역감정에 의해서 왜곡됐고 그러한 과정 등에서 5.18 정신들이 좀 왜곡되고 퇴색된 부분도 일정하게 발생한 건 사실입니다. 

◇ 곽수종> 간단하게 말씀해주시죠, 전두환 대통령 발포 명령도 부인하고 있는데요. 헬기에서 직접 사격한 증거들이 있다고 보도되고 있는데요. 

◆ 한홍구> 당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 곽수종> 이런 부분,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요?

◆ 한홍구> 우선 미진한 진상 규명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얘기해야 하고요. 물론 형사 처벌은 일단 사실은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당사자들이 사죄하거나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는데 사면해줬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면서 북한군이 쳐들어왔다고, 폭동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요. 우선 그런 부분들에 대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잡는 일을 해야 하고요. 이것이 단지 역사의 진실을 바로잡는 것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들과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어제 다룬 주제도, 트라우마를 새롭게 주고 있거든요. 그러한 상태에서 치유가 불가능합니다.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말도 안 되는 발언들이 나오는 것을 막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죠. 

◇ 곽수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홍구> 고맙습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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