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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 최순실 사건에 답답한 국민, 패러디로 승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1-03 09:23  | 조회 : 3076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11월 3일(목요일)
□ 출연자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문화평론가)


-최순실 사건, 이념 떠나 국민에게 실망감 안겨줘
-국민들, 속았단 느낌 해결방법 없어, 답답한 감정 패러디로 승화
-패러디, 국민들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놀이’ 개념
-패러디, 약한 존재가 강한 존재에게 저항 가능한 문화적 대응책
-권력에 대한 불만, ‘패러디’란 문화적 양식으로 나타나
-패러디 열풍, 국민 정서 유화
-패러디 열풍,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 있어
-패러디, 시민의식 강화·공적 감시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중에 아주 유행을 하고 있는 어플이 있다는데요. 바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을 모티브로 한 게임 어플들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패러디물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까지 퍼져나가고 있는 풍자 열풍,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지, 관련해서 문화 평론가시죠.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와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하 이택광):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최순실 게이트 패러디한 휴대폰 어플이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말 타는 게임도 있고 그렇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들으면 참 기발한데요. ‘최순실 게임’이라는 게 나왔고요. 이건 재밌게도 대통령 연설문을 어떻게 빨리 작성하는가? 이런 걸 가지고 점수를 매기는 게임이고요. 그리고 ‘순실이 빨리와’라는 게임이 있어요. 이건 최순실 씨가 말을 탄 캐릭터인데요. 말 경주를 하는 겁니다. 달리다보면 수갑도 나오고, 우회로를 타고 도망도 가고, 이런 것도 있고요. 이거 말고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순실런’, ‘슈팅순실’, ‘순실 닭키우기’, ’쇼핑왕 순실‘ 앞으로도 이런 앱들은 계속 출시가 될 것 같아요.

◇ 신율: 그렇군요. 패러디도 굉장히 많은데요. 저는 그 ‘공주전’ 읽고 정말 젊은 학생이 너무 글을 잘 쓴다. 어쩜 그렇게 요약도 잘 하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 이택광: 요즘 학생들이 논술 세대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굉장히 창작력이 뛰어난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 나온 연세대 공주전 같은 경우에는 과거의 창가 풍으로 민담을 새로 창작했죠. 그 다음에 이것만 있는 게 아니라, 고려대에서는 질세라, 시를 썼어요. ‘박공주 헌정시’라고요.

◇ 신율: 시적으로는 고려대 ‘박공주 헌정시’가 앞선다고 하더라고요.

◆ 이택광: 네, 그리고 이것도 좀 기발한데요. 이건 좀 오래되었는데, 순실이 시리즈가 있어요. 애플에 시리(siri)가 있지 않습니까? 그걸 패러디한 건데, 애플의 시리가 ‘시리 안녕?’ 이렇게 하면 대답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박근혜 대통령하고 최순실 씨 관계를 풍자한 것이 있었고요. 또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두했는데 제대로 발언도 못하고 그냥 들어갔지만, 신발 하나는 남아가지고 그의 존재를 증명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걸 패러디해가지고 ‘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로 바꾸고, 이런 아주 기발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같은 것에서도 최순실에 대한 풍자가 많지 않습니까?

◆ 이택광: 그렇습니다.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이런 장면이 나왔죠. 말을 타고 가면서 ‘말을 타고 가면 이대로 가는 건가요?’ 이런 대사를 이야기해서 굉장히 호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한도전 같은 경우에는 일찍부터 이런 게 많이 나왔죠. 그래서 ‘우주의 기를 받아서 출발’이라든가, 과거부터 무한도전은 이런 패러디를 많이 해왔고요. 그래서 최근에 경향들이 대중문화를 비롯해가지고, 대중들 스스로 참여하는 것도 있지만 이런 패러디 문화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이중에서 특히 파괴력이 큰 패러디물 같은 경우, 뭐가 있을까요?

◆ 이택광: 사실 가장 파괴력이 큰 것은 ‘최순실은 어디에?’라는 해시태그 단어 운동이 있었죠. sns에서 최순실 씨가 종적을 감췄을 때, 검찰 수사도 미온적이고 그러니까 일반인들이 그 해시태그 운동을 했어요. 그래서 모든 글을 쓸 때 이런 해시태그를 단 거죠. 그런 것은 단순히 패러디로 끝나는 게 아니라 최순실 씨 수사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사회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굉장히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최순실 씨는 독일에서 도피하던 와중에도 곗돈을 냈다고 합니다. 참 대단한 사람이에요.

◆ 이택광: 저도 그걸 봤습니다.

◇ 신율: 참 일반인의 정신력하고는 다른 것 같더라고요.

◆ 이택광: 내면에 뭔가 평온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종교적인 건지 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자기가 쫒기고 있는데, 곗돈도 작은 돈이 아니던데요.

◇ 신율: 맞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어떤 인물이나 상황이 집중적으로 패러디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 이런 현상을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택광: 사실 그만큼 이 사건이 전체 국민들에게 진보나 보수, 이런 이념을 떠나가지고 실망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고요. 뭔가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속았다는 느낌이 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것을 풀 데가 없지 않습니까? 본인이 뭔가 속은 것 같고, 기분이 나쁜데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죠. 왜냐면 경찰 수사가 있고, 엄연히 법이 있고,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그런 것에 대한 답답함, 이런 것들이 패러디물로 나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이 가지고 있는 굉장히 독특한 문화적 현상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특히 한 명이 걸렸기 때문에, 그 사람을 가지고 사실 나쁜 의도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즐기고 있는 것이다.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요. 패러디라는 것은 원래 힘이 약한 존재가 힘이 강한 사람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저항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문화적인 대응책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어떻게 보면 권력에 대한 불만이 지금 현재 문화적인 양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 신율: 그런데 이런 패러디 열풍이라는 게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것 같아요.

◆ 이택광: 장점은 금방 말씀드렸듯이 국민 정서를 분명히 유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 신율: 그리고 답답한 걸 풀어주잖아요.

◆ 이택광: 그렇죠. 회사원들도 퇴근 한 다음에 약주 한 잔 하시면서 회사에 대한 불만들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다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일종의 해소 기능을 하죠. 하지만 나쁜 점을 들자면, 이렇게 해소해버리고 끝나버린다는 거죠.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고, 이런 패러디의 열정이 조금 더 구체적인 제도적 해결책이라든가, 이런 쪽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그것이 시민의식의 강화로 나아가고, 그것이 국가정책이라든가, 여러 가지 공적인 조정, 감시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그렇게 걱정할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죠.

◇ 신율: 네, 지금 어쨌든 휴대폰 게임부터 영화제목 패러디,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심지어 오프라인에서 최순실 씨 코스프레 하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거 어디까지 뻗어 나갈 거라고 보세요?

◆ 이택광: 당분간은 이런 경향이 있을 거고요. 특히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거리에서 재밌게 놀지 못했잖아요. 시위도 하나의 문화거든요. 예전에 관광객들이 서울에 오는 이유 중에 하나가 평화 시위를 보기 위해서 오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그만큼 한국의 시위가 굉장히 재밌고, 이번에도 그런 억눌렸던 표현의 욕구들이 그런 시위를 통해서 등장했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오히려 그런 것들을 음성화하기보다는 양성화 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 그렇게 해서 한국 문화의 독특한 양상으로 자리 잡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나와서 말 분장하고 다니고 그런 것을 보면서 과거와는 달라진 시위 문화,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고요.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생활의 일부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이게 당분간은 지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우리가 ‘웃픈’ 현실이라고 하죠.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택광: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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