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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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정치분석] 목소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4-07 20:04  | 조회 : 2507 
[데이터정치분석] 목소리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4월 7일 (금요일)
■ 대담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 (전 기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콘텐츠와 데이터로 정치를 분석해 보는 시간, [데이터 정치 분석]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인 이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이하 이규창):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오늘 주제는 무엇인가요?

◆ 이규창> 오늘은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주제입니다. 목소리, 어투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최근에 ‘목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입니다. 목소리 느낌이 어떠신지요? 최근에 안철수 후보 목소리가 바뀌면서 화제입니다. SNS에서 연관 키워드 ‘루이 안스트롱’, ‘소몰이창법’, ‘가래톤’, ‘사극톤’, ‘사극왕 최수종’ 등 일단 관심 집중시켰습니다. 감성 키워드를 봐도 ‘웃기다’도 있지만 ‘변화’ ‘노력’ ‘칭찬’ 등 긍정적 반응이 많았습니다.

◇ 곽수종> 익숙한 목소리를 바꾸면 오히려 낯설고 어색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목소리를 바꿔서 성공한 정치인 사례가 있나요?

◆ 이규창> 가장 비슷한 케이스는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전 총리입니다. 목소리가 가늘어 앳된 소리가 났고 사투리가 심했습니다. 오랜 트레이닝으로 목소리 굵게 만들어 ‘강단 있다’는 인상을 전달했습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이미지 컨설팅을 받고 ‘친근하지만 신뢰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신뢰감 있는’ 목소리의 높낮이 음색 속도로 바꾸는 훈련을 했습니다.

◇ 곽수종> 그러면 통계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성공한 정치인, 혹은 대통령의 목소리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도 알 수 있나요?

◆ 이규창> 공통점이 있습니다. 로사리오 시뇨렐로(Rosario Signorello) 박사와 미국 음향학회(ASA), UCLA의대 등 음향학, 심리학, 외과의학의 전문가들의 최근 공동연구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놀랍게도 진보/보수, 남성/여성, 심지어 말하는 내용이 다른데도 성조와 강도, 음역폭 등 목소리의 색깔은 공통적인 특성을 보였습니다. 정치 리더가 된 사람들 혹은 되려는 사람들은 이른바 ‘카리스마적 목소리’(charismatic voice)의 특징을 익히고 있거나 흉내를 내려고 합니다.

◇ 곽수종> ‘카리스마적 목소리’라고 했는데, 그 특징이 어떻습니까?

◆ 이규창> ‘파워 보컬 플레이’는 오히려 경쟁자, 다른 리더들과의 대화에서 구사하게 되는데, ‘세게’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높낮이와 대역폭이 좁고 일정하게 소리를 내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대중 연설과 달리 자신의 속내, 성격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힘’과 ‘지배력’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강한 리더일수록 목소리 톤이 더 낮고 일정합니다. 마치 사람 보고 무서워서 짖는 개는 높은 톤으로 짖지만, 정말 무는 개나 사자는 낮게 ‘으르렁’(grunts) 거립니다.

◇ 곽수종> 대중 연설을 할 때 정치인의 목소리를 짝짓기하는 동물의 지저귐에 비유했는데, 안철수 후보의 ‘으르렁’ 소리는 잘못된 선택이 아닌지요?

◆ 이규창> ‘다채로움’을 기준으로 볼 때 자신에게 부족한 소리를 보충한 것입니다. 코미디언들이 성대모사를 할 때 그 사람의 목소리에서 주요 특징을 잡아서 과장을 하게 되는데, 안철수 후보 성대모사는 앵앵 거리거나 끝이 처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청춘 콘서트’나 원탁회의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할 때는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대중연설에서 ‘카리스마’는 부족합니다. 이번에 목소리 바꿨다고 하지만 ‘으르렁’ 발성은 대중연설에서만 쓰고 인터뷰 등에서는 평소 발성법 유지합니다.

◇ 곽수종>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목소리를 평가한다면요?
 
◆ 이규창> ‘고구마 발성’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별명인 고구마, 말하는 게 시원하지 못하고 답답하다고 붙은 별명인데요, ‘내용’보다는 발성과 어조 등 목소리 색깔 때문입니다. 이재명보다 더 세게 이야기해도 느낌은 시원하기보다 답답합니다. 오히려 ‘답답한 목소리’와 ‘센 내용’ 어울리지 않는 둘이 결합하면 마치 남이 써 준 것을 읽는 듯한 어색함이 느껴지게 됩니다. 
 
◇ 곽수종>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목소리를 바꿨는데, 문재인 후보가 변화를 시도한다면 어떻게 바꿀까요?
 
◆ 이규창>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할 듯합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사례. 김대중 대통령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저항적 이미지를 유지하다 정계은퇴 후 복귀해서 대통령 당선했습니다. 노타이 차림에 인자한 미소를 지으면서 목소리 톤을 나긋나긋하게 바꿔서 이웃집 할아버지 이미지 형성했습니다. 대쪽에 깡마르고 그렁그렁한 목소리의 이회창과 대비되며 더 효과 강조됩니다. 그에게 붙어있는 ‘좌파’ 이미지를 희석하는데 성공합니다. ‘노무현’은 단어는 표준어인데 억양은 사투리입니다. 단어 선택과 발음은 표준어인데 듣고 있으면 사투리 같은 느낌입니다. 경상도 사투리 억양의 강한 이미지와 표준어의 정확성 신뢰성 잘 섞은 스타일입니다.

◇ 곽수종> 문재인 후보도 경상도 사투리가 있는데, 노무현과는 어떻게 다른지요?
 
◆ 이규창> ‘표준어’란 사실 모호한 개념입니다. 방송국에서 쓰는 정확한 표준 발음, 실제로 사람들이 쓰는 말과 많이 다릅니다. 영국의 경우 표준 발음 ‘퀸즈 잉글리시’(Queen’s English) 사용자는 3%도 안 된다는 조사도 있지만, 고위직은 표준 발음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이 인기 얻으려고 표준발음 대신 서민들의 억양 흉내 내다가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잘못 시도한 사례입니다. ‘사투리’의 강점은 친근함인데, “~해주이소” 같은 사투리 단어 선택이 아니라 ‘억양’이 핵심입니다.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 노력해도 사투리가 남은 사람들 특징은 단어는 표준어인데 억양이 사투리입니다. 반대로 사투리 흉내 내는 사람은 단어는 사투리인데 억양이 어색합니다. 문재인의 경우 사투리 억양을 절제하려다 더 느려지고 발음이 답답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 곽수종> 이 분석 믿어도 되는 건가? 근거가 뭔가요?
 
◆ 이규창> 콘텐츠를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때 중요한 요소가 ‘내용’보다 그걸 전달하는 ‘맥락’입니다. 배달의민족의 폰트가 널리 사용되고 인기가 많은데, 왜 그렇게 됐는지 보면, 포스터 디자인과 그 폰트로 써놓은 표어들이 위트 있고 재미났기 때문입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규창>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규창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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