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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0년, 환경을 위해 바꿔야 할 것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13 11:45  | 조회 : 372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3월 13일 월요일
□ 출연자 : 이인성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IT 캠페이너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요즘 IT업체들을 보면 앞 다퉈서 혁신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인들의 지갑을 열만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매력적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환경 보호에는 소홀하다는 주장을 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경종을 울리는 환경단체인데요. 바로 그린피스입니다. 오늘은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의 이인성 IT 캠페이너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캠페이너님, 안녕하세요.

◆ 이인성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IT 캠페이너(이하 이인성): 안녕하세요.

◇ 장원석: 네, 반갑습니다. 그린피스가 얼마 전 스페인에 다녀오셨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일로 다녀오셨습니까?

◆ 이인성: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페인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라고 전 세계 IT 업계가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박람회가 있었어요. 삼성이나 LG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신제품을 발표하고 기술을 경쟁하는 곳인데요. 그린피스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진짜 의미 있는 혁신이 문제인지 묻고 조급한 기능의 혁신이 아닌 생산방식의 혁신으로 나아가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겐 갤럭시노트7과 관련해 투명하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처리계획을 발표하란 요구를 전했죠.

◇ 장원석: 약칭해서 MWC라고 부르는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굉장히 큰 행사잖아요. 그래서 IT기업들한테는 축제라고 불릴 정도고 관련해서 IT 전문기자들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서 또 홍보하고, 많은 세계인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해주고 있는데요. 그런 어마어마한 행사장에서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기습적 퍼포먼스를 했다고 들었거든요.

◆ 이인성: 네, 맞습니다. 저희가 박람회 개최 하루 전날인 2월 26일에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어요. 거기서 삼성 다시 생각하라, 갤럭시노트7 재활용하라, 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빌딩 밖에서 그리고 기자회견장 안에서 펼쳐서 갤럭시노트7의 처리계획을 기다리고 있는 전 세계 시민들의 목소리를 삼성전자에 직접 전달했습니다. 그린피스는 항상 패스트팔로워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해온 삼성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대로 된 재활용 계획을 세워서 생산과 폐기를 반복해온 전자산업이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으로 나아가는 데에 리더십을 발휘하길 촉구하고 있는 거죠.

◇ 장원석: 실제로 저도 찍힌 사진을 보니까 갤럭시인지 삼성 관계자가 나와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아까 말씀해주신 다시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라는 문구가 적힌 조그마한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시더라고요. MWC는 상대적으로 조그마한 IT기기들을 다루는 행사인데, 이런 조그마한 IT기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좀 있나 보네요. 그러니까 거기까지 찾아가셔서 이렇게 시위를 하셨겠죠.

◆ 이인성: 네, 특히 스마트폰 같은 경우엔 저희가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사용한지 올해가 10년이 되는 해예요. 그리고 그 10년 간 생산된 스마트폰의 양을 보니까 71억대였어요.

◇ 장원석: 그렇게 많습니까?

◆ 이인성: 네, 현재 세계 인구 역시 약 71억 명이죠. 10년 간 지구상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기기들이 생산된 건데,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기기들, 특히 스마트폰이 어떻게 처리됐느냐를 보면 대부분 소각, 매립되는 형식으로 처리되고 있거든요. 그냥 버려지는 건데요. 그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작은 소형 IT기기로부터 발생되는 전자폐기물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처리방법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고 IT산업은 계속해서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을 자주, 빠르게 출시하고 그 제품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린피스는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 장원석: 전자 폐기물이 얼마나 나오나요? 우리가 요즘에 유행하는 게 도시 광산이라고 해서 휴대전화나 IT기기에 들어 있는 것에서 쓸 만한 광물을 다시 빼내서 재활용하는 것도 있던데요.

◆ 이인성: 네, 맞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2014년 통계를 보면 소형 IT기기만으로 가지고 온 건 거의 300만 톤 이상이고요. 이게 톤수로 따지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소형 IT기기 자체는 무게가 굉장히 가볍게 나오잖아요, 디자인되잖아요. 그걸 감안해서 따지면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할 수 있고요. 아시아 지역 같은 경우엔 2012년부터 계속해서 전자폐기물의 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그린피스에서 스페인까지 가서 삼성전자에게 요구한 게 아니겠습니까? 주된 내용은 지난해 11월에 배터리가 문제가 생겨서 폭발사고가 나서 단종 처리된 갤럭시노트7 아니겠습니까? 이게 거의 100% 가깝게 회수가 됐잖아요. 이것을 삼성전자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지금 고민 중인데, 단순 폐기하지 말라는 캠페인이죠? 그런 주장을 했을 때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이인성: 작년에 11월에 그린피스가 처음 이것과 관련된 캠페인을 론칭하고 최대 3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저희 서명에 동참해주시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폐기 결정 하는 걸 철회했어요.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일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투명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현재는 갤럭시노트7이 어떻게 될지 여러 매체를 통해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루머만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린피스는 삼성전자가 시민, 그리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기업답게 갤럭시노트7의 처리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현장에 있던 많은 해외 외신 기자들 역시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만큼이나 갤럭시노트7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해 하고 있었습니다.

◇ 장원석: 여러 가지 루머 가운데 하나가 리퍼비시 폰 아니겠습니까? 줄여서 ‘리퍼 폰’이라고 하는데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거의 새 제품 수준으로 고쳐서 아무 탈 없이 해서 그걸 고쳐서 파는 건데, 삼성전자가 뭐 어떤 식으로 처리해야겠습니까?

◆ 이인성: 리퍼비시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죠.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다시 재사용하고 새롭게 기기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의 하나가 리퍼비시인데요. 하지만 지난 10년간 스마트폰을 만들 때 저희가 새롭게 자원을 채굴하고 제조하고 판매하고 폐기하는, 이런 생산방식으로 계속 전체 업계가 유지됐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삼성전자가 이 갤럭시노트7의 제대로 된 처리계획을 통해서 비단 갤럭시노트7뿐만 아니라 IT산업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 장원석: 생산과 폐기를 반복했다는 것은 조금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어떤 의미입니까?

◆ 이인성: 생산과 폐기를 했다는 건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 71억대가 생산됐고 그 71억대가 생산됐지만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거의 모르고 밝혀진 것만 해도 제대로 재활용된 것만 해도 16% 정도밖에 안되거든요. 나머지는 그 와중에 그냥 버려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래서 그린피스는 IT산업이 새로운 순환형 생산방식으로 전환하길 요구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저희가 이런 순환구조가 제품 디자인 가장 첫 단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서 기업들이, IT 전자산업들이 제품을 분해와 해체가 쉽게 디자인하고, 그렇게 디자인한다면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고 수리가 역시 쉬워져서 제품 순환이 길어지고, 또 부품 단위로 분리가 쉬워지면 부품을 재사용하거나 물질별로 효율적인 재활용을 할 수가 있어서 폐기되는 자원이 또 줄어들고요. 또 사용된 자원을 말씀하신 것처럼 도시 광산으로 회수가 가능해지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자원을 채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원 채굴로부터 오는 환경적 부담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거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 장원석: 지금 스마트폰이 부품 회수가 어렵게 디자인되고 있나요?

◆ 이인성: 스마트폰은 워낙에 얇고 가볍게, 이런 외형적인 모습으로만 계속 초점을 맞춰서 디자인되고 있다 보니까, 저희가 배터리를 그냥 단순히 바꾸고 싶어서, 대부분 일체형 디자인으로 나오잖아요. 그 배터리를 교환하기 위해선 패널을 불가피하게 부술 수밖에 없는 그런 디자인 구조, 그런 식으로 제품이 설계되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렇게 하는 건 아니고 이런 순환 구조를 채택하기 위해서, 그리고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을 채택하기 위해서 이런 제품 디자인을 수리가 용이하도록 만들 수 있는, 그런 기업철학을 가진 기업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 장원석: 내장형 배터리나 방수 기능 이런 것들 때문에 분리가 어렵게 만들어지는 휴대폰이 있는데 그런 것은 재활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생산방식을 좀 바꿔야겠단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아까 말씀해주셨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지 10년이 됐는데, 사실 한 사람이 스마트폰이나 여러 가지 IT기기를 쓰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거 같아요. 기업들도 그런 것을 노려서 심리를 자극하는 그런 마케팅을 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기 단종시키는 제품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런 것에 대한 지적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인성: 조기 단종이라고 하는 건 단순히 말해서 기업이 더 많은 제품을 팔려고 일부러 제품 수명을 줄이는 걸 말하는 건데요. 부품 단종 같은 물리적 단종뿐 아니라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휴대폰에 설치할 수 없는 어플리케이션이나 운영체제를 판매하는 거 같은 디지털 단종, 그리고 광고를 통해서 새 제품을 사게 만드는 심리적 단종까지 포괄하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저희가 9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폰을 샀는데도 금세 망가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수리하려고 하면 수리비용만 수십만 원이 들죠. 그리고 배터리를 교체해서 사용하고 싶지만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디스플레이 패널이 망가지고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고 오래 사용하고 싶어도 용량이 부족하거나 너무 느려져서 업그레이드가 오히려 기기를 사용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 그래서 수리나 업그레이드 대신 의지와 무관하게 교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이런 구조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고요. 저희는 이런 예후성이 좋은 기기, 수리가 쉬워서 더 오래 사용하고 싶은 기기를 저희가 사용하고자 하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죠. 그래서 하지만 이런, 생산과 폐기가 반복되는 IT산업의 구조상에서는 이런 소비자의 권리가 무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이런 IT기기의 재활용 요구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짧게 설명 좀 해주실까요?

◆ 이인성: 스마트폰 사용자인 우리는 기업들에게 진정한 혁신을 요구하고 기술 산업이 운영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는 그 변화를 요구할 첫 번째 단계로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노트7의 제대로 된 재활용 계획 수립을 통해서 IT산업을 새롭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요청하는 서명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를 통해 서명해주시면 저희가 IT산업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진짜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요구를 전달해드릴 수 있습니다.

◇ 장원석: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인성: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의 이인성 IT 캠페이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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