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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임금꺾는 대기업, 그래도 학생들 몰리는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2-21 10:50  | 조회 : 550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12월 21일(수요일)
□ 출연자 :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아르바이트 직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불합리한 규정을 두는 대형업체의 횡포, 도무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애슐리로 유명한 외식사업 기업인 이랜드 파크가 행한 불법을 두고 고용노동부가 감독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44,000명이 넘는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모두 83억 7천여만 원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2007년에 비정규직 근로자를 부당해고하고 임금체불해서 영화 '카트', 드라마 '송곳'의 소재가 되기도 했죠. 이랜드그룹은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 매출 1위 기업입니다. 아르바이트의 현실일까요. 개선방안은 없을지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이하 박정훈):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즐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할 텐데, 위원장님은 항상 힘든 일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해주시네요. 이번에도 좀 속상한 소식입니다. 이랜드 그룹 계열사인 이랜드 파크에서 운영하는 외식 업체 360여 곳이 아르바이트 직원의 임금, 83억이 넘습니다. 이 돈을 지급하지 않아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지급을 덜 한 건지 살펴보죠. 출근시간보다 10분 일찍 나오라고 요구했음에도 이 부분을 근무시간에 넣지 않았는데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 박정훈: 먼저 노동시간이라는 개념을 알아봐야 하는데요. 노동시간의 개념은 사용자의 지휘, 관리 하에 있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출근해서 업무에 필요한 일을 했다면, 사용자의 지휘, 관리 하에 있다면 당연히 근무시간으로 봐야 하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불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게 미덕이라고 보는 안 좋은 관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맥도날드 같은 경우에는 지문으로 출근기록을 하는데요. 출근해서 유니폼을 갈아입고 지문을 찍게 하고, 퇴근할 때는 유니폼 갈아입기 전에 지문을 찍게 해서, 이런 것도 준비시간이나 정리 시간의 임금을 착취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저도 진행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장 관리자가 아르바이트 직원의 근로시간을 15분 단위로 계산했다고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밤 9시 27분에 퇴근을 한다고 치면, 9시 30분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9시 15분에 퇴근한 것으로 계산을 했다는 거죠. 이게 이른바 ‘임금 꺾기’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임금 계산을 15분 단위로 매장관리자가 임의로 정해도 되는 건가요?


◆ 박정훈: 당연히 안 되고요. 최저시급에 준해서 일할 계산을 해서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임금이라는 건 생활비잖아요. 하루치 생활비, 한 주 생활비, 월 생활비, 이렇게 주는 생계비로 생각해야 하는데, 이걸 다 비용으로 생각하니까 이런 식으로 임금 꺾기, 어떤 식으로든 꺾으려는 시도가 계속 되는 거죠.

◇ 장원석: 일각에서는 이런 의구심도 있더라고요. 일선 영업점에서 이렇게 일괄적으로 임금을 미지급하다보니까 본사에서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낸 것 아니냐? 실제로 영업점에서 독단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 박정훈: 당연히 영업점이 독단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는 건 불가능하고요. 이런 것들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건 관리하는 본사가 개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 장원석: 네, 이번에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걸 보니까 뭐 거의 다 안 줬습니다. 연차 수당, 휴업 수당, 연장 수당, 야간 수당도 안 줬습니다. 이게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해당하는 사항 아닌가요?

◆ 박정훈: 네, 질문 속에 답이 있는데요.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정규직, 다 차이가 있는 거라고 흔히 생각을 하시는데요. 근로기준법을 찾아보면 어디를 찾아봐도 이런 말이 없어요. 그러니까 근로기준법의 취지는 노동자라면 모두 적용받는다는 것이거든요. 다만 연차, 휴업수당, 야간수당 같은 경우에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적용이 안 됩니다. 이것도 저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어쨌든 노동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장원석: 이게 정의당의 이정미 의원이 이번 사건을 처음 사회에 알렸는데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분석보고서를 제출받아서 분석을 해보니까, 3년간 이랜드파크 영업이익 총액이 10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직원들한테 주지 않은 돈이 공교롭게도 비슷해요. 83억 7,200만 원. 영업이익이 결국 직원들한테 돈 안 준 걸로 나오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측정할 때 퇴직금은 포함이 되었습니까?

◆ 박정훈: 퇴직금도 꼼수가 있는데요.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 장원석: 그래서 의원실에서 밝힌 것으로는,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83억이라는 금액이 더 늘어날 거라는 지적도 하고 있던데요. 이런 식으로 임금 미지급이 오래 전부터 관례처럼 이어오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박정훈: 네, 최근에 알바 노조가 368명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상대로 조사한 적이 있어요. 여기서 주휴수당 미지급율이 91%입니다. 최저임금 안 지키는 경우가 43.9%고요. 편의점 매출이 17조거든요. 이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카페에서는 주휴수당 주기 싫어가지고 주 14.5시간, 15시간이 넘어가면 주휴수당을 줘야 하기 때문에 14.5시간만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고요. 영화관 등에서는 퇴직금을 주기 싫어서 1년 미만 계약, 예를 들어서 10개월만 계약을 하고 잠깐 나갔다가 다시 와라, 이런 경우도 있고요. 해커스 같은 경우도 퇴직금을 안 주려고 15시간 미만 계약을 하고요. 이런 꼼수가 횡횡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장원석: 앞서 5인 미만 사업장 이야기 하셨는데요. 이런 걸 악용하는 꼼수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끊이지 않아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또 고생 많이 하기로 유명하잖아요. 근로계약서도 안 쓰고, 각종 수당도 못 받고, 최저시급도 못 받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요즘 아르바이트 임금체불은 어느 정도 됩니까? 정상적으로 지급이 안 될 것 같은데요.

◆ 박정훈: 네, 사실 임금체불 같은 건 알바노조가 아니라 국가가 파악을 해서 받아줘야 하는 건데요. 사실 아르바이트 노동자 같은 경우에는 근로계약서를 안 쓰는 경우도 많아서 임금체불액이 얼마인지를 다퉈야 하게 되거든요. 증거가 없으니까요. 이런 사건들도 많습니다. 3개월 정도 일했는데 일한 증거를 가져와라, 그런데 아무런 증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임금 못 받는 경우도 있어요.

◇ 장원석: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행사하기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공적인 힘을 빌려야 하는데, 그게 참 아쉽네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부당함을 느껴도 화만 나지, 항의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비슷한 사례가 알바노조 위원장님에게도 많이 들어오죠?

◆ 박정훈: 네, 앞서 위에서 말씀드린 사례들, 해커스, 영화관, 편의점 등의 사례가 계속 있고요. 알바 노조가 노동청 진정도 하고, 기자회견도 하고, 노동청에 압력도 가하고 하지만 쉽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업체들에서 하는 이야기는, ‘너희들 없어도 된다. 우리 인기 많다. 여기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 얼마나 많은데..’ 이렇다는 말이죠.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인기가 실제로 높나요?

◆ 박정훈: 네, 높은 편인데요. 그 이유를 보면 조금 부끄럽습니다. 왜 인기가 높냐? 사실 최저임금 지켜주고, 주휴수당 지켜주고, 4대보험 해주고, 퇴직금 주는 곳이 그런 대기업밖에 없어서 그렇습니다. 이건 정말 부끄러워해야 하는 일인데요. 다른 아르바이트 노동현장의 노동환경이 최악이니까 그나마 최저임금 지켜주는 곳이 좋다는 거거든요. 재밌는 일이, 호주 같은 경우에는 시급이 높아요. 그래서 워킹홀리데이 많이 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워킹홀리데이에 갔더니 마침 한국 사장을 만난 거예요. 그래서 한국 사장이 최저임금도 안 지키는 겁니다. 이런 사례들이 우스갯소리처럼 횡횡하고 있는 거죠. 한국의 노동인식이라는 게 매우 낮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계 대기업, 맥도날드 같은 곳이 좋은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는 거죠.

◇ 장원석: 저도 예전에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가서도 한국 사장님한테 최저 임금을 못 받았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 생각이 나네요. 왜 취업시장에서 대기업만 찾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런 이유가 아르바이트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었군요. 조금 안타깝고요. 앞으로도 개선되어야 할 점 많이 지적해주시고, 열심히 움직여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정훈: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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