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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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의 아이들, 엄연한 한국 사람입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2-06 10:26  | 조회 : 549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12월 6일(화요일)
□ 출연자 : 황선영 글로벌한부모회 대표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지금 초, 중,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 학생들이 10만 명이고요. 곧 학교에 입학할 영유아가 12만 명입니다. 이와 함께 유엔 미래보고서는 2050년 즈음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족이 전체 인구의 약 21%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우리사회의 인식과 제도가 다문화가정 증가 추세를 잘 대비하고 있을까요?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글로벌한부모회 황선영 대표 연결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황선영 글로벌한부모회 대표(이하 황선영):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일단 교육부가 발표했는데요. 10년 새 학교 다니는 학생만 10배가 늘어서 10만 명이라는 수치를 발표했잖아요? 다문화가정을 돕는 단체를 운영하시면서 실제로 다문화가정이 예전보다 늘고 있다는 걸 체감하십니까?

◆ 황선영: 다문화가정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다가 국가 정책이 바뀌면서 결혼으로 인한 다문화가정은 줄어든 것 같고요. 반면에 결혼 외에 사업차 외국에 갔거나 혹은 유학생들과 만나거나 유학을 갔다가 결혼하는 경우가 오히려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러니까 아예 결혼을 목적으로 해서 가정이 꾸려지는 사례는 줄고 있지만 사업이나 유학 때문에 갔다가 결혼하게 되는 경우는 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 황선영: 그렇죠.

◇ 장원석: 정부 정책이 어떻게 변했습니까?

◆ 황선영: 정부정책은 다문화 지원법을 처음 발표하고 나서 중간에 한 번 전환점을 맞았는데요. 이르면 내년, 아니면 그 다음 해에는 다시 한 번 변할 거예요. 처음에는 초기 정착을 위한 다문화가정에 집중했다면, 두 번째는 아이들 교육과 엄마들의 자립, 이주여성들의 자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다음에 변하는 법은 이 이주여성들이 한부모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현재도 많이 존재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 한부모들에 초점을 맞춰서, 남편이 만약 있지 않을 때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데에 다문화정책이 맞춰질 겁니다.

◇ 장원석: 대표님께서 계시는 글로벌 한부모회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은 보통 어디서 오셨습니까?

◆ 황선영: 현재 우리 단체는 9개 나라의 이주여성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중국에서 오신 분들이 제일 많습니다.

◇ 장원석: 중국에서 오신 분이 가장 많고, 또 다른 곳이라면 아시아 근방에 있는 나라들인가요?

◆ 황선영: 그렇죠.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일본도 꽤 많아요.

◇ 장원석: 네,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산다는 게 쉽지 않다고들 이야기하잖아요. 옆에서 직접 보시기에 어떤 점이 힘들다고 보십니까?

◆ 황선영: 초기에는 그야말로 문화적인 차이, 사실 문화를 받아들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모르다보니까 그것이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비화가 돼요. 그것 때문에 힘들었고,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되잖아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가면서 아이 교육에 문제가 생기죠. 이주여성은 외국 사람이다 보니까 아이를 케어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남편들이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보니까 집에 돌아와서 아이를 교육시킬 여유가 적어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를 케어할 사람이 없는 거죠. 학교에서 잘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요즘 학교 시스템이 학교에서 모든 교육이 이뤄지지 않잖아요.

◇ 장원석: 그러니까 보통의 가정에서는 시댁이나 친정에서 돌봐주기도 하지만 이주여성의 경우에는 쉽지가 않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아이들이 차별받는 사례도 있다고 하던데, 이게 어떤 경우가 있습니까?

◆ 황선영: 차별받는 사례들이 꽤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이들이 엄마하고 같이 있을 때에는 어눌한 한국어를 사용해도 잘 모르지만,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갈 때는 다양한 한국어 표현을 할 수 없는 거죠. 한 마디, 두 마디 정도로 이루어진 말들을 하다보니까 자기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아이가 다양한 말을 하는 걸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죠. 그러면 상대 아이는 이 아이를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죠. 그런 것으로 인해서 아이들의 사회적 생활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죠. 그리고 자기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그 표현을 못하는 것으로서 액션을 자꾸 취하려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ADHD 증상이 아닌가 의심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요. 하지만 제가 아이들과 눈길을 맞추고 이야기를 해보면, 저는 중국에 있을 때 어린이집을 경영했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과 이야기 해보면 아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하다보니까, 표현을 못하니까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더라고요.

◇ 장원석: 지금 말씀을 듣다보니까 황 대표님도 다문화가정의 어머님인가요?

◆ 황선영: 그렇죠. 저도 중국에서 왔습니다.

◇ 장원석: 많은 경험을 해보셨을 텐데, 아이가 유치원이나 교육기관에 갔을 때 의사소통이 힘들고, 그러다보니까 사회성이 조금 떨어지는 부분,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해주신 것 같은데요. 직접 경험도 해보셨고, 곁에서 그런 부모들을 많이 봐 오셨는데, 학부모들은 어떤 점들을 현실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까?

◆ 황선영: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할 때 엄마가 제일 속상하겠죠.

◇ 장원석: 아, 앞서 말씀하신 그런 이유 때문에 가기 싫다고 하는 건가요?

◆ 황선영: 그렇죠. 그런 이유로 아이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 아이들이 그 사회에서 자기가 탈출하고자 하죠. 유일한 방법이 안 가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자기가 모르잖아요. 지금 초등학교 교과를 보면 한국말을 이해를 못하면 국어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수학도 어렵고, 사회도 어렵고, 다 어려워져요. 국어가 제일 기본이 되는데, 이 기본이 되는 국어를 못하니까 아이들이 다른 교과에서 다 문제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 입장에서는 성적이 안 좋은 이 아이가 답답하겠죠. 그리고 재미가 없으니까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기 표현을 못하고 자꾸 액션을 취하다보니까 수업 시간에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 거죠. 그런 면에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진다고 생각되니까, 선생님들은 ‘이 아이가 문제가 있다. 어떤 병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상담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장원석: 교육기관에서도 다문화 학생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의 인식도 달라져야 할 것 같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요. 우리가 학교라든지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구체적인 지원이라든지,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거 없으십니까?

◆ 황선영: 저는 외국에서도 살아봤고 한국에서도 살아봤잖아요. 저는 교육은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체적인 시스템이 엄마가 교육하는 게 아니고, 엄마는 엄마일 뿐이에요. 저는 지금도 저희 아이한테 그러거든요. 나는 너의 엄마일 뿐이지 너의 교육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가르치지 않아요. 엄마가 가르치는 시스템이 아니라 학교에서 모든 교과가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 장원석: 가정교육은 가정교육이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보다는 지금 있는 학교라는 울타리 내에서 제도를 고쳐서 다문화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신가요?

◆ 황선영: 그렇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다문화가정은 사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이주 여성 한 명만 외국 사람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한국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자녀들도 한국 아이잖아요. 이 아이들이 보통 한국 사람처럼 한국 정체성을 잃지 않고 바르게, 성실하게, 한국 국민으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회가 이루어지려면 주위에서 같이 살고 있는 사람 전부가 같이 노력해야 하는데요. 다문화가정은 이상한 가정, 별난 가정이 아니고 그냥 우리의 보통 이웃이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장원석: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황선영: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황선영 글로벌한부모회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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