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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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정치분석] 검색조작의 실체 "포털이 대통령 점지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4-21 20:04  | 조회 : 2277 
[데이터정치분석] 검색조작의 실체 "포털이 대통령 점지한다?"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21일 (금요일)
■ 대담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 (전 기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콘텐츠와 데이터로 정치를 분석해 보는 시간, [데이터 정치 분석]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인 이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이하 이규창):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오늘 주제는 무엇인가요?

◆ 이규창> 오늘의 주제는 ‘검색 조작’입니다. 뉴스, 정보 궁금하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는데 익숙해진 사람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첫 번째로 거치는 관문이 바로 ‘검색 엔진’인데, 만약 이 검색 엔진에서 보여주는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 곽수종> 국민의당이 16일 문재인 후보 공식 팬클럽이 실시간 검색 순위를 조작해서 여론몰이를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게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요?

◆ 이규창> 국내 1위 포털사이트 N사의 메인 화면에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가 노출됩니다. 일정 시간 내에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이 급증하면 순위가 올라갑니다. 조금 전 확인해보니 대선후보 관련 검색어로 '홍준표 돼지발정제’가 상위권에 노출됩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오늘 이 이슈를 몰랐던 사람은 이용자가 가장 많은 포털사이트 대문에서 이 키워드를 보게 됩니다. ‘안철수 조폭’, ‘갑철수’ 이런 단어를 폭풍 검색해서 순위에 오르게 만들자는 게 국민의당이 공개한 문건 내용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검색해서 순위가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데, 순위에 올려서 이슈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검색을 하는 ‘조작’은 문제입니다.

◇ 곽수종> 매 선거 때마다 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에 민감해지는 것 같은데, ‘연관 검색어’도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이규창>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이렇게 각 단어만 검색하고 또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건 크게 문제가 없는데, ‘자동완성’ 기능이 문제. 자동완성 기능은 사람들이 이 단어를 검색할 때 주로 어떤 단어를 함께 적는지 분석해서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추천하는 게 기본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이란 단어를 검색할 때 여행 가려고 검색한 사람들이 많으면 일본 뒤에 ‘여행’ ‘항공권’ ‘호텔’ 같은 추천 단어가 뜨고요. 특별한 이슈가 있으면 ‘일본 원전’ ‘일본 방사능’ ‘일본 어학원' 이런 단어가 뜰 수도 있습니다. 이 자동완성 기능이 보여주는 단어들을 이용자들이 무심코 보다가 어라 이게 요즘 이슈구나 화제구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안철수’ 뒤에 ‘으르렁’ ‘목소리’ 이런 단어가 오는 경우와 ‘안철수 신천지’, ‘안철수 포스터 합성’ 이런 단어가 뜨는 경우,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후보 역시 ‘문재인 1번가’ ‘문재인펀드’ 이런 단어도 보이지만 ‘문재인 아들 특혜’ ‘문재인 유세차량 사고’ 이런 단어들도 뜨게 됩니다.

◇ 곽수종> 평소에는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뉴스, 이슈를 알려주는 고마운 기능일 수 있으나 선거운동 기간에는 자칫 여론 조작이라는 의혹을 살 수도 있어 민감할 것 같습니다다. 포털 업체의 대책은요?

◆ 이규창> 몇 차례 선거와 논란을 경험하면서 기준을 정했습니다. 후보자 등록 마감된 이후 4월 17일부터 대선후보 이름을 검색하면 네이버 인물정보 대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후보자 정보를 대신 보여줍니다. 논란이 된 후보자이름 자동완성, 연관검색어는 5월9일 오후8시, 투표종료시점까지 노출 중단합니다. 그리고 뉴스의 댓글로 여론조작한다는 의혹도 있어 선거 관련 기사로 분류되는 기사에는 실명이 확인된 사람만 댓글 작성을 할 수 있습니다.

◇ 곽수종>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시행을 하고 있다는 건데, 그러면 논란이 될 일은 없는 건가요?

◆ 이규창> 이 대책들에 ‘구멍’이 있습니다. 일단 뉴스 댓글의 경우는 그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서 댓글을 다는 사람은 실명 확인이 필요하지만, ‘소셜 댓글’이라고 해서 SNS 계정을 연동해서 남기는 댓글은 실명 확인 대상이 아닙니다. 즉,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계정을 마구잡이로 만들어서 댓글을 남긴다면 이 조치는 효과가 없습니다. 그리고 ‘선거 관련 기사’로 편집자가 임의로 분류를 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교통사고 기사인데 알고보니 문재인 후보의 유세차량이었다, 이런 경우 편집자가 확인해서 선거 관련 기사라고 별도로 처리를 하지 않으면 일반 사건사고 기사처럼 댓글이 달리게 됩니다. 검색어 ‘자동완성’과 ‘연관검색어’는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바로 직전에 다시 확인해 봤는데,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이름 세 글자를 정확히 입력하면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대해 5월 9일 선거일까지 자동완성 기능이 제공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뜨고 연관검색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 ‘재’ 한 글자 씩 쓰는 동안 … 이미 연관검색어로 다 보입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포털에서 검색창에 쳐보면 아까 이야기한 민감한 연관 단어들이 다 보입니다.

◇ 곽수종> 그렇다면 여론조작을 막기 위해서 포털업체가 도입했다는 조치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인가요?
 
◆ 이규창> 외부의 공격을 받으니까 마련한 조치이긴 하나, 피하기가 쉬워서 사실상은 효과 없다고 봐야합니다. 포털업체 입장에서 보자면 어찌됐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들이고 사람들이 궁금해서 검색을 하는 건데 안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 최소한의 시늉은 하지만, 그렇다고 정보 안보여주면 그것 또한 여론조작이 될 수 있는 거니까 탓하기도 어려운 점 있습니다.

◇ 곽수종> ‘가짜 뉴스’와 ‘유언비어’에 속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정보 공급원이 포털인데, 여론조작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 실제로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 이규창> 해외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프린스턴대학이 2015년에 발표한 연구(로버트 앱스타인, 로널드 로버트슨)에서 ‘검색 엔진 조작 효과’(SEME : search engine manipulation effect)를 분석해서 편향된 검색 순위를 보여줄 경우에 부동층 유권자의 투표 선호도를 20% 이상 바꿀 수 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 곽수종> 누군가 포털사이트의 검색 결과를 의도적으로 조작한다면, 부동층 표를 20% 이상 가져올 수 있다, 결국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 이규창> 이용자들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할 때 결과에서 나오는 순위가 높을수록 그 결과를 더 신뢰합니다.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검색 광고의 경우 경매 방식으로 위치가 정해지는데 돈을 가장 많이 낸 광고가 가장 위에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1위와 2위 경매가 몇 배씩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이 연구는 미국과 인도의 선거에서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유권자들 455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더니, 각 그룹에 따라 최저 20%에서 최대 80%의 유권자들이 검색 결과에 영향을 받아 투표할 후보를 바꾸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선거 표차는 평균 7.6% 수준이고, 전 세계 국가들 중 25%의 나라들은 ‘구글’의 검색엔진 알고리즘에 따라 후보의 당락이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 곽수종> ‘구글신’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점지할 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는 네이버가 대통령을 정한다?
 
◆ 이규창>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1년에 600번 가량 수정합니다. 구글의 직원이 검색 알고리즘을 수정하면서 여러 가지 가중치 변화를 줍니다. 그 과정은 비밀에 부쳐지지만, 만약 구글이 의도를 가지고 검색 결과를 조종한다면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다 구글이 검색시장 장악하고 있어 막연히 ‘기우’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실험에서 편향된 검색 결과를 보여주니 한 번 검색할 때마다 37~63% 선호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대선은 그나마 한정된 후보에 대한 많은 정보가 공급되지만, 국회의원선거 지자체선거 시의원 구의원 선거, 2014년 인도에서 100만 명의 유권자가 4억8000만 표를 행사하는 어마어마한 선거가 치러졌는데, 이 때의 실험에서는 구글 검색의 영향력이 다른 선거의 3배 수준입니다. ‘구글 트렌드’가 검색량으로 될 후보 예측한다고 하는데, 반대로 열심히 검색량을 늘리면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구글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셈입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규창>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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