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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원전사고, 미국식 캐나다식 하다간 큰코 다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30 16:19  | 조회 : 3099 
[생생인터뷰] 원전사고, 미국식 캐나다식 하다간 큰코 다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홍영만 서울여대 교수
■ 대담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홍영만 교수(이하 홍영만)> 잇따른 원전사고,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탈핵, 핵에서 벗어나자는 탈핵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성명까지 등장했고요. 이제 장미대선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핵에너지 정책 관련 요구와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 어떻게 봐야 할까요? 원전의 위험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국민이 반대합니다. 그러나 전기는 부족하다고 하며 전기 값은 비싸다고 합니다. 늘 딜레마이죠. 늘 딜레마입니다. 아직 대선주자들의 명쾌한 원자력 정책은 들리지 않는데요. 최근 사건으로 촉발된 안전논란과 원자력에너지 정책에 대해서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부 서균렬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이하 서균렬) 네, 안녕하세요.

◇ 홍영만> 지난 27일 고리원전, 28일 월성원전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지뢰밭이라고 까지 표현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는데요. 이번 사고 심각성 어느 정도입니까?

◆ 서균렬> 지뢰밭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 되겠습니다만 위험한 건 사실입니다. 더 걱정되는 부분은 전에도 일어났습니다. 월성에서 일어난 사건도 저번에 있었던 일이고, 이번 고리 건도 전에 있었습니다. 되풀이된다는 것이 문제이고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혹시라도 운영자나 원안위와 한수원이 되겠죠, 타성에 젖어있게 되면 그때는 정말 큰 심각한 문제가 될 거라고 봅니다. 아직은 아니겠지만요. 

◇ 홍영만> 사고가 나는 것은 계속 반복해서 나는 것이 같은 부분에서 나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부분에서 사고가 나는 건가요?

◆ 서균렬> 호기는 다르죠. 어떤 것은 한울, 옛날 울진이죠. 어떤 것은 월성이지만 호기가 달랐고, 중요한 것은 유형이 같다는 것이죠. 냉각수가 흘러나온다, 핵연료 집합체를 옮기다가 떨어뜨린다, 그때마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물론 그러길 바랍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잔사고, 잔고장이 있다 보면 큰 사고가 오지 말란 법이 없죠.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문단속하는 그러한 현명함이 필요하겠죠. 

◇ 홍영만> 그렇게 원전의 안전성이나 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나라는 특히 인구밀집을 감안한다면 원전의 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영화 ‘판도라’도 그랬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특히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판도라’를 얘기하셨는데요. 후반에 가면 과장된 부분이 없진 않습니다만, 저도 봤습니다만, 냉각수가 새어 나올 수 있다는 건 아주 오래전부터, 60년 넘는 고리타분한 이야기이거든요. 그건 막았어야 하는데 지금도 새어나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다반사처럼 일어나긴 합니다. 단지 그것이 허용치보다 작다는 건데요. 아무리 작지만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넘는 경우에 대해 대비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정신이 있는지. 또 하나는 말씀하셨죠, 우리나라는 원전 인구 밀도를 보면 차원이 다릅니다. 미국과 캐나다, 일본도 그렇지만 기껏해야 1만 명, 10만 명인데 우리는 0이 하나, 둘 더 붙지 않습니까. 100만 명도 아니고 300만, 500만. 결국 한 번 사고 났을 때 영향이라는 것은 100배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자꾸 미국식으로, 캐나다식으로 괜찮을 거라고 했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으니 차제에 반면교사 삼자, 너무 가볍게 넘기지 말자, 그런 말씀 드리고 싶어요. 

◇ 홍영만> 이번 건에 있어서 선진국 참조하자는 말이 안 되는 거네요. 

◆ 서균렬> 네,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는 주민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염두에 둔다면요. 또 하나 우리나라 원전이 싫든, 좋든 30년을 넘기기 시작하고 40년을 향해서 갑니다. 평균적으로요. 그런데 욕조 곡선이 있어요. 욕조가 앞쪽이 올라가 있고 뒤쪽도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뒤쪽 올라오는 그 시점에 접어드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동안 운영을 잘 했으니까, 수치가 좋으니까, 이렇게 하다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거죠. 

◇ 홍영만> 이렇게 반복되는 문제인데, 지난번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원전 수명 연장 논의가 있을 때도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는 너무 엇박자 나는 결정을 내린 것 아닌가, 이러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교수님도 회의에 참석하셨을 텐데요. 왜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세요?

◆ 서균렬> 일단 소위 밀실 행정이라고 할까요, 이러한 부분이 조금 과격한 표현일 수 있지만 아직 만연해 있습니다. 국가 사안이다 보니 정책적으로 예를 들어서 월성 1호기의 경우 대표적인 건데요, 그 당시 있었습니다만, 정책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사실 그 자리에서는 거수기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는, 소위 미국식 고무도장이라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일단 전문가로서 참석했고,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항상 그럴 때는 회피해나갑니다. 이건 이렇고, 저렇고, 이러한 대안을 썼다, 그렇지만 정공법이 좋은 거거든요. 미봉책은 언젠가 구멍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참석했을 때 아쉬웠습니다. 

◇ 홍영만> 교수님 그 자리에 참석하셨다면서 그 자리에서 말씀을, 쓴소리라고 할까요. 하시지 그러셨어요. 

◆ 서균렬> 물론 많이 하죠. 결국 소수 의견으로 몰리고요.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말하는 소수 의견들에게 불이익이 가게 되죠. 그래서 끝이 나는 거예요. 책임 행정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무원도 그렇고 책임지지 않고 싶은 거죠. 괜찮다. 이렇게 가는 건데요. 말씀드린 재앙이 올 수 있고 그것이 후쿠시마의 교훈입니다. 소수의 전문가들이 이럴 수 있다, 지진 해일 15m, 20m 온다, 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설마 하다가 당했잖아요. 그것이 후쿠시마의 진정한 교훈인데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규제자가 그것을 배웠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 홍영만> 좋은 교훈을 새겨야 할 텐데요. 지금 대선이 한 40일밖에 안 남았는데요. 대선이 다가오면 모든 이슈가 새롭게 조명되는데요. 아마 원자력 분야도 예외가 아닐 것 같은데요.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이러한 야 3당은 일단 신규 원전에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지만 반대를 기본적으로 하고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은 답변을 유보한 상태인데요. 이러한 각 당 의견에 대해서 교수님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서균렬> 일단 어떤 정책 제안이죠, 보강 또는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원자력에 대한 이러한 의견을 갖고 있다면 대안이 무엇인가, 예를 들어서 공화당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전통적으로 친 원자력이었습니다. 이번 트럼프 정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트럼프는 나름대로 대안, 청정 석탄, 기타 이런 것으로 길을 뚫고 나가는 거죠. 원자력이 다시 살아나지는 미지수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뭔가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은 가장 중요한 신재생이라고 하기도 하고요. 이러한 부분인데요, 우리가 아직 극복하지 못한 기술적 문제들, 태생적 문제들, 바람이 항상 불지 않고 햇볕 항상 나지 않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전지 문제, 또 우리 나름대로 청정한 화석 연료 문제, 이런 것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탈핵이라고 한다면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러면 고스란히 주민 몫이고 국민 몫이고 전기세가 두 배가 아니라 세 배, 다섯 배가 될 수 있는데요. 그것도 좋은 것이냐, 아끼시면 되는 거죠. 효율 높이면 되고요. 그래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먼저 대안을 가진 다음에 대안을 주장한다면 적합하다고 봅니다. 

◇ 홍영만> 최근 보도에 보니 원자력 학회는 정치적 탈핵 결정은 반대한다, 이러한 입장을 밝혔던데요. 원자력 학회 입장의 내용은 무엇이며 이러한 입장을 발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서균렬> 요체는 저와 거의 같은 맥락인데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얼핏 들으니 이렇게 했을 때는 결국 국민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 수조 원, 10조 원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러면 이것을 과연 국민께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냐, 허리띠만 조여 맨다고, 이건 안 되지 않습니까. 공장은 어떻게 할 것이냐, 밖에 나간 공장들 다 들어와야 하거든요. 이러한 현실적 문제가 있어서 쉽지 않아서 그런 점에서 잘 해주십사, 그렇지만 반대하는 게 있습니다. 원자력이 끝이 아니거든요. 다음에는 뭔가가 있을 겁니다. 그러한 에너지를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당분간 해야 할 겁니다. 이것이 100년, 1,000년 가는 마지막 에너지라고 생각하는 원자력 학회가 있다면, 우리나라 학회는 아니겠지만, 잘못된 겁니다. 일단 우리가 10년, 20년, 30년 동안 더 기가 막힌,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야 할 겁니다. 
    
◇ 홍영만>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서균렬> 감사합니다. 

◇ 홍영만> 지금까지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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