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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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왔어요~’ 반가운 인사 뒤엔 택배기사들의 눈물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09 11:27  | 조회 : 385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월 9일(월요일)
□ 출연자 :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준비위원장


- 택배업 형성 20년만에 노조 설립
- 사측에선 참여하면 계약 해지하겠다는 등 협박도 있어
- 지점장이나 대리점 사장 통해 계약 해지하겠다는 이야기 들어

- 일 평균 14시간 노동, 불만사항은 입에 올리지도 못해
- 하루 5~6시간 소요되는 분류작업에 대해서는 임금 없어
- 택배물량은 늘어나는데 업체측 시설투자는 더뎌
- 부상당해도 일터로... 부모상 당해도 직접 대체인력 구해야

- 대목이라는 명절, 택배 기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간
- 아침 7시부터 분류작업, 점심즈음 배달 시작
- 점심식사는 당연히 건너뛰고 명절 때는 저녁도 못챙겨
- 시간 늦어지거나 전화 못받아도 너그러이 양해해 줬으면...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투데이 포커스> 시간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반가워하는 소리 중 하나가 ‘택배입니다~!’ 하는 기사님들의 목소리죠. 택배기사들이 일주일에 보통 6일을 일합니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택배 배송을 시작하기 전에 집하장에서 아침부터 길게는 6시간씩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배송까지 마치면 13시간에서 15시간을 일하는 셈입니다. 택배기사들은 개개인이 사업자등록증이 있지만 사실상 물류회사의 요구사항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이제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택배기사들 스스로 택배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준비위원장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준비위원장(이하 김태완):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어제 휴일인데 쉬지 못하시고, 바쁘셨죠? 안 그래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출범식이 있었는데요. 어땠습니까?

◆ 김태완: 택배업이 형성되기 시작한 지 거의 20여 년이 넘어가는데요. 처음으로 택배 노동자들 대변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설립된 겁니다. 국회의원님들도 축하해주시고, 민주노총 쪽에서도 축하해주시고, 각계에서 축하하면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택배 노동자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는데요. 회사에서 만약에 여기 참석하면 계약 해지하겠다는, 이런 협박을 많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요, 그분들의 절절한 요구도 계속 얘기 나누면서 감동적으로 진행됐습니다.

◇ 장원석: 준비위원장께서도 현재 택배기사로 일하고 계십니까? 얼마 정도 일하셨는지요?

◆ 김태완: 4년 됐습니다.

◇ 장원석: 여러 가지 경험도 많이 해보시면서, ‘택배기사 일이 쉽지 않겠구나.’ 이렇게 느끼셨을 텐데요. 그런 점들을 조목조목 모아서 택배 연대 노동조합을 만들 때 적용하셨을 텐데요. 중요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 김태완: 저희들 보통 일 평균 14시간 일하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수수료도 낮아지기만 했지 올라간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그리고 분류 작업을 하게 되는데 분류 작업도 시간이 연장되고요. 처음에는 한두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다섯, 여섯 시간을 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 따로 임금이나 이런 게 없습니다. 특히 저희들이 일을 하다보면 불만 사항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얘기들을 입 밖에 꺼내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왜냐면 그런 말들이 나오고, 여럿이 그런 얘기를 하게 되면 계약 해지하겠다는, 이러한 협박을 하게 됩니다. 그런 얘기를 듣게 되면 사람들이 움츠러들고, 말도 제대로 못 꺼내는 거죠. 일을 하다가 다쳐도 매일매일 물량이 오니까 다치게 되면 대신해줄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다쳐도 병원에 입원하는 게 아니면 계속 일을 해야 하고, 부모님 상을 당해도 자기가 대체 인력을 자기 돈을 들여서 투입하고, 상을 다녀와야 하고. 이러한 현실인 거죠.

◇ 장원석: 여러 가지 고충이 많으셨겠습니다.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 택배 서비스 자리 잡으면서 오고 가는 물량은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처우는 20년 전 그때와 별다를 게 없다는 기사님들의 고충을 많이 듣고 있거든요. 앞서 분류작업을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배송을 시작하기 전에 어느 지역으로 갈 것들, 분류를 하고 정리해서 배송 준비를 하는 과정 아니겠습니까? 거기에서는 임금이 따로 안 나온다고요?

◆ 김태완: 네.

◇ 장원석: 그렇군요. 또 노동조합 출범식에 참여하는 기사들에게 협박했다고 하셨는데요. 저희도 언론을 통해 모 대기업이 노조 출범식에 가거나 가입하면 우리가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 김태완: 말 그대로 거기에 참여하면 계약 해지하겠다, 이렇게 얘기한 거고요. 주로 지점에서, 구마다 터미널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그 지점에서 지점장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고, 지점 안에 저희들이 소속되어 있는 대리점 사장들이, 거기에 참여하면 계약 해지할 거라고 얘기한 거죠.

◇ 장원석: 보통 대기업에서 그러한 지역 사무실을 두고 운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느 하나 반기는 곳이 없던가요?

◆ 김태완: 그런 데 없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왜 이렇게 회사 측에서는 노조 출범을 반대할까요?

◆ 김태완: 그건 잘 모르겠네요. 왜 그러는지. 저희들이 요구하는 건 대단히 사소한 거거든요. 쉽게 풀릴 수 있는 건데요. 그런 것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거죠.

◇ 장원석: 개개인이 회사에다가 어필했을 때는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작은 목소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하나 모이고 커지면 자기들도 부담이 될 것 같다는 느낌에서 노조를 반대하는 것 아닌가, 출범식 참여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어렴풋이 짐작되는데요. 어제 출범식 해서 오늘 구체적으로 회사에서 언급이 없었나요?

◆ 김태완: 아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고요. 저희가 예의주시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오늘 기자회견 할 예정입니다. 그때 저희들 구체적으로 협박하고 했던 내용도 모아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 장원석: 기자회견은 몇 시에 예정되어 있나요?

◆ 김태완: 10시 반입니다.

◇ 장원석: 얼마 안 남았네요. 어떤 내용을 준비하셨나요? 기자회견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 김태완: 어제 출범했으니까 출범했다는 내용과 방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출범 행사에 참여하려고 했던 기사분들에게 회사가 어떤 행동들을 했는지. 이런 것들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 장원석: 불이익을 주지 마라. 이런 식으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건데요. 이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것들 많다고 매스컴에서 나오기는 했는데요. 그것도 잠깐 설이나 추석 대목 때, 힘든 모습 영상으로 나오는 것뿐이었거든요. 실제로 설 연휴에 평소보다 얼마나 더 힘듭니까? 평소하고 비교한다면 어떤지요.

◆ 김태완: 먼저 평소 상황을 말씀드리면, 노상에서 분류작업을 합니다. 지붕도 없고 이런 데가 허다하거든요. 다섯, 여섯 시간 정도 밖에서, 겨울에 눈이 오면 눈을 맞고요.

◇ 장원석: 몇 시에 출근해서 하시나요?

◆ 김태완: 일곱시에 출근합니다. 아침 일곱시부터 시작해서 겨울에는 눈을 맞으며 하고요. 여름에는 비를 맞으며 하는 거죠. 그리고 그게 끝나면 그제야 배달을 합니다. 빠르면 열두시, 늦으면 두시, 세시 이렇게 배달 시작됩니다. 그다음에 오후 다섯시부터 일곱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집하합니다. 발송하는 것들은 다 수거하죠.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고 배달을 미처 못 한 것이 있으면 배달하는 겁니다. 집하라는 게, 거래처들 퇴근하잖아요. 여섯시, 일곱시 퇴근하기 때문에, 그 전에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맞춰야 하니까 배달하는 게 대단히 힘들어지는 거죠. 분류 작업이 빨리 끝나야 배달을 안정적으로 하고, 집하를 안정적으로 해서 일이 빨리 끝날 수 있는데요. 보통 분류작업시간이 길어지면서 배달 출발이 늦어지고, 중간에 집하를 하게 되고, 집하 끝나고 나머지 배달을 하면 열한시, 열두시까지 가게 되는 게 평상시 근무 환경입니다. 설이나 명절이 되면, 물량이 많아지잖아요. 그러면 두 배, 세 배 힘들어지는 거죠. 한 차에 다 싣고 나가지 못하는 것도 많고요.

◇ 장원석: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물량은 늘어나고 인력은 그대로인데요.

◆ 김태완: 기사님들 평상시에는 한 차에 다 채워서 배송하고 집하하시는데요. 명절 때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거죠. 어떻게 배송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되나. 이렇게 되는 겁니다.

◇ 장원석: 허리 펼 시간도 없겠습니다. 점심, 저녁 식사 드실 시간은 있으신가요?

◆ 김태완: 점심은 거의 건너뛴다고 보시면 됩니다. 명절 때는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도 건너뛰고 오로지 배송만 한다고 보면 되고요. 도저히 힘이 없어서 일을 못 할 지경이 되어야 군것질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장원석: 평상시에도 힘든 건데 설이나 추석, 대목 때 대목이라고 하는 거야 유통 대기업 업체나 얘기하는 거지, 택배 기사들에게는 정말 폭탄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이렇게 열악한 조건이 계속된다고 보세요?

◆ 김태완: 물류 관련된 일이다 보니까, 시설 투자를 어느 정도로 해주느냐에 따라 근무 환경이나 작업 조건이 많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설 투자가 제때 안 되는 거죠.

◇ 장원석: 택배 업체 측에서 시설 투자에 지원을 안 하는 건가요?

◆ 김태완: 제때제때 정확하게 못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CJ 대한통운의 경우 메가허브, 아시아 최대 허브 터미널을 짓는다고 발표했는데요. 이게 계획보다 1~2년 정도 늦어졌습니다. 택배 물량은 해마다 10%, 20% 늘어나는데, 이것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 된 거죠. 지난해의 경우 집배송 업무 자체가 대단히 어려워졌죠.

◇ 장원석: 설 연휴, 정말 큰 일 앞두고 있습니다. 택배를 보내고 받게 될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 마디 짧게 해주시죠.

◆ 김태완: 택배 기사님들 늦게 가시고, 전화도 잘 못 받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게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정말 많은 물량을 주어진 시간 내에 다 진행하다 보니까 발생하는 문제로 생각해주시고,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시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청취자분들께서 이 말씀 듣고서 그렇게 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완: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준비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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