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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세계1위 한국 반도체, 다음 주자가 없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25 16:46  | 조회 : 2954 
[생생인터뷰] 세계1위 한국 반도체, 다음 주자가 없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형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오늘 주요 일간지에 제목도 이렇습니다. 한국 경제는 냉골인데, 반도체는 따뜻한 아랫목이다, 이런 얘기입니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삼성 반도체를 비롯해서 지난 4분기 실적을 보니 반도체, 많은 영업 이익을 올렸고 호황입니다. 당분간은 계속 이 추세가 이어질 거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세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요. 몇몇 분들은 20년간 열매를 따고 있는 중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인력 유출 문제도 늘 제기되어 왔고요. 중국은 반도체 굴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스스로 반도체를 만드는 쪽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조선업 전례처럼 우리 반도체 산업도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생깁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효자 산업으로 우뚝 솟은 반도체 산업, 그 배경과 저력 살펴보고 위험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형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형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이하 김형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삼성반도체 최고 실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업 이익만 5조 가까이 됩니다. 이 정도 성과, 사실 가늠이 안 되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형준> 반도체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예상한 실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삼성은 D-RAM 시장의 46%, 낸드의 36%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니 지금 실적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요. 이번 1분기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한창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는 인기입니다. 아무래도 삼성 반도체, SK 하이닉스와 같은 경우 고사양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건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기술 발전이 있는 건가요?

◆ 김형준> 그렇죠. 지금 삼성과 SK 하이닉스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리가 모든 분들이 핸드폰을 쓰는데, 핸드폰 옛날 경우 2기가비트 D램을 썼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게 4기가비트, 8기가비트를 만들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 기술은 나노 기술을 써야 하고, 그 기술을 할 수 있는 곳은 삼성과 SK 하이닉스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삼성, 하이닉스의 실적은 좋아질 것 아니냐는 예상을 합니다. 

◇ 김우성> 그만큼 핸드폰이 고사양화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영역이 넓어진 건데요. 전문가가 아닌 분들은 잘 모르거든요. 어떤 겁니까?

◆ 김형준> D램이나 낸드는 메모리 반도체라고 하죠, 정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들이죠. 그래서 D램과 낸드의 경우 저장을 많이 할 수 있는 것. 지금 모바일에서 중요한 건 전력 소모가 적어야 하지 않습니까. 작고 전력 소모가 적은 칩이 인기가 있는데요, 그게 고사양이죠. 그런 칩을 앞으로 고사양 핸드폰에는 다 할 겁니다. 

◇ 김우성> 낸드의 경우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USB를 생각하시면,

◆ 김형준> USB인데요. 그 경우 만드는 기술이 옛날에는 단독 주택 짓듯이 했는데요. 지금은 아파트처럼 쌓아 올립니다. 

◇ 김우성> 이른바 3차원으로. 

◆ 김형준> 네, 3차원 낸드라고 하죠. 그게 48단 낸드도 있고, 64 낸드도 있고요. 48층, 64층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 세 군데밖에 없습니다. 기술이 굉장히 정말 최첨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사실 경제 프로그램에서 경제 얘기를 해드리며 반갑지 않은 뉴스들만 전해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뿌듯하실 것 같아요. 왜냐면 과거 애국가 화면을 보면, 원판에 반도체를 만드는, 흰 옷을 입은 분들이 작업하는 장면이 애국가 화면으로 나올 정도로 자부심이 큰데요. 20년간 열매를 이제 따먹는 중이라는 얘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그간 20년간 축적된 기술과 경쟁력, 어떤 수준인가요?

◆ 김형준> 지금 잠시 말씀드린 것처럼, 20년이라고 하기보다 실제 반도체를 시작한 게 83년이니까, 거의 30년 기술을 축적했다고 볼 수 있고요. 20년 정도 저희들이 1위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세계 기술에 대해 제가 자세히 설명해드려도 잘 이해 못하시니까, 어떤 한 품목에 대해 저희들 D램의 경우 우리나라 D램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72.5%입니다. 특히 D램이 어디에 쓰이냐면, 모바일과 PC, 클라우드 서버에 쓰는데요. 모바일에 쓰는 D램의 경우엔 저희들이 90%를 차지합니다. 전 세계 시장에서요. 지금 현재 아마 따라올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현재 현황을 보자면, 전 세계 있는 손 안에 한국산 고성능 반도체가 있습니다. 

◆ 김형준> 적절한 말이십니다. 

◇ 김우성> 아직까지는 추격하기 어려운데요.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반도체 굴기라고 해서 중국 정부까지 나서서 추진하는 부분들, 과거 135, 195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반도체 인력을 중국이 빼가는데, 1년 치 연봉의 3배를 5년 동안, 1년 치 연봉의 9배를 5년 동안. 이렇게 135, 195라고 얘기했는데요. 이 인력 유출까지 걱정할 만큼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 김형준> 제 생각으로는 중국이 2014년에 1조 위안을 투자하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170조 투자하겠다고 했는데요. 우리 메모리 반도체에 들어오려고 했습니다. 첫 시도는, 미국의 마이크론이라는 메모리 회사, 샌디스크라는 낸드 만드는 회사를 M&A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미국 정부에서 거부하는 바람에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돈을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제 생각으로는 5년 내에는 힘들지 않겠는가. 이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5년 정도의 텀은 두고 앞서간다는, 당장 산업의 위기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저렇게까지 중국이 투자하는 것 역시 그만큼 전 세계인 90% 손 안 반도체가 한국산이다 보니까 중국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한 견제라고 할까요, 자국화가 추진 배경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형준> 그렇죠. 자기들의 반도체 수입이 수출보다 월등하게 많죠. 반도체 국산화를 이뤄야겠다, 이런 것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선언입니다. 그래서 시도하고 있는데요. 가장 우려되는 건 마이크론이나 선진 기술과 M&A를 해서 그 기술을 통으로 사서 시장을 사는 건데요. 어려울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인재들을 많이 중국으로 데리고 가서 인재들을 통해서 하겠다고 하는데요. 지금 현재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는 그에 대해 대비하고 있지만, 일단 지금 현재 반도체 엔지니어 중 전체를 다 아는 엔지니어는 드뭅니다. 한 분야만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분야별로 아는 사람을 데려가 그것을 집적화해서 한 칩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거라는 점이 예상입니다. 

◇ 김우성> 걱정을 덜기도 합니다. 5년 이상 앞서 나가는 기술, 좁혀질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안 좁혀지고 계속 앞서나갔으면 하는데요. 사실 그렇게 하려면 가장 좋을 때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지금 실적도 좋고 세계 최고수준이니 안심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안심하지 않고 이 격차를 유지해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산업을 가진 국가가 되려면, 어떤 대안,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 김형준> 지금 제가 두 가지를 짚고 싶은데요. 첫째는 조금의 위기의식이 필요하다. 지금 현재 너무 호황이니까, 기술력으로 너무 앞서고 있거든요. 앞서 있을 때 자만할 때 위험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앞을 대비해서 하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거고요. 하나는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재 양성이 안 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반도체 분야에 대한 인력이 지금 많이 배출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정부에서 반도체 분야 R&D를 주지 않고 있어요. 2016년도 정부 R&D 신규 예산이 0원입니다. 올해는 235억입니다. 국가 수출에서 12% 담당하고 있어요, 국가 수출에서 반도체가. 그래서 1년에 수십조 원 이익을 내고 있는데, 반도체 분야 국가 R&D를 안 하고 있다는 거죠. 국가 R&D를 안 한다면 어떤 현상이 생기냐면, 인력을 양성할 수 없어요. 대학교수님들이 인력 양성해야 하는데 연구비가 없으니 다른 분야로 가버렸습니다. 반도체 하는 분이 없다는 거죠. 가장 심각한 것은 정부에서 국가 주도의 큰 대형 과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30년 동안 결실을 보는 건, 굉장히 국가 주도로 R&D 큰 사업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지금 이러한 기술력을 가졌는데, 국가에서 이제는 삼성, 하이닉스 돈 많이 버니까 거기서 돈을 대서 연구하라, 국가 R&D는 안 주겠다는 거거든요. 손을 떼니까 기업에서도 R&D 자금 주느냐, 주지 않습니다. 인력이 없어요. 현재 기술력은 좋은데 앞으로의 기술력이 어디서 어떤 인력이 해줄 수 있느냐, 그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의 속력을 유지하면 따라잡힙니다. 더 속력을 높여야 격차를 벌릴 수 있는데, 동력이 인재 부분인데요. 서울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자료를 보니 2005년 반도체 관련 석박사가 106명이 배출됐는데 2014년은 40명 정도 수준이더라고요. 

◆ 김형준> 인력이 양성 되지 않으니까, 앞으로 기술은 더욱 고도화될 텐데요. 그것을 누가 대처할 것이냐, 문제가 있는 겁니다. 

◇ 김우성> 일자리 문제와도 연결될 것 같습니다. 인력들이 배출되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게 마찬가지일 텐데요. 반도체 산업은 자동화되어있으며 현재 가진 수준으로는 최고 운영을 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메모리 분야가 아니라 시스템 분야, 좀더 기술, 인력이 필요한 부분으로 확대해서 인력 배출하고 양성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던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형준> 그러니까 지금 현재 삼성이나 SK 하이닉스의 경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평택도 그렇고 청주에도 지금 짓고 있는데요. 공장을 지어봤자 고용 창출은 굉장히 미미합니다. 그러면 지금 현재 여기서 호황하고 있는 삼성이나 SK 하이닉스의 이익을 국가 경제에 돌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반도체에 들어가는 재료, 시약, 장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 장비, 이런 곳에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그런 중소기업들을 키우면, 고용 창출이 굉장히 늘어나죠. 그러면서 우리 경제 활성화를 할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봅니다. 우리 국가 정책이나 삼성, SK 하이닉스도 가능하면 장비나 재료나 이런 쪽에 많은 투자를 해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 이익이 아니라 미래를 살펴야 한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형준>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형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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