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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와키 하스에의 <세상 끝의 아이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21 07:17  | 조회 : 1110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나카와키 하쓰에의 <세상 끝의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1943년 9월말, 일본인 다마코네 네 식구가 만주로 이주합니다. 만주에 가면 서른 마지기나 되는 땅을 얻을 수 있다는 정부의 말에 솔깃했지요. 하지만 만주에 살고 있는 원주민과 목숨을 걸고 땅을 빼앗아야 한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조선 개경의 유복한 지주였던 미자네도 조선총독부에 땅을 빼앗긴 뒤에 살길을 찾아 만주로 왔습니다.
한편, 일본 요코하마에서 무역을 하는 아버지 덕분에 아주 부유하게 살던 마리도 아주 잠깐 만주에 들렀습니다.
일본이 패전하자, 일본인 다마코와 조선인 미자네 가족은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지요. 하지만 다마코는 혼란의 와중에 납치당해 중국인 가정에 팔려갑니다. 미자네 가족은 조선땅으로 돌아가려다 여의치 않자 일본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마리는 원자폭탄으로 졸지에 가족을 잃고 천애고아가 되고 맙니다.
중국인 가정에 팔려간 다마코는 중국사람 행세를 하며 지냈지만 양부모의 사랑에 잘 자랐지만 일본인임을 숨겨야 했고, 일본으로 건너간 미자는 그럭저럭 돈을 벌었지만 남북의 갈등과 조센징이라는 멸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부러울 것 없던 마리는 미용기술을 익혀 성공했지만 원폭의 상처가 너무 깊습니다.
이 소설은 일제가 패망한 뒤 지독한 혼돈의 시대를 살아내는 소녀들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그 모습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요, 그 담담한 어조에서 동북아시아 역사의 비극이 오히려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 이 세 나라의 운명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같지 않습니다. 작품 속 소녀들은 따뜻하게 정을 나눈 기억으로 버텼는데 지금의 현실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설마 그 비극을 완전히 잊은 건 아닐 텐데 말이지요.

오늘의 책,
나카와키 하스에의 <세상 끝의 아이들>(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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