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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의 소설 <만세 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17 10:10  | 조회 : 947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염상섭의 중편소설 <만세전>을 소개합니다.

소설은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1918년, 동경의 명문대학 문과에 재학 중이던 주인공은 아내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에 귀국하게 되는데요.
그는 부산가는 배에서 불심검문에 짐까지 샅샅이 수색당합니다. 자신은 독립운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문학을 사랑하는 지성인이라 자처하건만, 일본 경찰의 눈에는 미심쩍은 식민지의 불량청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부쳐준 돈으로 유학생활을 해온 부잣집 도련님은 이렇게 해서 자신과 조국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세상물정에 어두운 조선 사람을 일본에 팔아넘겨 거금을 챙긴다는 일본인 브로커의 말을 시작으로, 밥 때가 되자 소란을 피우는 조선인 승객들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지요.
주인공의 가족도 예외가 아닙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없고, 조상들의 무덤을 사수하겠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고, 뒤숭숭한 현실에서 말단관직 하나라도 차지하려 덤벼들고, 틈만 나면 아침저녁으로 술판을 벌일 핑계를 찾고, 일본인이 땅값을 올리자 눈앞의 이익에 살던 집을 일본인에게 팔고 자꾸 외곽으로 쫓겨 가고….
이 소설의 처음 제목은 <묘지>였습니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일본 동경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유를 누리던 지식인이 어쩔 수 없이 돌아와야 했던 조국은 묘지와 다름없었다는 뜻일 텐데요.
삼일운동이 일어나기 직전 이 땅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주인공의 이름은 이인화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수선한 시국에 오르내리는 한 소설가가 자신의 필명을 이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이인화라 부르고 있지요.
소설 속 지식인인 이인화와, 소설 밖에서 권력에 편승한 작가 이인화, 그 차이가 궁금해서 꺼내 읽은,

오늘의 책, 염상섭의 소설 <만세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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